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00 문명 발전 ========================================================================= Reg
임영선은 꼼꼼하게 옷을 정돈했다. 오늘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발표하는 논문은 세상을 뒤흔들고 커다란 격변을 일으킬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제대로 연구만 한다면 나중에 어떤 제품이 나와서 세상을 크게 변혁시킬지 감히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이런 날 바보처럼 굴면 안 됐기 때문에 임영선은 거울을 바라보며 최대한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가볍게 심호흡을 했다.
“아직 시간 많이 남았어요. 너무 긴장하시는 거 아니에요?”
학술대회는 오후 2시에 열렸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여유로웠다. 준비시간을 감안하더라도 1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었다.
“미안. 너무 떨려서 그래. 이렇게 중요한 발표는 처음이라.”
임영선은 거실에 있는 자료를 다시 훑었다. 끝없이 발표할 내용을 외웠지만 긴장이 멈추질 않았다.
시황은 자료를 훑어보는 임영선을 끌어안았다.
“제가 긴장 풀게 해드릴까요?”
“으, 응? 어떻게?”
시황은 대답하지 않고 임영선의 엉덩이를 만졌다. 케즈론에서 만든 옷이니 만큼 극상의 질감과 부드러운 감각이 손을 채운다. 신경 써서 준비한 옷이니 만큼 임영선은 정숙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시황아, 안 돼... 조금 있으면 발표해야 하잖아. 그 전에 이런 짓 하면 곤란하단 말이야.”
“어차피 한다고 해서 아무도 모르잖아요. 긴장 풀려면 이게 제일 좋아요.”
시황이 키스를 하자 임영선은 조금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거부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스커트를 올리고 팬티를 내리자 긴장했다면서 키스만으로도 애액으로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거울 옆의 벽에 임영선을 기대게 하고는 천천히 성기를 삽입해 섹스를 했다. 거친 신음 소리가 임영선의 입에서 토해졌다. 방금까지만 해도 그렇게나 긴장이 됐는데 섹스를 하고 있으니 쾌락에 지배당해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시황은 그대로 임영선의 안에서 사정을 했다. 거친 신음 소리를 내는 임영선이 시황의 키스를 갈구했다. 예전과 확연히 다르게 이제는 완전하게 시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후우...”
가벼운 숨을 내쉬며 시황이 성기를 빼내자 정숙하고 우아하기 그지없는 임영선의 가랑이에서 정액이 흘러내렸다. 논문 발표를 위해 단정하고 기품 있는 모습을 한 것과 다르게 야릇한 표정으로 얼굴을 붉히고 있어 대단히 섹시하게 보였다.
“이제 긴장이 좀 풀렸죠?”
“하아... 이러면 안 되는데...”
쾌감에 거친 신음을 내쉬던 임영선은 다시금 곤란한 얼굴을 했다. 세계를 바꿀 논문 발표를 앞두고 섹스를 하다니. 물론 주변 사람들이야 그 사실을 알지는 못하겠지만 상당히 민망했다. 그런데 시황의 말대로 아까까지 그렇게 긴장되고 몸이 떨리더니 지금은 잔잔한 호수처럼 마음이 평온해졌다. 섹스 때문인 걸까? 어쨌든 시황 덕분에 긴장은 많이 풀렸다.
시황이 정액을 닦아주고 임영선은 다시 팬티를 입으며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당연하게도 방금 섹스를 했다는 흔적하나 없이 정숙하고 기품 있는 아름다움이 빛나고 있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시황은 임영선과 함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직접 학술대회장까지 운전을 해주었다. 서울 강남에 있는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꽤나 큰 규모의 학술대회였다. 학술대회장 근처에 가자 단정한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고 시황은 임영선과 함께 학술대회장으로 들어갔다. 홀 밖에는 2시에 학술대회가 열린다는 입간판이 세워져있었다.
시황이 걸어가자 주변에서 벌써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정장을 입은 중년의 사람들이 시황을 계속해서 바라봤다. 힐끔 보는 것도 아니고 아예 대놓고 시황이 맞나 하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미리 준비하고 있던 기자 몇몇이 시황을 보자마자 곧바로 사진을 찍었다. 설마 이런 곳에 시황이 올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들 크게 놀라고 있었다.
관계자외 출입금지라고 적힌 대기실 앞에서 임영선이 서서 시황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고마워, 시황아. 이제 가도 괜찮아. 그동안 노력한 거 너와 루나모스를 생각해서 열심히 발표할 게.”
“보고 갈 거예요.”
“어? 보고 갈 거야? 안 바빠?”
“교수님이 발표하는데 그 정도 시간은 충분히 낼 수 있어요. 그러면 기대하고 있을 게요. 그런데 응원의 키스는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어서 못 해드릴 거 같아요.”
