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9화 〉89편. (89/101)



〈 89화 〉89편.

명령 체계 때문에 강제로 복종해야 하는 이들에게 오난휘는 가능하면 관대하려고 했다. 그 ‘관대’라고 해봤자 중상 정도로 그치고 즉사시키지 않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명령이 아닌 자기 의지로 반항하는 자들에게 오난휘는 철저히 냉혹한 태도를 보였다. 마법 폭탄을 작동시키려고 했던 경비대 청년들이 오난휘의 정액 탄환에 맞아머리가 박살났다.

저항은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그 꼴을 보자 감히 자유 연방군에 대항하려는 경비대원이나 주민은 남아 있지 않았다.

세세로나 마을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크고 강성한 마을이었다. 그런 마을이 자유 연방에 편입되었으니 다른 작은 마을들이 버티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제1 군단을 중심으로 한 자유 부러젠 연방의 지배 범위는 오래 지나지 않아 지역 전체로 확장되었다.

하지만 그즈음 붉은 부러젠 연방 역시 제76 특수전 부대의 궤멸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자유 연방 지배령 주변의 붉은 연방 지방군 군단들에 더해, 붉은 연방 중앙군의 정예 군단까지 합류한 대부대가 자유 연방 제1 군단 본부를 향해서 진군해 오기 시작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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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연방군 제1 군단 회의장.

그곳에서 열린 최고 수뇌부 회의에는 자유 연방의 실질적인 리더가 오난휘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만 참가할 수 있었다. 김리온, 김레오네, 유칼시온, 정볼트, 박로큰, 황카토리오, 배치라스였다.

회의장 안에는 소나 넬도 있긴 했다. 하지만 오난휘의 수호 요정인 그녀는 자유 연방의 공식 일원이라기보다는 오난휘와 한 세트로 취급을 받고 있었다.

오난휘가 김리온 일행에게 말했다.

“그래서. 여기로 오는 새끼들이 얼마나 된다고?”

김리온이 정찰 부대가 가져온 정보를 바탕으로 보고했다.

“붉은 연방 지방군 소속 4개 군단. 그리고 붉은 연방 중앙군 소속 1개 군단입니다. 총 병력은 약 3만여 명 정도이며 다수의 마법 기계들과 마법사 부대까지 포함된  같습니다.”

오난휘가 말했다.

“뭐, 3만 명이 아니라 30만 명이 와도 상관없긴 한데, 죄다 한 방향에서 오지는 않을 거 아냐?”

김레오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회의장에 걸어둔 지역 지도를 가리키며 오난휘에게 설명했다.

“붉은 연방 지방군 4개 군단은 동쪽, 서쪽, 남쪽, 북쪽, 이렇게  방향으로부터 아군 지역을 포위하며 좁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편 붉은 연방 중앙군 소속 군단은 북쪽의 지방군 군단과 행군을 함께 하는 중입니다.”

박로큰이 말했다.

“아마  중앙군 놈들이 지방군 군단들까지 지휘하고 있을 거임다. 우리가 어느 한쪽으로 도망치지 못하게 옥죈 다음에 섬멸할 계획 아니겠수까?”

배치라스가 말했다.

“게다가 이번 병력을 어떻게 해결한다고 해도 진짜 문제는 총통 친위대예요. 총통 친위대에 소속된 마법 기계랑 마법사들은 붉은 연방군에서 최고로 강하다는 평판이 자자하니까요.”

오난휘는 그들의 설명을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입을 열었다.

“내 몸은 하나뿐이야. 동시에 그 녀석들을 전부 상대할 수는 없다고. 그러니까  군단씩 쓸어버리는 동안 이곳에서 어느 정도는 너희들이 버텨줘야겠지.  점은 각오해 둬.”

김리온이 신음했다.

“쉽지 않은 일이군요. 이곳의 방어 설비를 나름대로 재정비했다고 한들 병력 차이가 너무 큽니다. 아군은 전향한 병력을 총동원 해봤자 2천 명이 넘지 못하는 정도니까요.”

오난휘가 말을 이었다.

“힘든  알아. 그래도 뭐…… 30분 정도만 견디면 되지 않겠어?”

“30분!!!”

김리온 일행의 얼굴에 충격이 번져나갔다. 김레오네가 눈을 크게 뜨며 오난휘에게 확인했다.

“혹시 300분을 잘못 말씀하신  아닌가요?”

오난휘가 대답했다.

