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유산-597화 (596/629)

00597  문명 발전  ========================================================================= Reg

[저게 말이 되나요? 어떻게 스마트폰이 저렇게 단단하죠? 믹서기로 갈려다가 믹서기 날이 고장 나는 건 처음 봐요.]

[망치로 때려도 유리가 멀쩡하네? 저거 유리 맞음? 조작 아님? 진짜 안 믿기네.]

너무나도 충격적인 결과에 사람들은 쉽사리 믿지를 못했다. 어느 정도여야 믿지 저건 심해도 너무 심했던 것이다.

테스트 영상의 조회수가 빠르게 올라갔다. 혁신을 넘어서 신개념 수준의 내구성에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다.

사람들의 호응에 힘입어 리뷰어는 각종 테스트를 진행했다. 20층 건물에서 떨어트리기, 얼렸다가 망치로 깨보기, 차로 밟고 지나가기 등 수 없는 테스트를 했지만 그 무엇으로도 케즈론 제로에 흠집을 내지 못했다.

아무리 해도 끄떡없는 모습을 보여주자 리뷰어는 최후의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바로 총으로 쏴보는 것. 미국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테스트였다.

리뷰어는 사람 없는 산에서 케즈론 제로를 고정대에 올려놓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격을 했다. 먼저 권총으로 케즈론 제로를 쐈다.

탕!

거친 격발음과 함께 뭉툭한 소리가 나며 케즈론 제로가 크게 흔들렸다. 리뷰어는 가까이 가서 케즈론 제로를 확인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총에 맞았나 의심이 들 정도로 말끔했다. 전원버튼을 누르자 아무런 이상 없이 작동을 했다.

“오, 신이시여.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거죠?”

리뷰어는 흥분하며 외쳤다. 그리고 곧바로 준비한 소총으로 다시 케즈론 제로를 쐈다. 거친 타격음이 들렸지만 소리가 무색할 정도로 말끔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한 번이 아니라 연발로 쐈지만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도 모를 만큼 케즈론 제론엔 실낱같은 흠집조차 없었다.

“여러분, 안전에 위협을 느끼신다면 케즈론 제로로 심장을 보호하십시오. 그렇다면 당신의 심장은 그 누구도 뚫을 수 없을 테니까요.”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리뷰어가 유머러스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이렇게 되자 다른 리뷰어는 케즈론 제로로 동영상 녹화를 한 상태로 튼튼한 끈으로 묶어 바닷속 깊이 내려 보냈다. 얼마나 깊게 내려 보냈는지도 모를 정도로 내려 보낸 다음에 다시 끌어올렸다. 보통의 방수 스마트폰이더라도 바닷물에 닿는 것 자체가 부식을 유발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케즈론 제로는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내려 보냈음에도 다시 끌어올리자 여전히 동영상이 녹화되고 있었다. 녹화를 완료하고 녹화한 동영상을 재생하자 아름다운 바닷속의 모습이 전문가가 찍은 것 마냥 찬란하게 펼쳐져 있었다. 점점 깊게 내려가는 모습이 동영상에 그대로 드러났고 심지어 심해어까지 보일 정도로 내려갔음에도 케즈론은 멀쩡하게 작동을 했다.

리뷰어들이 행한 가혹한 테스트들이 속속 공개될 때마다 사람들은 놀람과 동시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가혹한 테스트들의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가 백만을 우습게 넘더니 순식간에 천만을 넘겼다. 그러면서 도대체 케즈론이 얼마나 대단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에 저런 대단한 스마트폰을 단번에 만들어 냈는지 다들 크게 의문을 가졌다.

케즈론 제로에 대한 관심이 단번에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의 파급속도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한국이 아닌 해외 사이트에서도 케즈론으로 내구성을 시험하는 영상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이런 관심으로 케즈론 제로의 판매가 순조롭게 되고 있었다. 아직 한국에서 밖에 팔지 않았지만 총 2천대의 케즈론 제로가 팔려나갔다. 단순 숫자로 보자면 얼마 되지 않는 수량이었지만 일반 스마트폰이 100만 원인 걸 감안하면 일반 스마트폰 30만 대에 이르는 판매량을 보인 것이다. 거기다 일반 스마트폰의 제조원가는 20만 원 선이었는데 케즈론 제로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은 제조 원가를 가지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내구성을 보이는 전면 유리와 후면 미스릴, 그리고 DSLR을 넘어서는 카메라 등은 시황이 복제 마법진으로 공짜로 찍어냈기 때문에 실제로 돈이 드는 건 기존의 스마트폰과 같은 부품들뿐이었다.

잘나가는 기업들은 스마트폰을 팔아서 한 대당 10~30% 정도의 수익을 내지만 케즈론은 그런 것과 비교도 안 되는 수익률을 보여주었다. 1억 4천만 원이라는 가격 중 제조 원가는 30만 원 선이었고 개발비, 광고비, 물류비 등을 빼더라도 수익률은 95%가 넘었다.

