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뜻한 바다의 제국-888화 (837/1,000)

00888  98. 전란의 시대  =========================================================================

“해군과 항공대, 특전대대에 바로 출동하라고 해.”

“일 년 전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전하겠습니다.”

호위대장 선영이 해군과 몇몇 부대에 비상을 걸었다. 장갑차와 자주포, 헬리콥터 등 병력 없이 장비만 싣고 대기 중이던 해군 상륙함 세 척이 아리수 항을 급히 떠났다. 병력은 고속 함정을 타고 뒤늦게 합류하거나, 수송기를 이용해 북경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출동 준비를 마친 특전대대는 벌써 항공대 기지에 전개해서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민호도 왕실 전용 승합차를 타고 급히 항공대 기지를 향해 떠났다.

“황상께서는 무척 좋은 분이셨는데 정말 안타깝게 되셨어요.”

“그러게. 옆 나라가 조용해지길 바랐는데 이젠 틀렸어. 그리고 제위가 옮아갈 때마다 후계자를 지켜줘야 한다는 것도 참 웃기는 일이야.”

이민호가 만력제의 고명을 꺼내 다시 찬찬히 읽었다. 고명에는 이민호에게 명나라 황실의 안위를 지켜달라는 만력제의 유언이 적혀 있었다.

만력제의 유언을 반드시 수행해야 할 의무는 없었다. 그러나 황실에 개입할 명분을 가지는 편이 고산국에 이익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일단 명나라 황실을 지켜주기로 했다.

“장남 주유교가 몇 살이지?”

“올해로 열여섯 살이에요. 태창제에게 적장자가 없고 서자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에요.”

“대대로 서자로 이어지는데 이번에도 제위 경쟁자가 없겠군. 태자비 쪽은 어때?”

공각황귀비 정 씨와 그 소생 복왕을 이민호가 직접 주살했기에 부황 태창제처럼 주유교의 즉위 과정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이렇게 군대를 이끌고 새 황제를 보호하기 위해 이민호가 직접 움직였다.

“올 초에 명나라 전역에 간택령을 내려 장국기의 딸 장언을 황태자비로 책봉했어요. 몸매는 풍염한 편이며 어린 나이에도 사려 깊은 점을 높이 사서 황태자비가 됐어요. 문제는 새 황제의 유모 객 씨와 환관 쪽에서 나올 것 같아요.”

“유모 객 씨가 황태자를 키우다시피 했다지? 유모와 환관이 붙어먹으면 골치 아프겠어.”

선영이 내민 책은 새 황제가 될 주유교의 주변 인물들을 낱낱이 조사한 자료였다. 이민호가 환관들 이름을 살피다가 갸웃거렸다.

“위충현?”

“예. 황태자가 가장 신뢰하는 자여요. 본명은 위사였고 환관이 되면서 이진충으로 바꿨다가 태감 위 씨 덕택에 다시 위충현으로 개명했어요.”

“이진충이라면 저번에 병원에서 봤었지. 그 자였군.”

이민호가 명나라 환관들 중에서 유일하게 기억하는 이름이었다. 그것도 이 시대에 오기 전에 이미 알았던 이름이었고, 명나라의 멸망을 앞당긴 매우 부정적인 인물로 기억했다.

“위험한 인물이면 제거할까요?”

“아니. 내버려둬.”

만약 태창제가 오래 생존했다면 명나라 사정이 훨씬 나아졌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민호도 웬만하면 명나라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태창제가 죽고 실제 역사처럼 환관 위충현이 권력을 잡는다면 명나라는 더 이상 가망이 없었다.

특전대대 장병들이 수송기에 탑승하는 동안 이민호도 호위들과 함께 여객기로 이동했다. 그런데 30대 후반의 명나라 사람이 기지 보안요원들에게 가로막힌 채 이민호를 불렀다.

“국왕전하! 황도로 가신다면 저도 데리고 가주십시오.”

“자네는 누군가?”

“대명 병부 직방사 주사 원 모라고 하옵고 자는 원소이옵니다, 전하! 2년 전에 진사가 됐습니다.”

“대명의 현직 관리가 어째서 고산국 조정에 통보하지 않고 여행을 하나?”

당연히 첩보 활동하러 왔을 것으로 이해했다. 예나 지금이나 아무리 우방국이라 해도 첩보공작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고산국에서도 명나라를 대상으로 다양한 첩보공작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미 20년 전부터 동창과 금의위의 눈을 피해 환관들 몇을 포섭했다. 덕택에 황제가 붕어했다는 정보도 30분 이내에 고산국 왕도에서 파악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전하. 황상폐하나 조정에서 제게 고산국에 가라고 지시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개인적인 흥미를 갖고 있지만 고산국을 정탐한 것도 결코 아닙니다.”

