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98 35. 기술개발 =========================================================================
불안해하는 민아의 뒷머리를 이민호가 손으로 슬그머니 눌렀다. 잠깐 밀려서 내려가던 민아의 얼굴이 갑자기 중간에서 버티며 발버둥 쳤다.
“잠깐만요! 잠깐만요, 주인님!”
“이상한 걸 시키려고 그런다, 왜? 뭐든 잘할 수 있다며? 눈앞에 보이는 것을 입에 넣고 혀로 살살 애무해 봐.”
“이건 오줌 누는 곳이잖아요! 싫어요!”
분명 사실이긴 하지만 이민호가 조금 상처를 받았다. 성교육을 비디오로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민아는 아쉽게도 침대 밑에서 경호하면서 오디오로 성교육을 받은 탓에 방사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그러나 민아가 아무 것도 모른다면 이민호에게 기회이기도 했다. 그래서 슬쩍 거짓말까지 동원했다.
“언니들도 다 이렇게 했어.”
“정말요? 저한테는 그런 이야기 안 했는데요.”
“그거야 너무 부끄러우니까 차마 말을 못했겠지. 우리 둘만 있으니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역시나 여자들끼리는 잠자리 정보까지 공유하고 있었다. 이민호는 민아를 어르고 달래서 끝내 숫처녀한테 이상한 짓을 시키고야 말았다. 민아가 이민호의 것을 혀로 살짝 핥아서 맛을 보는 것 같더니 눈을 질끈 감고 과감하게 입안에 넣고 굴렸다.
잠시 느낌을 음미하던 이민호가 민아의 하체를 돌렸다. 그리고 부끄러운 부위를 실컷 감상한 다음 혀를 갖다 댔다. 민아가 퍼뜩 경련을 일으켰으나 도망가지는 않았다.
“너무 부끄러워요, 주인님! 이렇게 한다는 이야기는 언니들한테 못 들었어요.”
“당연하지. 이렇게 하는 건 민아가 처음이니까. 언니들한테 자랑해도 될 거야.”
“정말요?”
그 소리를 들은 민아가 전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민아가 훨씬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마 언니들에게 자랑하려는 모양이었다. 오늘 일이 조만간 호위들 사이에 소문이 퍼질 테니 앞으로 여진족 호위들과의 잠자리가 더욱 기대됐다.
이렇게 적극적이면서도 여전히 부끄러워하는 민아가 아직 숫처녀라는 사실이 이민호에게 꽤나 자극적이었다. 이런 처녀를 다시 구하기 어려울 것 같아 민아를 당분간 처녀로 남겨둘까 하고 이민호는 아주 잠시 고민했다.
그러나 민아가 결코 원하지 않을 것 같아 결국 끝까지 안고 말았다. 몸이 결합되는 순간 민아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끝나고 나서 민아의 입술에서 피가 줄줄 흘러 나왔다. 아래쪽은 출혈이 살짝만 났는데 입술에서 난 피로 인해 침대보가 붉게 젖어 오해를 많이 살 것 같았다.
“헤헤! 드디어 소원 풀었다. 주인님~”
“가만히 좀 있어 봐. 피 좀 닦자.”
방의 조명이 좀 어두웠다. 이민호는 입가에서 피를 흘리는 민아 얼굴이 무서워 죽겠는데 민아는 자꾸 품에 안겨왔다. 이민호가 솜으로 민아의 입술을 두들기는 동안에도 민아는 내내 행복해했다.
같은 집에서 몇 년 함께 살아서 그런지 이민호는 호위를 새로 안을 때마다 마치 여동생을 건드리는 것 같아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호위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했다. 여진족 여자아이 포로 20명 중에서 열 명 남짓만 호위로 남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군 정보부를 조직하고 특수전사령부를 창설했다. 사령부 예하에 기병과 보병, 해병 장교와 부사관 일부를 전입시켜 초기 단계로 일단 대대 규모의 부대를 창설할 준비를 갖춰 나갔다. 대대가 창설되더라도 당분간은 작전에 참가하지 못하고 신병을 받아 훈련에만 전념해야 할 것이다.
관보와 여러 행정기관 게시판을 통해 특수전사령부의 이름으로 신규 병력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다른 부대와 달리 여러 가지 체력시험과 면접시험을 치르게 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원자만 입대가 허가되고, 석 달 넘는 훈련을 마치면 신병 여부나 기존 복무기간에 상관없이 전원 부사관이 되는 정예부대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소규모 단위로 적지에 침투하는 임무를 맡을 예정이기 때문에 전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겁을 주는 내용도 빼먹지 않았다. 안전하게 지내는 남들과 달리, 임무에 투입되면 위험할 수 있다고 몇 번이나 강조하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특수부대 홍보의 핵심이었다.
