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한 정연의 조임에 진호는 좆질이 조금 버거워 졌는지 아니면 새로운 감각에 반응해 버렸는지 굵직한 신음을 내뱉고 말았다. 진호의 입은 황급히 정연의 입술을 찾았다. 정연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환영도 별다른 저항도 없이 진호의 키스를 받아 내었다. 이번 키스가 아까와 다른 것이 뭐냐면.. 조금.. 아주 조금.. 진호의 혀 놀림에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으읍.. 읍..”
진호도 정연도 이제 서로 끝을 향해 다다랐는지 진호의 좆도 조금 부풀었고 정연의 그곳의 애액은 넘치다 못해 축축히 적시기 시작했다.
찍.. 찍.. 찌익..
진호가 정연의 몸 깊숙이 자지를 박고서는 정액을 배출했다. 꽤 많은 양의 정액이 정연의 질을 채웠다. 정연은 느낌상 저 끈적한 정액이 자신의 자궁까지 가득 채우는 느낌이었다. 진호의 사정에 맞추어 정연의 몸도 부르르 떨리며 절정에 다다랐다. 진호는 자신의 자지에서 정액을 한 방울 이라도 더 쏟아낼 생각인지 정연과의 키스를 이어가며 정액을 배출해 냈고 정연의 질구도 그러한 진호의 자지에서 조금이라도 정액을 더 뽑아낼 생각이었는지 진호의 자지를 부드럽게 감싸며 쭉쭉 조여 댔다.
“후우..”
진호는 정연의 입에서 자신의 입술을 때내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서는 정연의 보지에 박혀있던 자신의 자지도 빼내었다. 얼마나 많은 양을 사정했는지 자지를 빼내자 정연의 질구에서는 새하얀 정액이 쭈르륵하고 흘러내려 정연의 성기 주변을 적셨다. 진호는 그렇나 모습을 쓱 보고서는 아무 말 없이 밖으로 나갔다.
진호가 밖으로 나가자 정연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이 눈물의 의미는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는 것은 정연 본인 자체가 제일 잘 알고 제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눈물의 의미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도.. 알고 싶지도 않았다.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며 정연이 생각한 것은 오늘 있을 길 고긴 밤의 진호와의 육체적 관계에 대한 걱정이었다.
**
진호가 정연을 데리고 향한 곳은 약간 후미진 동네의 화려한 술집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평범한 술집이 아닌 소주보다는 맥주가, 맥주보다는 양주가 어울릴 법한 술집이었다. 진호는 조수석에서 자신과의 섹스 후 여전히 훌쩍거리는 정연의 손을 이끌고 차 밖으로 나왔다.
정연은 진호가 자신의 손목을 잡고 강하게 이끌자 휘청휘청 걸으며 따라갔다. 진호는 입구에 서있는 문지기 같은 사람들에게 우렁찬 인사를 간단히 받고서는 지하로 내려갔다. 정연은 혹시나 자신을 알아볼까 고개를 푹 숙여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다행히 문지기들은 정연을 알아보지 못한 것 같았다. 아니.. 알아볼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자.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봐.”
진호는 정연을 이끌고 길 고긴 통로를 지나서 제일 구석에 있는 룸으로 데려갔다. 정연은 이미 반항할 기운이나 기력을 상실했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서는 터벅터벅 걸어갔다. 진호는 룸을 문을 열고 정연을 소파에 던지듯이 내팽개쳤다. 진호는 정연을 내팽개쳐짐과 동시에 문을 쾅 닫고서는 바로 룸에서 나왔다.
정연은 소파에 앉아 넓은 룸을 천천히 둘러 보았다. 그 방은 모든 것이 회색과 검정색으로만 되어있는 것 같았다. 검정색 소파에 회색 벽지무늬.. 검은색 탁자에는 처음 보는 고급스런 양주들과 갖가지 과일안주들이 놓여져 있었다. 정연은 자신이 속해있는 배경들을 둘러보자 자신이 처한 상황에 약간 느슨해진? 풀어졌던 정신이 조금 조여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연은 속으로 되뇌었다. 자신은 진호와의 마지막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이 룸으로 들어왔고 이제 자신은 딱.. 하루만 견디면 된다고. 오늘이 지난 후에도 진호가 어떠한 태도를 보일지 모르지만 일단 깡패 양아치라도 약속을 어길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으니까.. 정연은 그저 오늘이 지난 후에도 진호가 자신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성적으로나 건드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지웅에 대한 걱정은 약 보름 동안 진호가 자신을 건들이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나름의 안정을 찾았던 정연이었다.)
