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뜻한 바다의 제국-339화 (288/1,000)

00339  39. 간몬 해협 전투  =========================================================================

반쯤 부서진 채 불타는 배들이 너무 많아서 멀쩡한 왜선들도 옴짝달싹 못했다. 30인승 이하의 작은 왜선인 고바야들은 꼼짝 못하고 있다가 전선에서 쏘는 함포에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

포탄에 명중하는 순간 배가 격파되는 동시에 배에 탄 병사들 10명 전후, 그리고 노잡이들 20명이 일제히 쓰러졌다. 부상을 입고 배에서 떨어진 자들은 몇 번 허우적거리다가 곧 물에 잠겼고, 뱃전에 쓰러진 자들은 불타면서 가라앉는 배와 운명을 같이 했다.

불타는 배와 바다를 가득 메운 잔해를 헤치고 앞으로 나가 해안에 병력을 상륙시키려는 왜선들이 아직도 있었다. 그러나 뒤로 물러서려는 배들과 서로 뒤섞여 왜군 함대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혹시 적의 대장선이 격침됐을까?”

“그런 것 같습니다. 적 함대가 대혼란에 빠져 있는 이때 총함장님이 공격을 퍼붓고 있습니다.”

전선과 판옥선들도 바다를 가득 메운 왜선의 잔해 때문에 움직이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포를 쏘는 배와 조총을 쏘는 배가 맞붙어 싸우면 결과는 빤했다. 왜병들 입장에서는 배를 접근시켜야 어떻게든 판옥선에 올라타서 장기인 단병접전을 할 텐데 부서진 배의 잔해에 막혀 못 움직이는 바람에 왜병들에게 그럴 기회는 아예 없었다.

그러나 아주 가끔 신체 능력 또는 무예 실력이 출중한 자들이 전선을 공격하기도 했다. 창이나 칼을 잡은 사무라이들이 왜선을 딛고 뛰어오른 다음 반쯤 침몰한 배나 두꺼운 판자를 밟고 전선을 향해 높이 도약했다. 그러나 전선의 갑판이 높아서 거기까지 뛰어오르지는 못하고 철퍼덕 하고 현측에 부딪쳤다가 물에 빠졌다.

살아남은 왜병들이 자기들 배로 함포의 포구를 돌리는 전선을 향해 필사적으로 조총을 쏘았다. 그러나 판옥선들 앞에 나선 전선에 아무리 조총을 쏴봤자 전혀 타격을 줄 수 없었다. 사격을 마친 철포병들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총구에 화약을 쏟아 붓고 총알을 끼우는 사이 함포가 불을 뿜었다.

“큐슈와 주코쿠, 어쩌면 시코쿠의 모든 배들이 다 모인 것 같다.”

“제가 큐슈에서 산 몇 곳을 돌아다녀 봤는데 배를 만들 만한 굵은 나무는 단 한 그루도 남지 않았습니다.”

“저 아저씨 진짜 무서워. 같은 편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이순신은 임진왜란에서 그렇게 활약했어도 고산국의 명성에 가려 평가 절하된 감이 있었다. 이순신을 잘 아는 이민호 입장에서는 몹시 안타까웠지만, 억지로 붙잡는 사람이 적었던 탓에 이순신이 좀 더 쉽게 고산국으로 올 수 있었다.

“돌이켜보니 도련님이 어느 순간부터 조선 조정을 대할 때 좀 더 당당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러데 그 시기가 묘하게 이 총함장님이 고선국에 오신 시기와 일치하더군요.”

“응? 그럴 리가 있나? 우연이야, 우연! 하하!”

이민호가 보기에 고산국의 약점이란 빤한데 이순신이라고 모르라는 법이 없었다. 만에 하나 조선과 사이가 나빠져 전쟁이 벌어졌을 경우 이민호는 이순신 때문에 잠을 잘 수 없게 될 것이다.

“아! 맞다. 아버지가 고산국에 오셔서 안심하고 그럴 수 있었던 거야. 조선에 잡혀 있던 인질이 없어진 셈이니까.”

“에이! 아닌 것 같은데요?”

이민호가 조선 조정에 당당해진 것은 이순신이 고산국에 왔기 때문이었다. 이민호가 같은 삼도수군통제사를 대할 때도 상급자 대우를 확실히 해준 이순신과 달리 이억기는 개인적인 친분만 아니라면 거의 아래로 내려다볼 정도였다. 도원수 이항복에게도 남의 나라 문관 대하듯이 편하게 상대했다.

