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88 104. 제국의 길 =========================================================================
한여름에 왕실 가족 전체가 루손 섬 바기오 고원의 시원한 별궁에서 지냈다. 7월 22일 필리핀 총독이 갑자기 사망하고, 새 총독이 임지 마닐라에 부임하는 길에 알현 신청을 해서 만났다.
“새로 총독에 부임한 로렌조 데 올라자입니다. 고산국 국왕전하의 용안을 직접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반갑소, 신임 총독. 후안 니뇨 데 타보라 총독은 자그마치 6년 넘게 마닐라에서 고생하셨는데 안타깝게 돌아가시고 말았소이다.”
고산국이 없었을 때 필리핀 총독이 사망하면, 멕시코에 연락해서 마드리드의 에스파냐 국왕이 새로 임명한 총독이 올 때까지 2년 넘게 걸린 경우도 있었다. 멕시코 부왕이 임시 총독을 임명해서 즉시 출발시켜도 뱃길로 태평양을 한 번 건너는데 3개월씩 걸렸다. 풍랑을 만나 침몰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러나 요즘 필리핀 총독이 사망하면 즉시 마드리드의 고산국 대사관에 전보를 쳤다. 바로 며칠 안에 에스파냐 국왕에게 임명장을 받은 신임 총독은 고산국에서 내준 비행기를 타고 바기오로 날아왔다. 에스파냐 총독들에게는 세상 참 좋아진 셈이었다.
“그분께 신의 자비가 함께 하실 것입니다. 저도 그분처럼 열심히 일할 테니 지켜봐주십시오, 전하.”
“총독을 믿겠소. 전에 네덜란드에 계셨다고요?”
“예, 전하. 제가 덴마크를 침공한 제국군에 끼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네덜란드 독립전쟁을 80년 전쟁이라 부를 정도로 전쟁 기간이 길었고, 그래서 이 시대 에스파냐 군인들은 보통 네덜란드에서 군 생활 기간 대부분을 보냈다. 반면 신성로마제국의 틸리 백작이 이끈 군대는 처음 헝가리에서 모집했고 독일인 용병도 많이 포함됐었다.
“여기서는 우리끼리 싸울 일이 없을 테니 편안히 지내길 바라겠소.”
“감사합니다, 전하.”
이민호가 덴마크 국왕을 도와준 일을 에스파냐에서 별로 문제 삼지 않았다. 동맹이 아니더라도 멸망에 처한 나라를 도울 경우 상대편에게 크게 원한을 사지 않기 때문이었다. 유럽에서 한두 번 싸웠다고 원수로 삼으면 주변에 철천지원수밖에 남지 않는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필리핀 총독령은 고산국의 보호령이나 마찬가지였다.
“제가 마드리드에서 있었을 때 들은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전쟁이 길어지면서 궁정의 총신과 그 가신들이 필리핀을 고산국에 파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필리핀을 왜 아국에 판단 말이오? 고산국 본토와 대규모로 무역을 하고 이제는 사탕수수 농장에서도 충분히 흑자를 내고 있지 않소?”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전하.”
“나는 에스파냐령 필리핀 같은 좋은 이웃을 잃고 싶지 않소. 차라리 에스파냐의 국채를 매입하고 싶소.”
“그렇게 알리겠습니다. 국왕전하께서는 정말 훌륭한 성군이십니다.”
약하면 먹히는 국제사회에서 이민호 같은 군주는 참으로 드물었다. 물론 이민호는 부채를 지움으로써 나중에 고맙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더 싸게 매입하는 방법을 선호했다. 이것이 훨씬 뒤끝이 없었다.
그러나 이민호는 예전과 달리 왕도 가까운 곳에 유럽 강대국의 해외영토가 있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봤다. 마닐라에 사는 에스파냐 사람들이 왕도를 침공할 것도 아니고, 태평양 제해권에 도전할 능력도 없었다. 이제 영토가 너무 넓고 주변은 대부분 속국들이라 다양한 외국과의 교류가 점점 소중해졌기 때문이다.
폴란드 국왕 후보 브와디스와프 왕자가 고산국 왕도로 날아왔다. 덴마크에서 정기 수송기 편에 탑승하고 중간 기착지인 새강릉에서 여객기로 갈아 타 마침내 고북 공항에 착륙했다. 여객기에서 내린 브와디스와프가 맨 처음 한 일은 속에 든 것을 게워내려는 노력이었지만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왕자가 급한 건 이해하겠는데, 외국의 교통수단을 너무 믿지는 말게. 아이슬란드나 북미 상공에서 조종사들이 낙하산을 타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면 왕자를 아주 쉽게 암살할 수 있었네.”