마지막 말은 임영선의 귓가에 대고 살짝 속삭였다. 그러자 임영선이 얼굴을 붉혔다.
“괜찮아. 이런 말하기 조금 부끄럽지만 나중에 잘 끝나면 축하하는 의미로 해줘.”
“알겠어요. 힘내세요.”
“응. 그러면 들어갈게.”
임영선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시황을 눈에 새긴 뒤에 준비를 위해서 대기실로 갔고 그 동안 시황은 복도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잠시 기다렸다. 그러자 아까 사진을 찍었던 기자 한 명이 주춤주춤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강시황 대표님. 시간 괜찮으시면 잠깐 인터뷰를 해도 괜찮을까요?”
“그럼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화색을 띈 기자는 곧바로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녹음을 시작했다. 그러자 주변에서도 슬금슬금 시황의 근처로 모여들었다. 어느새 상당수의 사람의 시황의 주변을 둘러쌌다.
“오늘 여기서 뇌공학 학술대회가 열리는데 무슨 이유로 오셨는지 질문해도 괜찮을까요?”
“제가 아는 분께서 오늘 아주 특별한 논문을 발표하신다고 해서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도움도 많이 받은 분이기도 하고 오늘 발표할 내용이 미래를 바꿀 혁신적인 거라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시황은 침착하게 설명했다. 인터뷰를 워낙 많이 해봤던지라 이제는 긴장조차 하지 않았다.
“혹시 그 분이 누구신지 알 수 있을까요?”
“서울대학교 임영선 교수입니다. 수많은 연구와 노력 끝에 세상을 변혁시킬 만큼 대단한 결과를 이루어 낸 만큼 이번 발표로 세상이 큰 주목을 가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하셔도 좋으실 겁니다.”
“강시황 대표님께서는 임영선 교수님께 큰 기대를 가지고 계신 듯 하군요! 실례가 안 된다면 두 분께서 어떤 기회로 만나셨는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개인적인 사정도 있지만 저희 케즈론에서 미래를 대비할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임영선 교수님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계시거든요.”
“아! 그렇군요. 혹시 그 새로운 사업이 뭔지 살짝 힌트라도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음, 지금 극비에 준비하는 중이라 많은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멀지 않아 신개념을 가진 무언가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을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케즈론에서 그렇게나 신경 쓰는 사업이 뭔지 벌써부터 궁금하네요! 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기자는 이걸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주변에서 듣고 있는 사람들은 케즈론이 또 어떤 새로운 사업을 구상중인지 큰 흥미를 드러냈다. 이제껏 케즈론이 낸 제품을 보면 다른 평범한 제품들과 궤를 달리한 만큼 시황의 말에 지나친 과장이 있을 리는 없었다. 오히려 사람들의 상식조차 부수고 그 이상의 제품을 만드는 케즈론이니 어쩌면 시황의 말보다 더 대단한, 아예 세상을 송두리째 바꿀 무언가를 출시할지도 몰랐다.
사람들이 당연히 이렇게 생각할 만큼 시황은 어느새 세상을 바꿀만한 혁신의 아이콘이 되어 있었다. 기존에도 그런 이미지가 있기는 했지만 이번 케즈론 제로를 출시하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시황이라면 미래를 바꿀만한 혁신적인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박히게 되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잠시 기다리자 본격적으로 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시황은 학술대회 측에 미리 말해 뒀기 때문에 지정된 자리에 앉아 시작을 기다렸다. 시황이 앉아 있자 새로 오는 사람들마다 눈을 휘둥그레 뜨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제법 넓은 홀이 가득 찼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학술대회가 시작되었다.
시황은 누군지 모르는 50대의 남성이 나와서 개회사를 하고 이어서해외 유명 교수가 나와서 축사를 했다.
지루한 과정이 끝나고 본격적인 발표가 시작되었다. 중년의 교수가 나와서 뇌공학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시황이 전부 이해하기엔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당연하게도 임영선이 발표할 논문만큼 혁신적인 건 아닌 듯 했다.
발표가 끝나고 이어서 임영선이 걸어 나왔다. 마치 연예인처럼 보이는 미모와 몸매를 가진 젊은 여인이 우아하면서도 기품 있는 차림으로 단상에 섰다.
“오...”
주변에서 낮은 감탄의 소리가 들려왔다. 평범하게 예쁜 수준이 아니라 좌중을 압도할만한 극도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남자라면 누구나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 임영선입니다.”
임영선은 자기소개를 했다. 그러자 주변에서 몇몇이 중얼거렸다.
“임영선 교수가 저렇게 예뻤어? 예쁘긴 했는데 저렇게 젊고 예쁘진 않았잖아? 케즈론 화장품이라도 썼나?”
