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화 (5/24)

 "그럼 보트타기전까지 우리랑 같이 있자. 어때?"

오지훈이 우리 둘에게 제안했다.

 '후우 결국 이렇게 되는건가. 아영이와 단 둘이 놀고 싶었는데..'

하지만 어제 도와 준것도 있고해서 거절할 명분이 없다. 결국 우리 5명은 같이 해수욕하기로 했다.

 "어? 아영아. T셔츠 입고 바다들어가려고?"

바다로 들어가기전 비키니위에 T셔츠를 입은 아영이의 모습을 보고 최찬영이 물었다.

 "응, 입고 들어가려고. 왜?"

 "그러면 애초에 비키니를 입을 필요가 없지. 비키 니위에 T셔츠는 모양새가 좀 그렇다"

 "그래?...듣고보니 그렇네"

녀석의 말을 듣고는 아영이가 양손으로 T셔츠 밑자락을 잡고 들어 올린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박우진과 오지훈도 기다렸다는듯이 시선이 아영이에게로 향한다.

밑단이 들리고 드러난 아영이의 하얀피부와 비키니에 감싸인 부푼 가슴.

 "오오~"

아영이가 T셔츠를 벗고 비키니 차림이 된 순간 녀석들이 목소리를 맞춰 높였다.

그리고 녀석들의 눈이 아영이의 몸 전체를 한번 훑는다.

 "아영아. 잘 어울리는데"

 "그래. 진짜 잘 어울린다"

 "정..말?"

아영이의 양볼이 살짝 붉어진다

"우진아.왜 그래? 너 얼굴 빨개."

 "나? 어..이건 그냥..그러니까"

 "우진이.이 새끼 아영이 비키니입은 모습 보고 흥분한거냐"

 "얌마, 아영이 같이 예쁜 애가 비키니 입은 모습보고 흥분하지않을 사람이 어딧어!"

버럭 최찬영에게 소리 지르는 박우진.

비키니입은 아영이의 모습을 칭찬하는듯 하면서도 그 시선과 말에는 성적인 의미도 담겨있었다.

하지만 아영이는 얼굴을 붉히고 부끄러워하고 있을뿐,싫어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아마 단순히 자신의 비키니차림을 칭찬한다고 생각하는듯 했다.

우리는 다같이 바다로 들어갔다.파도가 조금 있었지만 수영하지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뭐니뭐니해도 바닷물이 깨끗해서 마음도 정화되는기분이었다.

 "아, 좋다"

가져온 튜브로 둥둥 떠다니며 즐거워하는 아영이

 나도 그런 아영이 근처에서 발밑까지 보이는 바다의 투명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나는 아직 몸이 완전히 낫지않아 얕은 물에서 아영이와 노는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다시 녀석들이 훼방을 놓는다.

 "아영아, 그런 얕은곳에서 노는 거 재미없지않아? 저기 저 바위 있는데 가지않을래? 우리들이 데려다줄게"

 "저기? 저기말하는거야? 좀 멀지않아?"

 "우진이 수영부 출신이야. 아영이 넌 튜브만 잡고 있으면 돼"

 "저 바위에 앉을 곳도있어. 가자."라고 박우진이 말하고는 아영이의 튜브를 잡고 바위를 향해 헤엄친다.

 '자..잠깐!아영이를 마음대로 데려가지마'

 "김진수, 너도 같이가자"

최찬영과 오지훈도 박우진의 뒤를 쫒는다.

 '젠장, 지금의 몸 상태론.. 아영이는 가고싶어하는 얼굴이고. 아영이를 혼자 둘 수도 없고. '

어쩔수 없다. 나도 가야한다.

 "와아~ 우진아. 너 진짜 빠르다."

아영이는 튜브를 잡고 헤엄치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빠른속도로 가는 박우진을 보고 흥분하고 놀랜 기색이 가득했다.

나도 그 속도를 따라가려고 필사적이었다.

 "박우진 ,이 새끼. 고등학교때 전국대회까지 갔었다니까."

 "헤에~정말? 굉장하다! "

그래서 저렇게 체격이 좋은거였나.

헤엄치는 중간중간 아영이가 나에게 "진수야, 괜찮아?"라고 걱정스럽게 물어왔지만 나는 그 때 마다 "괜찮아"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아직까지 아무렇지않았고 초등학교졸업때까지 수영을 배웠기때문에 수영에 자신감이 있었다.

너무 자신만만했던것일까. 보통 물속에 있다가 육지로 올라오면 갑자기 몸이 무겁게 느껴지곤 한다. 수중에서는 몸의 피로를 인식하지 못하기때문이다.

이때 내 상황이 이랬다.바위에 도착하고서 올라갈수가 없었다. 물속에서는 손발이 움직이는데 물밖으로 꺼내면 힘이 없어진다.

