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 (11/24)

그렇게 말한 녀석은 아영이의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을 맞추고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려가며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아..아흥. 안돼. 그..그만"

 "하하. 아영이 젖꼭지 부분 누르니까 느끼네"

 "지훈아..그만..이..이제 끝이야"

 "어? 더 하고 싶은데. 왠지 나는 짧다?"

 "이제 안돼! 5분 지났어"

아영이는 도망치듯 녀석의 손에서 벗어나고는 새빨개진 얼굴을 "후우~ 덥다"며 자신의 손으로 부채질했다.

 "하핫, 아영이 얼굴 완전 새빨개"

 "부끄러운걸 어떡해"

아영이는 양손으로 가슴을 가리며 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한테 가슴 만져진 적 처음이야?"

 "당연하잖아! 그러고 보니 세 사람 완전 음란마귀야.만지는데 어색함도 없고. 어쩐지 익숙해. 혹시 너네 이런 일 많이 해본거 아냐? "

아영이의 추궁에

"하하,나는 이번이 처음이야. 하지만 우진이랑 지훈이는 조심해. 이 새끼들 꽤 변태니까 "

 "야, 니가 그런 말 할 자격있냐.같이 만져놓고는"

 "맞아. 최찬영 저 새끼가 가장 변태니까. 그리고 그 순진한척 하는 얼굴하지마.새꺄"

그런 세 사람의 대화를 듣고 아영이가 웃으며 말했다.

 "훗, 왠지 3명 모두 수상한데?"

 "아영이 너도 꽤 변태잖아"

 "그래. 맞아. 남자근육 밝히잖아"

 "아..아니야.내가 언제 밝혔다고.."

아영이는 녀석들이 술을 건네자 그것을 맛있게 마시며 녀석들의 농담을 들으며 웃는다.

 '아까도 많이 마셨는데.. 또 마시는..거야?'

나는 그것을 보면서 아영이의 기분이 점점 고조되는것을 느꼈다.

아까 그토록 가슴이 만져져서 신경쓰지 않는건지는 몰라도 쓸데없이 녀석들의 스킨쉽이 많아지고 있는것같다.

부담없이 아영이의 어깨를 잡거나 머리를 쓰다듬는다. 평소의 아영이라면 남자친구인 나 외에 다른 남자가 그러며 거절했을테지만 지금은 그것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같이 술을 마시면서 그 특유의 분위기가 녀석들의 행위를 용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영이 벌칙 다 끝났으니 이제 다음게임으로 넘어가볼까."

그러면서 오지훈이 또 무언가를 가지고 온다.

 '다음 게임? 이 녀석들 뭘 꾸미고 있는거야?'

 "아영아, 이거 알아?"

오지훈이 꺼낸 것은 누구나 한번쯤 해본적있는 게임이었다.

 "아, 그거 젠가야?"

 "어, 맞아. 젠가야. 근데 보통의 젠가와는 달라"

확실히 보통 젠가와는 색상이 다르다. 핑크색의 젠가

"이건 러브젠가라고 하는건데 , 아영아. 알아?"

"러브젠가..들어본 적은 있어. 이름만 보면 좀 야한 느낌이 드는데?"

그래,확실히 왕게임 형식의 젠가 같은 것이라고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해보진 않았어?"

 "이런 젠가가 있다고 들어본적만 있지.해본적은 없어"

 "그래? 그럼 한번 하자."

 "그런데..예를 들어 어떤 명령 같은게 있는거야?"

 "하다보면 알게 돼. 모르는 상태에서 해야 더 재밌잖아."

 "그래도..왠지 이상한거 나오면.."

 "하하, 하기 힘든 명령 같은건 안나와. MT용으로도 많이 하는 게임인데 뭘. 한번 해봐. 싫으면 중간에 빠져도 좋고"

아영이는 결국 설득되어 러브젠가를 하게 되었다.

나는 러브젠가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이 게임이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의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아영이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규칙이 뭐야? 일반 젠가랑 다를거 같은데."

 "젠가랑 방식은 같애. 무너뜨리면 지는거지.근데 다른점이 있어.젠가처럼 하나씩 블록을 빼. 그런데 거기에 명령이 쓰여있어.그 명령을 따라야 돼. 그리고 두명 이상이 해야하는 명령이 나올 때는 빼낸 사람이 다른사람을 선택해서 같이 명령을 따르는거야. 그렇게 돌아가면서 하다가 블록이 무너지면 그 무너뜨린 블록에 적힌 명령을, 빼낸 사람 외 3명이 원하는만큼 시키는거야."

