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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바다의 제국-69화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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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탕! 탕!

배를 타고 해전 현장에서 벗어난 일부 해적들이 웬 궤짝을 어깨에 지고 포구로 나오다가 사살 당했다. 보물을 배에 싣고 탈출하려던 해적들이었다.

총성이 연속 울리고 외륜선 다섯 척이 줄줄이 포구로 쳐들어오자 섬에 남아 본거지를 지키던 해적들이 사방으로 도망쳤다. 이들도 해전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을 테니 해적 본대가 패배한 것을 알고 있었다. 섬 전체가 용암대지라서 지세는 낮으나 꽤 넓어서 숨을 곳은 많았다.

“상륙! 포로를 구하고 나머지 해적 가족들은 모조리 생포해! 반항하거나 도주하면 사살하라! 멀리 추격할 필요는 없다. 이따위 해적들 상대로 그럴 가치가 없으니 위험한 짓은 절대 하지 마!”

상대가 해적이니까 이민호도 과감하게 나왔다. 그 명령을 받은 간수군들도 지금까지와 달리 과격하게 행동했다. 해적의 가족들이 간수군들에게 얻어맞으며 끌려나왔고, 돌담길 너머나 허름한 오두막에서 가끔 총성이 울렸다. 간수군들이 해적 본거지를 샅샅이 훑어 금과 은, 비단과 도자기, 기타 값나가는 물건을 남김없이 외륜선으로 실어 날랐다.

포구에 해적선들과 함께 명나라 상선 한 척이 정박하고 있었는데 해적에게 나포된 것인지 아니면 해적과 오래 거래한 장물아비가 약탈품을 운송하기 위해 정기적인 방문을 하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민호는 상선이 해적 본거지에 있었다는 죄만으로 배를 지키고 있던 몇몇을 쏴 죽이고 배에 쌓인 물건을 다 실어내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간수군 하나가 웬 풀로 만든 벽돌 같은 것이 있다 해서 가져왔다. 이민호가 봤더니 차였고, 이런 벽돌차가 있으면 모두 실어내라고 간수군들에게 지시했다. 간수군들은 다른 개미굴을 정복한 개미떼처럼 줄을 지어 상품을 실어 날랐다.

해적 본거지 감옥에서 풀려난 포로가 300여 명이었다. 물어보니 조선인은 없었고, 포로가 적당히 모이면 노예상을 통해 수시로 팔려나간다고 했다. 중국인과 다른 나라 사람들 두 종류로 나눠 해변에서 쉬도록 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간단히 식사할 만한 음식과 물을 공급했다. 비쩍 마른 포로들은 감옥에서 꺼내줄 때보다 물을 줬을 때 더 고마워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적 가족들이 5천여 명이 넘게 바닷가로 끌려왔다. 포구 오른쪽에 형성된 백사장이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 나와 있어 이곳에 포로를 모았다. 해적 함대의 패배를 지켜보다가 도망친 3천 명쯤은 숲 깊은 곳으로 숨어 들어간 것 같았다.

이민호는 간수군들을 시켜 해적 가족들을 철저히 지키도록 했다. 아기와 어린 애들, 남편과 자식을 잃은 여자들까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분명히 범죄자 집단인 해적 본거지를 쳤는데 지금은 이민호와 간수군들이 악당이 된 기분이었다.

“도련님! 포구 바깥에 명나라 군선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만일에 대비하는 게 좋겠습니다.”

“해적과 싸우지는 못해도 전공을 독차지하려고 같은 편을 공격할 수는 있다는 건가?”

물건을 외륜선에 싣고 있는 중에 계복이 경고하자 이민호가 고개를 돌렸다. 계복이 말한 대로 포구 바깥 쪽 바다에 처음보다 많은 50척 정도의 명나라 수군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러나 명나라 수군이 같은 편으로 싸운 외륜선들을 뒤치기 하거나 기습하기 위한 행동을 벌이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부러워서 손가락만 빨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계속 감시의 눈길을 그치지 않아야 했다. 전쟁터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나눠달라는 소리인가 보다. 해적 무기나 잡다한 해적 물건들은 배에 싣지 말고 해변에 쌓아둬라. 다 넘겨주면 싫은 소리는 못하겠지.”

