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유산-604화 (603/629)

604

<-- 문명 발전 -->

제목은 [좋아해 오빠]였다. 심플하면서도 가사에 담긴 내용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정한 제목이었다.

뮤직비디오라고 할 수 있는 영상에는 그 어느 때보다 사랑스러운 아루가 케즈론 성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정원을 고양이와 뛰어다니거나 꽃밭에서 빙그르르 돌며 귀엽고 깜찍한 장면을 연출했다.

영상의 배경음으로 아루가 부른 노래가 깔렸는데 잠깐이라도 듣는 순간 느껴지는 엄청난 중독성에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아루의 노래가 계속 울려 퍼질 정도였다.

이제까지 올라온 영상들의 반응이 좋기는 했지만 이건 그때와 비교도 되지 않은 폭발성을 가졌다. 지독한 중독성을 가진 리듬과 고막이 녹아내리는 듯한 아루의 귀여운 목소리, 그리고 화사한 영상미까지 가미되자 남자, 여자는 물론이고 어린애들도 계속해서 아루의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노래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올라갔다. 하루만에 100만이 넘었고 자고 일어나니 300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700만으로 점점 조회수의 상승폭이 커져갔다.

댓글만 봐도 한글은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전 세계의 언어가 적혀있었다. 대부분 아루가 너무 귀엽다거나 배경이 예쁘다는 식의 찬사가 적혀 있었다.

유튜브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어느 순간 1억이라는 엄청난 조회수가 넘더니 3억이라는 조회수에 도달했다. 불과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이룬 결과였다. 이쯤 되니 조회수가 점점 뜸하게 올라가긴 했지만 여전히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고 얼마나 조회수가 더 오를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니 항상 그렇듯 여러 언론에도 [좋아해 오빠]를 소개했고 상큼함과 귀여움으로 어린애들이 가장 선호하는 노래로 뽑히기도 했다.

그래서 시황은 이 기세를 몰아 각종 음원 사이트에도 노래를 등록했고, 거리를 나가면 아루가 부른 노래를 흔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붐이 생겨났다. 가수가 아님에도 핫하다는 가수들을 전부 제치고 모든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었다.

인기가 생긴 만큼 언론사나 공중파, 케이블 TV 등에서 섭외 요청이 왔지만 시황이 전부 거절했다. 아루가 인기나 돈에 전혀 관심이 없기도 했고 그런 귀찮은 일을 시키고 싶지 않기도 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상당한 양의 경험치를 얻었다. 어느덧 8레벨에 상당히 근접했다. 이제 조금만 더 경험치를 얻으면 8레벨이 될 텐데 그 조금이라는 게 실질적인 양만 따지만 상당히 컸다. 자잘한 걸 한다고 될만한 경험치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손쉽게 경험치를 획득할 방법을 시황은 알고 있었다.

시황은 황미선에게 연락을 했다.

**

평일 이른 오전.

시황은 깔끔한 옷을 차려입고 거실 소파에 앉아서 기다렸다. 잠시 기다리자 2층에서 아루가 천천히 걸어내려왔다.

평소와 다르게 아루는 상당히 옷을 잘 차려입고 있었다. 고급 재질의 다리가 비치는 검은 스타킹과 우아한 라인의 코트는 어려보이기만 평소의 아루와 다르게 지적이면서도 성숙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오빠, 옷 다 입었어요.”

아루는 시황에게 달려와 안기었다. 섹시하게 화장까지 했으면서 행동은 평소의 아루와 다를 바가 없었다.

“찬미가 옷 골라준 거야?”

“네. 찬미 언니가 이렇게 입으면 오빠가 좋아할 거라고 했어요. 저 예뻐 보여요?”

“응. 예뻐.”

시황은 아루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춰주었다. 아루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퍼져나간다.

“그러면 이제 가자.”

“신난다. 헤헷.”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기뻐하는 아루와 함께 차를 타고 동물원으로 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먼저 용언으로 존재를 희미하게 만들었다. 이래야 아무런 소란 없이 편안하게 동물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내리자 아루가 신기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평일이라 그런지 동물원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연인들과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표를 끊고 동물원으로 들어갔다. 아루의 손을 잡은 채로 천천히 동물원을 감상하며 돌아다녔다. 처음 오는 동물원이라 그런지 아루는 평소보다 더 환한 표정으로 시황을 끌고 다니며 동물을 감상했다.

“오빠 저기 봐요. 곰이에요. 저거 TV에서 본 적 있어요.”