 "와아, 재밌겠다. 그런데 내가 무너뜨리면 어떡하지..왠지 하기 힘든 명령 나올거 같애.."

 "하하. 걱정마. 그렇게 심한 거는 안나오니까.좋아. 시작한다."

그리고 러브젠가 게임이 시작되었다.

나는 아영이가 어떤 명령을 받을까 걱정 했는데 처음에는 대부분 코미디적인 요소의 가벼운 벌칙들이 많았다.

예로들면 녀석들이 블록을 빼낼때 [성대모사]라든지 [코믹댄스] 같은 가벼운 것들만 나왔다

 그리고 아영이는 녀석들이 선보이는 재주를 보고 웃고 있었다.

 "아~떨려"라고 말하며 아영이도 블록을 당겼다.

아영이가 빼낸 블록들에 써 있는 내용은 [본인을 제외한 전원 머리 쓰다듬기] [10회 앉았다 일어나기]이런 류의 명령뿐이었다.

러브젠가가 이런 게임인건가.

나는 아영이에게 추잡한 일이 일어나지않아 안심하는 한편 맥이 빠졌다.

그러나 블록을 3분의 1정도 빼냈을 무렵, 젠가버전의 왕게임이라는 러브젠가의 본모습이 드러났다.

조금씩 웃음소리가 줄고 방향성이 서서히 변해간다.

 "다음 아영이 차례"

 "으음..슬슬 조심하지 않으면 무너질것 같애.어떤걸 뺄까"

몇 바퀴 돌고나니 블록도 많이 줄었다.

아직 블록타워는 안정적이지만 방심하면 무너질수도 있다.

아영이는 지금까지보다 더 신중하게 손가락으로 블록 끝부분을 지그시 누르면서 천천히 뺐다.

 "하~빼냈다. 명령은.."

하지만 뺀 블록에 써 있던 명령을 본 아영이는 "어..?.."라고 짧게 외치며 블록을 쥔 손을 땅에 떨어뜨리는 행동을 한다.

 "아영아 뭐라고 써있어?"

 "이..거"

아영이가 살짝 당황하는 웃음을 흘리며 녀석들에게 블록에 적힌 명령을 보여주었다.

거기에 쓰여있는 명령은 [지금 입고있는 팬티 색깔 말하기] 였다.

 "에이. 별거 아니네. 팬티 색 정도는 알려 줄 수 있잖아."

 "우웅..역시 이런 명령 적힌 블록도 있네."

아영이가 양볼을 살짝 부풀리며 말했다.

 "자, 명령에 따라야지.팬티 색 뭐야?"

 "그러니까..어쩐지 말하기..부끄럽네"

 "하하. 부끄러워하니까 귀여워. 얼른 말해봐."

 "어..아마 흰색에다가 꽃 무늬가 있었던 것 같애"

 "정말? 맞는지 확인하게 보여줘봐"

 "그건..안돼!"

아영이는 쉽게 녀석들의 감언이설에 속지 않았다.

 "그럼 화장실에서 맞는지 확인하고 와"

 "응"

아영이는 화장실에 갔다가 돌아와서 꽃무늬가 있는 흰색 팬티가 맞다고 말했다.

 "꽃은 무슨색?"

 "어..분홍색"

 "흰색에 분홍색 꽃 무늬라. 아영이랑 잘 어울리네"

 "아, 그래, 고마워"

팬티 색을 말하는 명령을 수행한 아영이.

하지만 아직 이 정도 명령은 허용범위안에 들었는지 여유있는 표정이다.

다음은 박우진이 블록을 빼냈다.

 [오른쪽 옆 사람 귀에 바람불기]

박우진의 오른쪽 옆은 아영이였다.

 "아영이, 몸 옆으로 돌려"

 "와, 또 나야? 알았어."

 "명령에 그렇게 적혔으니 어쩔 수 없지. 자, 귀 이쪽으로 향해서. 그렇지"

그렇게 말한 박우진의 아영이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그리고 귀에 얼굴을 가까이 한다.

 "희고 깨끗한 귀네"

박우진은 아영이의 귀를 잠시 관찰하고선 입을귀 옆에 대고 숨을 들이셨다가 살짝 불었다.

 "아흣"

순간 몸을 움추리는 아영이

"헤에, 아영이 귀 잘 느끼는 부분이야?"

그렇게 묻자 아영이는 "으응.." 작게 수긍한다.

 "그럼 이렇게 만져도 느껴?"

