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99 51. 프랑스 =========================================================================
“신교도 천여 명이라. 구해주셔서 고맙소. 배와 마차를 이용해 고향에 데려다줄 테니 걱정 마시오.”
“그들이 고향에 갔다가 고산국에 이민 오겠다면 막지 말아주시오. 대부분이 프랑스에서 핍박받는 신교도들이오.”
“낭트 칙령에서 모든 이에게 양심의 자유가 있다고 선포했지만, 프랑스에서 신앙의 자유가 완벽히 보장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오. 한때 신교도로서 나는 찬성이오.”
앙리 4세가 탁자를 손가락으로 톡톡 쳤다. 꾹 참던 이민호가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뭐가 문제요?”
“영주들이 영지민의 외국 이주를 허락할지 모르겠소. 물론 허락하지 않더라도 영지민들이 알아서 빠져 나가겠지요. 그게 맨몸이라면 먼 길을 가는 것도 가능하오. 하지만 영주들은 그들이 재산을 갖고 빠져나가는 것은 결코 허락해주지 않을 것이오. 무거운 짐을 옮기느라 이동이 느린 영주민들을 추격해서 영지로 끌고 갈 것이란 말이오.”
“프랑스의 수많은 영지에 일일이 협력을 요청하거나 압력을 행사하긴 어렵소. 국왕께 뾰족한 수라도 있소? 협력해주시길 바라오.”
“만약 일인당 20리브르 정도만 내면 이민자들이 재산을 갖고 영지를 떠나는 것을 영주들이 용인해줄 것 같기도 한데, 백성이란 다들 가난해서 말이오.”
고산국이 몸값을 지불하면 영주들과 반씩 나눠먹기 하겠다는 뜻 같았다. 이민호의 핏대가 바짝 섰다.
“설마 백성을 돈을 받고 팔려는 것이오?”
“그건 아니오. 하지만 백성이란 세금을 내는 사람이기도 하니까 공짜로 내줄 수야 없소.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이오. 하지만 나는 백성이 맨몸으로 이민 가는 것은 허락하되, 재산을 갖고 나가는 것은 영주들이 막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말한 것뿐이오.”
“쳇! 일인당 10리브르를 낼 테니 국왕이 영주들과 협의해 이민자들의 재산 문제를 해결해주시오. 더 이상 지출할 수 없소.”
노예에서 해방된 자들이 가족까지 데려온다면 최대 1만 명, 그럼 10만 리브르에 해당했다. 일인당 10리브르를 내고 백성을 사는 셈이었다. 금 한 냥 남짓이라면 조선에서 노비를 사는 값보다 훨씬 저렴했다. 게다가 이민을 오겠다는 위그노들은 양조 기술이나 직조 기술 등 높은 기술을 가진 집단이라 활용 가치가 높았다.
“10리브로라. 그 정도면 됐소. 덕택에 멕시코에 잡혀 있는 사략선 선원들 몸값을 지불할 수 있겠구려. 사실 비무장 도시인 캄페체를 약탈한 순간 사략선이 아니라 이미 해적이오. 프랑스의 통제를 벗어난 집단이었소. 하지만 명목상 사략선 선원이니 구해주지 않을 수 없소.”
“컥!”
깜빡했다. 전쟁이 끝난 현재 에스파냐와 프랑스는 전쟁 뒤처리를 하고 있었고, 프랑스 국왕에게는 포로가 된 사략선 선원들의 교환도 중요한 문제였다. 그 가족들이 매일 같이 청원서를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앙리 4세는 무척 짜증이 났다.
“그렇지 않아도 프랑스에 인구가 너무 많아서 문제였소. 프랑스는 유럽의 곡창이라 계속되는 전쟁 중에도 인구가 꾸준히 불어난다오. 고산국에서 좀 더 데려가도 뭐라 할 사람은 없을 것이오. 대신 프랑스인들을 잘 대해주기 바라오.”
“고맙소. 프랑스는 여러 모로 좋은 나라요. 프랑스인도 다른 인종들과 평등하게 대해주겠소.”
“고산국에 좋은 상품이 많다고 들었소. 우리 두 나라가 무역을 하는 게 어떻겠소? 고산국이 에스파냐로부터 북미 대륙을 구매했다고 들었는데 개척은 잘 하고 계시오? 교역할 항구의 위치만 알려주면 프랑스 상선이 대서양을 건너가도 될 것 같소.”
앙리 4세는 고산국이 개항, 즉 무역 개방을 위해 프랑스를 압박한다는 사실을 알고 먼저 제안했다. 포르투갈이나 네덜란드 상인으로부터 향신료나 설탕을 구입하는 프랑스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것이 없었다.
