소설리스트

3화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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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프롤로그. 두 사람의 퇴마 무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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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부를 든 린린게와 칼을 든 우타유키가 히로토에게 그 끝을 겨눈다.

히로토로서는 부적도 전부 사용한 그야말로 절체절명 상태.

"히, 히로토 씨......"

"어떻게 하죠?!"

"위험해! 이거 진짜 위험해!"

부하들이 매달리는 듯한 눈길로 히로토를 본다.

그들의 눈길을 받은 히로토는 고함을 치지도, 짜증을 부리지도 않고 조용히 한숨을 토해내기만 했다.

"이것 만큼은 사용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리고 그는 최후의 수단을 택했다.

그가 꺼내들은 것은 녹색의 액체가 들어있는 앰플이었다.

"그건-"

린린게가 알아차리고 제지하기도 전에 히로토는 그것을 자신의 목덜미에 찔렀다.

"크헉!"

앰플 안의 액체가 혈류를 타고 그의 몸을 돌아다닌다.

그 순간, 히로토의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이 충혈되며 그의 영력도 급증했다.

"리, 린린게 언니, 이거..."

"그래, 알고 있어.

우타유키, 지금은 이 자를 막을 생각만 해."

우타유키보다 먼저 린린게가 히로토에게 령부를 날렸다.

하지만 그것은 쉽사리 분쇄되었다.

방금 전까지의 압도적인 실력차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뭐, 뭔가 위험해 보이지만 히로토 씨 굉장히 강해졌잖아!"

"이, 이길 수 있나?!"

"해치워 버리세요! 히로토 씨!"

희망을 느낀 것인지 세 부하 남자들의 표정이 밝아진다.

하지만 아무리 잔재주를 부린다 하더라도 우타유키도, 린린게도 이 정도의 상대에게 질 정도는 아니다.

그것을 모르는 것은 그들 뿐이었다.

"내가 무엇 때문에 네 녀석들을 동료로 끌어들인 줄 아나?"

"네?"

히로토 역시 지금 상태로도 여전히 그녀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때를 위해서야."

"역시!"

"그만두세요!"

퇴마 무녀들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히로토는 결국 그 수단을 썼다.

"미안하군."

"크아아아아아!"

히로토의 부하 남자들이 무서울 정도로 고함과 비명을 지른다.

그들에게 엄청난 주술력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크오오오오"

"쉬익, 쉬익, 쉬익"

"히후, 히후, 히후"

태어난 것은 세 마리의 새로운 요마였다.

간신히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미 피부는 검붉게 변색되어 있었고

부풀어 오른 머리는 돼지 같은 꼴이 되어 있었다.

주술을 사용하면 인간을 요마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빼어난 실력이 필요하지만.

또한, 지금 당면 문제는, 인간으로 만들어낸 요마는 비록 신생아라도 강력한 힘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크오오오옷!"

으르렁거리던 한 마리의 요마가 발을 구르는 순간, 콘크리트 바닥이 박살나며 튕겨나왔다.

비산하는 자갈들은 모두 우타유키의 검에 튕겨 날아가 버려서 퇴마 무녀들이 부상을 입진 않았지만,

"어쩌죠? 어쩌죠? 린린게 언니?!"

"침착해. 우리 영력이라면 저런 수준의 세 마리 요마를 상대하기엔 충분하니까."

"하지만, 하지만, ---상대는 인간이라고요."

우타유키가 말한 그대로다.

요마로 변해버리긴 했지만 원래는 인간.

윤리적으로 볼 때 쉽게 목숨을 앗아가 버려도 좋은 건 아니다.

물론 지금은 죽이느냐, 아니면 범해지느냐 라는 급박한 상황이다.

제 아무리 어려운 선택이라도 연장자인 린린게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일단 막을께!"

린린게는 령부를 뿌리며 그녀들 주위에 결계를 만들어냈다.

푸른 벽을 형성한 상자 모양의 결계를 세 마리의 요마가 포위한다.

요마들이 결계를 향해 흉측하게 길어진 팔과 다리를 날릴 때마다

그들의 피부가 그을리고 사지가 너덜너덜하게 부서져 내렸지만

그들은 자신의 몸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만, 그만하세요!"

