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5 문명 발전 ====================
거실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여자가 소파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었다. 기껏해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저 서양 여성이 그런 말도 안 되는 기술을 만들어냈다는 게 도무지 믿겨지지 않았다.
“저분이야?”
“네. 루나모스라고 해요. 저랑 같이 일하고 있어요. 한국어도 잘 하니까 대화하는데 지장은 없으실 거예요. 제가 소개해드릴게요.”
시황은 임영선을 데리고 루나모스의 앞으로 갔다. 책을 읽고 있던 루나모스가 우아하게 책을 덮더니 고개를 들었다. 세상에 존재한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
“인사해. 우리를 도와서 뇌파 인식 시스템을 검증해주실 임영선 교수님이야.”
“반갑습니다. 루나모스라고 해요.”
소파에서 일어난 루나모스가 공손하게 임영선에게 인사했다. 전능한 드래곤이라고는 하나 루나모스는 자애심과 예절을 아는 존재였기 때문에 인간이라고 함부로 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임영선도 루나모스에게 인사를 했다.
“반가워요. 임영선이에요. 뇌파를 이용한 상호작용 시스템을 보고 대단히 놀랐어요. 만나자마자 바로 물어서 죄송하지만 어떤 식으로 구현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뇌파를 이용해 정보를 수신하거나 송신하는 일이 가능할 거라고는 상상조차도 못 해본 일이에요.”
얼마나 궁금했는지 임영선은 인사를 하자마자 곧바로 루나모스에게 뇌파를 이용한 상호작용 시스템을 구현한 방법에 대해서 물었다. 직접 장치를 이용해 시험을 해보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쉽사리 믿지 못할 만큼 비현실적인 일이다 보니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일단 앉아서 얘기 나누세요. 계속 서서 얘기할 수는 없잖아요.”
“아, 그래야지. 죄송해요. 제가 너무 급하게 물었네요.”
시황의 권유에 임영선은 루나모스에게 사과를 하며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시황이 임영선의 옆에 앉자 루나모스도 본래 있던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은 루나모스는 가방에서 프린트한 두꺼운 종이를 꺼내 임영선에게 건넸다.
“간략히 요약해뒀어요. 아시다시피 인간의 뇌가 생각을 하거나 사고를 하게 되면 전기적 신호를 보내게 돼요. 그 중에서 의지를 가지고 무언가를 행하려고 하면 특정한 패턴을 지닌 전기적 신호가 생겨나요. 그런 전기적 활동을 구분해 파악하고 신호에 따라서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게 제가 만든 뇌파 수신 장치에요. 이것을 반대로 뇌에 특정한 패턴을 지닌 전기적 신호를 보내게 하면 송신 장치가 되는 거죠.”
임영선은 루나모스가 건네주는 프린트를 읽으며 설명을 들었다. 말로 하는 대략적인 방법이야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중요한 건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현해낼 명확한 이론과 원리를 가지고 있느냐였다.
프린트에는 복잡하기 그지없는 각종 영어가 가득 적혀 있었다. 대충 옆에서 본 시황은 뭐라고 설명을 해둔 건지 정말 하나도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프린트를 읽어나가는 임영선의 얼굴은 점점 경악으로 변해갔다.
“세상에 이런 말도 안 되는...”
프린트에는 뇌의 전기적 활동을 완벽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특히 의지력을 가지게 되면 뇌에서 보내는 전기적 활동의 패턴을 명확하게 구분지어 놓고 관련자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실험을 통해 검증만 된다면 이 이론으로 단번에 노벨상을 수상할지도 몰랐다.
“잠깐 난 부엌에서 먹을 것 좀 가져올게.”
“제가 할게요, 대표님. 앉아서 쉬세요.”
“괜찮아. 루나모스는 교수님하고 얘기하고 있어.”
“그래도 대표님께 그런 일을 하게 하면 안 되는데...”
“괜찮다니까.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네. 알겠습니다.”
