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58 84. 1605년 루스 동란 =========================================================================
“발트 해 핀란드 만에 접한 이곳 저지대에 건설할 항구도시의 임시 명칭을 페트로그라드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이곳 페트로그라드에서 네바 강을 통해 동쪽의 라도가 호수와 연결됩니다. 그리고 그 북동쪽, 빙하의 침식을 받아 생긴 수많은 호수와 강을 이으면 백해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교역량을 늘릴 좋은 계획이긴 하지만 라도가 호수는 겨울에 얼어붙지 않습니까, 차르?”
“호수가 백해보다는 늦게 얼어붙습니다. 즉, 겨울에 수로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호수나 바다나 마찬가집니다. 그리고 볼가 강을 통해 발트 해와 흑해를 연결할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오.”
표도르 2세가 백해-발트 운하에 이어 볼가-발트 수로에 대해 설명하자 카를 9세가 기겁했다. 실제 역사에서 백해-발트 운하는 1930년부터 1933년까지 주로 죄수들을 동원해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건설됐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볼가-발트 수로는 1709년에 완료된 비시니 볼로초크 운하 체계에서 비롯됐다. 이후 계속된 확장과 개선을 거쳐 1810년 마린스크 운하체계로 발전했다가 최종적으로 볼가-발트 수로로 완성된다. 거의 인력만을 동원해 공사를 진행한 근세에 비해, 고산국이 건설용 중장비를 지원해준다면 훨씬 빠르고 쉽게 건설이 가능했다.
“보통 사람들은 볼가 강을 카스피 해로 흐르는 따뜻하고 풍요로운 강으로만 연상합니다. 그러나 볼가 강 상류는 모스크바 북쪽 지역을 흐르고 있습니다. 볼가 강 북쪽에서 발트 해를 연결하고 남쪽 볼가 강 하류의 차리친에서 서쪽으로 돈 강에 연결하면 흑해와 발트 해, 카스피 해를 모두 연결시킬 수 있습니다.”
“지도를 보니까 모스크바 강과 볼가 강 북쪽 지역이 아주 가깝군요.”
루스 차르국 대신들은 강과 바다를 연결해서 수로를 만든다는 발상에 놀랐다. 그리고 어린 차르가 수업료가 비싼 외국인 교사들로부터 교육을 받은 값을 한다고 눈물까지 흘려가며 기뻐했다. 카를 9세는 해적이 들끓는 지중해와 영불 해협, 그리고 덴마크가 대포를 배치하고 지나가는 상선들에게서 세금을 받는 외레순 해협을 지나지 않고도 오스만 제국과 발트 해 사이에서 교역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차르에게 이 사업을 제안했던 이민호는 여기서도 쏙 빠졌다. 국가의 운명을 가를지도 모를 거대 토목사업에 외국 국왕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곤란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고산국이 주도하는 철도 건설 문제를 두고 말이 많았다. 철도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운영권을 외국에 맡길 수 없다며 반대하는 자들이 많았다.
볼가 강을 통해 발트 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수로 건설에 대한 착상은 예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크림한국과 노가이한국이 고산국에 의해 강제로 루스 차르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현실로 변했다. 루스 차르국은 매년 봄에 타타르인들의 약탈해 대비해 병력 6만 5천을 동원해 남부 방어선에 투입했었다. 사마라, 나중에 볼고그라드가 되는 차리친, 사라토프 등 볼가 강 유역이나 남부에 도시들이 건설된 것도 국경 방어를 위해서였다.
1571년에는 타타르의 침략에 의해 러시아 전체가 초토화되고 모스크바가 불타 수만 명이 죽었다. 1592년에도 스웨덴 국경에 병력이 집중된 틈을 노려 타타르인들이 모스크바 근교까지 약탈했다. 실제 역사에서 1614년 동란의 시기가 이어지면서 루스인 노예가 너무 많이 잡혀오는 바람에 크림한국의 카파 노예시장에서 노예 가격이 폭락하기도 했다.
“루스인의 나라가 세워지기 전에 바랑기안들이 흑해 주변에 거주하면서 동로마제국이나 이슬람 국가들과 교역을 했습니다. 류리크 왕조는 라도가 호수 주변에 노브고로드를 처음 세우고 볼가 강을 통해 흑해 지역과 교류를 했지요. 발트 해와 흑해, 그리고 이집트나 레반트를 연결하는 교역은 기원전부터 이루어진 호박 교역로를 생각하면 특이할 것이 없습니다. 다만 국가의 힘으로 수로를 연결해 비용이 적게 드는 교역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문제입니다.”