박우진이 아영이의 귀를 만진다.

 "자..잠깐. 우진아, 명령하고 다르잖아!"

 "하하,미안,미안 아영이 너 반응하는거 귀여워서 한번 해본거야.크큭"

아영이 또한 "하지마" 라고 입버릇 처럼 말하고 박우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는 행동을 한다.

나는 아영이가 박우진의 몸을 거리낌없이 만지는것을 보고 더욱 불안해졌다.

그리고 다음은 최찬영 차례.

녀석은 블록을 빼내 명령을 보고서는 승리의 V자 포즈를 취했다.

블록에 쓰여있는 명령은 [마주보고 있는 사람과 키스하기]

녀석과 마주보는 사람은 또 아영이다.

 ...키스... 팬티 색을 말하게 된 시점에서 언젠가 이런 명령도 나올것이라 생각은 했었지만 막상 그 상황이 오자 나는 격렬하게 동요하고 있었다.

아영이가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장면은 지금까지 한번도 상상조차 한적이 없다.

아영이도 "뭐? 키스?"하며 당황하고 있다.

 "역시 이런 명령이 없으면 분위기가 살지 않네"

최찬영은 그렇게 말하고 아영이 옆으로 이동 해서 아영이 어깨에 손을 두르고 몸을 껴안는다.

 '아영아..멈춰.거절해!'녀석과 아영이가 키스하는 건 보고싶지 않아

"아.. 정말 ..하는거야?"

 "그래, 명령은 절대적이니까. 자, 눈 감아"

 "응? 자..잠깐 기다려..갑자기 그러면.."

당황한 아영이와 그에 상관없이 억지로 강요하는 최찬영.

 "아영아, 하면 어때. 우리 성인이잖아. 키스 정도 갖고 뭘 그래"

 "하지만.."

 "긴장해서 그래?"

녀석의 질문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아영이

"그럼 이거 한 잔 마셔. 진정되니까"

그렇게 말한 녀석은 술이 들어있는 컵을 아영이 입술에 댔다.

그러자 아영이는 그 컵을 잡고 그대로 술을 들이킨다.

 "다 마셨어? 이제 좀 진정되지?"

 "응..그래도"

 "눈 감고 있어. 금방 끝날테니까"

 "한가지 조건있어"

 "뭔데?"

 "혀는..사용하지마"

 "알았어. 눈 감어"

녀석의 말에 아영이는 단념했는지 살짝 눈을 감는다.

나는 눈을 깜빡 거리지도않고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아영이가 녀석과 키스를 하는 모습을.

아영이 입술과 녀석의 입술이 겹쳐지는 순간 내 머리는 망치로 크게 얻어 맞은것 같이 흔들렸다.

얼굴에서 핏기가 싸악 가시고 구역질이 난다.나는 떨리는 손을 입가에 가져가고 "아영아.."라고 사랑하는 연인의 이름을 작게 중얼거렸다.

물론 나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방 안에 닿지는 않았다.몇초 정도 키스는 계속되었다. 5초인지 10초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길게 느껴졌다.

겨우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진다.그리고 아영이는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뜬다.아영이의 눈동자가 촉촉한 것이 조금 젖어있는 것 같다.

 "봐, 별거 아니었지?"

아영이는 귀 까지 새빨개진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면서 "후우~"크게 숨을 내쉬었다.

 "왜 그래? 그렇게 부끄러워?" 이렇게 물어오니 아영이는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끄덕인다

"후우..그냥 지금 가슴이 두근거려.."

 "하하, 아영이 완전 초짜네. 키스 정도로 그렇게되다니"

 "몰라..지금 굉장히 창피해.."

아영이의 부끄러워하는 표정

"크큭.아영이는 역시 이런 명령이 어울린다니까. 아영이만 노린 보람이 있는걸"

 "나만 너무 노리지마."

 "알았어. 근데 아영이는 성향이 어때? 이런 명령 당하는 것보다는 하는걸 좋아하는거 아냐?"

 "으음~.그럴지도..아무튼 너무 심한건 싫어"

 "그래, 싫어하는건 절대 무리해서 시키지않을게"

그런 대화 후,게임이 재개 되었다.

싫어하는건 하지 않는다고 한 아영이..

그러나 아영이는 키스에 대해 부끄러워했지만 결국 거절은 하지 않았다.

다음 블록을 빼낸 사람은 오지훈이다.

 [1명 선택해서 서로 손 잡기]

당연히 오지훈이 선택한 사람은 아영이.

 "아영아, 손"

 "응"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