“고산국 국왕전하께서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십니다.”
“정말 그럴까?”
이민호가 일부러 고개를 돌려 알현실에 배석한 세자와 마주보며 씩 웃었다. 브와디스와프 왕자가 몸을 떨며 혼란에 빠지는 꼴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나에게 뭔가 제안하러 왔나?”
“그렇습니다, 전하. 폴란드 귀족들은 돈에 눈이 멀었습니다! 그리고 뭐가 유럽의 중심입니까? 이런 얼토당토않은 선전이 먹혀들었는지 이대로라면 국왕전하께서 폴란드 국왕으로 선출될 게 확실합니다. 저는 30년 넘게 왕자로 살아왔습니다. 유럽의 왕족답지 않게 제 나이가 36살인데 아직 총각입니다.”
“법적으로는 그렇겠군. 선거로 뽑히는 군주의 비애야.”
“국왕전하! 폴란드 국왕이 되지 못한다면 이 나이에 제게 뭐가 남겠습니까?”
“선거에서 낙선하면 당연히 본업으로 돌아가야지. 농담일세.”
브와디스와프가 울려고 하자 이민호가 얼른 말을 돌렸다. 부왕이 서거한 이상, 본업인 왕자를 계속할 수는 없었다. 폴란드 국왕으로 선출될 이민호의 양자로 들어간다면 왕자 생활을 지속할 수 있겠으나 별로 권할 만하지 않았다.
“고산국의 오랜 우방국인 오스만 제국이 전하의 폴란드 국왕 등극을 지지한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사실입니까?”
“그쪽 의견을 한 번 물어봤더니 오스만 놈들이 신나서 떠들어대더군. 오스만 제국은 아마 우크라이나에서 소모적인 전쟁을 그만 두고 황제가 미쳤다는 소문이 도는 페르시아 전선에 집중하려나봐. 하지만 오스만은 투표권이 없는 외국 아닌가?”
“그 소문 때문에 중립파 폴란드 귀족들이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유럽의 강국이라는 폴란드도 오스만 제국을 상대하기 버겁거든요.”
“걱정 말게. 제안이 내 마음에 들면 자네가 국왕이 될 거야.”
“그렇습니다. 저는 반드시 국왕이 되고 싶습니다.”
국왕이 된 다음 어떤 정치를 할지는 관심도 없고 일단 국왕이 되는 것이 브와디스와프 왕자의 목표였다. 이민호는 폴란드 국왕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유력 후보가 되었고, 코너에 몰린 다음부터 왕자의 속마음이 그대로 다 드러났다.
“그래. 내게 할 제안이 뭔가? 들어보고 결정하겠네.”
“후보에서 물러나고 저를 지지해주시는 조건으로 고산국 관료에게 재상을 맡기겠습니다. 저는 군주로서 궁정생활이나 하고 통치는 고산국에서 알아서 하십시오. 저보다 훨씬 잘할 것 아닙니까?”
“군주로서 별로 책임감 있는 발언은 아니군. 그리고 폴란드는 귀족 의회의 권한이 너무 강해서 재상을 임명하더라도 실권이 없네.”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당연히 제가 낙선할까봐서 그럽니다. 귀족들과 협의해서 재상 직책의 권한을 강화하겠습니다. 전하께서도 지지 귀족들을 배후 조종해서 그렇게 만들어주십시오.”
이 시대에 아무리 국가가 군주의 소유물이라지만 브와디스와프가 왕위를 지키기 위해 나라를 팔아먹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이대로 탈락하는 것보다는 일단 국왕 자리를 지킴으로써 다음에 올지도 모를 기회를 노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고산국이 일단 국정을 장악하면 다음 기회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보겠네. 헤트만 지명권도 주게.”
“물론입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의 대 헤트만과 야전 헤트만을 선출할 때 먼저 고산국에 문의하겠습니다.”
폴란드의 대 헤트만과 야전 헤트만이 우크라이나에서 대지주였다. 국가나 다른 귀족들의 도움 없이 헤트만 둘이 함께, 혹은 혼자서 오스만 제국과 전쟁을 벌이고 자포로제 코사크들이 일으킨 반란을 진압할 수 있는 것은 헤트만들이 농노들을 동원해서 개척한 광대한 우크라이나의 밀밭 덕택이었다. 특정 지방이나 도시를 지명해 군의 보급을 맡김으로써 큰 재산상 피해를 끼치는 것은 그저 미운 놈에게 부리는 강짜에 불과했다.