“자. 이거 입도록 해.”
진호는 십분 가량 후에 들어오더니 정연의 가슴팍에 하늘하늘한 옷을 툭 하고 던졌다.
“뭐야?”
“사람이 장소에 맞는 복장을 입어야겠지? 그거 입도록 해.”
진호는 권유도 부탁도 아닌 명령조의 어투와 문맥으로 정연에게 말했다. 정연은 거부를 해보려 했으나 소용없다는 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은 이러한 고민의 과정을 여러 번 겪었고 결과는 항상 진호의 뜻으로 향하기에.. 차라리.. 처음부터.. 최소한! 약속한 3일간은 진호의 지시대로 따르는 것이 피곤하지 않다는 것을 정연은 이해하고 있었다.
“어디 가는 거지?”
“옷 갈아 입으러..”
정연은 진호가 건넨 하늘하늘한 옷을 잡고서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옷 갈아 있는 과정을 보고 싶으니까, 여기서 갈아입도록 해.”
진호는 다시 차가운 명령조로 말했다.
정연은 옷을 갈아입으러 밖으로 나가려고 잡았던 문고리를 슬며시 놓고서는 진호가 가리킨 위치로 향했다. 정연은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려다 이미 반쯤 체념했기에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진호 앞에서 옷을 하나씩 벗었다. 아까의 차에서의 섹스의 과정에서 이미 단추가 몇 개 풀려 버려진 블라우스 단추를 마저 풀고서는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개어놓았다. 그리고는 양손을 등 뒤로 하여 브래지어의 버클을 풀었다. 그리고는 어깨에 걸쳐진 브래지어의 끈을 어깨 아래로 끌어 내렸다. 그러자 마치 브래지어는 허물처럼 정연의 몸에서 하늘하늘 혹은 툭 하고 바닥을 떨어졌다. 그리고는 옆구리쯤에 위치한 스커트의 지퍼를 천천히 내렸다. 지퍼 특유의 마찰음과 동시에 치마가 주는 압박감이 점점 사라져감을 느끼는 정연이었다.
“팬티가 정액으로 다 젖었네?”
“..”
진호는 손을 턱에 괸 채 빙긋 웃으며 말했다. 정연은 그러한 진호의 말을 듣자 축축히 젖은 자신의 국부를 중심으로 뜨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질 안에 남아있는 미끌거리는 정액의 느낌과 함께. 이것은 마치.. 아까 차 안에서의 성교의 기분을 일으키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만! 그 상태에서 이리 와봐.”
정연은 팬티까지 다 벗고 진호가 건넨 속옷을 입으려는 찰나에 진호가 정연의 행동을 멈췄다.
“지금..?”
“응. 지금.”
정연은 어느 순간 진호의 말에 거역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자신이 왜 이렇게 변해버렸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처음에는 ‘절대 안돼.’ 라고 외쳤던 정연의 정신이 이제는 몇 번의 진호와의 관계로 이제는 ‘뭐 마지막인데.. 상관 없겠지..’ 라고 자신도 모르게 바뀌어 가는 정연이었다.
정연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전라의 상태에서 자주색 하이힐만은 신은 채로 진호에게 다가갔다. 진호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그윽한 눈으로 정연의 몸을 관찬하였다. 마치 정연의 몸을 구석구석, 하나도 빠짐없이 관찰하려는 것 같았다. 마치 점의 개수, 골반의 위치, 젖가슴의 모양 등을 확인하려는 것처럼.
“가만히 있어.”
“읏..”
진호는 손을 뻗어 정연의 백옥 같은 우윳빛 같은 피부에 손을 가까이하였다. 진호의 차가운 손이 자신의 몸에 닿자 정연은 몸을 움찔하며 진호의 손을 살짝 거부해보았다. 그러나 진호를 거부했던 정연의 양손은 다시 슬그머니 내려가고 말았다. 진호는 손가락으로 정연의 젖가슴을 살포시 쓸었다. 그리고는 다른 손을 뻗어 정연의 예쁜 모양을 하고 있는 뽀얀 가슴을 살포시 쥐었다. 정연은 자신의 양쪽 유방에 진호의 차가운 손길이 닿을 때 마다 이질적 느낌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진호는 그러한 정연의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고 정연의 몸을 천천히 만져갔다.
