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84 문명 발전 ========================================================================= Reg
복잡한 기분이었다. 시황과 야한 짓을 하고 싶으면서도 저렇게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는 모습에 조금 질투가 생겼다. 그토록 섹스는 못하게 해놓고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한다고 질투심이 생기는 건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합리적이지만은 않았다.
“교수님, 저 또 화장실 가고 싶어요.”
“어? 그, 그래.”
복잡한 기분에 빠져있는데 갑자기 시황이 화장실에 또 가고 싶다고 했다. 임영선은 당황해하며 시황을 데리고 또 화장실에 갔다. 그런데 문이 닫히자마자 갑자기 시황이 끌어안았다.
“시, 시황아 뭐하는 거니.”
“교수님 하고도 하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보면 안 해주실 거잖아요. 그래서 안 보이는 곳으로 온 거예요.”
“나중에 해줄게, 응? 여기서 하기엔 민망하잖아. 나중에 시황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줄테니까 조금만 참아줘.”
임영선은 당혹스러우면서도 은근히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는 시황을 보니 이제껏 느끼지 못한 지독한 현실감이 생겼던 것이다. 계속 거절만 하다가는 왠지 시황이 자기처럼 나이 많은 여자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 같았다.
사실 생각하면 시황의 주변엔 하나하나가 눈이 부실만큼 아름다운 미녀들이 가득했다. 그런 미녀들 사이에서 자신 따윈 여자로서의 매력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저 시황이 좋아해줘서 관계를 맺은 거지 평범하게는 절대로 시황 같은 남자와 밀접한 관계가 될 수도 없었다.
“알겠어요... 그러면 다음에 해주세요.”
시황이 시무룩하게 대답하고는 화장실을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왠지 이대로 시황을 보내면 앞으로 사이가 멀어지게 될 것만 같은 불안함이 느껴졌다. 장미를 생각해서 시황과 최대한 선을 지키려고 했지만 이미 몸은 시황이 주는 쾌감을 알아버렸다. 이대로 시황과 사이가 멀어지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알았어. 그러면 시황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네? 정말요? 에이, 아니에요. 싫은데 저 때문에 억지로 그러시는 거잖아요. 교수님이 싫어하는데 억지로 하긴 싫어요. 괜히 상처 주는 것 같고.”
“억지로 하는 게 아니야. 조금 민망해서 거절했던 거야...”
임영선은 시황을 안아주었다. 자신을 저렇게나 생각해주는 시황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사실 아직도 민망하기는 했지만 시황이 원하는 걸 못 해줄 건 없다 싶었다. 다정하게 사랑을 나누는 방금 그 모습이 부러우면서도 질투가 생기기도 했고, 동시에 왠지 모를 자신감을 주기도 했다.
“전 교수님이 좋아서 넣고 싶은 건데... 교수님은 그냥 절 귀찮아하시는 것만 같아요.”
“절대로 그렇지 않아. 나도 시황이가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그게... 내가 그런 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거야. 장미도 있고... 그래도 시황이가 원하니까 조금 민망하더라도 나도 힘내서 해볼게. 그러니까 시황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정말요? 정말 괜찮아요?”
“응. 괜찮아. 우리 시황이가 넣고 싶으면 넣어야지. 어차피 이미 몇 번이나 넣었는데 또 넣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대신에 사정은 밖에 해야 한다? 임신하면 시황이가 곤란하잖아.”
“고마워요. 정말 사랑해요. 교수님.”
시황이 끌어안고 키스를 해주자 임영선은 눈을 감고 음미를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마음 편하게 시황이 해주고 싶은 걸 해주기로 했다. 시황이랑 관계를 안 맺었던 것도 아니고 이미 시황이 주는 기쁨을 알아버렸는데 계속 거부해봐야 그건 자신에게도 가혹한 일이었다. 장미에겐 미안하긴 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키스를 끝내고 임영선은 시황의 바지를 내려주었다. 역시나 잔뜩 발기한 성기가 쿠퍼액을 흘리고 있었다. 이렇게나 나이 든 자신을 좋아해주는데 어떻게 시황의 부탁을 거절한단 말인가? 장미에게 죄책감이 조금 들지언정 마음이 너무 예쁘고 착해서라도 시황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었다.
시황은 임영선의 치마를 올리고 변기에 다리 하나를 올리게 했다. 다리가 벌어지고 노골적으로 갈색 꽃잎이 드러났다. 방금 섹스를 보고 흥분을 했는지 꽃잎에 이슬이 맺혀 촉촉해져 있었다.
평소와 다르게 시황은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음부를 핥아주었다. 진득하게 피어나는 쾌감에 임영선은 몸을 떨면서도 부끄러움에 얼굴이 새빨개졌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애무하는 건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시황아, 그냥 넣어줘. 빨리 해야지. 또 다른 사람 오면 어떡해.”