시황이 일어나서 부엌에 먹을 걸 가지러 가려고 하자 루나모스가 안절부절 못하며 자기가 하겠다고 나섰다.
임영선은 이런 이론을 만들 정도로 대단한 능력자가 시황의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굽실거리는 모습이 놀랍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했다. 항상 자기 앞에서는 애교를 부리고 귀엽기만 하던 시황이었지만 사회적으로는 이렇게 대단한 존재라는 걸 새삼 느꼈다. 저런 애가 자기를 그렇게 좋아해서 안달이라니.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그러면 이 이론은 이미 검증이 완료된 거겠네요? 직접 시제품까지 만들었으니까요.”
“네. 강시황 대표님께서 적극 지원해주셔서 이런 결과를 만들 수 있게 되었어요. 만약 미래를 내다보고 후원해주신 대표님이 아니었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결과에요.”
“시황이가...”
루나모스가 시황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자 임영선은 마음이 찡했다. 확실히 시황은 다름 사람을 배려하는 사려 깊은 아이였다. 괜히 저렇게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대단한 인재가 시황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게 아니었다. 그만큼 덕망이 있고 배려심과 착한 마음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임영선이 새삼 시황에 대해 감탄할 때, 부엌에 갔던 시황이 음료와 디저트를 잔뜩 가지고 왔다. 디저트를 먹으며 임영선은 루나모스와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루나모스는 어찌나 똑똑한지 질문하는 것에 막힘없이 대답했고 그럴 때마다 임영선은 탄성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면 이 이론은 언제 발표할 건가요? 이정도면 노벨상도 탈 수 있을 만큼 대단한 발견이자 업적이에요.”
“전 별로 그런데 관심도 없어서요. 솔직한 마음으론 그런 거에 신경 쓸 시간에 그냥 연구만 하고 싶어요.”
“그래도...”
이걸 발표하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유명인이 되는 건 물론이고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위인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그걸 시황의 결정에 따라서 하겠다니, 도대체 얼마나 시황을 신용하기에 저러나 싶을 정도였다.
“루나모스는 그런 걸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일단은 교수님께서 루나모스하고 같이 연구 좀 해주세요. 그리고나서 교수님 이름으로 이 이론을 발표하든가 해요.”
“뭐? 내 이름으로? 그게 무슨 말이니? 그런 일은 할 수 없어. 내가 어떻게 저 애가 연구한 걸 빼앗을 수 있겠니?”
갑작스런 시황의 말에 임영선이 깜짝 놀라며 루나모스를 쳐다봤다. 그런데 그녀는 디저트만 먹을 뿐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설마 얘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갈 줄이야.
“이건 루나모스가 바라는 일이에요. 대신에 발표해줄 사람이 없으면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거든요. 저도 최대한 마음을 돌려볼 테니 정 안 되면 교수님 이름으로 발표하는 걸로 해요.”
“하아... 그게 무슨...”
임영선은 혼란스러워 머리가 어지러웠다. 왜 이렇게 얘기가 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아니면 교수님께서 대리로 발표하는 식으로 해요. 루나모스는 그런 관심을 엄청 싫어해서 발표하고 관심을 받으니 만든 이론을 포기하겠다고 할 정도에요.”
“일단 그건 나중에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 천천히 생각해보자. 지금 나도 머리가 복잡하네.”
임영선은 대리로 발표해주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었지만 루나모스가 만든 이론을 자신이 만든 것처럼 발표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양심의 가책을 받는 일은 시황만으로 족했다.
“알겠어요. 그리고 이 뇌파를 이용한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걸 교수님께서 연구 좀 해주세요. 연구비는 케즈론에서 지원해 드릴게요.”
“나중에 사람들이 쓰려면 확실히 안전 검증은 해야 되겠네. 알겠어. 그건 내가 할게.”
“감사합니다. 일단은 오늘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스케줄 잡아서 본격적으로 관련 연구 해보기로 해요. 그리고 그 프린트는 교수님이 가지셔도 돼요.”