 "김진수, 빨리 올라와라"

아영이와 녀석들은 먼저 바위 위에 올라가 있었다.

나는 간신히 무거워진 팔과 다리로 바위 위로 올라갈수 있었고 그 시점에서 녹초가 되버리고 말았다. 중력이 평소의 몇배로 느껴진다.

머릿속이 파도처럼 흔들리고 기분도 나빠지고 구역질이 올라왔다.

 "김진수,왜 그래. 임마."

 "진수야. 상태 또 안좋아?"

창백한 얼굴을 하고 녹초가 된 나에게 아영이와 녀석들이 달려온다.

 '하아, 하아 제기랄'

1시간후

 나는 방 침대에 누워있었다.

 "의사 말을 들었어야 했어"

 "..미안"

아영이의 표정을 보니 걱정하면서도 실망하는 표정.

오늘은 최고의 하루가 될 것 같았는데 바다에 들어가자마자 이렇게 되다니.

나는 그 바위에서 아영이가 쓰던 튜브에 넣어져 녀석들이 차례로 헤엄치며 당겨주면서 어떻게든 육지에 돌아왔다.(아영이도 수영은 잘 하지못했기에 튜브 뒤를 잡고 같이 이동했다)

나는 또 그 3명의 도움을 받아 버렸다.

 "내가 나쁜애야. 진수가 아픈지 파악도 못하고."

 "아니야..그런건. 아픈 내가 잘못이지"

아영이가 자책하자 마음이 아팠다.

날씨는 어느때보다도 화창했지만 우리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어두워지고 있었다.

 "또 열 올랐네"

아영이가 내 이마에 손을 대면서 말했다. 컨디션도 어제로 돌아간 것 같다.

 "어이~얼음 사왔다!"

그 녀석들이다. 녀석들이 큰 소리로 말하며 양손에 쇼핑백을 들고 방에 들어왔다.

 "정말 고마워. 마침 진수가 열이 올라와서 딱 필요한거였는데. 너무 도움만 받는것 같아서 미안하네."

 "하핫. 신경쓸필요 없어. 아영아. 뭐, 나중에 우리도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주라고.자, 여기 음료도 사왔어."

 "얼마정도 들었어?"

 "괜찮아.괜찮아. 이건 그냥 우리가 사주는거야."

아영이는 쓸데없이 친절하게 녀석들에게 몇번이나 고맙다고 인사했지만 나는 이 녀석들에게 그렇게 고마움은 못느꼈다. 애초에 따지고 보면 녀석들이 이 아픔의 원인제공도 했으니까.

바위만 안갔으면 이정도로 컨디션이 무너지지는 않았을것이다.

게다가 녀석들의 눈은 쓰러진 나를 비웃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아영이는 몰라도 나는 알 수 있었다.

녀석들이 입으로는 친절한 척 말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날 바보취급하고있어.

 "뭐, 어쨋든 김진수.푹 자. 문제있으면 또 부르고. 도와줄테니까"

 "....."

나는 녀석들과 말하기 싫어 이불속에 들어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참, 아영아 여기 근처에 맛있는 햄버거가게에 점심먹으러 가려했는데 너도 같이 갈래?"

 "맛있는 햄버거 가게?"

 "응. 여기와서 거길 안 갈순 없지. 진수도 자는 것 같고. 아영이 너도 여기에만 있으면 심심하잖아. 갈거지?"

 "맛있는 햄버거 가게.. 그런데 진수 혼자 두고 가기엔..좀.."

아영이는 가고싶겠지. 정말 날 두고 가버릴까.

 "아무래도 안되겠어. 미안. 난 여기 있을게"

아영아. 난 아영이의 상냥함에 감동했다.나 같은애를 이렇게 걱정해주다니.

 "알았어. 그래도 우리끼리 먹는건 그렇다. 테이크아웃으로 사다줄게"

 "응? 하지만 그렇게 받으면..너무 미안한데.. 아까도 음료와 얼음도 사다주고."

 "괜찮아.괜찮아. 신경쓰지마. 이 버거는 진짜 꼭 너가 먹어봐야돼. 진짜 맛있다니까."

 "그렇게 맛있어? 그럼 부탁할게. 돈은 이따가 줄게"

 "알았어. 잠깐 기다려. 빨리 갖다올게 "

그렇게 말하고 녀석들은 방을 나갔다.

그러자 둘 만 있게 된 조용한 방에서 아영이는 내가 자고 있다고 생각했던지 작은 목소리로 토로한다

"이번 여행. 완전엉망이야.."

내 마음이 무거워진다.가슴을 후비는 말.

아마 자고 있어서 내가 듣고 있지 않는다고 생각한 아영이가 속내를 내보인것 같다.