“뭐, 심심치 않겠군. 타게나.”

지난해와 달리 참모들은 따로 회의실에 들어가 있어서 이민호 일행과 마주치지 않았다. 그리고 기내 승무원으로 훈련받은 공군 병사들이 갖가지 편의를 제공했다. 물어봤더니 이 기체는 국영항공사 여객기가 아니라 항공대 소속 지휘기라고 했다.

“으허허! 뜬다, 떠! 날고 있다!”

“조용히 좀 하게나.”

“예, 전하.”

원 원소라는 사람이 좌석에 안전띠를 꽁꽁 묶은 채 창밖을 구경했다. 더 이상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지만 비행기 밑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눈을 크게 뜨고 감상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민호는 선영에게 보고를 받았다. 이민호가 기지로 이동하는 중에도 정보가 지휘기에 속속 도달하고 있었다.

“그런데 황제가 어쩌다 죽었지?”

“황제는 처음에 주인님의 충고를 받아들여 선단을 복용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도사들이 선시 이 씨들에게 선단을 먼저 바쳐서, 선시들의 피부가 고와지고 건강이 회복됐다는 이야기를 황제에게 했나 봐요.”

“애첩이라는 서이와 동이 말이로군.”

“맞아요. 결국 황제는 올해 초부터 여러 도사들이 경쟁적으로 바친 선단을 꾸준히 복용하게 됐어요. 황제가 선인이 되면 고산국을 비롯해 천하를 쉽게 다스릴 수 있다고 도사와 선시들이 황제를 꼬드겼다고 해요.”

선시 서이(西李)는 천계제 때 이강비로 책봉되고 선시 동이(東李)는 이장비로 봉작을 올려 받는다. 실제 역사에서 천계제 즉위 후 황태후로서 수렴청정을 하겠다고 건청궁에서 버티다가 동림당 관료들에 의해 쫓겨난 이궁안(移宮案)의 주인공은 서이였다.

그런데 도사들이 황제를 독살하기 위해 선단 대신 독약을 바칠 가능성은 별로 없었다. 도사들은 선단 제조비법이 적힌 옛날 책을 구해 내용 그대로 만들거나, 불로장생에 좋다는 온갖 약재들을 모아 선단을 연단한 것뿐이었다.

우연히 황제의 건강이 좋아지면 큰 상을 받고, 나빠지면 다른 도사 탓을 하면 된다. 사기꾼이 남은 물론 자기 자신까지 속이듯이 도사들은 자기들이 조제한 선단이 훌륭한 약효를 갖고 있다고 철썩 같이 믿었다고 봐야 했다.

“중간에 문제가 생긴 걸 알았을 텐데?”

“예상하신 대로예요. 황제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사례감 병필태감 최문승이 설사약을 바쳐 황제의 체내에 쌓인 독소를 빼내려고 했어요. 그러나 하루 종일 설사를 하며 황제의 체력을 빼앗아 갔어요. 그 다음 도사 이가작이 바친 붉은 선단을 먹고 차도가 보이자, 하나를 더 드셨대요.”

“결국 죽었겠군. 그런데 이런 식이라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황제가 붕어했는지 원인을 알 수 없겠어.”

“그게 문제에요. 조금 전에 새 황제의 칙명을 받은 금의위에서 사례감 병필태감 최문승과 내각수보 방종철, 도사 이가작 등을 체포했대요. 하지만 이들에게 죄를 물을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요.”

“그들을 황제 시해범으로 몰아 죽이려면 죽일 수 있겠지만, 당사자들은 납득하지 못하겠군.”

실제 역사에서 최문승은 남경으로, 이가작은 변경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처벌은 끝났다. 여러 성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황제의 몸이 버티지 못했다고 봤기에, 딱히 처벌하기 곤란한 점이 있었다.

비행기가 북경을 향하는 동안 식사 시간이 되었다. 텁텁한 기내식을 먹을 생각을 한 이민호가 손님을 불렀다.

“원 주사! 식사에 초대하겠네. 이쪽으로 오게.”

“황공하옵니다, 전하.”

원 주사라는 사람과 함께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다. 원 주사는 문과 급제자인데도 의외로 군사업무에 밝았다. 병부에 근무하면서 군사업무를 익힌 것이 아니라, 군사업무에 관심이 많고 능력이 있기에 병부로 부임한 것이었다.