1632년 현재 폴란드의 대 헤트만은 시기스문드 3세가 서거하기 몇 달 전에 임명한 스타니스와프 코니에츠폴스키였다. 그는 20년 이상 전장에서 살았고 1618년에 야전 헤트만으로 임명된 뒤 뛰어난 전략, 전술로 연이어 승리를 거뒀다.
대 헤트만을 12년째 공석으로 둔 것은 시기스문드가 코니에츠폴스키의 권력이 너무 커질까 두려워서 임명을 미룬 탓이었다. 코니에츠폴스키가 승진하면서 현재 야전 헤트만은 공석이었고, 새로 선출된 국왕이 의회에서 임명이 가능했다.
“그럼 새 폴란드 국왕 겸 리투아니아 대공을 위해 계약서를 쓰지. 궁정 예산은 연간 백만 원일세. 폴란드 국고가 비었을 테니까 첫 3년 동안은 내가 내줌세. 금 1톤에 해당하는데 미터법은 알고 있지?”
“길이, 부피, 무게가 연동된 그 도량형은 폴란드에서도 쓰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몇 배나 많군요. 대단히 감사합니다.”
“내가 너무 통이 컸나? 대신 국왕 근위대 지휘권은 내가 가져가겠네. 현재 인원을 유지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게. 봉급은 역시나 3년은 내가, 그 후부터는 폴란드 국고에서 내주겠네.”
3년 이내에 폴란드의 국가 재정을 흑자로 돌려놓을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고산국의 능력으로 그쯤은 당연하겠지만, 국가 재정을 뜯어먹겠다고 달려드는 귀족들을 막을 힘이 있어야 가능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혹시 루스 차르국의 차르 위를 제게 되찾아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스웨덴 왕위도 제 것입니다만.”
“자네가 스웨덴 국왕의 합법적 상속자이며 옛날에 모스크바에서 차르로 선출된 것은 알지만 말일세. 지금 상황에서 내가 스웨덴 왕위나 차르 위를 자네에게 줄 수 있겠나?”
실제 역사에서 2차 폴란드-오스만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1634년까지 폴란드와 루스 차르국 사이에서도 타타르와 코사크를 동원한 수많은 전투가 벌어진다. 전쟁 막바지에 승전국인 폴란드와 패전국인 루스 차르국이 폴랴노브카 조약을 체결하면서 브와디스와프가 차르 위를 영구히 포기한다. 그 대신 루스 차르국으로부터 거금을 받는다.
“이해합니다만, 따님을 사랑하시는군요.”
“자네보다 당연히 내 딸을 사랑하지. 사위는 밉지만.”
브와디스와프가 서명을 마친 다음 입구에서 들어오는 폴란드 군인 네 명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군인들 중에 왕자가 아는 얼굴도 있을 텐데 이민호에게 직접 확인하기 위해 물었다.
“전하! 저 장교들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아! 헤트만들이 보낸 사자야. 내가 폴란드 국왕이 되면 좋겠다고 의사를 전해왔는데, 왕자를 생각해서 내가 사양했어. 자네가 국왕이 돼야 한다고 적당히 설득할 수 있을 거야. 돈은 좀 들겠지만.”
“헤트만 세 명 다 말입니까? 이건 반역입니다!”
헤트만은 종신직이었고 정치로부터 자유로웠다. 또한 헤트만이 마그나트, 즉 대귀족 신분이라면 지방의 귀족 대표 자격으로 의회를 주도할 수도 있었다. 이러니 헤트만이 국왕보다 권한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일하게 헤트만이 국왕에게 반역죄를 범했을 때에 한해 국왕이 해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헤트만들이 연합한다면 직할 병력이 별로 없는 국왕이 반역을 진압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자네가 아직 폴란드 국왕이나 리투아니아 대공이 아니니까 반역이 아니지.”
“그래도 관습이나 감정이란 게 있습니다. 넌 선왕께서 임명한 야전 헤트만의 레기멘타즈 아니냐? 선왕과 날 배반한 거야?”