반면에 조선에서 고산국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된 것은 임진왜란이 끝날 즈음부터였다. 정확히는 울산성에서 부산포까지 이어진 전투에서 보여준 고산국 군대의 역량 때문이었다. 물론 이응화가 아무 생각 없이 이순신을 따라서 고산국에 온 것도 조선의 관료들에게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 콰쾅!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해전은 계속 진행됐다. 오늘은 세토 내해의 패자라는 자부심을 지녔던 모리 수군에게 최후의 날이었다. 모리 수군에 직접 속하거나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가 오늘 해전에 참가한 세토 내해의 수많은 중소 해적들도 같은 운명을 맞이했다.

살아남은 왜선들이 배들의 무덤에서 빠져 나가려고 발버둥 쳤고, 일부는 간신히 빠져 나왔다. 그러나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이미 동쪽으로 우회해서 기다리고 있던 판옥선 110척이었다. 화포와 불화살을 쏘아대는 판옥선들이 친 포위망을 간신히 빠져 나간 왜선들 앞을 가로막은 것은 무서운 형상의 거북선 다섯 척이었다.

괴물 같은 외형의 거북선에 공포를 느낀 왜인들이 급히 방향을 바꿔 노를 저어 나가니 그 앞에 불타는 왜선들을 배경으로 고산국 전선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무서운 적을 피해 정신없이 계속 도망가다가 가장 무서운 적이 눈앞에 드러나자 노잡이들이 망연자실해서 노 젓는 일을 멈췄다. 전선 40여 척에서 함포를 발사해 또 다시 고바야 수십 척이 단박에 박살났다.

노잡이들이 방향을 바꿔 다시 죽어라고 노를 저었다. 천여 척이나 되는 배들은 서로 먼저 도주하려고 자기편 배들끼리 부딪치다가 또 몇 척이 가라앉았다. 함포 사거리는 노잡이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길어서, 노잡이들의 팔과 허리 근육이 무감각해져서야 위험 해역을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 사이 왜선 숫자는 다시 절반으로 줄었다.

“400에서 500척 정도가 빠져 나간 것 같습니다.”

“배 숫자로는 패잔선이 아직도 연합 해군의 몇 배나 되는군.”

일단 해전은 연합 해군의 승리로 끝났다. 고산국 전선과 함포의 우수성, 총함장의 과감한 전진 명령과 상륙을 제지하기 위한 전술적인 포격, 그리고 다른 해역과 달리 해류가 느리게 흐른 탓에 이미 격침된 왜선의 잔해가 빨리 흩어지지 않아 왜선들의 행동을 제한한 덕택에 이길 수 있었다. 이 중에서 한 가지라도 빠졌다면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거나, 최소한 시간을 훨씬 더 끌었을 것이다.

“주인님. 그 비싼 포탄을 이번 해전에 어마어마하게 많이 썼어요. 아까워서 어떡하죠?”

“해달 가죽을 천 마리쯤 더 벗겨야겠어.”

“그건 안 돼요!”

민영이 괜히 농담을 건넸다가 이민호의 반격에 화들짝 놀랐다. 물론 이민호는 해달을 더 많이 잡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유럽의 왕족과 귀족들을 상대로 장사할 때는 상품의 희귀성도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간몬 해협 북서쪽 히코시마 쪽에서는 아직도 치열하게 전투가 진행되고 있었다. 연합 해군이 간몬 해협으로 이동하는 사이 계복은 포병 세력을 재배치했다. 동쪽 바다에서 몰려오던 왜선을 막던 3연대 포병들이 야포를 서쪽으로 이동시켜 포격전에 참가했다.

여기에 여진족 기마병들이 돌아오면서, 그들에게 파견됐던 3연대 기병대대 소속의 기병포 8문이 더 가세했다. 시모노세키의 폐허를 가득 메우고 몰려오는 왜병들에 대한 포격이 훨씬 조밀해졌다.

- 땃땃땃! 땃땃!

요새 북서쪽, 간몬 해협의 폭이 가장 좁은 지역인 모지성의 폐허에서 기관총 연사음이 계속해서 밤하늘을 진동시켰다. 어둠 속에서 몰래 작은 배 네 척을 나눠 타고 간몬 해협을 건너오던 왜병들이 기관총 2정의 화망에 걸려 몰살당하고 있었다.

- 씨유우~ 퍼어엉!