“흐응.”
정연은 자신도 모르게 콧소리 섞인 신음을 흘겼다. 그도 그럴 것이 진호의 손길은 젖가슴에서 끝나지 않고 한참을 주무른 후에 자연스레 겨드랑이로 향하였다. 그리고는 그 손은 정연의 잘록한 허리라인을 부드럽게 쓸어주며 내려와 정연의 양쪽 엉덩이를 움켜 쥐었다.
“흐흐. 여전히 탱탱하네. 역시 춤을 많이 춰서 그런가?”
“씨..”
진호는 정연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며 만지더니 정연의 엉덩이를 잡고 양 옆으로 벌렸다.
“하읏.. 하지마..”
정연은 몸을 구부리며 진호의 손길을 막아보려 했지만 속수 무책이었다. 진호는 정연의 거부 섞인 몸짓에도 불구하고 정연의 몸을 탐하였다. 진호가 자신의 양쪽 엉덩 볼기를 잡고 벌리자 항문이 벌어지는듯한 꺼림칙하며 야릇한 느낌이 들어 몸을 살짝살짝 비틀었다.
“후후. 역시 맘에 들어.”
“하아.. 하아..”
진호는 벌렸던 정연의 엉덩이를 놔주고서는 손바닥으로 정연의 엉덩이를 툭툭 쳐주었다. 긴장이 풀리자 깊은 숨을 짧게 내쉬었다.
“뭐.. 뭐하는거야?”
진호의 손이 손바닥을 보여주는 형태로 자신의 가랑이를 파고 들려 하자 정연은 다리를 선채로 엑스자로 꼬고 양손으로 자신의 음모부근을 가린 채 소리쳤다.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거부하는 거야?”
“시.. 싫어. 이제.. 여기에.. 손 닿는 거 싫어..”
“마지막이니까 참으라고.”
“마.. 마지막?”
“그래. 마지막.”
“..”
정연은 진호의 마지막이라는 말에 자신의 음부를 겨우 가리고 있던 손을 치우고는 꼬고 있던 다리도 풀었다. 차렷 자세로 정연의 손길을 받아내었다.
“매번 생각했지만.. 털이 조금 많은 것 같은데? 털이 많은 것도 매력이지만 한번쯤은 제모를 하는 것도 좋겠다. 흐흐.”
진호는 손가락으로 정연의 음부를 뒤적였다. 정연은 주먹을 꽉 말아 쥐고 허벅지 양 옆에 붙인 채 눈을 꼭 감고 진호의 손길을 받아내었다. 진호가 손가락으로 정연의 무성한 음모를 뒤적이자 털이 마찰되는 소리가 고요한 룸을 가득 채웠다. 정연은 그곳이 뜨거워짐과 동시에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다. 진호는 몇 차례 더 정연의 음모를 뒤적이더니 중지와 검지로 정연의 보지를 벌렸다.
“후후. 몇 번 본 보지지만 내가 본 여자의 그곳 중 최고야. 모양도 예쁘고 살도 도톰이 오른게.. 털이 조금 무성한게 흠이지만 또 그것 나름의 매력이 있지. 물도 많고, 조임도 좋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니 조금 아쉬워? 흐흐.”
“…”
“이곳이 아까 내 손가락에 가버리고 내 자지에 쑤셔지고 내 정액을 받아준 곳이지?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이렇게 똑바로 보려니 느낌이 야릇한데?”
진호는 정연의 아랫배를 팡팡 두들겼다. 그리고는 중지의 손가락 마디 두 개 정도를 정연의 살짝 벌어진 틈에 넣고서는 천천히 쑤셨다. 정연은 무릎 안쪽에 힘이 풀리며 다리를 조금 구부렸다. 정연은 다리에 힘을 최대한 주면서 자신도 모르게 허벅지를 슬쩍 벌려주었다. 진호는 그러한 정연의 모습에 입 꼬리를 올리며 정연의 보지에 삽입 되어있던 자신의 중지를 빼내었다.
“허.. 허어… 허..”
“신체검사 끝! 언제까지 그렇게 발가벗은 채로 있을 거야?”
