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24편.
김리온이 본격적으로 마력을 개방했다. 그의 머리카락이 마력에 따라 화려하게 흩날렸다. 김리온의 병사들이 “오오……!” “과연 김리온 님이시다!” 따위의 소리를 하면서 옆으로 물러났다.
오난휘가 수호 요정에게 말했다.
“넬. 피해 있어. 어차피 내가 싸우면 넌 도망칠 거잖아.”
“도, 도망이 아니라 멀리서 응원하는 거라고요오~”
“뭐가 됐든. 빨랑.”
“아, 넷!”
소나 넬이 날개를 움직이며 급상승했다. 김리온은 오난휘의 수호 요정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난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오난휘가 자신의 음경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면서 김리온에게 말했다.
“먼저까 봐. 네 패. 얼마나 대단한 마법인지 구경 좀 하자.”
김리온이 미간에 굴곡을 만들었다.
“자신감이 대단하군. 하지만 자신감은 자만이 되고 자만은…….”
“빨랑. 안 하면 내가 먼저 간다?”
“……. 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말을 방해 받은 엘프는 한순간 불쾌감 어린 표정을 지었지만, 곧 그것을 지우고 마법 소환에 집중했다. 그의 외침과 더불어 땅이 진동하더니, 들판을 뚫고서 거대한 가시 덩굴이 오난휘를 덮쳤다.
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딸!!!
하지만 오난휘는 이미 딸을 치고 있었다. 가시 덩굴이 그를 짓누르기 전, 청년이 외쳤다.
“섹딸권 제10 전투술! 부카케 배리어!!!!!!!”
부와아앗!!!
오난휘가 딸을 치던 음경을 위로 들었고, 분수처럼 솟아오른 정액이 오난휘의 주변에 퍼지며 보호막을 형성했다. 김리온의 마법 가시 덩굴은 오난휘의 부카케 배리어를 돌파하지 못했다. 돌파하기는커녕, 배리어를 이룬 끈적끈적한 정액에 휘감겨 봉쇄되고 말았다.
“이럴 수가……!”
자신의 마법이 막히자 김리온은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마력을 애쓰고 통제해도 마법 가시 덩굴은 부카케 배리어를 떨쳐내지 못했다.
오난휘가 말했다.
“내 차례로군! 되돌려 주마!”
즈왓!
오난휘는 부카케 배리어를 조작했고, 부카케 배리어의 일부가 거대한 손처럼 변하더니 표면에 들러붙은 마법 가시 덩굴을 쥐고서 김리온에게 휘둘렀다.
“이, 이런!”
김리온은 급히 마법으로 배리어를 만들었다.
쩡!
하지만 자신의 마법 가시 덩굴에 직격당해 그 배리어는 무너졌고, 김리온은 바닥에 세차게 밀려나고 말았다.
“부대장님!”
병사들이 놀라며 김리온을 부축하려고 했다. 그러나 김리온은 그들에게 급히 외쳤다.
“다가오지 마라!”
김리온 자신은 오난휘의 공격을 이만큼이나마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병사들이 저런 공격에 노출된다면 즉사하고 말 터였다. 김리온은 그것을 걱정했던 것이다.
엘프가 이를 악물어 고통을 참으며 일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새로운 마법을 소환하기도 전에 오난휘가 격렬히 음경을 문질러 딸을 치며 외쳤다.
“부하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가상하지만, 이걸로 끝내자고! 섹딸권 제15 전투술! 고환 초진동 충격타!!!”
부부부부부부부부붓!!!
오난휘의 고환이 미친 듯이 움직였다. 왼쪽 고환과 오른쪽 고환이 공명했고, 그 주변에서 초진동으로 인한 충격파가 생겨나 분사되었다. 충격파는 김리온이 새로운 마법을 소환하기도 전에 그를 직격했다.
“크훅!”
김리온은 땅을 몇 번 더 굴렀다. 그리고 경련을 일으켰다. 온몸의 뼈가 바스러진 것 같은 고통이 엘프를 덮쳤다. 실제로 뼈가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신경을 교란시킬 할 만큼의 충분한 충격파였다.
저벅, 저벅, 저벅!
오난휘는 쓰러진 김리온을 향해 유유히 걸어왔다. 김리온의 병사들은 감히 오난휘에게 공격해 오지 못했다. 오난휘가 가까이 오자 그들은 뒷걸음질 쳤다.
오난휘는 어렵지 않게 김리온의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그때까지도 김리온은 쓰러져 신음하며 일어나지 못했다. 오난휘가 몸을 숙이며 김리온에게 말했다.
“널 크게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위력을 상당히 줄인거다. 그런데도 이 꼴인가? 자신감이 지나치면 자만 어쩌고 그러지 않았었어?”
“읏…….”
“이제 나에 대한 시험은 끝났나? 또 놀고 싶다면 상대해주고.”
김리온이 신음했다. 그러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졌……소.”
그때였다.
“오라버니!”
