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유산-622화 (621/629)

622

<-- 문명 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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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루나R 지원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눈이 안 보이거나, 귀가 안 들리더라도 가상현실 게임에서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였다. 누구나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가상현실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사람들도 케즈론에서 전격적으로 시행한 루나R 지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케즈론 자체가 혁신적인 기술과 초고가 명품을 위시로 한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기는 했지만 가난하거나 어려운 사람들에게 많은 지원을 하고 더러운 비리를 저지르지 않아 청렴하면서도 인정이 가득하다는 이미지가 있기도 했다.

흔치 않게도 네티즌들이 포털 사이트 코멘트란에 칭찬 댓글을 달고 있을 때 누군가 장문의 글을 남겼다.

[안녕하세요. 케즈론 루나R 지원 사업에 뽑혀서 새로운 삶을 경험하고 있는 20대 후반의 남성입니다. 값비싼 루나R을 사지 못해 아쉬워하던 차에 정말 기쁘게도 케즈론에서 뽑아주셔서 케즈론Z와 루나R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 택배나 직원 분이 오셔서 건네주실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강시황 대표님께서 직접 방문하셨습니다. 혹시 홍보 영상 촬영차 방문하신 건가 했는데 카메라나 기자 없이 비서로 보이는 분과 단 둘만 오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케즈론 대표라고 해서 많이 긴장했는데 제가 다친 얘기를 듣고 정말 안타까워하시고 위로해주셔서 따스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왜 직접 방문했냐고 물으니 케즈론에서 하는 지원 사업이니 만큼 직접 살펴보고 차후에 더욱 큰 지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방문하였다고 했습니다. 어찌나 친절하시고 마음씨가 좋으신지 평소에 그토록 아프던 팔과 다리도 그 날은 유독 편안했습니다. 강시황 대표님을 만나서 기쁜 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

길고 긴 글이지만 사람들은 시황이 직접 방문해서 배송을 해줬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 기업의 대표가 이미지와 홍보 때문에 그런 일을 간혹 하긴 했지만 그건 말 그대로 홍보 때문이었다. 홍보가 아니고서야 그런 일을 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된 케즈론의 대표 강시황은 달랐다. 비서만 대동하고 직접 방문을 해서 케즈론Z와 루나R을 건네준 데다 그 어디에도 홍보 기사가 없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크게 감탄하며 진정성을 느꼈다.

그 장문의 댓글 밑에는 자기 집에도 시황이 왔다갔다는 글이 몇 개 더 올라왔다. 한 번으로도 대단한 건데 글이 안 올라온 것까지 감안하면 꽤 많은 집을 다녀간 듯 했다. 소리 소문 없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에 알게 된 사람들은 진심으로 시황의 인품과 인성에 감탄했다.

[케즈론이 괜히 세계 최대 기업이 된 게 아니네요. 대표가 저렇게 인성이 좋고 대단하니 가능한 일 아니겠습니까?]

[뉴스에 안 나서 그렇지 강시황 대표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엄청 지원한다고 하네요. 제 동생이 케즈론 다니는데 강시황 대표가 그런데에 진짜 신경 많이 쓴답니다. 직원 복지도 엄청 신경 쓰고요.]

-〉[헐... 케즈론 다니는 거 개 부럽다. 케즈론이 진짜 신의 직장이라던데 사실인가요?]

-〉[맞아요. 저랑 다르게 야근도 안 하고 주말에는 항상 쉬고 휴가도 엄청 자주 있고... 그러면서 연봉은 억대에요. 옆에서 보는데 진짜 부러워서 배 아픈데, 얘가 능력이 좋긴 엄청 좋아요. 학벌이 그렇게 뛰어나진 않아서 그렇지 진짜 능력자거든요. 그런데 지원서 넣는 데마다 번번이 떨어지더니 어떻게 알았는지 케즈론에서 뽑더라고요. 하여튼 개부러워요.]