헤트만들은 교전국이나 기타 외국과 외교 교섭권이 있었다. 그리고 외교관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사자를 외국에 파견할 권한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현직 헤트만이 3명인데 사자가 4명인 것은 이유가 있었다. 현재 공석인 폴란드 야전 헤트만의 부사령관 직책인 레기멘타즈가 독단적인 판단으로, 혹은 대 헤트만의 명을 받아 고산국 왕도에 왔기 때문이었다.
“배반한 건 아닙니다, 왕자님. 그냥 고산국 왕도에 한 번 와봤을 뿐입니다. 이 사람들은 여기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거짓말!”
“저를 모욕하면 결투를 하셔야 합니다. 고산국 왕도의 거리가 깨끗하고 백성들이 참 부유하더군요. 폴란드도 고산국처럼 되면 좋겠습니다.”
“으으!”
왕자가 부사령관을 죽일 듯이 노려봤지만 이미 균형의 추는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여기에 이민호가 한 마디 더해서 약을 올렸다.
“어떤가? 이 정도면 내가 폴란드 국왕이 되는 게 더 자연스럽겠지? 자넬 위해 양보했네.”
“예, 전하. 왕위를 양보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군권을 이민호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니 왕권 회복은 꿈도 꾸지 말라는 협박이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브와디스와프도 그 말은 아주 잘 알아들었다.
이렇게 폴란드 국왕 겸 리투아니아 대공을 허수아비로 만들어놓았다. 그러나 진짜 다루기 어려운 상대는 폴란드 의회였다.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왕궁 지하 수장고에서 금 1톤을 더 꺼냈다. 이민호는 폴란드 귀족들이 국왕을 선출제로 바꾼 것이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브와디스와프 왕자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알현실에서 나갔다. 바로 뒤를 따라 나가는 헤트만의 사자들이 자기들끼리 농담을 하며 웃어댔다.
“아바마마! 브와디스와프 왕자를 직접 만나보니 차라리 아바마마께서 폴란드 국왕에 즉위하시는 편이 훨씬 나을 것 같습니다.”
“폴란드 국왕 자리를 너한테 물려줘서 부담을 줄까봐 그런다. 폴란드를 적절히 부흥시키고 우크라이나를 적당히 분리시킨 다음에 브와디스와프에게 왕권을 돌려줄까 고민 중이다.”
광신도 국왕과 권한이 막강한 헤트만들, 자기 이익만 탐하는 귀족들, 농노들을 지나칠 정도로 착취하는 지주들, 무엇보다 종교를 지키는 것이 우선인 우크라이나 농노들, 걸핏하면 반란을 일으키는 자포로제 코사크들까지, 폴란드에 문제가 아닌 계층이 없었다.
여기에 더해 타타르들은 폴란드 국경지역을 약탈하고 오스만 제국은 영토를 노렸다. 스웨덴도 왕위 계승 문제로 인해 새롭게 폴란드로 불러들인 강적이었다. 이러니 얼마 후에 대홍수 시대가 와도 대책 없이 밀리기만 했다.
“그때는 폴란드 귀족들이 반대할 텐데요? 지금도 귀족들 4분의 3이 아바마마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너나 내가 바르샤바 궁정이나 의회에서 저격과 암살 위협에 노출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니? 우리는 왕궁에 편히 있고 대리인을 보내 통치하자. 나와 너는 전 세계를 통틀어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예. 그게 낫겠습니다.”
그리고 폴란드 국왕이 됨으로써 괜히 유럽에 위기의식을 심어주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었다. 외국에 정치적 영향을 미치는 것과 직접 군주가 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폴란드 개발 및 정치개혁 계획은 육조가 나눠서 준비하고 있었다.
“오크남 총독대리가 사양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아바마마께서 어느 땅을 그분에게 주려고 하셨습니까? 남극이라는 말도 있고 우리 건설업체가 개간 중인 메콩 강 하류라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설마 우크라이나였습니까?”
“하하! 남극이 아주 그럴 듯하구나. 원래는 아주 작은 섬을 주려고 했다만, 평생 나랏일로 고생했는데 왕 노릇하라고 도시국가 하나는 줘야 하지 않겠니?”
“그분은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노년에 편하게 지내도록 국내에서 적당한 보상을 해주면 어떻겠습니까?”
“그래. 그게 낫겠다.”
정옥남이 이제는 늙어서 반역을 할 힘도 없을 것 같았다. 그는 자식들에게도 군과 관계없는 전공이나 직업을 택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감시의 눈을 거둘 이유는 아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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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영토 늘리는 건 부담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