진호는 티슈로 자신의 중지에 묻은 애액을 닦아내며 말했다. 정연은 진호를 살짝 째려보고서는 옷이 있는 곳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정연은 진호가 건넨 속옷의 기능을 할수있나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기이한 형태의 팬티를 착용했다. 팬티는 엉덩이 쪽은 티백이기에 엉덩이 사이로 얇은 끈이 들어갔고 앞쪽은 갈라져 자신의 음모와 성기가 훤히 드러났다. 브래지어는 젖꼭지에 붙이는 살색 형태의 패드를 붙였다. 그리고는 슬립.. 아니 슬립보다도 더 짧고 노출이 심한 옷을 천천히 입었다. 와인색의 실크재질의 옷인데 가슴은 깊게 파여 가슴 골을 훤히 드러내고 조금만 신경을 쓰지 못한 다면 젖꼭지부근까지 보일 것 같은 옷이었다. 또 치마도 짧아서 고개를 조그만 숙이면 엉덩이를 훤히 드러낼 것만 같은 옷이었다.
“이건 뭐야?”
정연은 마치 가면 무도회에 착용해야 할 것만 같은.. 고양이? 가면을 들고 말했다.
“아아. 그거랑 한 세트라. 착용해. 네 얼굴을 반정도만 가리면 모델 정연이 아닌 진짜 술집 접대부 김정연이 될 것 같으니까.”
“….”
정연은 몇 분을 머뭇거렸지만 역시나 소용없기에 말없이 조용히 가면을 착용하였다.
**
진호는 정연을 옆에 앉혀놓고서는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정연의 어깨에 간단히 자신의 팔만 걸쳐놓고서는 양주를 천천히 마실 뿐이었다. 별다른 말도, 행동도 하지 않는 진호였다. 정연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나중에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이대로만 가면 진호와의 마지막 일정은 이렇게 비교적 평안하게 끝나게 될 것이라고.
똑똑
“형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그래. 들어와라.”
정연이 멜론을 오물오물 먹고 있을 때 정연이 바라던 조용한 정적을 깨는 사건의 신호탄이 발사되었다.
“5분 정도 후에 도착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 천천히 오라 해.”
정연은 이 둘의 짧지만 꺼림칙한 대화에 신경이 곤두세워졌다. ‘도착.. 도착한다고? 설마 나와 관련 있는 사람은 아니겠지..’ 라는 바램과 함께.
“형님. 저희 왔습니다.”
“그래 왔냐?”
진호는 문 앞으로 나가 검은 양복을 입은 두 명의 남자들을 가볍게 포옹해 줬다. 진호는 정말 반가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들을 반겼다. 간단한 안부를 묻고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연은 갑작스레 변한 상황에 극도의 긴장감과 함께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었다.
“형님. 근데 저년이 형님이 데리고 오신 년입니까?”
“응. 괜찮지?”
“에이. 대충 보니까 가면 써서 와꾸는 모르겠고 몸매는.. 조금 아담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남자는 세 명인데 여자 한 명이라.. 지금이라도 다른 년들 한.. 두 명정도 부를까요?”
“아냐. 됐어. 저년은 세 명의 값어치를 하는 년이니까. 너네는 준비나 하고 와라.”
“네. 알겠습니다.”
두 명의 진호의 부하는 간단한 목례와 함께 방을 나갔다.
“뭐.. “
진호는 정연의 말을 끊고 말했다.
“흐흐. 그래 궁금하지? 내 부하들이야. 한 놈은 경춘이. 한 놈은 성덕이. 내 부하 둘인데. 내가 군대에 있는 동안 내가 손봐줄 놈들을 대신 손봐줬거든. 그래서 대접 할 겸 불렀지. 모델 정연의 술대접이라. 그것만큼 유니크 한 보상이 어디 있겠어? 어? 하하.”
“네 부하들이랑 나랑 무슨 상관이야! 어? 그리고 네가 애초에 말했었잖아! 내 정체..”
“그래. 알어. 그래서 가면을 착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잖아. 애초에 말했지. 간단하게 술대접만 해주면 된다고. 뭐.. 어차피 끈적한 술대접이 되겠지만. 네가 우려하는 부분은 네가 잘 대처하면 돼. 네가 저놈들에게 정말 매력 없게 보이거나 혹은 섹스로 이어지기 전에 저 놈들의 성적 흥분을 가라 앉히거나.”