그리고 취업준비생들에게 있어 케즈론은 꿈의 직장이기도 했다. 케즈론에 입사하게 되면 높은 연봉을 받는 건 물론이고, 거의 존재치 않는 야근, 정시 퇴근, 철저한 휴가와 주말 휴식, 그리고 다양한 복지 혜택을 받았다. 간혹 케즈론 직원들이 쓰는 회사에 대한 후기를 보면 누구라도 부러워서 견디기 힘들 만큼 대우가 대단했다.

얘기가 나오면 나올수록 시황의 대단한 점이 숨겨진 보석을 캐듯 나오니 사람들은 능력과 인성을 한없이 칭찬했다. 어느 사이트를 가더라도 [대기업 회장이 저지르는 짓]이라는 제목으로 시황이 행한 기부와 지원 사업 등, 선의 있는 일들을 주르륵 적어 놨다.

케즈론에 대한 호의와 호감도가 높아질수록 가상현실 또한 어느새 사람들의 삶에 자리를 잡아나갔다.

일반적인 게임처럼 단순하게 몬스터를 잡는 걸로만 즐기는 게 아니라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경치를 관광한다거나, 미세 먼지로 가득한 공원이 아닌 쾌청하고 가슴까지 상쾌해지는 카필로니아의 세계에 있는 공원에서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다. 물론 그 연인들 중에는 게임 상에서 사귀는 연인들도 상당히 많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케즈론에는 현실에 존재하는 식재료 또한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어 재료비를 아끼기 위해 각종 요리 테스트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업으로 채집을 해서 돈을 벌어 생활을 해나가는 중장년층도 생겨났다. 몸이 힘들지 않고 스킬을 익혀 나가는 재미가 있으니 현실에서 일하는 것보다 훨씬 즐거웠던 것이다.

이렇게 가상현실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 되자 각종 언론에서 시황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언론사 중 하나를 선택해 인터뷰를 하기로 한 시황은 케즈론 빌딩에 있는 대표실에서 20대 중반의 여성과 소파에 마주 앉았다.

시황과 마주앉은 20대의 여성은 긴장한 눈빛으로 시황을 살짝 바라봤다. 처음으로 만나게 된 시황은 눈을 쉽사리 마주치기 어려울 정도로 빛이 나는 남자였다. 잘 생겼다, 멋지다의 개념이 아니라 몸에서 찬란한 기상이 흘러넘쳤다.

잠시 넋을 읽고 시황을 바라보던 기자는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이제 인터뷰를 진행할건데 괜찮으신가요?”

“괜찮아요. 시작하세요.”

기자는 36개월 할부로 산 케즈론Z의 녹음 기능을 켜고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수많은 노력 끝에 만드신 가상현실 게임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가 세계에서 이례적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사실 게임을 출시하기 전까지 큰 걱정을 했습니다. 과연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가지 않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다들 기뻐해주셔서 한시름 놓게 되었습니다. 인기 없었으면 울었을지도 몰라요.”

“어머, 귀여, 아, 아니.”

긴장을 했던 기자는 시황이 울 뻔했다는 말에 자기도 모르게 귀엽다는 말이 나오려고 하자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한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기업의 대표였다. 30살 초반의 나이와 다르게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말을 가볍게 해서는 될 상대가 아니었다. 혹시 방금 귀엽다는 말을 듣고 시황이 기분 나빠 했을까 걱정이 되어 기자의 눈가에 두려움이 살며시 생겨났다.

“귀엽다고요? 사실 그런 말 많이 들어요. 단번에 알아보셨네요.”

“그, 그런가요?”

다행스럽게 시황이 가볍게 웃으며 대답하자 기자가 안도했다. 평범한 사람이 하면 별 거 아닌 반응인데 그 대단한 시황이 저렇게 유머러스하게 넘겨주자 느낌이 전혀 달랐다.

