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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602화 (601/629)

00602  문명 발전  ========================================================================= Reg

시황은 아루를 쓰다듬어 주며 먼저 어떤 식으로 영상을 찍을지 고민했다. 일단 자신을 소개하는 게 먼저였다. 분명 아루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들은 남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큰 반감을 가질 게 뻔했기 때문에 최대한 사람들의 반감을 덜 가지도록 용언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었다.

대략 생각을 정리한 시황은 찬미의 방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하는 찬미의 모습이 보였다.

컴퓨터로 시황의 사진이 나온 기사를 보고 있던 찬미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켜둔 창을 꺼버렸다. 그리고 괜히 아무것도 없는 바탕화면에서 마우스만 움직였다.

“찬미야, 뭐해?”

“잠시 컴퓨터하고 있었어요.”

언제 놀랐냐는 듯 이내 평소와 같은 고요한 안색을 되찾은 찬미가 컴퓨터를 끄고 일어나며 대답했다.

“내 사진 보고 있던 거 아니야? 들어올 때 보니까 모니터에 내 모습 보이던데.”

“잠시 뉴스 보고 있었어요.”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던 거야? 말을 하지. 찬미가 원하기만 하면 내 얼굴 말고도 중요한 곳까지 전부 보여줄 수 있는데.”

시황이 끌어안으며 말하자 찬미가 살짝 민망해했다. 시황의 사진을 보고 싶어서 뉴스를 클릭한 건 사실이었다.

“오빠가 나온 뉴스가 있길래 보고 있었어요. 사진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그래? 별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당황했어? 꼭 보면 안 되는 거 보다가 걸린 사람처럼 행동하던데.”

“항상 이렇게 오빠하고 행복하게 지내는데 컴퓨터로도 오빠 사진 보고 있는 걸 들킬까봐 당황했던 것 같아요. 너무 오빠 좋아하는 티를 내는 것 같아 부끄러웠나 봐요.”

찬미는 덤덤하게 자신의 생각을 시황에게 밝혔다. 민망할 수도 있는 표현이었지만 찬미의 표정은 고요했다. 시황을 그만큼 좋아하는 게 사실이니 생각해보면 부끄러워할 것도 없었다.

“고마워. 나 같은 사람을 그렇게 좋아해줘서.”

“그 반대에요. 오빠니까 이렇게 좋아하는 거예요. 저희들에게 너무 미안해하실 필요 없어요. 다들 오빠를 너무나 좋아하니까 지금 상황을 납득하고 받아들이는 거니까요. 저만해도 오빠가 아니었으면 전 평생 남자와 대화조차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지셔도 괜찮아요.”

“그런 거겠지? 찬미 말 들으니까 힘이 되네. 내 옆에 찬미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니까.”

시황의 진심어린 고마움에 찬미는 산뜻한 미소를 지었다. 시황이 이렇게 자신에게 의지를 한다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 기뻤다.

“그런데 제 방에는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아, 그래. 너한테 아루 영상 좀 찍어달라고 부탁하러 온 거야. 이번에 내가 아루의 남자 친구라는 걸 밝힐 거거든.”

“밝혀도 괜찮은 가요?”

“그럼. 괜찮고말고. 그리고 유튜브 장르를 조금 바꿔서 다양한 영상도 찍을 거야. 아루가 나한테 요리해주는 영상 같은 것도 찍을 거니까 찬미가 잘 가르쳐줘.”

“알겠어요. 그런데 아루도 이제 요리를 잘 하니까 지금 당장 하더라도 별 문제는 없을 거예요.”

“그래?”

시황은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부터 여러 가지 구상이 머릿속을 떠돈다.

찬미를 데리고 아루의 방으로 갔다. 아루는 침대에 누워서 고양이하고 웃으면서 놀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울적해 하더니 시황의 위로로 다 털어낸 듯 했다.

시황은 아루에게 어떤 식으로 영상을 찍을지 설명해주었다. 아루는 그 누구보다 순수한 거지 머리가 나쁜 게 아니었다. 덕분에 시황이 하고자 하는 말을 손쉽게 이해했다.

“자, 그러면 찍을 게.”

시황의 신호와 함게 찬미는 카메라를 들고 침대에 앉아 있는 아루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 소박하고 간단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아루의 미모는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아루에요.”

아루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 영상을 계속 찍어서인지 상당히 자연스럽게 대사를 했다.

“댓글을 보고 저에 관한 수많은 추측들을 해명하고 싶어서 갑작스럽게 영상을 찍고 있어요. 몇몇 분께서 저한테 남자 친구가 있는 거 아니냐는 글을 쓰셨는데요...”

아루는 잠시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말을 멈추었다. 이때 시황은 나직하게 용언을 사용했다. 아루가 하는 말을 들으면 화가 느껴지긴 커녕 더욱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마법을 걸었다.

시황의 신호와 함께 아루는 다시 카메라를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추측하신 그대로 저 남자 친구 있어요. 자꾸 남자 친구 있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생각하신 그대로에요. 저한테는 정말정말 좋아하는 남자 친구가 있어요. 부럽죠? 헤헤.”