“마침 북미 동해안에 도시를 두 개 세웠으니 프랑스 상선이 언제든 찾아와도 좋소. 해도를 100장쯤 드릴 테니 더 복제해서 상인들에게 나눠주거나 아니면 면허장을 발부하면서 주시오.”
“그거 참 고맙소. 그런데 앞으로 고산국 상선이 오게 된다면 르아브르나 보르도에 고산국 전용 부두와 상관이 필요하지 않겠소?”
“그렇겠지요. 보르도는 됐고, 르아브르에만 먼저 상관을 개설하고 싶소.”
“르아브르 땅값이 좀 비싸다오. 마당이 넓고 2층 큰 건물과 부속 건물들, 창고 몇 채로 이뤄진 상관은 5만 리브르, 전용 부두 사용료는 매년 1천 리브르요.”
“비싼 것 같지만 드리겠소.”
앙리 4세가 호쾌하게 가격을 부르자 이민호는 괜히 그를 믿어야 할 것 같았다. 로스니 후작과의 협상도 그리 유리하게 이끌어가지 못했는데,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말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 양국의 우호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보오. 파리 시내에 대사관 터나 완성된 건물을 내주겠소. 물론 고산국에서 땅값과 건물 값을 지불해야 하오.”
“루브르 궁전에 가까운 시내에 대사관으로 사용할 큰 건물 하나, 약간 외곽에 정원이 딸린 영주의 저택을 관사로 내주시오.”
“당연히 내드리겠소. 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소? 각각 2만, 3만 리브르를 내시오.”
“이런 식이면 남는 게 없겠소.”
이민호가 항의했지만 이미 떠나간 배였다.
“그럼 더하고 빼고 나머지 30만 리브로를 일단 지급하겠소. 고산국으로 이민 가는 인원에 따라 최종적으로 정산하면 될 것이오. 동의하오?”
“고산국은 동의하겠소.”
“이로써 고산국과 프랑스 사이에 오해로 빚어진 은원관계는 모두 사라진 셈이오.”
“인정하겠소.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
로스니 후작과 김 대위가 조약문 내용을 작성하는 동안 이민호는 앙리 4세와 괜히 악수를 나눴다. 앙리 4세가 씩 웃어서 또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몰라 이민호는 불안했다.
“그리고 이번 협상을 주선한 이사벨 공주에게 알선료로 2할을 내야 할 것이오. 물론 돈을 받은 사람이 내는 것이 유럽의 관습이오.”
“50만의 2할이면 10만 리브르요? 끙! 알겠소. 이사벨 공주가 중간에서 고생이 많았소. 감사드리오.”
“어머나! 고마우셔라.”
황금 일만 냥 약간 넘는 공돈을 받게 된 이사벨 공주가 너무 좋아했다. 이사벨을 따라온 에스파냐령 네덜란드 선원 10여 명이 금화 상자를 어깨에 메고 네덜란드 범선으로 옮겼다. 이민호는 속이 쓰렸고, 베네치아 시녀들은 크게 감명을 받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받기로 한 50만 리브르 중에서 이것저것 제하니 겨우 20만 리브르 남았다. 이민호는 며칠 동안 배에서 지내느라 지겨웠을 수병과 해병, 선원, 그리고 해방 노예들에게 2리브르씩 나눠주었다. 1만 리브르가 조금 넘게 들었다. 이민호는 나머지 돈을 초대 주 프랑스 대사로 근무할 김 대위, 이제는 김 대령에게 넘겼다.
“이 사람은 고산국의 초대 주 프랑스 대사이며 현직 해군 대령이오. 파리에 가실 때 동행하시면 좋겠소.”
“훌륭한 통역이면서 프랑스 문화를 잘 아는 분이니 아주 좋은 외교관이 될 것 같소.”
그런데 앙리 4세가 돌아가지 않고 협상 테이블에 계속 앉아 있었다. 장난꾸러기가 웃는 것처럼 입가가 올라간 프랑스 국왕의 입을 이민호가 주시했다.
“북미 북쪽 지역 카나타는 우리 프랑스 탐험가들이 먼저 탐험을 마치고 지도를 작성한 것 같은데 말이오. 에스파냐가 북미 대륙을 몽땅 팔아서 곤란했던 참이오.”
“캐나다 지역 말이오? 미안하지만 더 이상 탐험만으로 영토 주장을 하기 어렵게 됐소. 모든 북미 원주민들을 고산국 백성으로 받아들였으니 북미 대륙 전체가 수천 년 전부터 이미 고산국 영토요.”
북미 원주민들 전체가 고산국 백성이 되기로 동의한 것은 절대 아니었지만, 프랑스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조만간 북미 원주민 부족들을 가리지 않고 고산국 백성으로 받아들일 예정이었다. 그러니 원주민들이 살던 곳을 프랑스 영토라고 주장할 수가 없게 됐다.
