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3화 〉73편. (73/101)



〈 73화 〉73편.

“명령이라면 까기 싫어도 까야 하는 게 군인의 숙명이지. 단순한 습격자가 아니라 명령에 따라 움직인 군인이라는 걸 알았다면 방금 처치한 단발 년도 목숨만은 살려주긴 했을 텐데……. 쯧, 기분이 별로군.”

“주인님…….”

“…….”

오난휘는 팔짱을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잠시 후 생각을 멈추고 말했다.

“이래저래 복잡한 건 질색이야. 역시 이럴 땐 명령을 내렸을 윗대가리부터 조져야지. 부러젠 연방의 가장 윗대가리는 총통이었지? 그 기미니라는 새끼. 그 새끼를 만나서 대답을 들어야겠어. 어째서 워마갈리아와 싸우는 나를 방해하겠다는 좆씹 같은 생각을 갖게 됐는지.”

소나 넬이 말했다.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그렇게 되면 워마갈리아뿐만 아니라 부러젠 연방 전체를 적으로 돌리게  텐데요오…….”

오난휘는 콧방귀를 뀌었다.

“어차피 이대로는 마찬가지야. 난 이미 연방에서 제거 대상으로 분류된 모양이니까.”

그렇게 말하던 오난휘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래저래 설치다간 워마갈리아보다 부러젠 연방 녀석들을  많이 죽이게 될지도 모르겠군.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한다…….’

오난휘는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김리온.”

오난휘가 중얼거린 말에 소나 넬이 귀를 쫑긋했다.
그녀가 말했다.

“김리온이라면…… 소규모 탐색대를 지휘하던 그 엘프요?”

오난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김레오네라는 이름의 여동생을 부관으로 데리고 다니고 있었지.”

“…….”

김레오네의 이름이 언급되자 소나 넬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그녀는아름다운 엘프 처녀인 김레오네에게 약간이나마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김레오네는 본디 섹스를 모르는 숫처녀였다.
하지만 오난휘에게 처녀막을 잃으며 강한 쾌락 섹스를 경험한 뒤 섹스의 즐거움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그래서 오난휘를 향해 몸과 마음을 기꺼이 바칠 정도가 되었다.

김리온의 부대를 떠날 때 오난휘는 김레오네에게 자신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을 선물했었다. 그의 정액이었다.

또한 오난휘는 김레오네로부터 그녀를 기억할  있는 것을 받아마셨다. 김레오네의 탐스러운 젖가슴에서 직접짜낸 신선한 젖물이었다.

소나 넬이 보기에, 오난휘가 지금껏 만난 여러 종족의 여자들 중에서 김레오네가 가장 오난휘와의 섹스 상성이 잘 맞았다. 그래서 소나 넬은 김레오네에게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펠라티오라면소나 넬은 김레오네에게 지지 않고 오난휘 주인님에게 잘 해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질 구멍의 쫄깃함은 소나 넬이 제공할 수 없는 종류의 쾌락이었다.

요정인 소나 넬은 작은 피겨 정도의 크기였다.
따라서 소나 넬의 아랫구멍에 오난휘가 삽입이라도 하려고 했다가는 소나 넬의 온몸이 터져버리고 말 터였다.

오난휘는 단호하게 말했었다.
감히 질투심 같은 것을 품는다면 아무리 수호 요정이라고 할지라도 소나 넬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래서 소나 넬은 김레오네에 대한 자신의 위기감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녀는 얼굴에 떠올랐던 복잡한 표정을 오난휘가 눈치 채기 전에 서둘러 지웠다. 그리고 오난휘에게 태연함을 가장하면서 말했다.

“그런데 김리온, 그 엘프가 왜요?”

소나 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오난휘는 소나 넬의 미묘한 변화를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았다. 오난휘가 소나 넬에게 대답했다.

“김리온은 부러젠 연방의 기미니 총통과 총통을 따르는 친위대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 쿠데타를 일으켜서 연방을 뒤엎으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고.”

“헤에…….”

“애초에 그랬었기 때문에 동지들과 숙청당해 변방의 탐색대나 이끌게  거였어. 그러니까, 김리온은 총통과 연방 수뇌부에 대해 강한 불신을 갖고 있을 거야.”

오난휘가 계속 말했다.

“기미니 총통이란 새끼를 만나기 위해서 외부인인 나 혼자 쳐들어가는 것보다는 연방 내부에 있는 김리온을 활용하는 쪽이 귀찮은 충돌을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오난휘는말을 이었다.