우타유키가 비통한 목소리로 그들을 제지하려 했지만

이미 요마가 된 그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그 때, 우두커니 서 있던 두 사람의 퇴마 무녀의 어깨를 두드리는 손길이 있었다.

"너무 초조해 하지 마, 우타유키. 린린게 선배. 늦어서 죄송해요."

""유우지!""

그녀들 뒤에 나타난 것은 한 명의 소년이었다.

늘씬한 키에 단정한 얼굴 생김새를 지닌 소년의 말은

남자치고는 옥타브가 높지만 상냥한 목소리라 듣는 사람을 안심시키는 힘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신도 유우지.

우타유키의 소꿉 친구이자 린린게의 후배,

그리고 두 사람의 퇴마 무녀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우리들이 힘을 합치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어."

"유우지...... 응!"

"네 말대로야."

그가 나타나자마자 허둥지둥해 하던 퇴마 무녀들로부터 조바심의 기색이 사라졌다.

퇴마 무녀들의 이름은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유우지라고 불린 소년은 항상 그녀들의 그림자에 숨어 있었다.

무리도 아니다.

그에게는 우타유키나 린린게와는 달리 싸울 수 있는 힘이 없으니.

하지만 그녀들의 팀은 이 세 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둘 다 준비는 다 끝났지?!"

"응!"

"언제든지!"

유우지의 오른손이 우타유키의 왼손을,

유우지의 왼손이 린린게의 오른손에 깍지를 끼우며 맞잡는다.

그들의 접점을 중심으로 화르륵, 마치 횃불이 타오르는 것처럼 영력이 일으켜졌다.

- 유우지는 싸울 수 있는 힘은 없지만 특이 체질의 소유자였다.

세 명의 영력이 끝없이 점점 더 높아져간다.

그들이 흘리는 폭발적인 영력은 이미 인간의 영역을 훌쩍 뛰어 넘어 있었다.

- 유우지는 타인의 영력을 임시나마 늘릴 수 있는 증폭 능력의 소유자인 것이다.

"하아아앗!"

린린게의 소매에서 춤을 추듯 수십장의 령부들이 뛰쳐오르며 날아다닌다.

그 령부는 세 마리의 요마의 몸에 달라붙어갔다.

"쿠오오오오오오옥!"

"슈후우우우! 슈후우우우!"

"히훅! 히우우욱!"

요마들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른다.

그럼에도 령부들로 만들어진 사슬은 풀려나지 않았다.

점차 요마들로부터 격렬한 수증기 같은 것이 피어올랐다.

그것은 히로토가 퍼부은 주술력 덩어리였다.

천장으로 모인 그 덩어리들이 결합하더니 이윽고 새로운 요마가 되어갔다.

물론 그녀들이 그런 걸 두고 볼 리 없다.

"테야아아압!"

우타유키의 귀여움이 느껴지는 낭랑한 기합성과 함께 그녀의 검이 막 맺히기 시작한 형체를 일도양단했다.

한 바탕 소란이 지나간 후 바닥에 남아 있는 것은 인간의 형태로 돌아온 세 명의 남자들이었다.

 ○

부서진 앰플을 손에 들고 약간 남아 있는 약물의 냄새를 살짝 맡은 린린게가 말했다.

"역시, 이건 지금 나돌고 있다는 그 특수 주술 약물 같아."

"영력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키는 거 말이지? 마치 나와 같네."

유우지는 농담삼아 말했지만 우타유키는 인상을 찌푸리며 발끈했다.

"유우지는 저런 약 따위가 아니거든! 내 소중한 파트너거든! 우리 둘이서 일심 동체야!"

"어머, 그건 흘려들을 수 없겠는 걸? 유우지는 내 파트너이기도 하니까."

유우지의 뒤에 있던 린린게가 그를 푹 껴안는다.

"그렇지? 유우지. 우리들, 일심동체인 거지?"

"자, 자, 잠깐만요, 린린게 선배, 저기, 그게...."

"그게, 뭔데에?"