“루스 차르국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을 발전시킬 만한 큰 계획이오. 운하는 가급적 많이 파지 말아야겠고, 차르가 국내 보야르들과 농민들의 지지를 받는다면 고산국에서 중장비와 기술자들을 동원해 수로 건설을 지원해주겠소.”
“언제나 고맙습니다, 전하.”
이민호와 표도르 2세가 짜고 치는 도박처럼 미리 준비된 대사를 주고받았다. 그런 다음 카를 9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어떻습니까? 흑해와 발트 해 주변국들의 교역량을 늘리는 것이 스웨덴에게도 이익이 되겠지요?”
“물론입니다. 비록 흑해와 연결되는 공사에 참가하지는 못하겠지만 페트로그라드와 백해-발트 운하의 건설에 저희 스웨덴에서도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이민호는 스웨덴 치하에서 반란을 일으켰던 핀란드인들이 강제로 대거 동원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스웨덴 치하에서 고생하느니 차라리 고산국의 지휘 감독 아래에서 편하고 따뜻하게 일하는 편이 낫다고 여겼다.
“이제 스웨덴은 루스 차르국과 친하게 지낼 생각이 드시오?”
“당연합니다. 전쟁은 야만인들이나 하는 나쁜 짓입니다.”
“덴마크 왕실이 루스 차르국과 혼인으로 연결됐는데도 스웨덴 국왕께서는 불만이 없다는 뜻이오?”
“한때 원수였지만 지난 3년간의 흉년 때 도와준 일로 인해 지금의 덴마크는 무척 고마운 나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루스 차르국, 덴마크, 스웨덴이 함께 발트 해의 평화를 지키면 좋겠습니다. 아! 물론 고산국이 주도권을 가져도 좋습니다.”
잘하면 고산국의 지도 아래 발트 해 삼국동맹이 결성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폴란드-리투아니아가 섣불리 리보니아나 루스 차르국을 침공하기 어렵게 됐다. 차르의 대관식을 빙자한 연이은 외국과의 회담에서 가장 큰 결실을 맺었다.
“스웨덴의 영토를 넓힐 생각이 사라진 것 같소만.”
“인구가 적은 스웨덴은 현재 영토를 지키기도 버겁습니다. 혹시라도 나중에 포메라니아나 프로이센으로 진출할 기회가 생기겠지요.”
덴마크나 루스 차르국과 우호 관계를 맺는다 해도 스웨덴이 바이킹의 침략 본성을 완전히 지우지 못할 것 같았다. 이민호는 근세 북유럽 군주들 중에서 유일하게 인상적인 국왕으로 기억하는 북방의 사자, 구스타브 2세 아돌프를 떠올렸다. 카를 9세의 아들은 무럭무럭 잘 자라나고 있었다.
차르 대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북유럽 여러 나라에서 온 사절단들이 모스크바 시내 곳곳을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신성 로마 제국의 수많은 영지에서도 사절단을 파견했다.
외국에서 사신들이 몰려들자 가짜 드미트리를 지지하고 표도르 2세를 별로 탐탁지 않게 여겼던 모스크바 시민들도 새로운 차르를 자랑스러워했다. 사실 절반 이상의 국가가 차르보다는 고산국 국왕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사절을 보냈지만, 현실은 30여 나라 혹은 독립적인 영지에서 보낸 화려한 사절단들이 모스크바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71년 모스크바 대화재 이후 주로 석조 건물이 세워져 도시 수준이 유럽 다른 나라 대도시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묘하게 동방이나 타타르의 영향을 받은 건축 양식이 유럽인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대관식 하루 전에 덴마크에서 국왕 크리스티안 4세가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여왕 헤드비히가 보석으로 장식된 화려한 황금마차를 타고 입성해 모스크바 시민들의 눈을 부시게 만들었다. 차르 대관식에 고산국과 스웨덴, 덴마크 국왕과 아이슬란드 여왕까지 참가해서 오스만 제국을 비롯한 나머지 사절단들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이봐, 크리스. 자네 마차는 너무 검소하군 그래. 새로 하나 만들어줄까?”
“나도 마차에 멋을 부린 게 이 모양이야. 아이슬란드 여왕의 재산에 비하면 가난하지.”
헤드비히 여왕이 이민호의 목에 매달린 동안 크리스티안 4세와 대화를 나눴다. 헤드비히는 최 선생이 주변에 없는 것을 확인한 즉시 이민호에게 매달렸다.
“저건 황금마차가 아니라 알루미늄 마차야.”
“알아. 예전에는 황금보다 알루미늄이 몇 배나 비쌌다면서?”
“전기가 워낙 많이 들어서 아이슬란드에서나 만들 수 있어.”