“가면을 쓴다고 정체가 안 밝혀질 것 같아?”
정연은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그런가? 음.. 그런데 내 생각에는.. 네가 먼저 달아 올라서 정체고 뭐고 달라 붙을 것 같은데? 김정연은 그런 사람이니까.”
“씨..”
“형님. 오랜만에 형님하고 같이 놀 생각하니 벌써 흥분되는데요?”
진호의 부하 경춘은 얇은 웃음을 걸치며 정연의 옆자리에 턱 하고 앉았다.
“자. 일단 한잔 따라봐.”
어느새 정연의 옆에 앉은 진호의 부하 성덕은 술잔을 정연에 앞에서 흔들며 말했다.
“씨발. 네 년이 얼마나 고고한 년이라 얼굴을 가렸는지는 모르겠는데 말이지, 뭐 네 선택이니까 일단은 그대로 두도록 하지. 그런데 말이지.. 우리가 놀면 좀 화끈하게 놀거든? 많이? 아 먼저 형님한테 허락을 맞아야 하나? 형님! 오늘 저희 맘대로 해도 되죠?”
“그래. 뭐. 알아서 해. 그런데 섹스는 저년이 원하면 해줘라. 워낙 고고한 분이라. 하하.”
“기대하는 게 좋을 거야.”
경춘은 정연의 목덜미에 잔털을 슬며시 매만지며 말했다.
정연은 경춘과 성덕의 사이에 앉아 이들의 대화를 숨죽여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경춘의 엄포와는 달리 오랜만에 만난 세 사람이기에 우선 서로 안부와 근황 그들의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연은 이들 사이에 앉아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잔이 비면 술을 따라주고 안주를 먹여주고 자신의 존재감을 희미하게 그리고 조용하게 유지하는데 집중을 다하였다. 정연은 이들이 이대로 이렇게 이야기만 나누다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술에 취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몇 번을 바라였다.
“하하. 그러냐? 씁.. 이 자식들. 내가 옆에 귀한 분을 데려와 술시중을 시키고 있는데 네는 병신같이 옆에 앉혀놓고 안주나 넙죽넙죽 받아먹냐?”
진호는 오랜만에 만난 자신의 부하들 때문에 기분이 좋은지 아니면 약간의 알코올이 들어가서 그런지 약간 톤이 높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하하. 그렇습니까? 쯔쯔쯔. 우리 강아지 오빠들끼리만 이야기 나눠서 심심했지?”
경춘은 혀를 내밀어 정연의 목덜미를 천천히 쓸어 올린 후에 말했다. 더러운 느낌의 혀가 자신의 목을 훑고 올라가자 정연은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음 같아서는 자리를 박차고 싶었지만 이미 취소할 수 없는 선택을 하였기에 꿋꿋이 미소를 유지하며 경춘의 잔에 양주를 채웠다.
“나는 저년이랑 물리도록 놀았으니까 너네가 좀 노는 모습 좀 보여봐라. 아니지 물리진 않았어. 사실 저년은 먹으면 먹을수록 물리기는커녕 풍미가 감도는 년이지만. 하하하하.”
진호는 쾌활하게 웃으며 잔에 남긴 술을 목구멍에 털어 넣었다. 정연은 속으로 생각했다. 정연은 여기서 튀지 않게.. 이들의 행동을 적당히 맞춰주며 잘 대처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될 것이라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형님 이 아가를 뭐라 불러야 합니까? 아무리 귀한 술집 계집이라도 이름은 있을 텐데 말입니다.”
“아.. 아직 저년 이름 말 안 해줬나? 음… 야 너 이름이 뭐였지? 기억이 안 나네?”
“저.. 저요?”
진호는 정연의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는 듯 능청을 부리며 말했다. 진호의 눈빛은 오늘밤을 정연이 곤란해 하는 모습을 기대하는듯한 눈빛이었다.
“….”
“대답 안 하네? 그냥 내가 말해줄까?”
“태.. 정연이라 불러주세요.”
정연은 진호의 물음에 침묵으로 대답하였으나 진호의 눈빛을 보고서는 자신도 모르게 본명을 말하고 말았다. 진호가 자신을 이 자리에 데리고 왔을 때부터 이렇게 난처해 하는 모습을 즐기려 하는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 그러한 의미에서 정연은 오히려 자신의 본명을 말한 실수가 더 나은 선택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정연이었다. 적어도 심각하게 난처해 하지는 않았으니까..
