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74편.
그의 인내력이 슬슬 한계에 다다르던 즈음이었다.
김리온의 탐색대가 활동하는 지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마을.
물자를 보충하기 위해서 정체를 숨기고 그곳에 들렀을 때 오난휘는 마을 주민들이 수군거리던 소문을 들었다.
“……!”
충격이라면 충격이라고 할 수 있는 소문이었다.
오난휘의 행동 방침을 바꾸게 할 만 한.
“어이, 아저씨!”
오난휘가 주민들 틈에 끼어들며 말했다.
“누가 어떻게 됐다고? 방금 얘기, 좀 자세하게 다시 해 봐.”
주민들은 오난휘를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정체를 감추기 위해서 오난휘는 꾀죄죄한 겉모습을 띠고 있었고, 그래서 주민들은 오난휘를 쉽게 얕잡아 봤던 것이다.
오난휘에게 아저씨라고 불린 중년 남자가 오난휘에게 침을 뱉었다.
그가거친 태도로 말했다.
“어린놈이 어디서 반말이야? 미친 새낀가……. 꺼져, 새끼야.”
오난휘는 헛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계속 어처구니없어 하는 대신 허리띠에 손을 올렸다.
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
“엇……?!”
오난휘에게 침을 뱉은 중년 남자는 물론 모여 있던 다른 주민들도 당황했다.
오난휘가 갑자기 허리춤을 풀고 딸딸이를 치자.
하지만 오난휘의 딸딸이는 길지 않았다.
그가 중년 남자를 노려보며 외쳤다.
“섹딸권 제2 전투술! 음경 고환 분쇄타!!!”
츠팡!!!
“히이이이익!!!”
중년 남자는 오난휘의 살기를 느끼고 비명을 질렀다.
다른 주민들 역시 끔찍한 광경을 예상하고 눈을 감았다.
하지만 중년 남자의 머리는 멀쩡했다.
철퇴보다 더 단단해진 오난휘의 음경과 고환을 얻어맞고 수박처럼 터져나가지는 않았다.
그 대신 남자의 발 바로 앞의 땅이 깊이 패여 있었다.
오난휘의 음경과 고환이 박힌 채.
그 광경을 보고 마을 주민들이 굳어 버렸다.
다음 순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오난휘로부터 도망쳤다.
오난휘에게 위협을 당한 중년 남자 역시 반사적으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오난휘가 발기한 음경을 움직였고, 중년 남자는 오난휘의 음경에 걸려 꼴사납게 엎어졌다.
“어, 어이쿠!!!”
중년 남자는 아픈 것도 잊고 서둘러 일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오난휘가 중년 남자의 등을 짓밟았다.
꽈악!
“으아악! 사, 살려주세요! 잘못했습니다요!!!”
중년 남자가 오난휘에게 밟힌 채 발버둥 쳤다.
오난휘는 음경과 고환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고서 그곳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그리고 중년 남자에게 말했다.
“이제 사람을 좀 존중할 기분이 됐나?”
중년 남자가 급히 대답했다.
“돼, 됐습지요! 네! 아주 되고말고요! 모,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똑바로 대답하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다음엔 당신 대갈통이 정말로 박살날 테니까.”
“히, 히이익!”
오난휘도 알고 있었다.
이 정도로 과격하게 다루지 않아도 주민들로부터 입을 열게 할 방법은 있었다는 사실을.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고 오난휘는 판단했다.
주민들이 수군거리던 소문이 사실이라면, 빨리 좀 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해야 했다. 그리고 가장 빠르게 이 주민들이 입을 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공포를 통한 협박이었다.
중년 남자가 떨리는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도 직접 본 건 아니고 그쪽을 지나던 상인에게서 들은 얘기입니다요! 김리온이라는 엘프가 탐색대를 이끌고 순찰을 돌고 있었는데, 이틀 전인가? 같은 연방군 부대가 그 탐색대를 포위했다는구먼요!”
남자가 계속 말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그 뭣이냐, 엘프 부대장을 체포하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엘프는 탐색대에서 덕망이 꽤 좋았던 모양이었습죠.탐색대원들이 왜 자기들 부대장을 멋대로잡아가려고 하느냐고 반발을 했다는구먼요. 그랬더니만…….”
남자는 입술에 침을 바르고 말을 이었다.
“포위한 연방군 부대 쪽에서 무, 무자비하게 진압한 모양입니다요. 말을 전해준 상인이 그러더구먼요. 같은 연방군끼리 그렇게 철저한 살육전을 벌일 줄은 몰랐다고 말입지요.”