“미리 알았다면 아이슬란드를 비싸게 팔았을 텐데. 아! 농담이야.”
현재 덴마크 동인도회사보다 국제적 합자회사인 서인도회사가 훨씬 사업 규모가 컸다. 이익도 많이 나서 외레순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에게서 받는 세금을 조금 낮춰줄 수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북미에서 생산된 식량을 유럽에 판매하면서 거의 땅 짚고 헤엄치기 장사를 한 덕택에 서인도회사의 이익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해상 운송만 맡는 네덜란드 상선들보다는 북미에서 직접 식량을 매입해서 유럽에 파는 덴마크 서인도회사가 이익 대부분을 독점했다. 식량 운송에 참가시켜달라는 잉글랜드의 요청도 배가 부족한 기간에 한해 받아들였다.
“네덜란드와 잉글랜드가 인도에서 후추 무역뿐만 아니라 식민지를 노리는 모양이야. 포르투갈이 걱정하는 것 같더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교역만 하도록 설득했어. 잉글랜드는 당분간 두고 볼 생각이야.”
이민호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이사회에 보낸 서신으로 그 문제는 해결됐다. 이사들이 확인을 요청하는 정중한 문서를 보냈으나 인도를 순조롭게 정복하더라도 손해임을 연간 손익계산서를 추정해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그러나 실제 역사에서 네덜란드는 인도를 점령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실제 역사와 달리 인도네시아가 고산국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라 정복할 엄두도 못 냈다. 괜히 아체 술탄국을 건드렸다가 상선 두 척이 가라앉고 포로 60명을 돌려받기 위해 마우리츠가 국서를 보내 사과하기도 했다.
“식민지를 경영해야 많이 남는 것 아닌가? 향신료가 아니더라도 열대 지역 식민지를 개척해서 차와 커피, 사탕수수를 재배하면 큰 이익이 난다던데?”
“단기적으로는 그렇지만 군사비와 통치 비용을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일 거야. 덴마크도 괜히 식민지 욕심내다가 국고를 말아먹고 싶어?”
이민호는 대영제국 동인도회사가 인도 경영과 중국 무역에서 만년 적자를 보다가 결국 해체된 일에서 교훈을 얻었다. 청나라에 아편을 강제로 팔아 이익을 남겼어도 인도 경영에서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제국주의의 폐해라는 비난만 샀다.
“맞아. 고산국도 식민지 개척을 안 했지. 국가가 없는 지역만 영토로 삼았고, 국가가 세워진 곳에는 영향력을 행사했을 뿐이야.”
“인도 같으면 아직 완전히 통일되지 않았어. 괜히 무굴제국과 전쟁을 할 필요는 없어.”
“원정군을 보내려면 군비가 감당이 안 되겠더군.”
이민호와 헤드비히는 어서 둘만 남고 싶었으나 크리스티안 4세가 아쉬움이 많은 듯했다. 그래서 이민호가 비꼬듯 물었다.
“왜? 어딘가 정복해서 국왕의 위엄을 높이고 싶은 거야?”
“뭐,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지. 나는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페로제도를 외국에 판 국왕만으로 기억되기 싫어서 말이야.”
잘못하면 나라 팔아먹은 악덕 군주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민호는 크리스티안에게 미안한 감정과 함께 책임감을 느꼈다.
“음. 그것도 중요한 문제겠어. 자금과 군사력은 남아도는데 주변국을 침략해서 영토를 넓히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지?”
“그렇다고 멀리 바다 건너 식민지를 얻자니 고산국과 에스파냐가 섬마다 꼼꼼하게 깃발을 다 꽂아놨더라고. 에스파냐가 포기한 남미 북동부 가이아나도 만만한 곳이 아니야. 프랑스, 네덜란드, 잉글랜드가 북적거리는 곳이니까.”
유럽 다른 나라들이 식민지 개척에 나서고 있는 판에 덴마크만 가만히 있자니 뒤떨어지는 기분일 것이다. 그래서 이민호가 조언을 해줬다.
“만약 어딘가를 전쟁을 통해 정복하면 빼앗긴 나라에서 수백 년을 두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탈환하려고 나설 거야. 차라리 식민지를 개척 중인 나라와 협력해서 영토 일부를 받거나, 돈 주고 사면 어때?”
“차라리 그게 싸게 먹히겠다. 사탕수수를 재배할 만한 곳으로 추천해줄 만한 곳이 있어?”
“고산국도 인구가 적어서 어렵지만, 에스파냐나 포르투갈은 정도가 훨씬 심해. 카리브 해 동쪽 섬들은 거의 비워놓은 모양이야. 잉글랜드나 네덜란드가 차지한 걸 알면서도 병력이 없어서 관리를 못하고 있어.”