이 소식이 널리 퍼지면서 기존 병사들은 물론 고산국 산맥에 살던 원주민 청년들이 다수 지원했다. 동해국에도 채용공고를 알리자 여진족 청년들이 상선을 탔다가 전라좌수영에서 연락선으로 갈아타고 힘들게 고산국까지 찾아왔다. 기병이나 보병, 해병을 모집할 때는 시큰둥하던 모험심 강한 청년들이 주로 응시했다.
모병관들은 특수전사령부에 지원하는 여진족 청년들이 동해국 소속 부족 주민인지는 묻지도 않았다. 마을 단위로 거주지 이동이 잦고 간혹 가족 단위로 소속 부족을 바꾸는 여진족을 고정적인 호적 제도 안에 편입시키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르하치는 어찌어찌 여진족들을 조직하는 것 같았다.
9부 연합군이 건주여진에 패하면서 예허부 등 해서여진 여러 부족이 즉시 누르하치에게 복속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해서여진에 속한 부족들은 그 후에도 여러 차례 건주여진에게 공세를 취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전체 여진족의 주도권이 점점 건주여진으로 옮아가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다만 백산부 여진은 동해국으로 완전히 귀부해 강력한 적이 없는 현대 연해주의 삼림 지역에 들어가서 살게 되었다. 이곳도 무지막지하게 넓어서 사람들이 얼마나 사는지 파악하기도 어려웠다.
그리고 기존 부족들의 통제에서 벗어난 여진족들이 떼로 몰려다니면서 명나라 경계 주변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경우가 자주 일어났다. 이들이 간혹 두만강과 압록강을 넘어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서 평안도와 함경도에서 바짝 긴장하게 되었다.
“도련님! 사격훈련, 상륙훈련, 산악 유격전 훈련, 승마훈련은 이해가 가는데 강하훈련은 도대체 뭡니까? 떨어지는 훈련이라뇨?”
이민호가 계복과 김학 사관학교장 등을 모아 특수전 부대의 훈련 내용을 짜는데 계복이 자꾸 고개를 갸웃거렸다. 10년 넘게 같이 살았는데도 가끔 이민호가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었는데, 지금도 바로 그때였다.
“응. 뭐, 절벽이나 높은 탑에서 줄 타고 빠르게 뛰어내리는 그런 거야. 간덩이 키우는데 좋을 것 같아서.”
“정예부대 병력에겐 용기가 가장 중요하긴 하죠. 그런데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합니까?”
이민호가 대충 대답하자 계복이 의심이 가득 담긴 눈초리로 쏘아봤다. 이민호는 그저 얼버무리기 바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기구나 비행선을 만들 예정이라고 사람들에게 미리 밝히지 않았다. 완성되기 전에 그런 말을 하면 미친놈 소리 듣기 딱 좋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지상 고정형 기구를 만들 때도 두꺼운 천을 깁고 가죽을 두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공기가 새지 않는 튼튼한 천을 만든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석유에서 합성고무를 뽑아내지도 못했고, 천연고무도 아직 생산하지 못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욱 어려웠다.
에스파냐를 통해 남미에서 들여온 고무나무 묘목들은 아직 수액을 낼 정도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서 현재는 농장을 확장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석유화합물에서 고무를 추출할 수도 있지만 천연고무가 있는데 굳이 합성고무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기구가 완성되면 처음에는 전시용이나 홍보용으로 사용하다가 천천히 군용으로 전용을 모색할 계획이었다. 갖바치 출신 장인들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하면서도 어찌어찌 일을 해나가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나중에 필요하다. 내가 언제 쓸데없는 짓을 하는 거 봤어?”
“물론 자주 봤지요. 하지만 도련님을 믿고 훈련 시간을 배정하겠습니다.”
기구가 완성된 다음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항공기를 개발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배로 이동하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 넓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민호가 지금까지 범선을 타고 계절에 따라 항해했다면 이렇게 빨리 나라를 세우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민호는 예전에 무기 개발에 참가하면서 항공역학도 기본적인 것은 배웠다. 그래서 기초적인 일차대전 항공기 정도라면 본격적으로 개발에 몰두할 경우 몇 년 안에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간단한 구조의 터보샤프트 엔진을 터보프롭으로 바꾸는 것은 금방이라 엔진효율을 처음부터 높게 만들 자신도 있었다.
사실 천자 전선에서 동력을 만들어내는 터보샤프트 엔진을 그대로 써도 비행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고, 그게 바로 터보제트 엔진이었다. 물론 제트 엔진보다 더 단순한 엔진 구조는 로켓이었고, 구조와 연료 등을 이민호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혼자서 다 만들려니 대책이 없었다.