살짝 웃는 아루의 미소는 그 어느 때보다 빛이 났다. 사람들에게 남자 친구의 존재를 밝히며 기뻐하는 아루를 보노라면 그 누구라도 화를 내거나 욕을 내지 못할 만큼 순수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했다.

“제 남자 친구는요. 엄청 상냥하고 자상한 사람이에요. 정말 얼마나 착한지 몰라요. 그런데 몇몇 분들이 제가 남자 친구를 숨긴다고 하시는데, 그건 사실과 달라요. 전 한 번도 숨기려고 한 적이 없어요. 우리 오빠가 얼마나 멋지고 좋은 사람인지 오히려 항상 자랑하고 싶었는걸요. 여러분들도 우리 오빠 보면 엄청 좋아하실 거예요.”

보통 해명이라고 하면 남자 친구가 있어도 없다고 하는 게 보통이지만 아루는 반대로 순수하게 인정을 했다. 오히려 사람에게 시황을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순수하기 그지없는 그 모습에 시황조차 미소가 지어졌다.

“누군지 궁금하시죠? 지금 제 옆에 있으니까 바로 소개 해드릴게요. 오빠, 나와 주세요! 네? 부끄럽다고요? 아잉, 뭐가 부끄러워요. 빨리 사람들한테 오빠 보여주고 싶단 말이에요. 얼른요.”

아루는 시황이 시킨 대로 착실하게 행동했다. 물론 그렇다고 연기나 가식을 떠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시황을 사람들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순수한 얼굴로 귀엽게 애교를 부리는 아루의 모습은 남자라면 혼이 빠지고 흐물흐물 녹아내릴 만큼 달콤했다.

“안 되겠어요. 제가 데리고 올게요.”

아루는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시황의 손을 붙잡고 끌고 왔다. 시황은 끌려가기 전에 호감이라는 단어를 내뱉으며 용언을 써두는 걸 잊지 않았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강렬한 호감을 느끼게 하는 용언이었다.

“헤헷. 아루의 남자친구랍니다. 어때요? 멋있죠? 오빠, 영상을 보는 사람한테 자기소개 해주세요.”

“바, 반갑습니다. 강시황입니다. 이런 영상 찍으니까 왠지 쑥스럽네요.”

“오빠가 부끄러워하는 거 재밌다.”

아루는 평소보다 더 활기차게 웃으며 즐거워했다. 사람들한테 시황이 남자 친구라고 소개한다는 사실에 정말 기뻐하고 있었다. 그 순수한 감정이 시황의 용언으로 증폭되어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오빠, 여기 앉아요.”

아루가 시황을 침대에 앉혔다. 그러자 옆에서 왔다 갔다 하던 고양이가 뛰어오르더니 시황의 무릎에 앉았다. 잠시 고양이를 만지던 시황이 입을 열었다.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강시황입니다. 많은 분들이 놀라셨을 거라고 생각하셨지만 아루가 꼭 절 소개 하고 싶다고 해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또 쟤야 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그 누구보다 아루를 사랑하고 있으니 예쁜 눈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맞아요! 저도 오빠 엄청엄청 사랑해요.”

아루는 환하게 웃더니 시황의 뒤에서 끌어안았다. 얼마나 시황을 좋아하는지 행동과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나 촬영을 하고 있는 찬미조차 흐뭇한 웃음을 짓고 말았다.

“이제 아루가 마무리 해야지.”

“헤헤. 그러면 다음에 또 봐요. 전 이제 오빠랑 놀 거예요. 안녕~”

아루가 손을 흔드는 걸로 녹화가 마무리 되었다. 아루는 녹화가 끝났지만 그대로 시황을 껴안은 채로 계속 엉겨붙어있었다. 녹화 때문에 과장되게 행동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도 시황을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게 그대로 드러났다.

“긴장 안 했어?”

녹화가 끝나자 시황은 엉겨 붙은 아루에게 다정하게 물었다

.

“긴장이요? 모르겠어요. 전 사람들한테 오빠를 소개해서 너무 기쁘기만 한 걸요.”

“아루야, 옆으로 와 봐.”

“헤헷. 네.”

아루가 옆에 앉자 시황은 살짝 아루를 끌어안고 조심스럽게 볼에 입을 맞춰주었다. 마치 드라마에서 순수한 연애를 하는 연인 같은 그런 달콤함이 녹아 있었다.

“저도 하고 싶어요.”

그러자 아루도 시황에게 엉겨 붙어 볼에 입을 맞추었다. 야릇하다거나 섹시하다기 보단 소녀다운 순수함이 가득한 그런 뽀뽀였다.

찬미는 여기까지 확실하게 녹화를 한 다음에 카메라를 껐다.

“녹화 종료했어요.”

찬미는 시황에게 말했다. 아까 아루가 한 마무리 인사는 실제적으로 마무리가 아니었다. 카메라가 꺼진 이후에도 얼마나 서로를 좋아하는지 보여주기 위한 멘트였을 뿐이었다. 그래서 볼에 입을 맞춘 거지 아니었으면 곧바로 진득한 키스를 했을 것이다.