“고마워. 집에 가서 천천히 더 읽어볼게.”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라 알고 싶은 건 더 많았지만 일단 궁금한 부분은 풀렸다. 여기 적힌 이론대로라면 시황이 원하는 가상현실 게임을 만드는 것도 꿈은 아니다 싶었다. 다만 그것까지 실현하기 위해선 몇 년 동안 연구해서 실용화를 해야 할지 알 수도 없었지만.
용건이 끝나자 루나모스는 가방을 챙기고 갈 준비를 했다. 임영선도 자리에 일어나 루나모스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늘 만나 뵙게 돼서 즐거웠어요. 인류의 변화를 이룩할 이론을 직접 보게 돼서 정말 영광이었어요. 다음에 만나면 더 자세한 얘기 나누도록 해요. 오늘은 아무래도 깊은 얘기까지 하긴 여건이 안 되네요.”
“감사합니다. 그러면 전 이만 가볼게요.”
루나모스가 인사를 하고 나가려고 하자 시황이 뒤따라갔다.
“교수님, 루나모스 좀 데려다 주고 올게요.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응. 그래.”
임영선이 프린트를 보는 사이 시황은 루나모스와 함께 현관문을 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루나모스를 끌어안아주었다.
“오늘 고마웠어. 이상한 연기 시킨 대로 다 해주고.”
오늘 루나모스가 한 행동은 전부 시황이 시킨 거였다. 애초에 그 이론 자체도 8레벨이 유산으로 받은 가상현실 게임을 만들기 위한 각종 이론서적에 있던 거였다. 그걸 마치 루나모스가 만든 것처럼 가장 기초적인 부분을 시황이 복사, 프린트한 것뿐이었다.
“별로 어려운 건 아니었어요. 그리고 그런 식으로 하지 않으면 제가 드러나지 않으면서 뇌파를 이용하는 이론을 세상에 발표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마법을 쓰면 간단하겠지만 그러면 주인님께서 경험치를 얻지 못하니 그게 최선이었어요.”
“그렇긴 하지. 어쨌든 가서 쉬어. 난 여기에 좀 더 있다가 갈게.”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루나모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배웅을 해준 시황은 다시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임영선은 시황이 책에서 복사해서 프린트한 이론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황은 곧바로 임영선을 끌어안았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향긋한 향기가 난다.
“배웅해줬니? 그보다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한 걸까?”
임영선은 시황이 끌어안았음에도 프린트를 넘겨보며 계속해서 감탄했다. 인간의 머리에서 이런 걸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교수님, 그거만 자꾸 보실 거예요? 저한테도 관심 좀 가져주세요.”
“어? 어. 미안. 시황아. 너무 놀라서 계속 봤어.”
자신에게 안겨서 칭얼거리는 시황을 보며 임영선은 가볍게 웃었다. 방금 전에는 이런 이론을 만든 천재조차도 안절부절 못하는 대단한 위엄을 가지고 있는데 둘만 남게 되니까 마치 어린애처럼 굴었다. 능력도 출중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시황이 자신에겐 어린애처럼 구는 모습에서 묘하게 자부심마저 느껴졌다.
거기다 또 자기 몸으로 흥분을 했는지 시황이 발기를 하고 몽둥이 같은 성기를 등에 갖다 대고 있었다. 색기 하나 없다고 생각했던 몸에 시황이 이렇게 끝없이 발기해주자 여자로서 큰 기쁨이 느껴졌다.
“어머, 시황이 또 발기 했어?”
“네. 아까부터 하고 있었어요. 교수님 몸이 너무 부드럽고 좋아서 자꾸 발기돼요.”
“참, 정력도 좋다니까. 이번에도 손으로 해줄까?”
“손 말고 저번처럼 교수님의 소중한 곳에 비벼도 돼요? 거기서 나오는 교수님 애액 묻혀서 비비면 진짜 기분 좋아요. 물론 교수님이라면 손이 아니라 발로 해줘도 기쁘지만 그래도 교수님의 몸을 더 구석구석 느끼고 싶어요.”