해적들이 상선에서 약탈한 비싼 상품만 쏙 뽑아내 외륜선에 싣고 나머지 전공으로 삼을 만한 낡은 무기류는 명나라 수군에게 모두 넘겨주었다. 해적 가족들은 물론 석방된 중국인 포로까지 죄다 인계했다. 뒷일이 골치 아플까봐 명나라 국적이 아닌 포로들도 명나라 수군에 모두 넘겼다. 그리고 명나라 수군을 위해 외륜선을 뒤로 물려 포구를 비워주었다.

명나라 군선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포구에 돌입해 병사들을 땅에 내렸다. 명나라 수군이 해적이 사용하던 집들을 약탈하는 도중에 복건 순무가 이민호에게 와서 전공을 나눠줘 고맙다고 또 인사를 했다. 그 사이 해적들이 사용하던 수백 척에 달하는 배들이 남김없이 불타올랐다. 커다란 장물아비 상선도 화끈하게 타버렸다.

“순무 대인! 우리가 오는 것을 보고 산으로 도망간 해적이나 그 가족들이 몇 천 정도 있었소.”

“천주와 복주, 하문에 야불수를 보내 병력을 소집해 급히 오라고 했으니 내일쯤 군사들이 도착할 것 같소. 그때 수색해 오늘 도망간 해적들을 빠짐없이 잡아들이겠소.”

“오오! 순무 대인께서 수고 좀 해 주셔야겠습니다.”

명나라에서는 고관대작들이나 장수들에게 어느 정도 사병을 운용할 권리를 주고 그 사병들을 가정(家丁)이라 불렀다. 무예를 닦고 전쟁터에 나가는 주인을 따라다니던 이들 가정들 중에서 일부는 나중에 장수로 출세하기도 했다. 군영에서 연락, 정탐 등을 담당한 군사를 야불수라 불렀는데 중요한 임무인 만큼 가정 중에서 뽑는 경우가 많았다.

이민호는 병력을 풀어서 산에 숨은 해적들을 수색할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있었는데 명나라 수군이 해결해줄 것 같았다. 마치 손 안 대고 코를 푸는 것 같아 이민호는 기분이 좋았다. 해적의 주력을 잡는 중요한 일은 고산국이 다 했으니 나머지 잡일은 늦게 온 명나라 수군이 해야 형평에 맞았다. 그들도 전공을 세울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민호는 앞으로 한동안 팽호도에 해적들이 얼씬도 못할 것으로 기대했다. 가끔 팽호도를 순찰해서 그때마다 해적들을 몰아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잘못하면 떼를 지어 몰려드는 해적선들에게 순찰하는 배를 잃을 수도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려웠다.

“고산국 절도사 덕택에 오늘 대첩을 거둬 해적을 일망타진했소. 예의와 용맹을 겸비한 고산국은 앞으로 대명의 좋은 우방이 될 것 같소. 오늘 일을 조정에 자세히 보고하겠소.”

“바다 건너 가까운 이웃이니 당연히 좋은 우방이 되겠지요. 잘 보고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외륜선 화물칸에 싣고 있던 판매용 왜검 200자루도 복건 순무에게 넘겼다. 물론 신품 티가 안 나도록 바닷물을 뿌려 북경으로 수송하는 도중에 살짝 녹이 슬게 만들었다. 그러나 순무가 부하들을 시켜 왜검을 열심히 닦아 번쩍번쩍 광을 내도록 해서 이민호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해적의 가족들을 모두 육지로 호송하고 도망간 해적도 잡아야 했으므로 명나라 수군은 팽호도에 남기로 했다. 이민호는 해적 가족들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별로 좋은 운명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외륜선 다섯 척이 명나라 순무와 수군들의 열렬한 환송을 받으며 포구를 떠났다.

돌아오는 길에 각 선장들이 피해를 보고했다. 외륜선의 갑판이 높아 다행히 전사자는 한 명도 없었고 부상자가 몇 나왔다. 이것도 대포나 조총에 의한 부상자는 아니고 불에 데여 화상을 입거나 수류탄 비슷한 해적의 투척 무기에 파편상을 입은 부상자들이었다.

그나마 두꺼운 전투복이 파편 대부분을 막아줘서 무사할 수 있었다. 선장들이 이민호에게 배운 대로 소독한 칼이나 집게로 부상자의 몸에서 파편을 뽑고 도수 높은 소주로 상처부위를 소독해주었다.

외륜선들은 예외 없이 해적이 쏜 대포에 갑판 곳곳이 뚫렸다. 상선으로 쓸 작은 외륜선이 아닌 큰 외륜선에는 주로 두꺼운 목재를 썼는데도 판자로 가린 약한 곳들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임진왜란 왜선들 상대로는 까딱없었을 테니 명나라 해적이 일본 정규 수군보다 강한 셈이었다.

