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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549화 (548/629)

00549  드래곤 루나모스  =========================================================================

방으로 돌아오자 실피나가 좋아서 방방 뜨더니 자신의 가슴이 시황의 팔에 짓눌릴 정도로 강렬하게 끌어안았다.

“정말 감사드려요. 시황 님께서 저희와 결혼해주실지 몰랐어요. 아아, 어쩜 좋아.”

소극적으로 눈치만 보는 다른 여자애들과 다르게 실피나는 거침없이 스킨십을 했다. 그 거침없이 라는 표현이 유미나 라무시아처럼 한 번씩 몰래 방에 와서 성기를 갖고 노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혹시 시황이 화를 낼까 다른 여자들이 안절부절 못할 정도는 됐다. 그녀들은 시황과 결혼을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가벼운 스킨십 하는 것도 어려워하고 있었다.

시황은 라비올라와 실피나를 끌어안고 키스를 해준 다음, 로실린과 루펠린도 끌어안아 키스를 해주었다. 이제 그녀들과 결혼을 하게 된다 생각하니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본지 하루밖에 되지 않아 사랑을 한다거나 좋아한다는 감각 자체는 희미했지만 그렇다고 책임감까진 희미하진 않았다. 자신을 좋아해주는 여자라면 그 누구라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물론 윤미소처럼 지나칠 정도로 물질적인 것을 바라고 접근하는 건 아무리 예뻐도 싫었지만.

아직 결혼식까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녀들과 섹스를 하며 대화를 했다.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알아가고 싶었다.

“로실린은 어릴 때부터 여자밖에 없는 루나모스 교의 대성당에서 커왔던 거야? 루나모스를 기리기 위해 항상 몸가짐을 정갈하게 하고 남자와 접촉도 거의 안 하면서?”

“하윽... 그, 그렇... 아...”

시황이 허리를 흔들 때마다 밀려드는 해일 같은 쾌감에 로실린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렇게 음란한 몸을 가진 거야?”

“죄, 죄송합니...다..”

“괜찮아. 루나모스도 너처럼 음란하니까.”

시황은 로실린을 가볍게 놀려주며 섹스를 했다. 이렇게 로실린을 놀릴 때마다 이상하게 재미가 있었다.

로실린의 질에 사정을 하고 4명과 섹스를 모두 한 시황은 결혼식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잠깐 쉬기로 했다. 아직까지는 실피나를 제외하고 소극적인 여자애들에게 결혼식에 대한 것들을 간단히 물어봤다.

“드레스 같은 것도 아예 안 입고 그냥 그대로 가면 돼?”

“그렇습니다. 루나모스 님에게 결혼을 하겠다고 허락을 구하기만 하면 됩니다.”

라비올라가 알몸으로 침대에 앉아 공손하게 대답해주었다.

“그래? 그래도 그냥 하긴 아쉬우니까 드레스라도 입고하자.”

스드메에서 스튜디오와 메이크업까지 준비하진 않더라도 드레스 정도는 챙겨주고 싶었다. 물론 순전히 시황이 드레스를 입은 여자들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시황은 자신의 취향이 맞는 드레스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다들 날개가 달려있었지만 그 문제는 용언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디자인이 마음에 차근차근 살펴보고는 우아, 섹시, 그리고 귀엽고, 음란한 4종류의 드레스와 그에 맞는 하이힐까지 골랐다.

아공간에서 드레스와 하이힐을 꺼내 여자들에게 건네주었다. 실피나에겐 우아한 드레스를, 라비올라에겐 섹스한 드레스, 루펠린에게 귀여운 드레스, 그리고 로실린에겐 당연하게도 음란한 드레스를 건네주었다.

시황은 직접 도와주며 여자들에게 드레스를 입혔다. 디자인 자체가 좋아 드레스가 어울리긴 다 잘 어울렸다. 다만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드레스들을 입어 다들 민망한 표정들을 짓고 있긴 했지만.

“시, 시황 님. 저, 전 이걸로 끝인가요?”

평소엔 뭔가를 물어볼 엄두도 못 내던 로실린이 당황으로 말까지 더듬으며 시황에게 물었다. 로실린이 입은 드레스는 마치 시상식에서 노출로 이슈가 되고 싶어 하는 여자 연예인들이 입을 법한 노출도를 가지고 있었다. 가슴의 형태가 은근히 드러나고 치마부분도 매우 짧아 미끈한 각선미가 그대로 보였다. 평소 거의 노출이 없는 옷을 입는 로실린에겐 파격적이다 못해 옷을 아예 입지 않은 수준으로 느껴졌다.

“응. 그게 끝이야. 마음에 들지? 특별히 로실린에게 주고 싶어서 점찍어둔 옷이거든. 역시 생각했던 대로 네가 입으니까 정말 예쁘다. 너무 예뻐서 눈을 못 떼겠네. 근데 혹시 마음에 안 들어? 표정이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아, 아닙니다. 마음에 듭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시황이 예쁘다고 극찬을 하니 차마 다른 드레스를 입고 싶다 말할 수가 없었다. 고개를 들지 못할 만큼 민망했지만 시황이 좋아하니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드레스를 입고 준비하자 결혼식을 할 시간이 되었다. 시황도 간단하게 옷을 입고 성에 있는 루나모스의 예배당으로 여자들과 함께 걸었다.