조명탄이 해협 위에서 터지며 천천히 낙하했다. 이민호가 그곳을 봤을 때는 기관총탄에 뚫려 너덜너덜해진 왜선 네 척이 천천히 해협을 흘러가고 있었다. 서 있는 왜병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모지성은 오오우치 가문의 멸망 이후 혼슈 서쪽 주코쿠(中國)의 모리 가문이 장악하고 있던 중에 1561년 분고의 오토모 가문에게 공격 받으면서 포르투갈 상선으로부터 포격을 당하기도 했던 곳이었다. 일본 전쟁사에서 최초로 지상 목표물이 함포 공격을 받은 역사적인 곳이라고 일본인들이 자랑하는 모지성은 지난해에 고산국 전선의 포격을 받아 이미 무너져 있었다.

시모노세키 남쪽까지 전진해 온 왜군은 계속 돌과 흙을 좁은 물길에 쏟아 부었다. 총격과 포격을 쉴 새 없이 가해도 왜병들은 마치 좀비처럼 달려와 돌무더기를 물길에 던진 다음 죽어갔다.

“연륙교가 거의 완성 직전이다. 함대가 해협에 들어와서 도와주기는 늦었고, 여기서 병력을 빼서 1연대에 증원을 보내야겠다.”

“예. 왜선들이 물러서자마자 2연대를 모지항에 집결시켜놨습니다. 묘병과 말레이병도 증원으로 보내겠습니다.”

“그렇게 해.”

포격 지원에 동원된 수송선들을 불러 2연대 병력을 히코시마에 상륙시켰다. 화력이 두 배로 증강되자 왜병들의 피해가 급속도로 커졌다. 묘족 병사들과 필리핀에서 온 말레이병은 주로 창칼로 무장했으나 3할 정도가 조총수로서 물길 건너 왜병들을 향해 조총 사격을 가했다.

“겁에 질려 나서지 못하는 왜병들을 사무라이들이 마구 베는데요?”

“그게 보여?”

“헤헤! 주인님은 눈이 나빠서 불편하시겠어요.”

요새 정상의 등대에서 히코시마까지 3km 정도 되는데도 민영은 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전투 현장에서 변화가 생길 때마다 민영이 이민호에게 알려줬다.

“사무라이에게 칼을 맞는 왜병이 무장한 무기는 뭐야?”

“허리에 칼 하나를 찼거나, 어깨에 짊어진 자루 외에는 비무장이에요.”

“그럼 왜병이 아니라 왜인이네.”

이민호가 혀를 찼다. 일본에서 정식 병사인 아시가루들은 칼 한두 개를 허리에 차고 따로 조총이나 장창, 활, 아주 가끔은 기다란 칼로 무장했다. 허리에 패용한 칼 한두 자루는 보조무기에 불과했고, 주무장에 따라 뎃포 아시가루, 야리 아시가루, 유미 아시가루로 나뉘었다.

왜군 부대가 움직일 때는 병사들과 비슷한 숫자의 하인들이 따라나섰다. 이들은 주로 비전투 업무에 종사했으나 가끔 보조병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석고수 단위로 영지에서 징병할 때는 하인들이 포함되지 않다가 전체 군세를 이야기할 때는 포함되기도 했다.

“도련님! 여진 기병이 도착했다는데 어떻게 합니까?”

“당장 도움이 안 될 테니 밥 먹고 자라고 해. 새벽에 출동시키겠다.”

기병대대에 이어 여진 기병 본진이 밤늦게 도착했다. 2연대가 1연대를 증원하면서 위기 상황이 지나가자 여진 기마병들에게는 숙영지를 차리고 저녁 먹고 자도록 했다.

“오응태 방어사가 천주교도 의용병들에게 말먹이용 건초를 베라고 시켰답니다. 주름 목도리를 한 사무라이가 저에게 확인을 요구하기에 승인해줬습니다.”

“잘했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따르기만 해서는 좋은 지휘관이 되기 어려웠다. 정문부나 오응태, 김시민과 유숭인 등 조선의 무장들은 전국을 꿰뚫어볼 줄 알고 적시에 적절한 명령을 내려 장래에 대비했다.

그러나 이민호와 계복이 건초 준비를 까먹은 것은 아니었다. 명군 북병들이 말과 함께 다수 전사하면서 보급소요가 줄어든 탓에 건초 비축량에 여유가 있어서 따로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뿐이었다.

“도련님! 북쪽 류오 산에 산불이 일어났습니다!”

“특전대대가 해냈구나!”