“얘가 못하는 말이 없어.”
임영선은 노골적인 시황의 말에 얼굴을 붉혔다. 그런데 노골적인 표현이라 그런지 약간 가슴이 두근거리긴 했다. 벌써 그때 기분 좋았던 기억이 스멀스멀 피어나면서 몸이 조금씩 달아올랐다.
“벗겨주세요. 빨리 하고 싶어요.”
“알았어. 금방 벗겨줄게.”
시황이 앞에 서자 임영선이 바지를 벗겨줬다. 그러자 언제 봐도 탐스러운 성기가 드러났다. 임영선은 약간 민망해 하면서 치마를 벗고 팬티도 같이 벗었다. 자기가 보기엔 참으로 볼품없는 몸이었지만 이게 좋은지 시황은 흥분해서 쿠퍼액이 꿀럭꿀럭 스며 나왔다. 자기 몸을 보고 흥분해서 흘러나오는 저 쿠퍼액은 보노라면 흐뭇한 마음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소파에 기대자 그대로 시황이 껴안아주더니 자신의 음순과 음핵에 성기를 비볐다. 섹스도 아니고 이것만으로도 기분 좋은지 시황에게서 거친 신음이 흘러나왔다. 임영선도 흥분되어 어느새 시황을 끌어안고 키스를 했다. 처음이 어려웠지 한 번 허락하고 나니 몸이 자연스럽게 쾌락을 갈구했다. 키스를 하며 서로의 성기를 비비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음란한 행위였지만 임영선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자신을 사랑해주는 시황에게 섹스를 못해줘 미안하기만 했다. 뭔가 보답을 해주고 싶은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한참 음순과 음핵에 성기를 비비던 시황은 슬쩍 임영선의 눈치를 봤다. 그리고 쾌감을 느끼려는 듯 허리 움직임을 서서히 크게 하다가 실수를 한 것처럼 황홀능력을 사용함과 동시에 임영선의 질에 성기를 삽입했다.
기분 좋게 허리까지 가볍게 흔들며 쾌감을 느끼던 임영선은 시황의 성기가 삽입되는 순간, 꼬챙이에라도 꿰뚫린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엄청난 쾌감이 번개처럼 들이닥친 것이다.
“시, 시황아. 빼. 거기 넣으면 안 돼. 삽입은 안 하기로 약속했잖아.”
“하아... 교수님 너무 좋아서 도저히 못 빼겠어요. 그냥 이렇게 있으면 안 돼요? 가만히 있을게요. 네? 제발요.”
“하윽...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된다고 하면서도 임영선은 직접 허리를 움직여 성기를 빼내지 않았다. 저렇게 좋아하는데 도저히 매정하게 성기를 빼낼 수가 없었다. 거기다 발가락이 오므라들 정도로 기분 좋은 쾌감은 임영선도 성기를 빼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알았어... 그러면 넣고만 있어. 알겠지? 움직이면 섹스를 해버리게 되니까 절대 움직이면 안 된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너무 기분 좋아요. 계속 이렇게 있고 싶어요.”
이미 진작에 아웃이었지만 임영선은 룰을 대폭 개정해서 넣고 움직이지 않는 것까지는 봐주기로 결정했다. 결국 임영선은 시황의 성기를 넣은 채로 키스를 하고 가슴을 만지게 하며 한참 동안이나 서로의 몸을 자극하고 애무해주었다.
살짝 살짝 간지럽히는 듯한 은근한 쾌감이 끝없이 밀려와서 임영선은 본능적으로 허리를 움직일 뻔 했지만 근성과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그리고 결국 시황이 사정감을 못 참고 성기를 빼내 자신의 얼굴에 사정을 하는 걸로 무사히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섹스를 끝낸 임영선은 시황이 태워주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차에서 내릴 때도 연인처럼 키스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자 장미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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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