시종들과 귀족들은 독특한 드레스를 입은 여자들, 그중에서 로실린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순하고 고결한 로실린이 입기엔 드레스가 너무 야했던 것이다. 비슷하게 루펠린도 평소 강인한 모습과 다르게 귀엽기 그지없는 드레스를 입고 있어 다들 자신의 눈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로실린과 루펠린은 예배당에 도착하자 빠르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예배당에는 이미 황제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황이 여자들과 함께 다가가가 황제는 곧바로 결혼식을 거행했다. 한국처럼 수많은 하객들이 박수를 쳐주거나 축가를 부르지 않았다. 그저 황제가 루마모스의 드래곤일 때의 모습이 새겨진 석상 앞에서 루나모스를 향해 시황과 네 여자의 결혼에 대한 허락을 구하는 간단한 의식을 진행할 뿐이었다.

“...그녀들은 평생 동안 시황 님만 바라보며 살 것이며, 영원토록 변치 않는 사랑을 가질 것입니다. 위대하고 존경하는 루나모스시여. 시황 님과 실피나, 라비올라, 루펠린, 로실린의 결혼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여기서 결혼을 했다는 인이 약간의 빛과 함께 팔목에 새겨지는 게 보통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지금은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혹시 루나모스의 주인인 시황에게 네명이나 되는 여자들을 결혼을 시켜 루나모스가 분노라도 한 건가 하는 걱정과 근심이 황제의 얼굴에 새겨지려는 찰나, 현세를 초월한 듯한 미모를 가진 여자가 예배당에 아름다운 꽃잎을 흩날리며 나타났다.

루나모스였다.

“루, 루나모스 님!”

루나모스를 섬기는 성녀인 로실린은 단번에 그 여자가 루나모스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이미 얼굴을 본 루펠린도 보자마자 루나모스인 걸 알고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

로실린이 루나모스라 외치고 루펠린이 무릎을 꿇자 황제와 실피나, 라비올라도 크게 당황해하며 무릎을 꿇었다. 로실린은 다가오는 루나모스에게 경건한 예를 올렸다.

“갑자기 왜 온 거야?”

뜬금없이 루나모스가 오자 시황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주인님께서 그녀들과 결혼을 하셔서 질투심에 오게 됐답니다.”

질투심이라는 루나모스의 표현에 황제는 물론이고 여자들의 안색이 사색으로 변했다. 루나모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얄팍한 생각으로 황녀들을 시황과 결혼 시키려고 해버렸다. 당장 루나모스가 세계를 멸망시켜도 이상치 않을 심각한 문제였다. 여자의 질투란 그만큼 무서웠다.

“질투? 먼저 결혼해서 그런 거야?”

시황은 다가오는 루나모스를 끌어안으며 물었다.

“주인님께서 그녀들의 몸을 탐닉하고 즐기시는 건 괜찮지만 그래도 결혼만큼은 그녀들보다 제가 먼저 하고 싶답니다. 노예 주제에 너무 주제넘은 부탁을 드리는 건가요?”

“노예라니, 루나모스가 어떻게 노예야. 내가 사랑하는 여자인데. 뭐 어쨌든 나야 누구랑 먼저 하든 순서는 전혀 상관없어. 이왕 결혼하게 된 거 루나모스하고 먼저 할게.”

“갑자기 나타나 이상한 고집 부린 걸 들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주인님.”

루나모스는 기분이 좋은지 가볍게 웃었다. 옆에 있는 여자들도 천만 명당 하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지만 루나모스는 그런 아름다움과 격이 다른 수준이었다. 싱그러운 웃음에 시황조차도 가슴이 떨려왔다.

“루나모스가 먼저 결혼하고 싶다는데 괜찮아?”

시황은 무릎을 꿇고 안절부절 못하는 여자들에게 물었다.

“괘, 괜찮습니다. 어찌 감히 저희들이 루나모스 님에 앞서 시황 님과 결혼을 하겠습니까. 부디 시황 님과 루나모스 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시기를.”

로실린이 몸을 떨며 말했다. 루나모스가 질투 때문에 왔다고 했을 때 머리가 하얗게 되며 아무런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잠시 망각했지만 자신들에게 친근하게 대해주고 애정으로 섹스를 해준 시황은 루나모스의 주인이었다. 감히 자신들이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네 명의 여자들이 허락을 해주자 시황은 다시 루나모스를 바라보았다.

“괜찮다네. 그런데 여기서 결혼해도 돌아가서 애들한테 결혼했다고 말하면 안 된다.”

“그럼요. 주인님께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아요. 그저 어디서든 주인님과 결혼했다는 사실만을 간직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고마워. 그러면 결혼은 어떻게 하는 거야? 여기선 너한테 결혼해달라고 부탁하는 거잖아.”