“쳇! 그럼 뉴펀들랜드라도 주시오. 오래 전부터 어부들이 조업을 하던 곳이라 어업권 문제가 있소.”
“그곳은 프랑스보다 잉글랜드나 노르웨이인들이 먼저 도착하지 않았소? 지금도 에스파냐 어민이 더 많이 가서 조업하고 있으니 뉴펀들랜드의 영유권은 확실히 고산국에 있소. 그래도 기존에 뉴펀들랜드를 어장으로 삼았던 어부들의 생업을 보장해주겠소. 그들에 한해서 조업을 허가해주겠다는 뜻이오.”
돈은 얼마든지 줘도 영토는 절대 내줄 수 없었다. 북미 대륙 전체를 고산국 영토로 삼아야 방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북미에서 국경을 마주하는 국가는 에스파냐 하나로 족했다.
“그 어부들의 후손들에게도 대대로 조업을 허가해줘야 하지 않소?”
“그건 곤란하지만, 협약을 맺어서 정합시다. 앞으로 뉴펀들랜드 근해에 한해서 어선의 숫자나 어획량을 프랑스에 적당히 배분해주겠소.”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소. 어업권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은 따로 협정을 맺기로 합시다.”
북미를 고산국 영토로 인정받는 대신 북미 매입 전에 형성된 기존 어업권을 보장해주는 양보 정도는 해줘야 했다. 기존 어업권만 인정해준다면 유럽 여러 나라를 합해도 그리 많지 않은 어획량이었다. 에스파냐 포경산업의 경우도 어획 대상이 되는 고래가 거의 멸종해서 이제 사양길이었다. 그리고 어업협상을 빌미로 다른 유럽 국가들과도 외교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었기에 프랑스에 어업권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재미있었소. 자주 오시오. 후후!”
“다음부터 프랑스하고 외교 교섭을 할 때는 신하들에게 맡겨야겠소.”
폭풍처럼 몰아쳤던 앙리 4세와 수행원들이 돌아가고, 이사벨 공주와도 작별을 나눴다. 우연찮게 강대국인 고산국과 프랑스의 교섭을 주선하면서 금화를 잔뜩 얻은 이사벨 공주가 무척 즐거워 보였다.
이사벨 공주는 개인 영지인 에스파냐령 네덜란드를 프랑스로부터 보장받은 효과도 있었다. 영토 문제 때문에 이사벨 공주가 프랑스 국왕에게 시집가지는 못하겠지만, 앞으로 두 사람 사이에 협력관계가 이어질 것 같았다. 16세기 후반 내내 프랑스와 네덜란드 북부 7개 주가 신교도라는 핑계로 연합해 에스파냐와 네덜란드 남부 주들을 꾸준히 공략했으나, 이제는 그 구도가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네덜란드에 재산을 남겨둔 로스니 후작이 끙끙 앓았다. 후작은 젊었을 때 로스니 남작이었고, 남작령의 재산을 되찾기 위해 네덜란드를 공격하는 프랑스 군대에 종군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로스니 후작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앙리 4세가 알아서 로스니 후작이 입은 손해를 보상해줄 지는 알 수 없었다.
“휴우! 프랑스 인간들에게 탈탈 털렸소. 나는 협상에 자질이 없는 것 같소.”
허탈해진 이민호가 비올레타의 품에 안겨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에요. 들인 비용도 별로 없이 황금 20만 프랑과 1만 명의 백성, 작지만 르아브르와 파리에 고산국 영토를 얻었어요. 전하는 아주 잘하셨어요.”
“고맙소.”
앙리 4세가 미워서라도 앞으로 무역을 하면서 프랑스의 부를 최대한 뽑아먹기로 작정했다. 프랑스는 수백 년 동안 영지를 운영한 귀족들이 대대로 축적한 재산이 많은 곳이었다. 프랑스가 전통적인 농업국가라 하지만 다른 국가들에 꾸준히 곡물 수출을 하면서 농민은 가난해도 귀족들은 충분한 부를 쌓아 놓았다.
“그 사이 전하의 명을 받들어 르아브르에서 상품을 팔았어요. 파리와 루앙에서 상인들이 잔뜩 몰려왔더군요. 프랑스에서 향신료와 진주 가격이 의외로 비싸요.”
“조만간 프랑스 상인들도 직접 북미와 아시아로 갈 것 같소.”