“하하. 정연? 야 내가 정연이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았냐? 네가 정연이라 하니까 진짜 정연이 같고 좋은데? 정연아 오늘 오빠랑 신나게 놀아볼까?”
성덕은 정연의 턱 아래를 손가락으로 간질이며 말했다. 정연은 역겨운 느낌에도 최대한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입가에 억지 웃음을 걸어두었다.
“성덕아 네가 모델 정연을 좋아했었나?”
“네. 형님. 일은 험한 일을 해도 뭐.. 연예인 좋아하는 건 상관 없지 않겠습니까?”
성덕이라는 사람은 정연의 눈에 약간 과묵해 보였는데 아이돌 얘기에 얼굴을 붉히는 것 보니 오히려 이쪽을 상대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정연이었다.
“나도 군대 가니까 정연이 좋아지긴 하더라. 하하.”
진호는 마스크 뒤에 숨겨진 정연의 얼굴을 보며 씨익 웃으며 말했다. 진호의 일정 한계선을 넘나드는 말에 정연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진호의 정연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씨익 웃었다.
“후후. 정연아. 흐흐흐. 진짜 이렇게 말하니까 진짜 정연이가 있는 것 같네. 자 그럼 오빠 잔에 술 좀 채워봐라.”
경춘은 정연 앞에 술잔을 들이밀며 말했다. 정연은 살짝 억지 미소를 보이고서는 술을 채워주었다. 정연이 술을 채움과 동시에 경춘은 술을 입안에 탈탈 털어 넣었다.
“크으.. 쓰네. 자 그럼 안주.”
정연은 대답 없이 멜론 하나를 포크로 집어 경춘에 입에 가까이 하였다.”
“참.. 센스가 없네. 입으로 먹여줘야지. 아까는 형님이랑 대화하고 있어서 봐줬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가려는데 그렇게 재미없게 가면 안되지. 누구한테 배웠길래 서비스가 이 모양이야? 어?”
“저.. 그럼.. 어떻게..”
정연은 모델생활 중에서도 해보지 못한 성적 술 접대에 많이 당황해 하고 있었다. 진호는 정연이 당황해 하는 분위기에 조용히 치켜보며 분위기 자체를 즐기는 것 같았다.
“형님 얘가 진짜 귀한 계집 맞습니까?”
“그래. 네가 잘 가르쳐봐. 나도 사실 저년이랑 떡은 많이 쳤어도 이렇게 같이 술 마시는 건 처음이거든. 접대는 좀 서툴 거다.”
“?..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줘야 하나.. 자.. 잘 들어. 이제부터 입으로만 하는 거야. 뭐든지. 그거 하나만 알아둬. 알겠어?”
정연은 경춘이 조장하는 약간 무서운 분위기에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자. 그럼 안주 좀 줘봐.”
“저.. 그럼 포크 대신 입으로…”
정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경춘에게 말했다.
경춘은 눈을 살포시 감으며 ‘두말하면 잔소리지.’ 라는 느낌의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것은 자신에게 득 될게 없다 생각했기에 정연은 포크에 찍혀진 멜론을 입술로 가볍게 물었다.
“..! 흡..”
정연이 조그맣게 썰어진 멜론을 물고 경춘의 입에 가까이 하자 경춘은 마치 키스하듯이 정연의 입술을 덮어버리고서는 정연의 입에 물린 멜론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멜론은 정연의 입에서 경춘에 입으로 전해졌지만 경춘은 정연의 턱을 잡고서는 놓아 주지 않았다. 서로의 입에서 으깨어진 멜론의 즙과 경춘의 타액은 정연의 입술 사이로 조심스레 흘러 들어가버렸고 정연은 삼키지 않으려 애를 썼지만 자신도 모르게 역겨운 즙을 목구멍 너머로 삼키고 말았다.
“웨엑… 웩..”
“그래. 그렇게 하면 돼. 알겠니? 하하.”
정연은 입술에 남은 역겨운 느낌이 영 적응이 안 되는지 엄지로 입술을 몇 번이나 쓸었다. 그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의 표시였다. 그러나 그러한 정연의 저항의 표시는 아무에게도 와 닿지 않는 모습이었다.