그녀는 예쁘장한 미모 덕에 주변 남자들에게서 인기가 많아 갑의 입장으로 행동하며 한없이 도도했었는데 지금은 호랑이 앞에 있는 생쥐처럼 시황이 아주 사소하게 배려만 해줘도 감동, 또 감동을 하며 호의 가득한 얼굴을 했다. 평소와 완벽하게 반대의 입장이 된 것이다.

인터뷰는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에 대한 각종 정보와 지원 사업 등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다.

“앞으로 가상현실 세계를 어떤 식으로 발전해 나가실 생각이신가요?”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풍족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건 물론이고, 카필로니아에서 여러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자면 가상현실에서 인터넷을 한다거나, 케즈론에서 파는 상품을 입거나 체험해 보고 간단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와, 그렇게 되면 가상현실 세계가 더욱 폭넓어지겠네요. 저도 다음에 꼭 해봐야겠어요. 그러면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나 다짐이 어떤지 말씀해주시겠어요?”

“케즈론에서 가상현실 게임을 만들었지만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세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더욱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을 보내실 수 있도록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발표해 나갈 예정이니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인터뷰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자는 조금 아쉬워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시황과 대화를 나눈 것도 아니고 맞은편에 앉아서 인터뷰를 한 것만으로 계속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저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았고 간혹 웃어주거나 눈을 마주치기만 해도 수줍은 미소가 나왔다. 팬이라거나 이성으로서 관심이 크게 있는 것도 아닌데 직접 만나게 되니 시황의 늪과 같은 매력에 빠져서 헤어 나올 수가 없었던 것이다. 참으로 기묘한 일이었다.

인사를 한 기자는 아쉬운 듯 몇 번 시황을 힐끔 쳐다보고는 대표실을 나갔다.

기자가 나가고 잠시 뒤, 진아가 들어왔다. 마치 아나운서처럼 우아한 복장을 하고 있으면서도 그녀는 곧바로 시황의 무릎 위에 앉아 키스부터 하였다.

진아는 케즈론을 경영하면서 경영자로서 큰 인기를 얻었고 그 덕에 뉴스에 번번이 등장하는 건 물론, 여자 아이들에게는 미래에 가장 되고 싶은 사람 1위로 뽑히기도 하였다. 세련되고 지적이면서도 도도함이 가득한 그녀의 미모는 아이돌적인 인기를 끌만큼 인기가 있었는데, 기묘하게도 남자에 비해 여자들에게서 압도적인 인기를 얻었다.

진아를 소개하는 영상만 봐도 카리마스 있는 경영으로 케즈론을 이끈다고 할 만큼, 세간의 사람들에겐 능력 있는 남자들을 자유자재로 통솔하는 여제와도 같은 강인한 이미지로 보이고 있었다.

그런 면 때문에 여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긴 했지만, 정작 진아는 시황의 앞에선 그 어떤 여자보다 애교 많고 사랑을 갈구하는 한 명의 여자일 뿐이었다. 여제니 뭐니 하는 수식어가 많지만 지금 진아만 봐도 시황의 목을 끌어안고 볼을 발그레하게 물들이며 정신없이 키스를 하기 바빴다.

“인터뷰 잘 하셨어요?”

“잘 했지. 별 건 없었어. 앞으로 계획 말해주고 감상 말해주고. 아, 그러고 보니까 이번에 새로 지으려는 빌딩 얘기는 안 했네.”

막대한 돈을 번만큼 강남 한복판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짓기 위한 준비를 한창 하고 있었다. 땅값만 해도 억이 아닌 조소리가 나왔지만 지금의 케즈론에게 있어선 그 정도 돈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1000미터에 달하는 초고층 빌딩은 각종 마법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건물로 만들 예정이었다. 가장 높은 층은 시민들이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에 개방할 예정이었지만 그 아래에 있는 몇 개의 층은 시황과 연인들이 호텔처럼 쓰기 위해 비워둘 생각이었다.

“가상현실하고 관련된 얘기만 한 거예요?”

