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9 ------------------------------------------------------
드래곤 루나모스
“분위기가 좀 이상한데?”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느낄 정도로 분위기가 무거웠다. 아무리 시황이라도 여자애들이 왜 이렇게 침울해 있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오빠, 오늘 진아 언니랑 케즈론 매장 갔다 왔죠?”
유미가 시황에게 물었다.
“응. 갔지. 그게 왜?”
“인터넷에 오빠 연애 얘기로 난리가 났어요. 다들 혜미나 진아 언니가 오빠하고 사귀는 지 궁금해 하고 있어요.”
“그래?”
“그래서 저희가 조금 불안해요.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알려진 여자들만 오빠와 밀접한 사이라고 생각할 테고, 그렇지 않은 저희는 분위기 때문에 그분들에 비해 오빠에게 사랑을 덜 받게 되지 않을까...”
“그럴 리가 없잖아.”
시황은 말을 중간에 말을 잘랐다. 다른 건 몰라도 누구에게도 공평한 사랑을 줄 자신이 있었다. 물론 섹스도 공평하게 해주고. 원한다면 저번처럼 확실한 순번을 정해도 됐다.
“저희도 알아요. 알지만 그래도 불안해요. 왠지 경쟁에서 밀리는 것 같아서... 오빠를 한 여자만이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다들 더 민감해요.”
“음...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해?”
시황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하자 다들 불안이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다른 여자들보다 덜 예쁘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거나 다름없는 은지나 지숙, 현주의 불안이 컸다.
“그러면 원하는 대로 해줄게. 나야 너희들이 만족하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정말요?”
유미가 기뻐했고 은지와 지숙, 현주의 얼굴도 밝아졌다. 다만 찬미는 그런 거에 큰 관심 없이 옆에서 시황의 다리를 주물러줬다.
“같이 밖에서 데이트하면 되지? 그러면 누구 먼저 할래? 나야 언제든지 누구하고 데이트를 해도 괜찮아.”
“그러면 게임으로 정할까요?”
옆에 얌전히 있던 찬미가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앞서서 게임으로 정하자고 말했다.
“게임도 괜찮고. 그런데 어떤 게임? 주사위나 사다리타기 할까?”
“그런 것 보다 공평하게 누가 먼저 오빠를 입으로 사정 시키는지로 해요.”
또 다시 예전에 시황과 같이 자는 순번제를 도입할 때처럼 음란한 게임을 하자고 찬미가 말했다.
“난 괜찮은데 시간 오래 걸리지 않을까?”
시황이 찬미에게 물었다. 어차피 지금의 시황에겐 사정을 한다고 해서 지치거나 성욕이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무한에 가깝게 신선한 정액이 공급되었기 때문에 사정을 해도 항상 처음과도 같은 상쾌함을 유지했다. 그래서 사정을 하고 바로 또 사정을 하더라도 감각이 변하거나 안 되거나 하는 일 없이 완벽한 일관성을 유지했다. 게임으로 선택해도 이상치 않을 정도로 공평하다 할 수 있었다.
“괜찮아요. 오빠하고 야한 짓 하기 전보다 하고 난 후에 더 피로가 풀리니까요.”
“다들 괜찮으면 나야 상관없어.”
찬미의 게임 선택에 시황이 긍정적으로 대답하자 다들 눈에 의욕이 불타올랐다. 가장 빨리 사정 시켜서 첫 번째로 공개적인 데이트를 하겠다는 집념들이 대단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시황과 공개적인 데이트를 한다는 건 여자들에게 있어 가장 큰 영광 중 하나였다. 주변에서 무시당하던 여자도 시황과 데이트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때부터 무리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다.
여자들은 간단한 사다리 타기로 순서를 정했고 가장 먼저 지숙이 시황을 입으로 사정시키기로 정해졌다.
찬미가 시황의 바지를 내려 성기를 꺼냈고 먼저 자신의 입으로 발기를 시켜준 다음에 스마트폰으로 타이머 앱을 켰다.
그리고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지숙이 올림픽이라도 나가는 듯 집념과 열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시황의 성기를 입에 물었고, 곧바로 찬미가 시간을 측정했다.
애무라기 보단 정액을 짜내는 수준으로 지숙이 시황의 성기를 빨았고 음란한 소리가 크게 퍼졌다.
다들 얼마 만에 사정을 시키는지 긴장을 한 채로 지켜봤다. 옆에서 모르는 사람이 보자면 그저 단체로 음란한 짓을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었다.
시황의 사랑을 받지 못한 건, 곧 삶의 의미가 사라진다는 의미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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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있던 게임의 결과로 순서가 정해졌다.
의외로 1등은 찬미가 했고, 2등은 미나, 3등은 지숙이었다. 그리고 꼴찌는 유미였는데, 찬미가 일부러 입으로 사정시키기를 게임으로 고른 거 아니냐고 강하게 항의했다가 괜히 찬미에게 혼나기도 했다.
어쨌든 꼴찌인 유미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눈물까지 보이면서 입으로 사정시키기 게임이 끝이 났다.
다음날, 곧바로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아무리 찬미라도 시황과의 데이트였기 때문에 시황이 선물해준 옷 중에서 가장 예쁜 옷으로 골라 입고 거실로 내려왔다. 처음 시황과 좋지 않게 만났을 때도 워낙 예뻐서 남자들이 집적거렸는데 지금의 찬미는 그 아름다움의 정점을 찍었다. 왜 연예인을 하지 않는지 의문일 정도로 만개한 미모였다.
“어디 갈래?”
적당히 깔끔한 옷을 입은 시황이 물었다.
“학교에 가도 될까요?”
“찬미가 다니는 학교?”