이번 해전을 통해 사람만 다친 것은 아니었다. 연자방아를 돌리던 황소 한 마리가 죽고 두 마리가 큰 부상을 입었다. 포탄이 현측을 뚫고 들어와 소들을 해친 것이다. 전사한 황소의 명복을 빌어주고 두 마리는 정중하게 안락사 시켰다. 예비로 두었던 다른 소를 연자방아에 묶으니 외륜선의 속도는 그대로 유지됐다.

고산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죽은 황소 세 마리를 해체해 배마다 고기를 나눠주었다. 여러 배에서 쇠고기를 굽고 삶아서 간수군들을 배불리 먹였다. 이민호는 쇠뼈를 모아 고산국의 양지바른 언덕에 묻고 위령비를 세우면 어떨까 하다가, 인간의 위선이 극에 달한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며 피식 웃었다.

고산국 부두에 도착하면 참전 수당과 전리품 배당 몫으로 간수군과 사공, 직할군을 불문하고 모든 참전자들에게 일인 당 은 열 냥씩 주기로 약속했다. 다들 기뻐했고, 역시 호구왕이라고 이민호를 칭송했다. 고산국의 국고에서 은 일만 냥이 한꺼번에 빠져 나갈 예정이었다.

배밑판에서 전리품을 확인하던 이민호는 입이 찢어졌다. 해적 본거지에서 빼앗아 온 벽돌차의 품질이 의외로 좋고 양도 많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해적들이 차를 무역하는 상선을 털었던 모양이었다. 이민호는 나중에 신라방 상인에게 황금 일만 냥을 받고 차를 넘겼다. 비단과 명나라 도자기도 값이 나가는 것이 많았다.

해적 두목의 배를 수색한 여진족 감불이 자물쇠로 잠긴 궤짝을 몇 개 실어 온 것은 선장실에 보관 중이었다. 이민호가 자물쇠를 부셔서 차례로 열어보니 하나는 금괴로 가득 차 있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궤짝에는 명나라에서 은을 정제해 무게에 맞춰 배 모양으로 만든 정은이 가득했다. 네 번째 궤짝에는 스페인과 베네치아 등에서 발행한 금화가,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상자에는 은화가 가득했다.

이 당시 어느 나라든 전리품이 생기면 대장 1대 나머지 1로 배분하는 것이 관습이었다. 그러나 악질 고용주 이민호는 수하들이 받은 것을 모두 합한 것보다 무려 스무 배 이상 챙겼다. 감불 등 여진족 수하들에게만 은 열 냥씩 더 주고 입을 닦았다.

유구국 사신이 슈리성 가까운 바다에 사쓰마의 배가 자주 출몰한다는 급전을 갖고 왔다. 이민호는 즉시 외륜선 두 척을 류큐 왕국으로 출동시켰다.

국왕이 부두까지 영접하러 나와서 이민호는 황송해 어쩔 줄 몰랐다. 물론 류큐 왕국 백성들이 보고 있으니 이 정도 쇼는 해줘야 했다. 이민호가 항상 공손해야 류큐 백성들이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만났다는 소리를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민호가 이 유능한 항해 민족에게 앞으로 시킬 일이 많았다.

“오랜만이오, 리 대신. 살마주의 흉악한 적들이 언제 침략해올지 몰라 과인은 항상 불안하다오.”

“국왕 전하의 충직한 군사들이 막아낼 수 있으니 심려치 마소서. 조총도 많이 만들었고 특히 군사들이 오래도록 무예를 닦았지 않습니까?”

수준은 좀 낮아도 총을 만들어서 줬으니 사쓰마의 소규모 공격은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기가 죽은 류큐 국왕과 백성들은 해안에 일본인이 탄 어선 한 척만 접근해도 놀라 큰 소동이 일어날 정도로 노심초사했다.

“류큐 군사들이 용맹한 것은 틀림없지만 해중국처럼 그렇게 강군은 아니라오.”

유구국 군사들은 개인을 놓고 보면 아주 훌륭한 전사이며 무예가였다. 아직 1625년 명나라 사람 진원빈이 유구국에 들어와 가라데를 완성하기 전이었으나 맨손 무술은 이미 유구국에 있었다. 유구국왕이 반란을 우려해 백성들은 물론 군사들이 평시에 무기를 소지하는 것도 금지했기에 현대 경찰봉 비슷한 톤파, 쌍절곤, 구절편도 흔히 사용했다.