증기기관은 효율이 낮기도 했지만 처음에 이민호가 개발하려고 손댔을 때는 금속가공 기술이 낮아서 피스톤과 실린더를 완벽하게 밀폐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구조가 더 간단하고 석유 대신 바이오디젤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터보샤프트 엔진을 먼저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개발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고 시대를 건너뛴 감이 있었다.
최근 디젤엔진을 개발하는 동안 장인들이 어렵게 여기고 완성 후에는 그 성능에 감탄했으나, 사실 개발시기로 따지면 디젤엔진이 터보샤프트보다 훨씬 앞서야 했다. 이렇게 발전순서는 의미가 없고 현재 보유한 기술로 개발 가능한 것을 우선적으로 만들어냈다.
만약 그때 터보샤프트 엔진을 못 만들어냈다면 현재의 천자 전선들은 거대한 압축기를 다는 대신 훨씬 단순한 구조인 제트 엔진이나 로켓 엔진을 달고 다녔을지도 몰랐다. 연료 효율은 극히 떨어지더라도 판옥선처럼 격군을 90명씩이나 태우고 다니는 것은 인구가 적은 고산국에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계복 등과 함께 병력 충원 문제를 협의하는데 집무실 문이 열렸다. 그리고 늙은 환관을 필두로 명나라 환관 네 명이 들어왔다. 집무실에서 호위로 근무하는 민영이 긴장한 것으로 미루어 젊은 환관들 중에서 최소한 두 명은 무술을 익힌 자들이었다.
“국왕전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어서 오시오. 자리에 앉으시오.”
무슨 놈의 명나라 황제 칙사가 중요한 군사회의 중에 마치 제 집 마냥 집무실에 들어왔고, 앉으라고 하니 바로 편하게 앉았다. 몇 년 전부터 하도 자주 와서 칙사가 도착하는 대로 집무실로 안내하라고 했더니 요즘은 아예 이런 식이었다.
이민호는 마침 예국 참판이 조선에 가 있어서 칙사 대접이 소홀할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예국 참판은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비공식적인 술자리에서 손님을 능숙하게 접대하는 기술이 발군이었다. 젊은 관리들은 도저히 흉내 내지 못했다.
“일본을 정벌하는 문제로 칙서를 모시고 왔습니다.”
“오! 기다리던 칙서가 드디어 왔군요.”
조선과 달리 칙서를 모시는 의식 같은 것은 없었다. 이민호는 칙서 세 장을 탁자에 놓고 하나씩 읽어나갔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콧등을 긁었다.
“명나라 같은 대국에서 겨우 2만을 동원할 수 있다니, 이거 참 난감하구려. 왜군이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최소 30만에서 최대 70만입니다.”
“비용 때문에 그 이상은 곤란합니다. 그 동안 조선에서 사용한 전비만 해도 백은 5백만 냥이 넘어갑니다. 게다가 마지막 전투에서 전사자가 3만이나 발생하지 않습니까? 그 가족들도 보살펴야 하니 조정에서 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울산에서 야습을 받아 하룻밤에 자그마치 2만에 가까운 명군이 전사했다. 그리고 평양성을 비롯해 벽제관 등 이곳저곳에서 꾸준히 전사자가 발생해 명나라의 조선 원정군 중에서 물경 3만의 인명피해를 냈다. 그때 만약 승전하지 못했다면 제독 이여송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고산국에서는 얼마나 동원할 수 있겠습니까, 전하?”
“칙사도 아시겠지만 이 작은 나라에서 동원해봤자 최대한 7천이지요. 지금까지 여러 번 원정에 나갔지만 그 이상을 동원해본 적이 없어요. 조선은 얼마나 출병시킨답니까?”
“황제폐하께서 유시하시길, 조선에서 못해도 3만을 동원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새 국왕은 칙명을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칙사는 조선이 경군을 1만, 하삼도에서 2만을 동원한다는 계획이 세워졌다고 알려줬다. 삼도수군도 총출동한다고 했으니 그것만은 든든했다.
“수군을 빼면 다 합해서 잘해야 6만이구려.”
이민호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겨우 이 정도 병력으로는 큐슈도 점령하지 못한다. 대군이 동원될 일본에서 몰살당하지만 않으면 기적일 정도였다.
황제는 고산국의 화력만 철석같이 믿는 모양인데 10만을 넘어가는 순간 고산국의 총병들도 감당을 못할 게 분명했다. 그런데 일본에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그 몇 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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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하나 더 올리겠습니다.
한 회만 더 올리고 다른 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