“원 주사 자네 행적을 알아보니 한 달 전에 입국했더군. 병부에서 후금 잔당이나 장성을 넘으려는 몽골 부족에 신경 쓰지 않고 어째서 우방인 고산국에 신경 쓰는지 모르겠어.”

“지극히 개인적인 여행입니다, 전하.”

명나라 말기의 명장 원숭환이 잘도 개인 여행을 다니겠다 싶었다. 실제 역사에서는 원숭환이 영원성 전투에서 누르하치를 패사시키고 후금의 공격을 잘 틀어막는다. 그러나 모문룡을 처형한 일로 인해 조정으로부터 의심을 받아 사형을 당한다.

이민호가 모문룡을 찾아봤더니 그는 일개 유격으로서 산동과 요동 사이 뱃길을 보호하는 수군의 지휘관으로 일하고 있었다. 실제 역사보다 규모가 작아서 그렇지 조선과 밀무역을 하고 가끔 평안도 해안지방에서 해적질을 하는 것은 여전했다.

“그래. 원 주사가 보기에 고산국의 방어체제는 어떻던가?”

“헤헤! 잘 모르겠습니다.”

“비행기 문을 열어 자넬 바깥으로 집어던지기 전에 소감을 밝히게.”

창문을 보고 씩 웃던 원 주사는 선영이 권총을 머리에 들이밀자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웬만한 협박에 굴할 인물은 아니지만 이민호가 강력히 원하자 대답하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해군 함대와 해안경비대 함정들로 이중의 방어선을 치고 아리수 항에 충분한 예비 함대를 준비해서 바다로부터의 공격에 잘 대비하고 있습니다. 해안선에 늘어선 관측 초소와 항공 정찰도 병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약 명나라에서 공격한다 해도 상륙 자체가 어렵겠지?”

“그렇습니다, 전하. 고산국 해군 함정은 무적입니다. 이해할 수 없지만 밤에 몰래 접근하는 것도 불가능하더군요.”

“역시 밀수꾼인 척하고 우리 군의 방어태세를 시험해봤군.”

“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어찌어찌 병력이 상륙한다 해도 아리수항 요새에서 거점 방어를 하는 사이 대규모 병력이 기동 방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고산국과는 전쟁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나도 명나라를 공격할 이유가 없으니 앞으로도 두 나라가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어.”

“그 문제는 당금 황제폐하께서 좋은 분이길 바라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사실 황제보다는 황제가 실권을 맡긴 환관이 문제가 될 수 있겠지요.”

명나라를 통틀어 환관이 권세를 제대로 쥔 경우는 두 번으로 하나는 왕진이었고, 다른 하나는 위충현이었다. 위충현 개인 능력으로 권력을 독점하기 어려웠으나 이 시기에 하필 동림당과 비동림당이 싸우는 와중에 절대 권력에 가까워졌다. 조정 대신들과 환관 조직이 양립하는 견제와 균형이 완전히 무너진 탓이라고 볼 수 있었다.

잠시 후 승무원이 북경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원숭환이 몹시 놀란 듯했다. 비행기를 타고 고산국 왕도에서 북경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해 하는 원숭환에게 시계를 가리켜 시간을 확인하도록 해주었다.

“대명과 고산국은 피로 이어진 나라입니다. 잘 지내야 합니다.”

“같은 생각일세.”

임시 활주로에 착륙한 다음 이민호와 원숭환이 장갑차를 타고 자금성을 향해 내달렸다. 헬리콥터가 아직 준비되지 못해 특전대대는 말을 타고 달렸다.

“멈추시오! 그 어느 병력도 오문을 통과할 수 없소!”

“칙명이다!”

자금성의 정문인 오문과 중간의 여러 문을 지키는 환관들에게 제지당할 때마다 이민호가 만력제의 고명을 내밀었다. 고명에 적힌 만력제의 친필과 국새를 알아본 환관들이 바로 엎드려 격정적으로 몸을 떨었다.

환관들에게 태창제나 새 황제보다는 이미 죽은 만력제가 진정한 주인이었다. 태정으로 인해 문관들은 결코 인정하지 않겠지만 환관들은 만력제의 태정을 진정한 태평성대라고 칭송했다. 황제의 위엄을 업고 환관들이 득세했기 때문이다.

이민호는 호위대와 특전대대 병력을 이끌고 건청궁으로 직행했다. 원숭환은 이민호에게 인사를 올린 다음 대열에서 빠져 나왔다.