“그렇지. 그런데 진아도 요즘 인기 많더라? 인터넷 보니까 네 사진 올라오면 여자애들이 엄청 좋아하던데. 뭐라더라? 차갑고 도도한 모습이 매력적이라던가?”

“하지마세요. 부끄러워요. 그런 성격도 아닌 걸요. 다들 절 오해하고 있는 거예요.”

진아는 민망해 하며 시황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차갑고 도도하기는커녕 열풍이 부는 듯한 여성스러움과 귀여움이었다. 다만 이런 모습은 시황에게만 보여주다 보니 잘 모르는 사람들은 충분히 차갑고 도도하다고 느낄만 했지만.

“그런가? 잘 모르겠는데. 확실히 차갑고 도도한 느낌이 있는 것 같기는 해.”

“아니에요. 애교라도 부려볼까요?”

“응. 해봐. 보고 싶어.”

“자, 잠시만요.”

진아는 가볍게 심호흡을 했다. 선천적으로 귀여운 아루나 온갖 애교를 부리는 유미 같은 애들과는 다르게 사실 그렇게 애교를 부리거나 귀엽게 행동하는 건 잘 못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시황이라면 가능했다.

“진아는 오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오빠 보니까 또 키스하고 야한 거 하고 싶어요. 절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주세요... 으윽... 안 되겠다.”

결국 진아는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다시 시황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아루나 다른 여자애들처럼 귀여운 흉내를 내보려고 했는데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이 타는 것만 같았다. 시황이니까 이런 애교를 부린거지 다른 남자라면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왜 그래 귀엽기만 한데. 그런데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달라는 건 너무 야한 거 아니야? 그건 애교가 아니라 유혹인데.”

시황은 그대로 소파에 진아를 눕혔다. 단정하던 옷이 흐트러지고 새하얀 허벅지가 드러났다. 어차피 올 사람도 없었고 마법으로 안전장치를 해두었기 때문에 시황은 진아의 치마 안에 손을 넣어서 팬티를 벗겨냈다.

“다른 애들 하는 거 보고 따라 해봤어요. 하아, 민망해라.”

엉덩이를 살짝 들어 팬티를 쉽게 벗기게 해주는 건 전혀 민망해 하지 않으면서 방금 전 애교 부린 건 민망한지 진아는 아직까지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진아를 보고 있으니까 새삼 신기하긴 하다. 내가 이렇게 대단한 여제한테 사랑을 받으면서 야한 짓을 할 수 있다니.”

시황은 진아의 블라우스와 브래지어까지 벗겨내며 말했다. 희고 고운 진아의 가슴이 드러났다. 가볍게 주무르자 기분 좋은 감촉을 손 가득 느껴진다.

“무, 무슨 말이세요. 오빠가 훨씬 더 대단한 걸요. 전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진아는 경영적인 부분만 도와줬을 뿐, 케즈론에서 나온 모든 상품은 시황이 만든 거였다. 진아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TV에서 경영의 여제라고 하면서 불러봐야 민망하기만 할 뿐이었다.

“아닙니다. 다 경영의 여제 님 덕분에 우리 케즈론이 이렇게 성장한 거죠. 하여튼 저 지금 엄청 흥분 되는데 감히 여제님과 야한 짓을 해도 되겠습니까?”

“네... 괜찮아요. 마음껏 해주세요.”

여제라는 표현에 민망해 하던 진아는 야한 짓을 되겠냐는 시황의 물음에 수줍게 웃으며 허락을 했다. 그러자 흥분한 시황이 가슴을 핥고 빨아주자 진아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비록 부모님과의 사이는 좋지 않았지만 시황과 이렇게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 아무것도 필요가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그 어떤 시련이 생기더라도 시황만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진아는 시황을 꼬옥 끌어안았다.

========== 작품 후기 ==========

죄송합니다.

어제는 어떤식으로 마무리를 해나가야할지 고민하느라 올리지 못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면서 차근차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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