“…….”
“그렇게 김리온 탐색대는 궤멸하다시피 하고, 그 엘프 부대장과 소수의 탐색대 장병들만 목숨을 건져서 체포 부대에 끌려갔다고 합니다요. 무,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런 취급을 당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재판을 받고 처형을 당하지 않겠습니까요?”
중년 남자의 말을 듣고 오난휘가 중얼거렸다.
“흠, 재판이라도 받으면 다행이겠지.”
그러던 오난휘는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부대장의 부관이라는 여자 엘프는? 그쪽도 함께 잡혀 갔나? 아니면 공격을 받았을 때죽었다고 하던가?”
오난휘의 그 물음을 듣고서, 포켓 속에 있던 소나 넬이 생각했다.
역시 오난휘는 김리온에게만 관심이 있는 게 아니었다고.
김리온을 만난 김에 겸사겸사 김레오네와의 재회 섹스도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오난휘의 가장 큰 관심은 숫처녀의 순결을 따먹는 것이기는 했다.
하지만 주변에 크게 즐길 만 한 숫처녀가 없을 경우, 이미 처녀성을 가져간 여자라고 해도 욕망의 대상에서 제외되지는 않았던 것이다.
특히 김레오네는 엘프 처녀였다.
엘프 처녀들의 아름다움과 아랫도리의 감칠맛은 이 세계에서는 유명했고, 한 번 경험하면 헤어 나오기 힘들 정도였다. 김레오네와 헤어진 뒤 여태껏 그녀에게 관심이 없던 오난휘가 특이한 케이스였다.
김레오네의 생사를 묻는 오난휘의 질문.
그것에 대해, 등을 짓밟힌 중년 남자가 대답했다.
“그,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요.저도 어디까지나 상인에게서 들은 게 전부라……! 알고 있는 건 다 말씀드렸습니다. 제, 제발 죽이지 마십시오!”
“그래서, 당신이 이야기를 들었다는 상인은? 어디에 있지?”
“아마 지금쯤은 마을을 떠났을 겁니다요! 다음 행선지가 어디인지는 특별히 밝히지 않았었습니다!”
오난휘가 생각했다.
소문의 출처인 상인을 추적할지 어떨지.
하지만 그는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상인이고 이 중년 남자고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오난휘 역시 상황이 이쯤 되면 김리온의 탐색대가 기미니 총통으로부터 더욱 가혹한 숙청을 당할 확률이 높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오난휘의 예측보다 조금 더 먼저 사태가 발생한 것뿐이었다.
어차피 상인 또한 멀리 숨어 사태를 지켜본 정도였을 터였다.
상인을 붙든다고 해봤자 파악할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 이상, 상인을 추적하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그럴 시간에 김리온을 붙잡아 갔다는 체포 부대에 직접 쳐들어가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오난휘는 판단했다.
그 부대에 가보면 알 수 있을 터였다.
김리온은 물론 김레오네의 생사까지.
오난휘가 중년 남자에게 말했다.
“알겠다.그럼 꺼져.”
중년 남자의 등을 짓밟았던 발을 치우면서.
“크, 흐이잇!!!”
중년 남자는 서둘러 일어났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황급히 달아났다.
살려줘서 감사하다는 말은 없었다.
오난휘도 그런 인사를 받을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중년 남자에겐 그런 인사를 할 정신이 없었을 터였다.
소나 넬이 포켓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그녀가 오난휘에게 말했다.
“주인님,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주인님을 신고해서 곧 경비대가출동할 것 같은데요오…….”
오난휘가 대답했다.
“상관없어. 김리온 부대가 궤멸 당했다면 기미니 총통이란 새끼도 슬슬 본색을 드러낸다는 뜻이겠지. 이런 상황에선 연방 녀석들이 다치고 어쩌고를 신경 쓸 때가 아니야.”
오난휘의 눈빛이 위험한 빛으로 번뜩였다.
그가 계속 말했다.
“김리온과 그 부대 장병들을 체포해 갔다는 부대부터 손을 봐줘야겠군. 김리온 그 엘프 녀석, 아직까지 버티고 있다면 좋겠는데.”
“…….”
소나 넬은 오난휘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난휘에게 말했다.
“김레오네라는 엘프 여자는요?”
“음?”
“만약 김레오네 님이 살아 있다고 해도 체포 부대에 끌려갔다면 남자 병사들이나 장교들에게 이런 저런 형태로 범해졌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주인님은 김레오네 님을 품에 안아주실 건가요? 다른 남자들에게 더럽혀진 그 엘프 여자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