“후후. 정연양? 으.. 진짜 정연이 부르는 것 같아. 나는 술 좀 따라줘요.”
“..네.”
성덕이 잔에 술을 따르려 하자 성덕은 자신의 술잔을 저 멀리 던져버렸다.
“저.. 잔을 새로 가져올까요?”
“.. 경춘이 말 못 들었어? 모든지 입으로 하란 말이야.”
성덕은 약간 조용하듯 무게 감 있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럼.. 술도..?”
“그렇겠지?”
정연은 약간 망설였지만 일단은 입안에 술을 머금었다. 지금 정연과 같은 공간에 있는 세 남자는 정연이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즐기려 하고 있다. 그렇기에 정연은 그러한 것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로 결정했다.
정연은 순을 살포기 감고 입술을 내밀고 있는 성덕에게 입술을 가까이 했다. 술을 머금고 있는 정연의 입술이 성덕에 입술에 맞닿자 성덕은 조금 입술을 벌려주었다. 정연은 그 틈 사이로 술을 흘려 보내 주려 하였지만 갑자기 혀를 밀어 넣는 성덕 때문에 술을 다 넘기지 못하고 일부의 술을 삼키고 말았다.
마시지 말아야지 라고 계속 되뇌는 정연이었지만 당황스러운 키스에 의도치 않게 술을 몇 모금 꼴깍 삼켜버리고 말았다.
“으윽.”
독한 술과 담배 향이 섞인 역겨운 타액이 정연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버리자 정연은 진한 키스가 끝난 후에 작게 헛구역질을 하였다.
“후후후. 술이 달기만 하구만 뭐. 왜 그래?”
정연은 입을 가리고는 몇 번의 헛구역질을 이어갔다.
“이봐 나도 술 한잔 달라고.”
진호도 자신의 눈 앞에 놓여진 술잔들 집어 던진 후에 말했다.
“….”
“뭐하는거야? 형님이 한잔 달라고 하시잖아!”
경춘과 성덕의 윽박지름에 정연은 거의 끌려가듯 진호의 앞에 섰다. 갈색 빛 고급 양주를 입안에 슬며시 털어 넣고서는 진호의 옆에 앉았다.
“누가 거기 앉으래? 여기 앉아.”
진호는 자신의 무릎을 가리키며 말했다. 정연은 머뭇거렸지만 자신이 저항해 보았자 변할게 없기에 진호의 말대로 무릎에 앉았다.
정연은 능동적으로 진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까이 하였다. 성덕과는 다르게 진호는 입술만 열어줄 뿐 그 후로는 아무런 행동의 변화가 없어 보였다. 정연은 천천히 자신의 침과 섞인 양주를 흘려 보내주고는 자신의 입가에 묻은 양주를 쓱 닦았다.
“꺅.”
진호는 목젖이 움직이는 게 보일 정도로 양주를 꿀꺽 삼키고서는 정연을 와락 껴안았다. 진호가 와락 껴안자 정연의 가슴이 진호의 가슴팍에 밀착되어버리고 말았다. 가뜩이나 얇은 옷에 브래지어 대신 패드를 붙인 정연이었기에 가슴으로 느껴지는 자극은 직접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도 한잔 선물하지.”
진호는 정연을 와락 껴안은 상태에서 입안에 털어 넣고서는 정연에게 향했다. 정연은 거부감에 입술을 다물었지만 진호가 정연의 턱은 잡고서는 다짜고짜 입술을 붙여댔다. 입술이 닿자 정연은 슬며시 입술을 열어 줄 수 밖에 없었다. 진호의 입안에 머금어져 있던 체온과 같은 양주가 자신의 입안에 넘어 오고야 말았다.
술은 서로에게 적당히 분배되어 서로의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둘은 자연스레 서로의 혀를 탐욕스럽게 빨아댔다. 정연의 손은 진호의 겨드랑이 밑을 부여잡고서는 이제 익숙해져 버린 키스를 받아내고 있었고, 진호도 정연의 허리를 매만지고 엉덩이를 슬쩍 쥐어 보이며 서로의 타액을 섞어댔다.