“고생했어, 아루야.”

“전 하나도 안 힘들었어요. 근데요. 저 오빠랑 계속 뽀뽀하고 싶어요. 해도 돼요?”

“아루가 뽀뽀하고 싶으면 해야지.”

“헤헤. 좋아라.”

아루는 다시 시황에게 엉겨 붙어 여기저기 입을 맞추었다. 시황이 침대에 드러눕자 아예 그 위에 올라타서는 진하디 진한 키스를 했다. 방금 전 볼에 한 키스는 전체연령가였다면 지금 하는 키스는 19세 미만은 시청하면 안 될 정도로 음란함이 가득했다.

방금까지 그토록 순수한 아름다움을 풍기던 아루였지만 지금은 섹기가 가득했다. 어느새 아루의 손은 시황의 성기를 더듬었고 당연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진득한 사랑을 나누었다.

아루의 질에 사정을 하는 걸로 섹스를 마친 시황은 방으로 돌아가서 간단하게 동영상 편집을 했다. 최대한 아루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이 잘 표현이 되도록 편집을 하고는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마지막 부분에 녹화가 끝난 척 하면서 볼에 서로 뽀뽀를 하는 장면을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루의 새로운 영상이 올라가자 조회수가 빠르게 올라갔다.

별 생각 없이 귀여운 아루와 고양이를 보러왔던 시청자들은 갑작스러운 아루의 남자 친구 고백에 어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평소보다 더욱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루의 모습에 사람들은 넋이 빠진 듯 흐뭇한 웃음을 지으면서도 거대한 분노를 느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누구보다 순수한 아루에게까지 남자 친구가 있다는 말에 세상이 무너지는 듯 했던 것이다.

안 나오려는 시황을 아루가 끌고 나오자 영상을 보던 시청자들은 큰 탄식을 내뱉었다. 결국 아루마저 시황의 마수에 넘어가고 말았다. 몇몇이 장난스럽게 아루처럼 예쁘면 시황이 탐낼 거라던 말이 사실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시황이 진중한 표정으로 하는 말에 사람들은 분노보단 묘한 호감을 느꼈다. 이상하게 영상을 보고 있으니 귀여운 아루와 시황이 잘 어울렸던 것이다. 화가 나기 보단 둘이 잘 되었으면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헤헤. 그러면 다음에 또 봐요. 전 이제 오빠랑 놀 거예요. 안녕~”

마지막에 시황에게 엉겨 붙어 손을 흔드는 아루의 모습은 그 어떤 남자라도 웃음을 짓게 만들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끝난 줄 알고 영상을 끄려던 사람들은 마지막에 비하인드 스토리처럼 녹화가 끝난 이후에 시황과 아루가 순수하게 뽀뽀를 하며 서로의 애정을 느끼는 부분에서 침까지 삼키며 바라봤다. 남자든 여자든 그 달콤한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정말 영상이 마무리 되자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폭발적으로 댓글을 달았다.

[두분 너무 잘 어울려요 >_<]

[아, 진짜 너무 달콤하다. 입에서 단내나는 거 같아.]

[흑흑, 두 분 이렇게 연애하는 모습 자주 올려주세요. 진짜 잘 어울려요 ㅠㅠㅠㅠ]

[아니, 내가 연애하는 것도 아닌데 왤케 좋지? 꼭 시황 오빠가 나한테 뽀뽀해주는 것 같다. 히히.]

[아루에게 남친이 있을 줄이야... 큰 내상을 받았지만 두 분이 잘 어울리시니 응원하겠습니다. 홧팅]

[두 분 잘 어울리고 좋네요 ㅎㅎ. 개인적으로 시황 님한테는 예쁜 여자 친구 많으니 아루 정도는 양보해줬으면 했지만 아루가 저렇게 좋아하니 어쩔 수 없네요. 두 분 연애 인정해드립니다.]

[헐, 아루 남친 있네. 난 언제 아루같은 여자 사귀나... 강시황 개부럽.]

수많은 댓글이 달렸지만 시황이 사용한 용언의 힘 덕분에 큰 문제없이 사람들에게서 교제를 인정받았다. 만약 용언이 아니었다면 눈뜨고 보기 힘든 난장판이 되었겠지만 어쨌든 결과가 좋으니 그걸로 만족했다.

시황과 아루의 연애 사실은 당연하다는 듯 뉴스 기사로까지 떴다. [유튜브 스타 아루의 교제 상대는 강시황]이라는 제목으로 퍼져나간 뉴스에 사람들은 황급히 유튜브 영상을 확인했고, 이내 흐뭇한 웃음으로 두 사람의 연애를 축하해주었다.

꽤나 화제가 된 연애 사실이었던지라 유튜브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단번에 5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것이다. 영상을 보고 시황과 아루의 순수한 연애에 호감을 느낀 사람들이 구독을 눌러주었고 덕분에 구독자 수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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