저번처럼 시위내관들이 건청궁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작년에 벌어진 일 때문에 감히 가로막거나 도발하지 못했다. 상복으로 갈아입은 환관들이 장례와 새 황제의 즉위식 준비를 하느라 바삐 돌아다녔다.

“어서 오십시오, 백부.”

“황제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건청궁에 도착하자 황태자의 상복을 입은 주유교가 마중 나왔다. 이민호는 즉시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 겨우 열여섯 살이라지만 주유교는 이미 황제의 위엄을 드러내고 있었다.

“백부께서 할바마마의 고명을 갖고 계신다면서요?”

“그렇습니다, 폐하. 저는 그저 선대 황제폐하의 칙명을 받들어 황실을 수호할 뿐입니다.”

“새로 황제가 된 짐도 거스를 수 없는 칙명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폐하께서는 천하의 주인인 황제이십니다.”

“조용한 곳에서 말씀을 더 나누시지요.”

이민호는 새 황제에게서 반걸음 뒤쳐진 채로 걸었다. 여기는 황궁이었다. 고산국 왕궁에서 그랬던 것처럼 귀여운 조카마냥 정겹게 대할 수는 없었다.

“선황의 옥체를 해한 시해범들에 대한 결정은 내렸나?”

“일단 관계자들을 붙잡아 투옥하긴 했는데, 그게 참 문제입니다. 다들 나름대로 선황을 위해 충정을 갖고 한 일이 결과가 나빴을 뿐입니다.”

“그럼 그들을 내버려둘 거야? 새 황제에게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텐데?”

“그들에게 책임이 없는데도 책임을 지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주유교는 그것이 나름 합리적인 결론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실제 역사에서 명말 삼대 의혹 중의 하나인 홍환안의 주요 관계자들이 처벌을 받지 않고 흐지부지 일이 마무리됐듯이, 이번에도 역시 합리주의라는 이름으로 처벌을 면했다.

“백부! 대신들과 백성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있습니다. 비록 고산국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지만 대명 제국은 오래 전부터 이미 대국이었습니다. 제국의 황실이 고산국에게 보호를 받아 마치 속국처럼 보인다는 대신들의 주장에 저도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고산국이 발전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제국이 자꾸 쇠퇴하는 게 문제가 아닌가? 그게 불만이라면 황제가 열심히 정사를 돌봐서 제국을 발전시키도록 해. 그리고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 내게서 보호받기 싫으면 언제든 싫다고 해.”

황제답게 주유교는 매우 똑똑한 편이었다. 그러나 조선 선조 임금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똑똑한 군주라 해서 반드시 나라를 잘 다스린다는 보장이 없었다. 국가와 군주 개인의 권력욕 중에서 무엇을 우선하느냐에 따라 결과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비록 고산국에서 공부를 했지만 대명이 고산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그거야 황제가 대신들과 협의해서 알아서 해. 어렵다고 쉽사리 포기하지 말고.”

“음!”

“고산국 따라하기를 포기하고 싶나? 그럼 그렇게 해. 나에게서 보호받는 것도 자존심 상하지? 그럼 내가 북경에 오지 않을게. 됐어?”

주유교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고산국과 이민호를 확실한 지지자로 확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 황제는 대국의 자존심부터 생각했다. 그렇지 않아도 명나라와의 관계를 재고할 필요가 있을 시기였는데 새 황제가 먼저 이런 식으로 부담을 줄여주었다.

“에. 제가 혼자서도 잘할 수 있을까요?”

“그럼! 잘할 수 있을 거야. 다만 황제 혼자서 정치를 하는 건 아니니까 대신들의 도움을 받도록 해. 즉위 직후부터 직접 나라를 다스리기 어려울 테니 당분간은 인사가 만사일 수도 있어.”

주유교가 똑똑하긴 한데 일이 어렵거나 지겨워지면 쉽사리 포기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민호는 굳이 그런 문제를 들춰서 주유교를 꾸짖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생기지 없었다. 어차피 남의 나라, 욕먹어가면서 수명을 연장시켜주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그래서 새 황제가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했다. 이민호는 바로 그 날로 병력을 자금성에서 퇴각시켰다. 그리고 명나라에 주둔하면서 북경을 지키고 농민 반란을 진압하던 병력도 고산국 본토로 철수시켰다. 이민호는 황제뿐만 아니라 대신과 환관들과 농민 반란군까지, 명나라의 모두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 작품 후기 ============================

내버려두면 알아서 하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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