아루는 시황을 데리고 한가롭게 누워서 쉬고 있는 곰에게로 갔다. 아무런 의욕도 없는지 곰은 무기력하게 누워서 숨만 쉬고 있을 뿐이었다.

“꺄아, 귀여워라. 털 엄청 부드러울 것 같아요.”

그런 곰을 보면서 아루는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저렇게 즐거워하는 아루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예전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이 밝아진 아루를 보니 문득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는 무서워서 자신의 눈도 못 마주치고 벌벌 떨었었는데 말이다.

“저기로 가요. 귀여운 늑대가 있어요.”

아루는 시황을 데리고 이번엔 여러 마리의 늑대가 있는 곳으로 갔다. 늑대 역시 철창 안에서 할 일 없이 걸어 다니고 있었다.

“아앙, 귀엽다. 막 걸어 다녀요. 털 만지고 싶어라. 엄청 부드러울 거 같아요.”

“그렇게 좋아?”

“네. 헤헷. 귀여워서 좋아요.”

아루는 미나처럼 동물을 좋아했다. 물론 그 중에서도 고양이를 가장 좋아했지만 다른 동물들도 전부 좋아하는 듯 했다.

시황은 손을 잡고 아루와 동물원을 전부 돌아봤다. 어떤 동물을 보든 아루는 기뻐하면서 케즈론 제로를 꺼내 사진을 찍기 바빴다.

온갖 몬스터를 다 만나고 온 시황에게야 동물원의 동물은 크게 흥미를 가질 것도 없었지만 아루가 즐거워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덩달아 즐거워졌다.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 오후가 되었다. 슬슬 식사를 할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동물원을 나와 근처 수제 햄버거 집으로 갔다. 아루야 뭐든 다 잘 먹었기도 했지만 항상 환한 표정으로 음식을 먹는 모습은 보는 사람도 기쁘게 했다. 조만간 음식을 먹는 영상도 촬영해야 할 듯 했다.

햄버거를 다 먹고 이번엔 놀이공원으로 갔다.

표를 끊고 입장을 하자 아루는 마치 처음 놀이공원에 와보는 아이처럼 여기저기 둘러보기 바빴다.

“뭐 타보고 싶은 거 있어?”

“저거 타보고 싶어요. TV에서 타는 거 봤어요.”

아루는 회전목마를 가리키며 말했다.

시황은 아루를 데리고 줄을 섰다. 평일 오후인데도 놀이공원에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 제법 기다리고야 회전목마를 탈 수 있었다.

말 위에 올라탈 때부터 아루는 두근두근하는 기대감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아루의 입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꺄, 오빠 저절로 움직여요. 엄청 재밌어요.”

바로 옆 쪽 말에 올라탄 시황은 그런 아루를 보며 가볍게 웃었다. 저렇게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좋아하는 아루는 처음 보는 듯 했다.

비록 조잡하게 만든 말이기는 했지만 그 위에 타고 있는 아루의 모습은 일국의 공주라 해도 이상치 않을 정도로 선명한 아름다움이 넘쳐났다.

회전목마를 다 탄 뒤에 아루와 함께 놀이공원을 돌아다녔다.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용언을 사용한 덕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 바로 옆에 시황과 아루가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심지어 몇몇 사람의 휴대폰에선 아루가 부른 좋아해 오빠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해가 저물어갔다. 아루가 무서워서 타지 못한 몇몇 놀이기구가 있기는 했지만 짧은 시간에 최대한 알차게 놀이기구를 타고 놀았다.

거의 쉬지도 않고 돌아다녔기 때문에 시황은 아루와 함께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따뜻한 코코아를 사서 아루에게 건네주었다.

“이제 그만 갈까?”

탄산음료를 마시며 시황이 아루에게 물었다. 자신이야 아무리 돌아다니고 힘든 일을 해도 지친다는 감각을 느끼기도 어려웠지만 아루는 그게 아니었으니까 이제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아루는 조금 더 놀고 싶어요. 안 돼요?”

아루가 애원하는 눈빛을 지었다.

“안 힘들어? 더 놀고 싶으면 놀아도 괜찮은데 힘들까봐.”

“하나도 안 힘들어요.”

“그래? 그러면 조금만 더 놀고 가자. 알겠지?”

“네. 오빠 감사합니다.”

아루는 시황을 끌어안고는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이렇게 시황과 놀고 있으니 너무 기뻐서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정말 행복했다.