“연방 녀석들이 내 말을 안 들으면 모조리 때려죽이는 수밖에 없지만, 김리온을 얼굴 마담으로 내세우면 연방 녀석들의 저항감이 조금이나마 잦아들지 않겠어? 소위 대의명분이라는 거지.”

“확실히 그런 점은 있겠네요.”

“그러니까 김리온 부대를 다시 찾아갈 생각이다. 원래김리온은 내게 협조를 요청했었지만 귀찮아서 그딴 것에 얽히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이미 연방 전체에 나를 적대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면 이야기가 다르다고. 김리온 부대를 앞세우고서 기미니 총통 세력을 뒤엎어버리는 게 낫겠어.”

“…….”

소나 넬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난휘의 입에서 김리온과 김레오네의 이름이 나오는 것을 들었을 때부터 떠올랐던 불안한 예감이 현실이 되었음을.

김리온의 부대로 오난휘가 돌아가면 틀림없이 김레오네와 재회할 터였다.
오난휘는 김레오네에게 그다지 큰 애착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김레오네뿐만 아니라 그와 얽혔던 모든 여자들에 대해서도 그랬다. 하지만 김레오네 쪽에서는?

소나 넬이 마음속으로 신음했다.
김레오네는 처음 오난휘를 만났던 때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오난휘에게 애정을 드러내며 몸을 섞으려  가능성이 높았다. 오난휘는 일단 처녀를 가져간 여자에게 집착은  했지만 다가오는 여자를 거부하지는 않는 스타일이었고 김레오네와의 섹스를 결코 피하지 않을 터였다.

‘하아…….’

소나 넬은 마음속으로 길게 한숨을내쉬었다.
생각은 너무 깊이 했다고 그녀는 반성했다.

소나 넬은 오난휘의 수호 요정이었다.
오난휘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의 선택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생명을 다 바쳐 그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것은 의무일 뿐만 아니라 소나 넬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어쨌든 그런 수호 요정이 한낱 질투심에 눈이 멀어 엘프 처녀에게 위기감을 느끼다니,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게다가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엘프 처녀 쪽에서 아무리애쓴다고 해도 오난휘가 김레오네에게 홀려 이리저리 휘둘리지는 않을 터였다. 소나 넬에게 다소 소홀해질망정 그녀를 아예 버리지는 않을 터였다. 그 정도만으로 소나 넬은 만족했다.

그리고 오난휘가 말하지 않았던가.
펠라티오만큼은 소나 넬이 해주는 것이 최고라고.

소나 넬은 생각했다.

‘비록 주인님께 삽입 봉사는 해드리지 못하지만 최고의 펠라로 황홀하게 해드려야지! 그게  가치를 증명하는 길이야!’

그런 생각들을 품고서 소나 넬이 오난휘에게 대답했다.

“합리적인 판단이세요. 주인님이하시는 대로 따를게요!”

…….
…….
…….

그렇게 하여 오난휘는 워마갈리아 간부인 정도리아나, 형시니엘, 김하니로의 지역 본부 요새들에 쳐들어가서 잔당들을 섬멸하려던 계획을 수정했다.

일단 워마갈리아는 나중 문제였다.
부러젠 연방부터 먼저 단속할 필요가 있었다.
워마갈리아를 상대하다가 연방 녀석들에게 뒤통수를 맞는다면 너무 빡돌아서 워마갈리아든 부러젠이든 가리지 않고 대학살을 벌일 것만 같았다.

오난휘는 김리온의 탐색대가 있던 지역으로 방향을 꺾었다.
그곳을 향해서 자위 쾌속진을 발동하며 나아갔다.

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

예전에는 다른 이들의 눈에 띄든 띄지 않든 자위 쾌속진을 사용했었다.
하지만 부러젠 연방군의 표적이 된 이상 오난휘는 가능하면 으슥하게 움직일  있는 지역에서만 자위 쾌속진을 발동했다.

자위 쾌속진을 쓸 수 있는 것은 오난휘뿐이었다.
오난휘가 특정되면 연방군이 몰려올 텐데, 오난휘는 또 다시 부러젠 연방군과 전투를 벌이는  귀찮았던 것이다.

오난휘가 입은 것은 그를 최초에 습격했던 연방군으로부터 빼앗은 옷이었다.
습격이라는 목적에 맞게 위장색으로 염색되어 있어서, 자위 쾌속진만발동하지 않으면 발각될 확률을 크게 낮춰주는 옷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난휘의 이동 속도는 확실히 느려졌다.
예전처럼 자위 쾌속진을 연속으로 발동하며 주파하지 못하다 보니.

오난휘가 생각했다.

‘점점 짜증이 나는군. 그냥 다 때려치우고, 보이는 족족 박살내며 다닐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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