린린게의 너무나 풍만한 가슴이 유우지의 등을 한껏 짓누른다.

뿌잉뿌잉. 마시멜로처럼 출렁이며 린린게가 그를 껴안은 채 몸을 비벼댈 때마다

유우지가 난처한 표정을 짓고, 그걸 바라보던 린린게가 이번에는 그의 귓가에 호오 하고 뜨거운 숨결을 뿌렸다.

"히익!"

"어머어머, 귀여운 목소리."

"서, 선배! 그만 좀 놀려요!"

"뭘 새삼스럽게 그러니? 오래 전부터 말했잖아?

나는 유우지를 진심으로 좋아해."

"리, 리, 리, 린린게 선배......"

노닥거리는 두 사람의 모습을 재미없다는 듯이 바라보던 우타유키가 끼어든다.

"유우지! 나도 유우지를 사랑해!"

"어, 어이, 우타유키, 아앗!"

우타유키에게 잡아당겨진 유우지의 오른팔이 그녀의 풍성한 가슴골 사이에 침잠한다.

린린게 정도는 아니지만 팔이 푹 빠질 정도로 풍요로운 크기를 자랑하는

탐스러운 두 과실에서 전해져오는 감촉은 너무나 감미로웠다.

"나, 유우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아, 알고 있어! 예전부터 그렇게 말해왔잖아!"

"세, 섹스도 할 수 있거든!"

"무녀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도, 유우지의 뜨겁고 단단한 물건이라면 내 안에 들어와도 좋아."

"선배도! 그만 좀 폭주해주세요!"

유우지의 얼굴이 붉게 타오른다.

유우지는 두 사람의 미소녀 무녀들이 자기에게 호의를 갖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소꿉 친구인 우타유키로부터는 몇 년 전부터,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만나게 된 린린게 선배로부터는 1년 전부터.

게다가 그녀들은 서로 연적으로서 으르렁거리기 보다는

두 사람이 협력해 그를 사로잡으려고 하고 있었다.

아직 풋내기 소년으로서는 너무나 벅찬 상대들이었다.

허나, 둘 다 모두 미래가 유망한 유서 깊은 가문의 무녀들이었다.

섯불리 손을 대기도, 하물며 파렴치하게 양다리를 걸칠 수도 없었다.

설령 상대로부터 공인받았다 하더라도.

"두 사람 다 적당히 해! 아직 임무는 끝나지 않았어!"

얼굴을 붉히며 두 미소녀를 뿌리치며 떨어지자,

우타유키와 린린게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소년에게서 물러섰다.

린린게에게서 앰플을 받은 유우지는 창고를 둘러보며 말했다.

"약이 어디서 나는지 알 수 있다면 좋았을텐데."

이미 히로토라고 불리던 저주사의 모습은 없었다.

부하들이 싸우는 틈을 타 도주한 것이었다.

"버려진 이상 이 녀석들은 아무것도 모를테고."

"쪼, 쫒아가야 해!"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처럼 - 실제로도 잊었다 - 우타유키가 새삼스럽게 당황해하자

그런 그녀를 유우지가 타일렀다.

"진정해, 우타유키. 지금은 주술에 당한 사람들을 구해내는 것이 먼저야."

"....... 알았어."

순간, 우타유키는 차분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저주사를 잡는 것은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다.

저주사에 의한 피해자를 구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퇴마 무녀의 본래 사명인 것이다.

"후속대도 곧 도착할 꺼야.

그때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응!"

"알았어."

유우지의 지시에 두 퇴마 무녀는 활짝 웃으며 답했다.

그와 함께 있을 때 말고는 절대로 내비치지 않는 미소로.

 ○

"생각했던 것 이상이군."

원견의 주술로 두 소녀와 한 소년을 관찰하고 있던 저주사 남자가 중얼거린다.

"칸바라 우타유키. 오토사키 린린게.

두 여자 모두 실력, 외모, 신체, 모두 더 할 나위 없다."

구름이 개면서 달이 인영을 비춘다.

장신의 저주사는 씨익 웃으며 '준비'를 시작했다.

"즐거운 축제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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