“류큐 군사들을 고산국 배에 태우고 왜선이 자주 출몰한다는 곳에 가서 쫓아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음. 그것도 좋겠소. 대신들과 상의해보겠소.”

외륜선에 유구국 군사 몇 명을 태우고 왜선이 출몰한다는 동쪽 섬으로 향했다. 진짜 왜선이 두 척이나 있었는데, 군사가 아니라 평범한 어부들이 타고 있었다.

군선 두 척이 다가오는데도 일본인 어부들은 뭘 믿는지 엄청나게 당당했다. 끝까지 도망가지 않자 어이가 없어서 이민호가 물었다.

“일본인인 너희들이 왜 여기까지 와서 고기잡이를 하는 거냐? 여긴 류큐 왕국의 바다잖아!”

“류큐 어디서든 어로작업을 해도 된다는 주인장을 영주님이신 시마즈 도노에게서 받았습니다. 자! 이것을 보십시오!”

빨간 도장이 찍혔다 해서 주인장(朱印狀)이었다.

“너네 나라 영주가 남의 나라에서 마음대로 고기를 잡으라고 허가했다고 해서 그걸 또 믿는 건 뭐냐?”

“약한 나라는 이래저래 강한 나라에게 빼앗기는 법입니다. 농민이 사무라이에게 빼앗기듯이 말이죠.”

“오, 그래? 그런 논리에 동의했으니 똑같이 해주마.”

고민할 것도 없이 이민호가 어선 두 척을 나포했다. 어선을 외륜선 뒤에 달고 나하 항으로 돌아왔다. 엄청나게 많은 구경꾼들이 모인 가운데 이민호가 일본인 어민들에게 특이한 시합을 제안했다.

“나는 일본의 계급으로 따지면 고위 사무라이나 다이묘에 해당한다. 그러니 농민인 너에게 지시할 권한을 갖고 있다. 류큐 군사와 맨손으로 싸워라! 만약 이기면 풀어주겠다. 그러나 지면 죽인다.”

이민호의 협박이 통했는지 일본인 어부들은 죽을힘을 다해 싸웠다. 그러나 상대는 맨손 무술이 꽤 높은 경지에 오른 류큐의 정예병이었다. 상대방의 국적 때문에 초반에 살짝 위축됐던 류큐국 군사가 드디어 몸을 풀고 역습에 나섰다. 돌려차기가 일본 어부의 낯짝에 작렬하며 어부가 땅바닥에 쭉 늘어졌다.

“다음!”

간수군 수하들에게 시합에서 진 일본인 어부의 목을 베게 하고 다른 일본인 어부를 끌어내도록 했다. 젊은 일본 어부가 엉엉 울면서 류큐 병사에게 달려들다가 죽도록 얻어 터졌다.

류큐 왕국 사람들은 충분히 강했다.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아주는 게 급선무였다.

이민호는 사쓰마에서 고정적으로 운용하는 수군 세력이 없으니 만약 사쓰마가 침략한다면 바다에서 맞아 싸우면 된다고 국왕에게 설명했다. 물론 일본에서는 배 만드는 곳 따로, 운영하는 사공 따로, 노꾼 따로, 배를 기본적으로 지키는 병사들 따로, 배에 탑승하는 전투부대 따로인 따로국밥 체제라 대충 수군 군선을 꾸릴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수군이 아닌 육군 수송함대에 불과했다. 수군이란 이 모든 요소들이 오랜 시간 경험을 통해 합성됨으로써 전혀 새로운 힘을 내는 특별한 것이라고 이민호는 생각했다.

“유구국 군사들과 함께 승첩을 거둔 해중국 리 대신께 감사드리오.”

류큐 백성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가운데 국왕이 이민호에게 감사를 표했다. 국왕은 일단 속은 시원한데 뒷일이 걱정되는, 그런 애매한 표정이었다.

“이번 일처럼 해중국에 급보를 보내면 언제든 저희들이 달려올 테니 심려 놓으십시오, 전하.”

“그대만 믿겠소.”

“사실 남의 나라 군대란 믿을 게 못 됩니다. 예전처럼 유구국이 부국강병 굳건한 나라가 되기를 축원 드리옵니다.”

“정말 고맙소.”

그러나 이민호도 류큐를 수하로 부리고 싶어서 이렇게 정성을 쏟고 있으니 사쓰마와 다를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이미 결혼했으니 국왕의 막내딸은 못 데려간다고 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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