정연은 확실히 느꼈다. 본의 아니게 마셔버린 양주의 영향인지 혹은 변질되어버린 자신의 마음인지 알 수 없었지만, 성덕과 경춘의 품에 있다 진호의 품으로 오니 조금.. 아주 조금.. 편안하다는 것을 느끼고 말았다. 물론 여전히 역겹고 싫은 진호였지만.. 아까 말했던 서로의 몸을 섞으며 생겨버린 정인지, 아니면 술기운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것인지.. 자신이 조금씩 변해감을 느껴버리는 정연이었다.
“하아.. 하아..”
길 고긴 키스가 끝나고 정연은 진호의 숨결인지 자신의 숨결인지 모를 뜨거운 숨결을 내뱉었다.
마치 이 긴 키스는 앞으로 있을 마지막 유희의 신호탄인 것만 같았다.
“정연씨 노래 한 곡 불러봐.”
정연은 세 남자에게 간단한 스킨십과 함께 입으로 술과 안주를 수 차례 넘겨주었고 가끔씩은 자신이 그러한 술과 안주를 받기도 하였다. 여전히 역겹긴 했지만 이러한 행동들이 반복되면서 점점 익숙해져 가는 정연이었다.
“정연씨 노래 한 곡 해보지? 이대로 술만 먹기 조금 심심한데 말이지”
“노.. 노래요?”
성덕의 무릎위로 올라가 허리를 다리로 휘감고 술을 넘긴다는 핑계 하에 농밀한 키스를 나누던 정연은 경춘의 말에 황급히 입술을 떼고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어. 한 곡 불러봐. 듣고 싶다.”
노래를 부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아니 어떻게 보면 입으로 술과 과일은 먹여주는 것 보다는 훨씬 덜 역겹고 나은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노래를 부르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가 들통 날 수 도 있고 혹은 얌전히 노래만 부르게 만들 이들이 아니기에 정연은 당황함을 감출 수 없었다.
정연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진호를 바라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진호가 어떠한 노래를 듣고 싶다 말하자 경춘은 재빨리 노래를 예약하였고 잠시의 틈도 없이 끈적한 노래의 반주가 흘러 나왔다.
“사랑했.. 흐읏..”
모니터 화면을 보고 열심히 노래를 부르던 정연이 다른 사람 손에 자신의 치마가 걷어 올려져 버리자 자신도 모르게 신음 섞인 비명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정연은 올라가 버린 자신의 치마자락을 잡고 내려보려 했지만 경춘의 손에 단단히 잡혀버린 치마자락은 내려가기는커녕 슬금슬금 올라가 결국 골반 위까지 걸쳐져 버리고 말았다.
“후아. 이년 엉덩이 끝내주는데요? 엉덩이에 잡티 하나 없고 새하얗고 뽀얀 게. 크..”
경춘은 한 손으로 정연의 엉덩이를 주물럭 거리며 말했다. 동그랗고 적당히 힙업 된 예쁜 모양의 엉덩이가 성덕의 손길에 무참히 모양이 일그러지고 말았다.
“흐흐흐. 팬티도 끈 팬티 입었네. 피부색을 보니 똥꼬도 핑크색일 것 같은데 한번 봐볼까?”
“꺄악.”
경춘은 정연의 끈 팬티에 손가락을 걸치고는 옆으로 젖혀버렸다. 정연의 엉덩이는 두 남자의 손에 양쪽으로 벌려지고 치부라 할 수 있는 부위들을 아무런 저항 없이 드러내 보여주고 말았다.
정연은 꾹 참았다. 이러한 일을 예상 못한 것은 아니었기에..
정연은 이들의 얄궂은 장난에 할 수 있는 반항은 살짝 움찔댈 뿐 화를 낸다거나 부끄러워하는 것과 같은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한 모습이 더 난폭하게 만들 수 있기에..
“하으읏.”
정연은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의식적으로 참으며 노래를 이어 불렀다. 성덕과 경춘은 마치 여체에 막 호기심을 가진 학생들처럼 정연의 하체를 이리저리 뒤적였다. 손가락으로 핑크 빛 야무지게 다물어져 있는 항문을 간질이기도 하고 갈라진 팬티 위로 보지 둔덕 위를 문지르기도 하였고 새하얀 엉덩이에 얼굴을 묻고 뜨거운 숨을 불어 넣기도 하였다.
“하하. 형님 이년 진짜 명기일 것 같은데요? 지금 안 지려고 엉덩이에 힘 꽉 주고 있는데 이거 남자 자지 물면 안 놔줄 것 같은데.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