아영이가 혹시 나에게 신물이난걸까. 나는 이불속에서 얼굴을 내밀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녀석들이 돌아왔다.

 "아영아. 우리 왔다"

아영이는 지금 까지 여러번 한숨쉬며 생각에 잠겼지만 녀석들이 돌아오자 밝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옆방으로 갔다.

 "와아.이렇게 많이?"

 "여러종류 있어서 그냥 하나씩 다 샀어. 여기서 다 먹자"

 "굉장해.맛있겠다."

 "아영이가 좋아하니 다행인데. 여기 햄버거는 다 맛있어"

옆방은 어제보다 분위기 업 되있었고 아영이도 즐거워했다.

햄버거도 취향에 맞는지 몇번이나"맛있어~!"라고 말하는 아영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영아. 오후에 예약했던 바나나보트 타러갈거지?"

 "아,바나나보트 ..어떻게.. 할..까"

 "가자. 여기 혼자 있으면 뭐해"

 "진수 자고.. 있겠지? 모처럼 여행왔는데 방콕신세라니.너무 따분해. 으음..좋아. 나도 갈게"

 "좋아.결정끝. 가자"

나는 혼자 이불속에서 아영이와 녀석들의 대화를 듣고 우울했다.

나는 이제 안된다.못난 놈.나는 어느새 1시간 반 정도 잠들었고 일어났을때는 아영이와 녀석들이 없었다.

바나나보트를 타러 간 것일까.

하아..열이 나고 있던 터라 땀이 흠벅이다.하지만 자고나서인지 편안한 느낌이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아직 점심시간을 조금 넘겼을 뿐이라 해가 높이 떠있다.

푸른바다와 하얀 모래사장이 눈부시다.아영이는 녀석들과 즐거운시간을 보내고 있겠지.아영이는 그 3명과 의기투합하고 있는것 같았고 조금 신경이 쓰였다.

아영이가 잘 놀고 있는지 살짝 보고만 올까.

아영이만 보고서 다시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거야.

나는 음료수를 하나 집어 수분을 섭취한 후 샌들을 신고 밖으로 나왔다.

역시, 아직 조금 어지럽네.아영이는 어디있지?해변근처로 가서 나무그늘에 앉은 나는 아영이를 찾기 시작했다.오전보다는 사람이 늘었지만, 혼잡하지는 않았다.

어딨을까. 저깄다. 찾았다.

표정까지 보일정도의 그리 멀지않은 위치에 아영이와 녀석들이 바나나보트에서 내리고 있었다.

4명은 모두 즐겁게 대화하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오지훈 손에 비치볼이 있는걸로 보아 이제 그것으로 놀 생각인것같다.

그리고 4명은 최찬영과 아영이. 박우진과 오지훈 두 팀으로 나뉘어 2대2 비치발리볼을 하기 시작했다.

아영이와 최찬영은 점수를 딸 때 마다 기뻐하며 자연스레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영이의 미소가 눈부시다.

 "박우진.오지훈. 살살해라. 여기는 여자도 있잖아."

 "하하. 이런 승부는 봐주면서 하면 재미가 없지."

 "참나,아영아 작전회의하자"

 "절대 지지않을거야. 팬케이크 꼭 먹고말거야"

 "아영이 너 진짜 팬케이크 좋아하는구나."

지는 팀이 팬케이크를 사주기로 했나보다.재미있을것같다.녀석들에 대한 질투와 아영이가 먼 존재가 되어 버린것 같은 외로움을 느끼면서 나는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런데,비치발리볼을 하는 4명을 보고 깨달은것이 있다.그것은 녀석들이 아영이를 볼 때의 눈이다.

내가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명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3명은 노골적으로 아영이 몸에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바다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인건지 아영이의 비키니는 물에 젖어 피부에 착 달라 붙어있다.

그래서 걷거나 달릴때마다 비키니팬티가 엉덩이 사이로 계속 끼었고 아영이는 그것을 몇번이나 피부와 비키니팬티 사이를 손가락으로 집어 빼내었다.

비키니팬티가 엉덩이 사이로 끼었을때를 볼 수 있는 녀석들. 여기서 아영이 엉덩이의 맨살이 노출이 되었다.하반신뿐이 아니다.

녀석들의 눈은 움직일때마다 흔들리는 아영이의 풍만한 가슴을 곁눈질로 쳐다본다.

내가 선택한 약간 작은 비키니. 그리고 그 비키니사이로 빠져나온 부드러운 곡선의 아영이 가슴 일부분이 흔들리고 있었다.

이럴려고 이런 비키니를 고른게 아니야.아영이는 사람들 앞에서 노출하는 아이가 아니야

 나만이 아영이의 비키니모습을 보려했는데.녀석들은 아영이가 등을 돌려 공을 가지러 가고 있을때

"아영아. 너 진짜 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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