“너무 기뻐서 핥아보고 싶었어요. 근데 교수님 여기 엄청 야하게 생겼어요. 보기만 해도 엄청 흥분돼요.”
“부, 부끄럽게 그런 말 하지 말고 빨리 넣어줘.”
“알겠어요. 이제 넣을 게요.”
시황은 다리를 벌리고 있는 임영선의 질에 성기를 삽입했다.
“흐응...”
밖에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꾹 참으려고 했지만 그럼에도 삽입만으로도 임영선의 입에서 야릇한 신음이 토해졌다.
“이제 흔들게요.”
시황은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며 섹스를 했다. 어떤 식으로 강약을 조절해서 움직여야 임영선이 가장 강렬한 쾌감을 느끼는지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에 시황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며 최고의 쾌감을 선사하도록 노력했다.
“하윽...”
임영선의 입에서 거친 신음이 계속 흘러나왔다. 참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참을만한 성질의 쾌감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처음 술에 취해서 한 섹스 이후로 이때까지 애무만 했을 뿐, 제대로 섹스를 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때는 술에 워낙 취했던지라 어떤 쾌감을 느꼈는지도 잘 기억나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정신이 말짱할 때 느껴지는 이 쾌감은 시황이라는 남자에게 항거하기란 불가능할 정도로 지독했다. 밖에 황미주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지독한 쾌감에 머리가 하얘지고 끝없이 강렬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허리를 흔들던 시황은 어느 순간 강렬한 사정감이 밀려들었다. 임영선은 밖에다 사정하라고 했지만 어차피 임신할 염려가 없었기 때문에 시황은 그대로 임영선의 질 안에 사정을 했다. 그리고는 쾌감에 음란하기 그지없는 얼굴을 한 임영선과 키스를 했다.
“하아... 하아... 안에는 안 되는데...”
임영선은 거친 숨을 내쉬며 시황을 끌어안았다. 시황이 전해주는 쾌감은 그 어떤 도덕적 판단도 하지 못할 정도로 강렬했다. 주변에 괜히 여자들이 많은 게 아니었다. 이런 쾌감을 전해주는 남자를 거부하기란 인간인 이상 불가능했다.
그런데 사실 인간이외에도 엘프는 물론이고 드래곤조차도 쾌감을 이기지 못하고 노예의 맹약을 맺었으니 여성체인 이상 시황의 쾌감을 이겨내기란 불가능하다는 말이 알맞았다.
“죄송해요. 너무 좋아서 안에 싸버렸어요.”
“괜찮을 거야. 오늘은 안전한 날이니까...”
걱정되긴 했지만 그나마 오늘이 안전한 날이라서 다행이었다.
시황은 성기를 빼내고 질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을 닦아주었다. 항상 양이 많다 보니 휴지가 흥건하게 젖었다. 그리고는 임영선에게도 예외 없이 성기를 빨아달라고 했고, 임영선은 민망해하면서도 시황이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만족했니?”
쭈그려 앉아서 성기를 빨아주고 난 임영선이 시황에게 물었다.
“정말 좋았어요. 다음에는 저희 집에서 오붓하게 섹스해요. 그때는 하루 종일 할래요.”
“정력도 좋다니까. 알았어. 퇴원하면 해달라는 거 다 해줄게.”
마치 연인처럼 속삭이는 듯한 은밀한 얘기에 임영선은 달콤한 즐거움을 맛봤다. 처음에는 그토록 시황이 싫어서 장미와 무작정 헤어지라고 했는데 어느새 관계가 이렇게 돼 버렸다. 참 사람의 일이라는 건 알 수가 없었다.
임영선은 아까 전에 벗어두었던 팬티도 입었다. 그리고 시황과 함께 화장실을 나갔다. 아까 전에도 민망했지만 지금은 섹스까지 하고 난 후라서 더 민망했다. 황미주가 묘하게 웃고 있자 임영선의 얼굴이 금세 시뻘게졌다.
시황이 침대에 눕자 황미주와 임영선이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었다. 간단한 얘기를 하고 있자 병실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났다. 잠시 뒤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혜미, 장미, 그리고 찬미와 아루가 함께 들어왔다.
“앞에서 만났어요.”
찬미가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뒤따라 들어온 장미는 임영선이 있는 걸 보고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 엄마, 언제 왔어?”
“으, 응. 바, 방금. 일 끝나고 잠시 들렀어. 이, 일 얘기로 할 게 있어서.”
임영선은 장미가 의심할까봐 일과 관련된 일 때문에 왔다고 변명을 했는데 크게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렇구나. 난 또 뭐라고.”