다른 쪽 천막에서 또 다른 엘프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오난휘보다 몇 살 더 어려 보이는 엘프 처녀였다. 갑옷은 입고 있지 않았지만 망토를 두르고 있었고, 그 망토에는 김리온의 문양과 같은 종류의 고급스러운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엘프 처녀는 허리춤의 검을 뽑아들더니, 김리온 앞의 오난휘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기합을 지르면서. 김리온이 말리기도 전이었다.
“흥.”
오난휘는 코웃음을 친 뒤 허리를 튕겼다. 딸딸이는 순식간에 이뤄졌고, 오난휘의 음경에서 방출된 정액이 응집하며 날카롭게 되어 날아갔다. 섹딸권 제9 전투술―정액 커터였다.
오난휘의 정액 커터는 엘프 처녀가 들고 있던 검날을 단숨에 반 토막 내 버렸다. 엘프 처녀는 놀라 몸이 굳었다. 그녀는 믿기 힘들어 했다. 가문의 엘프 장인들이 최고의 솜씨로 벼렸던 엘프 검이었던 것이다.
그런 엘프 검의 날을 정액만으로 잘라버렸다. 만약 오난휘가 검날이 아니라 처녀의머리를 노렸다면 이미 그녀의 머리는 흙바닥에서 뒹굴고 있었을 터였다. 멋모르고 오난휘에게 달려들었던 엘프 처녀는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김레오네!”
김리온이 고통을 참으며 외쳤다. 그것이 엘프 처녀의 이름이었다.
“난 괜찮다……. 넌 나서지 마라……!”
“하, 하지만 오라버니…….”
김리온은 김레오네로부터 시선을 거둬 오난휘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내 여동생이오. 못난 오라비를 구하려고 무례를 범했소……. 부디 용서하시오, 오난휘.”
오난휘는 어깨를 으쓱했다.
“뭐, 그러지. 크게 위협이 되지도 않았으니까.”
그렇게 말하고서 오난휘는 김리온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리온은 오난휘의 도움에 감사하며 청년의 손을 잡고 마저 일어났다.
“괜찮으세요, 오라버니?”
김레오네가 재빨리 김리온을 부축했다. 그러면서 엘프 처녀는 오난휘를 경계하며 힐끗거리고 있었다. 오난휘 역시 김레오네의 온몸을 재빨리 살폈다. 그리고 느꼈다. 엘프 처녀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몸매에 성욕이 반응하는 것을.
음경에 피가 몰리고 있었다. 불끈불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오난휘는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옷 주름을 움직여 발기한 음경을 가렸다. 굳이 지금 시점에서 김레오네에게 드러낼 필요는 없을 터였다.
“주인님~!”
그때 하늘로 피해 있던 소나 넬이 돌아왔다.
“역시 주인님이에요오~! 멋졌어요!”
소나 넬은 오난휘 곁에서 발랄하게 움직이며 오난휘를 칭찬했다. 오난휘는 가볍게 코웃음을 흘리고는 수호 요정에게 포켓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소나 넬은 얌전히 명령에 복종했다.
“요정……? 요정이 당신을주인으로 따른다고?”
그 모습에 김레오네가 놀라며 중얼거렸다.
“요정들은 정의롭고 올곧은 마음씨를 지닌 이들만 따를 텐데…….”
김레오네의 말을 듣고 오난휘는 냉소를 지었다. 청년이 엘프 처녀에게 말했다.
“나는 확실히 올곧긴 하지. 워마갈리아의 계집들을 척살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하거든. 뭐, 정의롭다고 말하긴 민망하지만…… 그 정도는 신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넘어가자고.”
“신의 선택이라니!”
김레오네가 얼굴을 찡그렸다. 오난휘가 생각하기에 저 엘프 처녀는 찡그린얼굴도 아름다웠다.
“신의 이름을 함부로 팔아서는 안 돼. 그건 큰 모독이야!”
“사실인 걸 어쩌라고. 가면까지 쓰고 있던데. 그런 녀석을 꽤 애지중지 모시나 보지, 너희 엘프들은?”
“당신!”
“물러나라, 김레오네!”
그때 김리온이 오난휘와 여동생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러자 김레오네가 억울해 하는 기색으로 김리온에게 말했다.
“하지만 오라버니. 이자가 신성 모독을…….”
“지금 이 땅을 망치고 있는 건 신성 모독이 아니라 워마갈리아 공화국과 그 여자들의 수령, 그리고 불합리한 사상이다. 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더는 이야기하지 말고 물러나 명상을 계속하려무나. 이건 오라비가 아니라 탐색대 부대장으로서의 명령이다.”
“…….”
김레오네는 미려한 입술을 다물었고 오난휘는 가볍게 휘파람을 불었다. 엘프 처녀는 결국 김리온의 지시에 복종했다.
“……명을 따르지요.”
그렇게 대답하더니 몸을 돌려 멀어졌다. 김레오네가 사라진 방향을 보며 김리온이 짧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서오난휘에게 말했다.
“내 막사로 갑시다. 그곳에서 긴히 할 이야기가 있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