즉, 케즈론은 2천대의 판매량으로 일반 스마트폰 100만 대에 가까운 판매 수익을 올린 것이다. 겨우 한국에서 판매만으로도 이 정도나 되는 수익을 올린 것이다.

평범한 전자제품과 다르게 케즈론 제로는 단번에 누구나 같고 싶어 하는 선망 어린 스마트폰이 되어버렸다. 어릴 때 수십만 원이나 하는 게임기를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처럼 케즈론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 상당히 증가했다.

전부 인터넷이 가진 파급력 덕분이었다. 수많은 스타들이 케즈론 스마트폰을 사서 그 아름다움을 찬탄하거나 공식 행사에 자랑하듯 손에 들고 다니는 모습이 대단히 세련되어 사람들의 허영심을 크게 자극했다.

대기업 회장의 손녀로 대단히 부유하기로 유명한 송아영도 열렬한 케즈론 신봉자였기 때문에 예약 판매가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케즈론 제로를 구입했다. 역시나 케즈론 답게 섹시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카메라 성능, 내구성 등에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큰 만족감을 느꼈다.

약속이 있는 날, 송아영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일부러 케즈론 제로를 손에 들고 케즈론 카페에서 친구들과 만났다.

“아영아, 왔어?”

“응. 안녕.”

송아영은 케즈론 제로를 든 손으로 친구들에게 흔들었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자마자 아무렇지도 않은 척 스마트폰을 툭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미리 앉아 있던 친구들의 눈에 케즈론 제로가 그대로 들어왔다.

“어머, 이거 뭐야? 설마 케즈론 제로? 맞지? 이렇게 예쁜 폰 케즈론 제로 밖에 없잖아.”

단번에 눈을 사로잡을 만큼 아름다운 폰의 모습에 친구들이 눈을 반짝이며 살펴봤다. 외형에서부터 값비싼 냄새를 풍기는 모습에 다들 단번에 그 유명한 케즈론 제로라는 걸 알아봤다.

“응. 이번에 샀어. 잠깐 만져볼래?”

“그래도 돼?”

“어차피 고장도 안 나는 폰인데, 뭐 어때.”

은근히 자랑을 하며 송아영은 친구에게 폰을 건네줬다. 사실 덤덤한 척 말은 했지만 비싼 돈 주고 산지 얼마 안 되는 폰이라 내심 전전긍긍하기는 했다.

친구들은 먼저 디자인부터 살펴보며 한없이 감탄했다. 예뻐도 너무 예뻤다. 1억 4천만 원이라는 가격이 이해가 갈 정도로 빼어난 디자인이었다.

한참 떠들면서 디자인을 살펴본 그녀들은 곧바로 사진을 찍어봤다. 여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사진이었기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사진만은 잘 나와야 했다.

카메라 앱을 켜서는 다 같이 웃으며 셀카를 찍고 나서 곧바로 확인을 했다.

“우왕.”

“사진 대박 예쁘게 나왔다.”

방금 찍은 셀카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특별하게 찍은 것도 아닌데 살면서 몇 장 건질까 말까하는 그런 사진이었다.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그 분위기 또한 대단히 좋았기 때문에 그녀들은 계속 감탄을 하며 사진을 봤다.

“부럽다. 나도 이거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싸.”

“진짜. 아무리 그래도 1억 원이 넘는 건 너무했다. 그만큼 좋기는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은 살 수가 없잖아.”

송아영의 친구들은 가볍게 툴툴 거렸다. 만질수록 마음에 들고 갖고 싶은 스마트폰이었다. 하지만 가질 수가 없었다. 가격이 한두 푼도 아니고 1억 원이 넘는 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비쌌기 때문에 일반인이 사기란 불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가지고 싶었다. 살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선망하는 마음이 가득 생긴 것이다.

송아영은 부러워서 한없이 케즈론 제로만 바라보는 친구들을 바라보면 한없는 자부심을 느꼈다. 케즈론 제품은 이렇게 사용자가 크게 만족하기도 했지만 주변에서도 정말 부러워했기 때문에 자부심을 느끼기 딱 좋았다. 그만큼 사람들이 강렬한 열망으로 케즈론 제품을 가지고 싶어 했다.

지금 이런 상황은 비단 송아영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케즈론 제론를 사서 가지고 다니면 그 즉시 주변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고 누구나 한 번이라도 써보고는 큰 부러움을 나타냈다.

이렇게 큰 이슈를 몰고 온 만큼 빠르게 케즈론 제로 판매 국가를 확대했다. 이미 주요 국가의 매장과 더불어 부자들이 많은 두바이 등에도 케즈론 매장을 오픈한 상태였기 때문에 케즈론 제로를 판매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한 달 정도의 간격으로 케즈론 제로의 판매 국가가 확대되었고 어느 나라라 대단히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에서 케즈론 제로를 판매하는 당일에는 미리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존재했다. 가격이 워낙 비싸서 구매 수요 자체가 대단히 많은 게 아님에도 이런 현상을 보여주었다.