“30분 맞는데? 그것도 넉넉하게 잡아서 이야기한 거고. 거리만 가까우면 3분이면 끝날 테지만 아무래도 전장 자체가 넓으니까. 뭐~ 생각대로 잘 된다면 10분 안에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오오……!”

김리온 일행이 경악하면서도 감탄했다. 오난휘의 권능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3만 명이 넘는  병력을 30분 안에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을 듣자 새삼 전율이 일었던 것이다.

붉은 연방의 침공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었다. 설령 오난휘의 권능으로 침공군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해도 그 이후의 방침을 정할 필요가 있었다.

그들이 택할  있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총통의 친위대가 새로운 병력을 몰고 침공해 오기 전에 붉은 연방의 수도를 향해 진격하여 기미니 총통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총통의 친위대가 새로운 병력을 몰고 오든 말든, 그 병력들을 일일이 격파해 가면서 착실하게 자유 연방의 세력권을 확장시키는 것이었다.

 번째 방식은 속전속결로 일처리를 할 수 있었지만,  되지 않을 경우 근거지를 잃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희생자가 나올 수 있었다.

반면  번째 방식은 근거지를 단단히 지키는 상태에서 희생을 최소로 할  있었다. 그러나 기미니 총통을 확보하여 워마갈리아와의 비밀 관계를 입증하는 그날까지  번째 방식에 비해  배나 많은 시간이 걸릴 터였다.

유칼시온이 말했다.

“게다가 워마갈리아 공화국 쪽도 걱정입니다.”

그 말을 듣고, 묵묵히 팔짱을 끼고 있던 황카토리오가 ‘음’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볼트가 유칼시온을 거들며 말했다.

“그 극성맞은 여성 우월주의자들이 이토록 오래 잠잠한 게 오히려 수상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내전을 벌이는 사이에 대체 무슨 계략을 꾸밀지 모르겠습니다.”

김리온이 말했다.

“내전으로 연방이 쇠약해졌을 때 단숨에 대거 침공을 해 올 작정일 가능성이 높소. 결국 붉은 연방과 싸우면서도 워마갈리아 공화국 쪽을 계속 신경 써야 하오.”

김레오네가 오빠의 말에 동의했다.

“우리의 궁극적인 적은 붉은 연방이 아니에요. 애초에 기미니 총통이 허튼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 것도 워마갈리아 공화국의 여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었어요.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하죠.”

그러자 오난휘가 말했다.

“걱정 마. 그년들이 수상한 낌새를 보이면 곧장 내가 나설 테니까. 붉은 새끼들을 박살내는 중에도 그년들을 봉쇄할 정도의 여유는 뺄 수 있겠지.”

김리온이 대답했다.

“난휘 님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좀 안심이 됩니다만……. 아무튼 난휘 님, 일부 특공대가 수도를 공격하는 속전속결 전략을 택하실지, 우리 세력을 좀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택하실지……. 난휘 님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흐으으으음.”

오난휘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그에게는 일장일단이 있었다. 솔직히 전략성을 일일이 따져가며 분석할 만큼 그런 쪽에 해박하지도 않았다. 신의 권능을 받은 덕분에 이 세계에서 즐겁게 딸을 치며 다 휩쓸고 다니고 있지만, 오난휘는 원래 세계의 기준으로 아직 스물다섯도 되지 않은 청년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김리온 일행에게 결정을 위임하고 싶지는 않았다. 오난휘는 직감하고 있었다. 지금의 선택이 상당히 중요한 차이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을.

오난휘가 김리온에게 말했다.

“잠깐 쉬지. 산책 좀 하면서 생각해 봐야겠어.”

김리온이 대답했다.

“시간이 없습니다.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이곳을 향해서 붉은 연방의 군단들이…….”

“알아, 알아.  5분 정도만 쉬자고. 그 정도 쉰다고 세상 안 바뀌니까 신경 곤두세우지 마.”

“……네.”

…….
…….
…….

회의장을 나온 오난휘는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갔다. 그리고 허리춤을 풀어 음경을 드러낸 뒤 매만지기 시작했다.

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

오난휘가 갑자기 딸을 치자 포켓에 있던 소나 넬이 물었다.

“주인님. 빼고 싶은 기분이세요? 그럼 제가 빨아드릴까요오?”

오난휘가 대답했다.

“그게 아냐. 그저 운을 시험하고 싶은 것뿐이거든. 후우, 음, 흐음……!”

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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