장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척 했다. 임영선이 시황과 만난 이후로 눈에 띄게 자신에게 잘해줘서 사실 장미로선 나쁜 게 없었다. 어차피 시황이 자신만의 남자 친구도 아니었고. 평소 지적이고 도도하던 어머니가 당황해하는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장미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 혜미는 시황의 옆에 붙어서 안부를 물었다. 온 몸에 붕대를 감싸고 있는 시황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서 혜미의 눈에선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대표님, 많이 아프죠? 전에는 저 때문에 다치셨는데 또 이렇게 다치시고...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괜찮아. 너희들은 안 다쳤잖아. 난 그걸로 충분해.”
“대표님...”
혜미는 물론이고 옆에 있던 다른 여자들도 크게 감동을 했다. 사람이 어쩌면 저렇게 착하고 마음씨가 고운 걸까? 그러면서도 단순히 착하기만 한 게 아니라 일은 척척 잘 해내니 그야 말로 소설 속에나 등장할법한 존재였다. 이러니 주변에 여자가 끊이질 않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잠시 뒤에 또 다른 여자들이 방문했다. 일을 마치고 온 은지와 지숙, 그리고 현주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들이 속속 모여들었고 시황의 넓은 병실엔 아름다운 미녀들로 가득했다.
이렇게 시황이 미녀들과 섹스를 하며 병문안을 받는 사이에 한강규는 지옥과도 같은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여자도, 값비싼 침대도 없는 더러운 유치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고역인데 몸속에는 장기를 갉아먹는 기생벌레까지 있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불안하고 살아도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강시황 그자식도 범죄를 저질렀다고. 그놈이 내가 고용한 사람들을 전부 다 죽이고 나한테는 장기를 파먹는 기생벌레도 먹였단 말이다. 왜, 왜 나만 잡고 강시황은 놔두는 거냐고! 그 새끼는 사람도 죽였는데!”
몸을 떨며 나지막하게 말하던 한강규가 나중에는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강시황은 사람까지 죽인 새끼였다. 아무리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분명 칼을 몸속에 박아 넣는 것까지 봤었다. 그런데 강시황은 영웅 취급을 받고 자기는 천하의 악당 취급이었다. 그 누구도 강시황이 저지른 참혹한 행동은 모르고 있었다.
“쯧쯧, 완전히 미쳤구만 미쳤어.”
앞에서 지켜보고 있던 경찰관이 혀를 찼다. 계속해서 한강규는 강시황도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지만 세상에 그런 미친 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신고를 받고 한강규가 납치했던 창고에 경찰들이 들이닥쳤을 때도 납치의 흔적만 남아 있을 뿐, 대부분 재빠르게 도망을 가버려서 현재 추적 중에 있었고 이미 몇몇은 잡힌 상태였다.
한강규가 말한 대로 강시황 사람을 죽였으면 창고에 피라든가, 칼에 찔린 시체가 있어야 하지만 그런 것도 없었다.
거기다 한강규가 계속 자기 몸 안에 시황이 먹인 기생벌레가 있다고 해서 정밀 검사도 했지만 벌레는커녕 평소 얼마나 잘 먹고 잘살았는지 건강에 문제되는 것 하나가 없었다. 아무래도 대기업 회장의 아들로 떵떵거리면서 살다가 큰 범죄를 저지르고 잡혀서 정신이 조금 나간 듯 했다.
“전부 시황이 잘못 한 거라고! 그 새끼도 나처럼 여자를 유린하고 마음대로 즐기는데 왜 나만 죄가 되냐고!”
한강규는 계속해서 소리쳤다. 그런데 자신의 억울함을 내비칠 뿐 시황에 대한 분노는 토해내지 못했다. 복수라는 단어를 생각하는 것조차 끔찍하게 두려웠다. 몸과 마음에는 이미 시황에 대한 두려움이 낙인찍히듯 새겨져있었다. 시황의 얼굴을 보기도 싫었다.
경찰관은 계속 억울하다고 외치는 한강규를 한심하게 쳐다봤다.
“하필이면 건드려도 대통령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강시황 대표를 건드리고 말이야. 이걸로 이미 인생 끝난 거지 뭐.”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 나가면 시황에 대한 얘기를 끝없이 하는 걸로 유명했다. 얼마나 케즈론을 자랑스러워하는지 항상 사람들에게 시황을 본받으라고 말하는데다 심지어 해외 고위층이 오면 케즈론에 대해서 장시간 자랑을 늘여놓곤 했다.
그렇게나 대통령이 시황을 아끼다 보니 사건이 생겼을 때도 경찰청을 직접 방문해서는 경찰청장에게 빨리 범인을 찾으라고 독촉할 정도였다.
한강규는 하필이면 건드려도 가장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을 건드리고 만 것이었다.
유치장에 있는 한강규의 얼굴엔 짙은 암운만이 드리워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