기존에도 케즈론은 초고가 의류와 화장품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회사였지만 이번 스마트폰 판매로 인해 케즈론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전 세계적인 흥미를 끌었던 것이다.

그만큼 케즈론의 수익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케즈론 제로 한 대가 팔릴 때마다 100만 원이나 하는 일반 스마트폰 500대를 파는 정도였는데 전 세계적인 수요가 대단하다 보니 생산량이 뒤따라가지를 못할 정도였다.

고가의 차량을 장난감 사듯 하는 전 세계의 부자들이 전부 특별한 스마트폰인 케즈론 제로를 원한 덕분이었다.

한두 푼 하는 게 아니라 억 대의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불티나듯 팔려나가자 인터넷 뉴스, 심지어 공중파 뉴스에서도 그 인기를 대서특필했다.

본래부터 아이돌 같은 인기를 구사하던 시황이었지만 케즈론 제로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어느새 한국에선 세계 최고의 리더라는 명칭으로 불리었다. 그만큼 케즈론 제로의 인기가 파격적이었던 것이다.

덕분에 서점에서는 [시황처럼 꿈꾸고, 시황처럼 판단하라], [시황의 리더론], [꿈만 많던 가난했던 남자가 일구어낸 초고가 브랜드] 등의 시황과 관련된 서적들이 연일 베스트셀러를 장식했다.

책이라는 게 참 신기하게도 과거에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피시방에서 게임이나 하던 시황을 가난하지만 꿈 많고 정열적인 청년처럼 설명했고, 수많은 노력과 좌절 끝에 성공을 했다는 식의 감동 스토리가 되어 있었다.

시황처럼 뛰어난 능력을 지닌 개성 강한 리더가 나타난 게 드물다 보니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케즈론 제로의 발표회 영상을 보여주며 뛰어난 리더가 가진 능력에 대해서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건 비단 한국에서만의 일이 아니라 가까운 나라인 일본과 중국에서도 시황이 보여준 능력에 크게 감탄하며 수많은 TV프로그램을 장식했다. 시황이 처음 오픈했던 카페에 찾아가거나 시황이 자퇴를 했던 지방사립대를 방문하며 소개를 하기도 했다.

독보적인 초고가 브랜드 케즈론, 그리고 나아가 한강규와의 사건, 마지막으로 케즈론 제로의 전 세계적인 인기로 시황은 그 자체가 브랜드화가 되었다. 한국에 사는 사람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시황이라는 이름을 알 정도로 유명해졌다.

이렇게 유명해지고 나니 사람들은 케즈론이 어떻게 그런 뛰어난 제품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나타내는 일이 잦았다.

독보적인 카페의 품질, 발모 샴푸, 피부가 아름다워지고 주름이 사라지는 화장품, 여자를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의류, 최소 50년은 앞선 기술력의 스마트폰 등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상품들이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진지하게 토론을 하기도 했다.

[솔직히 케즈론에서 파는 것들 보면 지나치게 대단한 것뿐이에요. 현실적으로 이런 게 가능할까 싶은 걸 케즈론에서는 쉽게 만들던데 도대체 비결이 뭘까요? 그만큼 투자를 많이 하는 걸까요?]

[외계인을 납치한 게 아닐까요? 아니,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요. 다들 우스갯소리로 하지만 제 생각엔 진짜 외계인 납치를 안 하면 케즈론 제품들은 못 만든다고 봐요. 발모 샴푸만 해도 현대 의학으로도 불가능한 건데 케즈론은 샴푸를 쓰기만 해도 머리를 나게 하잖아요. 이 말은 케즈론이 가진 능력이 몇 세대는 앞선다는 말이죠. 외계인 없이 이게 가능할까요? 불가능하죠. 전 진짜 농담이 아니라 케즈론이 외계인 데리고 있다고 봅니다.]

[외계인이래 ㅋㅋㅋㅋㅋㅋㅋ 저걸 진지하게 믿는 사람이 있네요.]

[외계인은 말도 안 되죠. 강시황 대표 능력이 대단해도 전 세계의 눈을 속이고 외계인을 데리고 있다? 상식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세요? 불가능하죠. 너무 대단한 제품들이라 말씀하신 부분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강시황 대표의 능력이 몇 세대 앞설 정도로 뛰어나다고 봐야죠. 강시황 대표가 제대로 공부했으면 아마 과학사를 다시 썼을 겁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능력을 가진 거죠.]

외계인을 납치했다는 설이 사실 가장 진실에 근접했지만 그 누구도 믿는 사람이 없었다. 어쨌든 시황이 워낙 뛰어나고 대단한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다들 결론을 냈다. 그러면서 한국에 이런 대단한 사람이 나타났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기도 했다.

그 어떤 이능과 마법, 초현실적인 능력이 없는 지구이기에 상식을 벗어난 일을 통해 시황이 이런 성공을 이루어 냈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