시황은 아루와 함께 몇 개의 놀이기구를 더 타고 나서 슬슬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 어느새 꽤 늦은 시간이 되어 주변이 칠흑의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놀이공원에서 나오는 환하고 아름다운 빛이 사방을 채우자 아루는 환한 얼굴로 그 광경을 둘러봤다.

“사진 찍을까?”

“앗! 찍고 싶어요.”

“잠깐만.”

시황은 회전목마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회전목마 앞에서 가벼운 스킨십을 하며 자세를 취하자 부탁을 받은 젊은 여자가 사진을 찍어주었다.

“사진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아루의 정중한 인사에 여자는 가볍게 웃으며 친구들과 함께 떠나갔다.

“이제 가자.”

시황은 아루를 데리고 놀이공원을 벗어났다. 차에 타자 아루가 조금 아쉬워하기는 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곧바로 집에 가지 않고 이전에 살던 집으로 갔다. 여자애들과 놀 때밖에 오지 않았지만 이렇게 따로 집이 있으니 상당히 유용하게 쓸 수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집으로 들어갔다.

“옛날집이다.”

간만에 오는지라 아루는 기뻐하면서 뛰어다녔다. 입은 옷은 은근한 섹시함을 풍기는 성숙함이 가득했는데 하는 한없이 행동은 순수하기만 했다.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잊고 저렇게 활발해진 것만으로도 시황은 흐뭇하기만 했다.

“이제 씻자. 이리와.”

“네.”

시황은 아루의 옷을 벗겨주었다. 성숙한 매력을 풍기는 옷을 벗겨내고 검은색의 옅은 스타킹도 벗겨주었다. 그러자 귀여운 고양이 그림의 속옷이 나왔다. 시황은 그 속옷도 가차 없이 벗겨냈다.

자신의 옷도 다 벗고 시황은 욕실로 갔다. 따스한 물로 커다란 욕조를 채우는 동안 아루와 키스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욕조에 따듯한 물이 다 차자 시황은 아루와 함께 들어갔다. 그러자 아루가 시황의 위에 올라타서는 목을 끌어안고 계속 키스를 했다. 능숙하게 아루의 혀가 움직이며 시황의 입을 유린했다.

한참 키스를 하고 나서야 아루가 입술을 떼어 냈다. 따스한 물을 열기 때문인지 흥분 때문인지 아루의 볼이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오늘 재밌었어?”

“정말 재밌어요. 또 동물원도 가고 놀이공원도 가고 싶어요.”

아루는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지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러면서 부풀어 오른 시황의 성기를 자신의 음부로 살짝살짝 문질렀다.

“여기 와서 외롭거나 하지 않아? 여기는 아루 고향이 아니잖아.”

“여기가 좋은 걸요. 옛날에 살던 곳으로는 절대 가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거기에 절대 보내시면 안 돼요. 아루는 계속 오빠하고 언니들하고 살고 싶어요.”

아루가 시황을 놓지 않겠다는 듯이 강렬하게 끌어안았다. 시황과 상냥한 언니들을 떠나서 옛날에 살던 곳을 돌아간다는 생각만으로도 아루의 얼굴엔 숨길 수 없는 두려움이 피어났다. 절대로 시황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걱정 마. 절대로 그럴 일 없으니까. 혹시 외로울까 해서 물어본 거야.”

“정말요? 아루는 안 외로워요. 지금이 살면서 가장 행복해요. 그래서 오빠랑 평생 같이 있고 싶어요.”

“내가 좋아서 그런 거야?”

“오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아루한테 가장 소중한 사람인 걸요. 그리고 상냥한 언니들하고 친구도 많이 생겨서 너무 기뻐요.”

아루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스스럼이 없었다. 얼마나 시황이 좋은지 아루는 끓어오르는 사랑을 참지 못하고 다시 시황에게 진득한 키스를 했다. 순수한 얼굴과 다르게 아루의 혀가 음란하게 시황을 유린했다.

시황은 이쯤이면 됐다고 느꼈다. 지금이라면 최고의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자신만 해도 아루에 대한 사랑으로 가슴이 가득 채워졌으니까.

목욕을 빠르게 마친 시황은 평소와 다르게 섹스를 하지 않고 아루에게 옷을 입혔다. 그리고 케즈론의 성으로 건너갔다.

========== 작품 후기 ==========

어제는 개인사정상 못 올리지 못해 오늘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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