프랑스는 향신료를 직접 수입하지 못해서 포르투갈이나 네덜란드에서 구입해야 했다. 당연히 향료제도에서 구입한 원가의 수십, 혹은 수백 배 비싼 가격에 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사벨 공주가 검은 상복 위에 걸친 진주 목걸이가 파리 귀족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고 한다. 이사벨 공주는 진주 목걸이가 고산국 제품임을 은근히 홍보해줬고, 귀족부인들의 등쌀에 떠밀린 집사, 시종장들이 르아브르로 몰려들었다. 르아브르에서 진주, 향신료, 옥 도자기, 모피, 비단 순으로 많이 판매됐다. 모두 소시민이나 농민이 살 수 없는 사치품이었다.
“전하. 판매 대금을 보실래요?”
“말로 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모양이오.”
“당연하죠!”
이민호는 비올레타가 사용하는 방으로 들어갔다. 금괴를 가득 실은 상자가 커다란 방 한쪽 구석에 잔뜩 쌓여 있었다.
그리고 유아용 침대 옆에 앉은 유모가 흐뭇한 표정으로 마르그레타에게 작은 금괴를 장난감처럼 쥐어주고 놀고 있었다. 엄마 목소리를 들은 아기가 금괴를 바닥에 집어 던지며 까르르 웃었고, 비올레타는 그런 아기를 웃으며 안아 들었다.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는 마르그레타의 장래가 촉망됐다.
“꽤 많은데, 도대체 얼마나 되오?”
“360만 리브르예요. 역시 정부보다 시장에 더 많은 돈이 돌고 있어요. 전쟁이 끝난 후 재건하느라 고생은 프랑스 국왕과 관료들이 다 하고, 귀족들은 이렇게 사치 풍조에 젖어있어요.”
대략 계산해서 황금 40만 냥, 은으로 바꾸면 현재 유럽에서 500만 냥 가까운 금액이었다. 유럽에서 금을 은으로 바꿔 명나라에서 금과 바꾸면 더 많이 벌 수 있는 역 재정거래 기회가 드물게 찾아왔지만, 이민호는 항상 금 위주로 보유했고 명나라 상황은 좀 더 두고 지켜보기로 했다.
“나는 괜히 푼돈을 두고 고민했던 것 같소.”
“고산국 군사력이 비교할 수 없이 강해서 협상할 때 상대방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지금처럼 적당히 손해를 보세요. 그래야 정치가들이 마음 편하게 고산국과 교역을 계속하려 하죠. 뇌물 정도로 생각하세요. 사실 프랑스에 양보해 줘도 우리가 손해 본 것은 없잖아요? 작은 돈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벼를 주고 쌀을 베는, 아니오.”
이민호는 현대 한국에서 살 때 하청업체들이 뇌물 대신 하는 접대 도박이 떠올랐다. 바둑이든 골프든 아니면 포커나 화투놀이든 아슬아슬하게, 그리고 적절하게 잃어주는 것이 접대 도박의 요체였다. 투자한 금액보다 더 큰 이익이 있으니까 하는 짓이었다.
그 사이 수송선에서 프랑스인들이 내렸다. 프랑스 군인들의 지시에 따라 아키텐에 갈 자들은 배를 타고 내륙지방으로 갈 자들은 마차에 탔다. 이민호가 나눠준 금화와 은화뿐만 아니라 면포와 향신료 약간 등 선물을 고향에 가져가면 큰돈이 될 것이다. 이민호는 이들이 고산국에 이민 오지 않더라도 고산국의 부유함을 주변에 크게 소문을 내주길 바랐다.
초대 대사 김 대령도 예조 관리 몇 명, 병사 몇 명을 데리고 파리로 가는 마차에 탔다. 이민호는 대사와 직원들이 정보 수집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르아브르에서 물을 긷고 밀가루와 채소, 고기 등 보급품을 구입해서 배에 실었다. 짧았던 르아브르의 호경기가 드디어 끝이 왔다. 르아브르의 시장이 부두에 나와서 눈물을 흘리다가, 조만간 고산국 상관이 르아브르에 개설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만세를 불렀다. 해안요새를 고치고 고산국과 싸우다 전사한 병사의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나눠주라고 이민호가 2만 리브르를 시장에게 넘겨주었다.
함대가 떠날 때 르아브르의 모든 시민들이 부두로 몰려나와 열렬하게 환송했다. 처음에는 관계가 나빴지만 시간이 갈수록 좋아진 것 같았다. 고산국 상관이 열리고 본격적으로 무역이 시작되면 앞으로 르아브르가 엄청나게 커질 수도 있었다. 고산국 덕택에 해적들로부터 안전하게 됐다고 기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루앙은 센 강 깊숙한 곳에 있어서 선체가 큰 고산국 상선에게는 강 하구에 위치한 르아브르가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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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끝. 다음은 네덜란드입니다.
영국과 함께 가장 경계하는 나라지만 잘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