“히야, 어쩜 저렇게 우아하게 예쁘지? 다른 40대 아줌마하고는 완전 다르구만. 동안도 저런 동안은 처음 보네.”
워낙 임영선이 예쁘다 보니 다들 거대한 스크린에 있는 발표 내용 보다는 임영선의 미모에 큰 관심을 가졌다.
시황은 슬쩍 주변을 본 뒤에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집중, 이해, 감동.”
짤막한 단어였다. 옆에서 듣는다면 무슨 헛소리를 하나 하겠지만 이건 용언을 사용하기 위한 단어의 나열이었다. 임영선의 말에 집중력을 높이고 이해력을 증가시키며 감동적인 발표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오늘 제가 발표할 논문은 뇌파를 이용한 정보의 이해와 전기적 신호를 통한 정보 송신입니다.”
고운 임영선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단번에 집중을 했다. 시황의 용언 덕에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집중력으로 임영선의 발표를 들었다.
임영선은 차근차근 몇 번이나 연습한대로 발표를 해나갔다. 처음엔 별다른 표정 없이 집중을 하며 듣고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점점 놀람에서 경악으로 변해갔다. 임영선이 발표하고 있는 내용이 그만큼 엄청났던 것이다.
“저게 가능해?”
시황의 근처에 있던 누군가가 아주 낮게 중얼거렸다. 임영선의 발표대로라면 뇌파를 인식해서 작동하는 장치를 만들 수 있으며 동시에 정보를 송신하는 장치를 만들어 뇌에 감각을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설마 이렇게까지 대단한 내용일지 몰랐던지라 앉아있던 사람들이 크게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고 단번에 모든 것이 변하는 건 아니지만 미래를 크게 바꿀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아까 시황의 인터뷰를 들은 사람들은 케즈론에서 준비한다는 제품이 임영선의 논문과 관련된 거라는 걸 곧바로 깨달았다.
이미 여기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임영선의 논문이 세상을 크게 뒤흔들 거라는 걸 단번에 느꼈다. 이건 시황의 용언이 아니더라도 결국은 모두가 느낄 만큼 혁명적인 발표였던 것이다.
우레와도 같은 박수 아래 학술대회는 마무리 되었다.
시황의 인터뷰와 함께 임영선이 발표했던 내용의 논문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뉴스로 올라왔다. 뉴스를 본 사람들은 시황이 말하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인터뷰에 큰 흥미를 드러냈다.
평범한 사람들은 임영선이 발표한 논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는 건 둘째 치고 큰 흥미자체가 없었다. 논문보다는 40대 중반인데도 20대 후반으로 보일 정도로 동안이면서 정숙하고 우아한 임영선의 외모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전공하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임영선이 발표한 논문에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개중에 능력이 있는 몇몇은 최대한 간단하게 내용을 요약해서 임영선이 얼마나 대단한 논문을 발표했는지 일반 커뮤니티에 글을 썼다.
[이번에 발표한 뇌파를 이용한 정보의 이해와 전기적 신호를 통한 정보 송신 논문은 진짜 말도 안 될 정도로 엄청난 내용입니다. 다들 어려운 수식이나 내용 때문에 무슨 말인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으실 테지만 이 논문의 가치를 단번에 이해할 방법이 있습니다. 뭐냐고요? 바로 이 논문을 통해 가상현실 게임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안 믿기시죠? 그런데 그게 가능한 논문입니다. 뇌파로 보내는 정보를 인식하고 전기적 신호로 정보를 송신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가상현실에 들어가서 모든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최대한 쉽게 풀어서 가상현실 게임과 연관 지어 논문의 내용을 설명하자 사람들이 큰 관심을 드러냈다. 그냥 논문 요약을 볼 때는 잘 모르겠다가 가상현실 게임을 만들 토대가 만들어졌다니까 크게 와 닿았던 것이다.
[오잉, 케즈론에서 새로운 개념의 뭔가를 준비한다고 했던데 혹시 가상현실 게임을 만드는 중인 걸까요?]
[이제 막 개념이 나온 건데 아무리 케즈론이라도 가상현실 게임은 힘들죠. 개념상으로 가능하다는 건데 그걸 이해 못하고 케즈론이 가상현실 게임 만들 거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네요 -_-;]
[케즈론 관련 루머 나오면 항상 아니라고, 못한다고 하다가 막상 루머보다 더 뛰어난 거 나왔잖아요 ㅋㅋㅋㅋ 한두 번 당하는 것도 아닌데 또 자기 지식 믿고 무조건 아니라는 사람 많네요 ㅋㅋㅋ]
한두 번 당했던 게 아닌지라 이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도 막연히 케즈론이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그만큼 케즈론의 위상이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