봉화를 피워 수군과 신호를 주고받던 류오산이 온통 불길에 휩싸였다. 그런데 일개 봉화대를 부수는 것에 그치는 정도가 아니라 온 산과 계곡이 불타올랐다. 히코시마를 공략 중인 왜군 지휘부가 산불을 발견하고 몹시 당황한 듯 적절한 병력 투입시기를 놓치고 있었다.

“저기에 뭔가 있나?”

“적의 보급 거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야포 사거리에서 살짝 벗어난 봉화대를 없애라고 보낸 특전대대 2개 소대가 엄청난 일을 벌이고 있었다. 나중에 귀환한 대원들에게 확인해 보니 봉화 아래 계곡에 군량과 화살 같은 무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고 했다. 봉화를 올리는 왜병들을 해치운 대원들은 적과 접촉하지 않은 채 10만 대군이 사용할 어마어마한 보급품을 불태우고 무사 귀환했다.

- 타타타탕! 펑!

- 따다닷! 따닷!

히코시마에서 울리는 총성이 갑자기 몇 배나 크게 울렸다. 드디어 히코시마 사이에 흐르는 물길을 막고 수천에 달하는 왜병들이 창칼을 앞세우고 무작정 돌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폭이 겨우 몇 미터에 불과한 좁은 길에 몰려든 왜병들은 2개 연대 병력이 쏟아 붓는 화력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왜병들은 동료의 시체를 넘어서 계속해서 몰려왔다.

“겨우 2정밖에 없는 기관총의 활약이 대단합니다. 기관총 한 정이 보병총 1개 중대 이상의 화력입니다.”

“그런가? 아직 연사속도가 낮은 편인데.”

“저기에 있는 왜병들한테 그런 말씀하시면 욕먹을 겁니다. 좁은 길에 몰려든 왜병들 절반 이상이 기관총 2정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계복이 감탄하는데도 불구하고, 기관총과 2개 연대 병력이 쏟아 붓는 탄막을 뚫고 왜병 몇 백 명이 히코시마로 넘어왔다. 그렇게 죽이고 또 죽여도 기어코 물길을 넘어오고 말았다.

그러나 물길 가까이 배치된 묘병과 말레이병 쪽에서 조총 사격이 가해졌다. 이어서 조직화된 장창방진이 이미 조직력이 무너져 산개한 왜병들을 차례로 쳐 죽였다. 사무라이가 괴성을 지르며 방진 안으로 뛰어들려 했으나 창날 너덧 개가 몸에 꽂히는 순간 전진을 멈췄다.

“우아아아아~”

왜병들이 다시 수천 명 단위로 히코시마를 향해 몰려왔다. 히코시마와 간몬 요새에서 포를 쏘고 총을 쏴도 끊임없이 마치 파도처럼 몰려왔다. 그러나 왜병들은 좁은 입구를 쉽게 뚫고 교두보를 확보하지 못했다.

- 콰쾅!

“저게 뭐야!”

이민호가 깜짝 놀라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수송선에서 의도적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왜병들이 죽어가면서 만든 돌다리를 함포 사격 한 번에 날려버렸다. 돌과 흙으로 만든 좁은 길이 허물어지며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시모노세키 쪽에도 포탄이 떨어져 길을 무너뜨렸다.

앞뒤로 길이 막힌 왜병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1연대와 2연대 병력이 총탄과 유탄을 퍼부었다. 왜병들은 오도 가도 못하다가 곧 몰살당했다.

“저게 뭐냐고! 왜병들이 만든 다리는 부수지 말라고 했잖아! 왜군이 계속 몰려와서 인명피해를 최대한으로 입어야 나중에 주코쿠를 쉽게 점령할 수 있지!”

“수송선을 급히 지원 보내는 바람에 수송선 포수들이 그런 명령을 미처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으이그!”

지금까지 괜히 왜병들이 만든 길을 내버려둔 것이 아니었다. 보다 많은 왜병들을 끌어들여 이곳에서 섬멸하려고 했는데 끝나고 말았다. 이제 왜군 지휘부도 이민호의 의도를 알아챈 것 같았다. 왜병들이 일제히 북쪽으로 퇴각했다.

저녁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진 전투는 이로써 끝났다. 시모노세키에는 부상을 입어 도망가지 못하는 왜병들 수천 명이 남아 밤새도록 비명을 질렀다.

============================ 작품 후기 ============================

또 늦었네요. 안 늦도록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만...죄송합니다.

다음 회에서 정리 좀 하고, 다음 편은 본격적인 혼슈 공략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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