두 사람은 푸에르토리코 동쪽의 안티구아, 바부다 섬을 비롯해 남미 쪽으로 이어진 카리브 해 동쪽 섬들을 살폈다. 화산섬들이 바다 반, 섬 반으로 계속되며 호를 그린 소 앤틸리스 제도의 섬들 몇 곳에는 잉글랜드와 프랑스 농민들이 이미 정착해서 사탕수수 농장을 경영했다. 그러나 흑인 노예에게 일을 시켜 백인 인구 자체는 적은 편이었다.
“다른 나라에서 아직 진출하지 않은 섬을 매입하는 게 가장 좋고, 그 다음은 협력을 조건으로 에스파냐에게서 할양받는 방법이겠어. 하지만 잉글랜드나 네덜란드, 프랑스하고 싸우게 되지 않을까? 해적질을 당하면 어떡하지?”
“고산국 대서양 함대가 지켜줄게. 공짜로.”
“뭐? 자네는 덴마크의 식민지가 된 섬을 잉글랜드 같은 나라에서 먼저 공격해주길 원하는 거야?”
“어허! 공짜로 지켜준다고 하면 기뻐해야지 왜 의심을 해?”
“수상하니까! 솔직히 털어놔. 그래야 나도 전략적인 사고를 하지.”
크리스티안 4세가 수상하게 여기는 것이 당연했다. 세상에 공짜란 없었고, 국왕 같은 정치가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 남쪽에 베네수엘라 지역이라고 들어봤지?”
“작은 베네치아? 이름이 참 웃기지도 않아. 물 위에 집을 짓는 곳은 얼마든지 있는데 말이야.”
“그곳에서 석유가 나는 것 같아. 그래서 고산국 영토는 아니더라도 가까우니까 싸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야.”
베네수엘라는 산유국 중에서 생산량으로 따지면 순위가 떨어지나 매장량은 세계 제일이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두 배 이상이었다. 텍사스나 알래스카, 캐나다 지역에도 석유 매장량은 풍부한 편이었지만 현대 미국이 그렇듯 이민호도 자기 건 놔두고 남의 나라 석유부터 먼저 쓸 생각을 했다.
“흐음. 고산국은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지. 알았어. 국력을 기울여서 카리브 해 섬들과 베네수엘라를 장악한 다음, 고산국에 석유를 팔지 않겠어. 아니면 아주 비싸게 팔아야지.”
“장난치지 마. 비싸면 조금 멀더라도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에서 사면 되니까.”
“훗! 운송비를 정밀하게 계산해서 베네수엘라에서 살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겠어.”
이민호가 곤란해 하자 그 동안 품에 안겨있던 헤드비히 여왕이 크리스티안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오빠! 우리 남편 괴롭히지 말아요!”
“쳇! 농담인 거 알잖아.”
크리스티안이 손을 내밀어 이민호와 악수를 나눴다. 지금도 동맹에 가까웠지만 앞으로는 진짜 동맹으로서 식민지를 지키기 위해 서로 병력을 지원해야 할 수도 있게 됐다.
얼마 후에 덴마크에서 에스파냐에 카리브 해의 몇몇 섬과 베네수엘라의 매매 의사를 타진해보니까 국가부도 직전에 몰린 펠리페 3세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고 한다. 이민호는 가능하면 고산국 함대의 위세를 빌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랐으나, 미래의 일이 어찌 될지 알 수 없었다.
이민호는 적도에 가까운 베네수엘라에 지상군 병력을 파견하고 싶지 않았다. 외국과의 전쟁이나 원주민 정책 등 더러운 일들은 덴마크에 맡기고 고산국에서는 석유만 사고 싶어 했다. 물론 베네수엘라에 이주한 덴마크인들에게 의료 지원을 해줄 생각이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덴마크가 해준다면 고산국과 함께 이익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흑인 노예 인구가 적은 지금 이 시기에나 부담 없이 가능한 일이었다.
“흑인 노예는 사지 말고 덴마크 농민들을 이주 보내야 해.”
“물론이지. 흑인들한테만 좋은 일 시켜주는 에스파냐가 바보인 것 같아.”
크리스티안 4세는 매사를 길게 볼 줄 알아서 안심이 됐다.
============================ 작품 후기 ============================
러시아의 볼가-발트 운하, 볼가-돈 강 운하는 실제로 다 만들어졌습니다. 건설기계 없이도요.
대관식을 앞둔 차르가 아니라 손님으로 온 외국 국왕이 더 많은 회담을 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