“간단해요. 너, 일어나서 도와주지 않을래? 주인님과 나에게 결혼을 할 거냐고 물어봐줘.”

루나모스가 황제에게 말했다.

“아, 알겠습니다.”

흰머리가 가득한 황제는 식은땀을 흘리고 다리를 덜덜 떨며 일어섰다. 질투 때문에 왔다고 해서 혹시나 세상을 멸망시키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시황이 있어서 그런지 아무런 일 없이 끝났다. 루나모스 조차도 어린애 다루듯 하는 시황을 보니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뼛속까지 느껴진다.

“두, 두 분께서는 평생토록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결혼을 하더라도 서로를 사랑하고 의지하시겠습니까?”

목을 가다듬은 황제는 루나모스가 시킨 대로 간단하게 서로 결혼을 하겠냐고 물었다.

“하겠습니다.”

시황이 대답하자 루나모스가 감격했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없겠지만 시황과 더욱 친밀하게 이어지게 된다는 사실이 행복하고 기쁠 따름이었다.

“저도 제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평생토록 주인님을 사랑하겠어요.”

루나모스도 결혼을 하겠다고 말하는 순간, 루나모스의 팔목에 영롱한 빛이 생겨나며 결혼의 인이 선명하게 찍혔다. 이런 것까지 할 필요는 없었지만 시황과 결혼했다는 증거로 남겨두고 싶어 스스로 찍은 인이었다.

시황은 그대로 루나모스와 키스를 하였다. 결혼식답게 정숙하고 성스러운 입맞춤이었다.

입술을 떼고 루나모스를 바라보자 기분이 상당히 묘했다. 한국도 아니고 어딘지도 모르는 세계에서의 결혼이었지만 확실히 루나모스가 이전과 다르게 더욱 밀접한 존재로 느껴졌다. 사랑하는 마음이야 같았지만 기분 상 그랬다.

시황은 아공간에서 이번에 받은 보물상자를 꺼내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반지를 루나모스의 왼손 약지에 끼워주었다.

루나모스는 시황이 끼워준 반지를 바라봤다. 값어치나 디자인 같은 것보다 시황과 결혼한 상징이라는 그 사실에 감격스러웠다.

루나모스와 결혼을 마친 시황은 이어서 무릎을 꿇고 있는 여자들을 세워 다시 결혼식을 진행했다. 그녀들은 처음과 다르게 상당히 긴장한 표정으로 바로 옆에 있는 루나모스에게 허락을 구했고 이번엔 정상적으로 팔목에서 빛이 나며 결혼의 인이 찍혔다.

“루나모스 님, 결혼을 허락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로실린의 인사에 이어서 루펜린과 실피나, 라비올라도 같이 감사의 인사를 했다. 루나모스까지 오니 새삼 얼마나 대단한 사람과 결혼했는지 그녀들은 실감했다.

시황은 그녀들에게도 예쁜 반지를 하나씩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하지만 다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어리둥절해했다.

“이건 내가 사는 곳에서의 결혼 증표야. 결혼반지라고 해.”

“아...”

다른 행성에 살아도 여자로서의 감수성은 똑같다 보니 그녀들은 로맨틱한 표정으로 결혼반지를 만지작거렸다. 단순히 결혼의 인이 찍히는 걸로 끝이 아니라 아름다운 반지를 건네준다는 게 너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결혼식은 마무리 됐다. 다른 행성이긴 해도 유부남이 됐다고 생각하니 뭔가 기분이 묘하기는 했다. 실로 복잡한 감정이었다.

결혼을 마친 시황은 첫 번째 부인인 루나모스와 이어서 부인이 된 네 명의 여자들과 함께 자신의 방으로 갔다. 결혼식을 마치고 부인이 된 루나모스를 끌어안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그런데 이전과 다르게 루나모스가 있으니 실피나가 감히 시황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다른 여자들처럼 멀찍이 서서 시황과 루나모스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감히 둘의 근처에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부탁이 있는데, 여기하고 이어진 게이트 같은 거 만들어 줄 수 있어? 저 애들하고 자주 보려면 이동하기 편한 게이트가 필요할 거 같거든.”

한번씩 이 행성에 와서 부인들을 만나려면 공간이동 게이트가 필요했다.

“그러면 제가 주인님께서 왔다갔다 편하도록 건물을 하나 만들어 드릴게요. 거기에 저 애들이 살면 언제든 만나기 쉬우실 거예요.”

“건물을 만든다고? 언제?”

“지금 바로 만들게요.”

루나모스는 시황과 여자들을 데리고 성 바로 밖으로 공간이동을 했다. 하늘에 가까울 정도로 높이 이동해 발 아래로 성과 거대한 정원이 한 눈에 들어왔다.

허공에 뜬 채로 루나모스는 간단하게 손을 저었다. 그러자 영롱한 빛이 정원에 번쩍이더니 거대한 건물 한 채가 생겨났다. 시황이 서울에 지은 집과 아예 같은 모습을 한 디자인의 건물이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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