“네.”
“나야 상관없지.”
시황은 찬미가 원하는 대로 함께 고려대학교로 갔다.
그나마 아직 개강도 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캠퍼스를 걷고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찬미와 함께 내리자마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단번에 쏠렸다.
“시황이다!”
그리고 어떤 여자가 외치자 주변에서 소란이 일며 단번에 시황의 근처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마치 학교에 연예인이 방문했을 때 단체로 몰려드는 모습들과 비슷했다.
시황은 일일이 인사를 해주며 찬미가 걷고 싶어 하는 길을 걸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따라오며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큰 불편함은 없었다.
인도로 걸으며 주변의 건물을 바라봤다. 재수를 하며 꿈꾸던 대학이었다. 물론 못갈 건 알았지만 꿈이야 누구나 꿀 수는 있으니까.
겨울이라 녹음은 없었지만 앙상한 가지와 빛바랜 잔디들이 나름의 운치를 자아냈다.
“이리와.”
시황은 옆에서 걷고 있는 찬미의 손을 잡고는 깍지를 껴서 자신의 자켓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자 뒤에서 꺅하는 소리가 옅게 들려오더니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찬미는 별다른 말없이 캠퍼스를 걸었다.
“왜 여기 오자고 한 거야?”
궁금해진 시황이 물었다.
“과거의 기억을 완전히 잊고 싶어서요. 오빠하고 같이 이렇게 걸으면 완전히 잊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어때? 잊은 거 같아?”
“...”
찬미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괴로운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은 평온해보였다.
잠깐 걷다가 나무 주변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찬미가 시황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었다.
딱히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시황은 찬미와 이렇게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과거에는 여자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여자들과 밀접한 관계가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처럼 많은 여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고 동시에 누구 하나 포기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하게 됐다.
특히 어제 사정시키기 게임을 다들 진지하게 임하는 걸 보고 그녀들이 가진 진심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했다. 자신과 데이트를 하고 다른 여자들처럼 사랑을 받고 싶다는 일념이 그대로 전해졌다.
그 모습들을 보고 나니 시황 또한 진심으로 그녀들을 대해주기로 다시금 굳게 마음을 먹었다.
“잊었어요.”
“그래? 그러면 됐어. 이제 갈까?”
“조금 더 이렇게 있고 싶어요.”
주변에서 사람들이 쳐다보고는 있었지만 찬미는 시황과 이렇게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했다. 과거의 트라우마였던 기억도 모두 잊었다. 사랑하는 시황과 같이 있는데 더 이상 과거에 얽매여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저, 이렇게 앞으로도 시황과 함께 지내고 싶을 따름이었다.
그거면 충분했다.
그 뒤로 찬미는 한참 동안 시황의 어깨에 기대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너무나 당연하고도 당연하게도 사람들이 찍은 찬미와 시황의 사진이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SNS에 올라갔다.
시황이 찬미의 깍지를 끼고 자신의 자켓 주머니에 넣어준 모습과 벤치에 앉아 찬미가 얼굴을 기댄 모습까지 전부 다 올라갔다.
이번에도 평범한 친구라고 보기엔 지나칠 정도의 스킨십에 인터넷은 혼란에 빠졌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자인 친구가 많아서 가볍게 스킨십을 하는 것쯤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딱 봐도 연인스러운 스킨십을 대놓고 하는데다 그것도 삼일 연속으로 여자가 바뀌고 있었다.
하루 만에 차고 다른 여자와 사귄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반대로 시황이 저 여자들과 전부 연인 사이라는 게 더 말이 되는 상황이었다.
도대체 누가 시황의 연인인지 알 수조차 없는 미궁에 빠져있을 때, 시황은 그 뒤로도 보라는 듯 매일 여자를 갈아치우며 대놓고 데이트를 했다.
심지어 매번 바뀌는 여자들이 한국에 저런 미녀들이 존재했나 싶을 정도로 단순히 아름답다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존재들이었다. 다들 성형미 따윈 전혀 느껴지지 않는 완전한 자연 미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시황이 전체적으로 개선을 시켜주긴 했지만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거지 성형수술과는 질적으로 다른 자연미를 추구했다.
처음 한두 명, 아니 세네 명 일 때야 누가 시황의 연인일지 몰라 혼란스러워했지 그 뒤로도 끝없이 새로운 여자들과 데이트를 하자 처음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사람들도 조금씩 흥미를 잃어갔다.
물론 데이트를 할 때마다 사진이 올라오고 큰 논란이 생기긴 했지만 처음처럼 인터넷이 뜨겁게 타오르던 것과 비교하면 소란이 많이 가라앉은 상태였다.
많아도 너무 많으니 시황은 원래 저렇게 여자들과 지내고, 여자들도 별로 신경 안 쓰는구나 하는 생각이 어느 정도 자리 잡게 되었다. 이건 한없이 착하던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 것보다 계속 나쁜 짓을 하던 사람이 또 나쁜 짓을 한 것과 비슷했다.
연인이 없다던 아이돌이 스캔들이 나는 것과 다르게 이전부터 스캔들이 꾸준히 난데다 심지어 매일 여자를 끼고 데이트를 하던 시황인지라 논란은 되었을지언정 충격자체는 덜했다.
이쯤 되니 몇몇 사이트에서는 시황이 여자들과 전부 섹스를 해봤을까라는 질문 글이 올라왔고 답변에는 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여론이 우세했다.
마치 서양에서나 볼법한 자유분방한 모습에 이전에 한없이 호의적이던 시황에 대한 여자들 사이의 여론이 제법 나빠졌다. 극성팬이야 여전히 존재했지만 변태 같다는 여론이 주를 이루었다.
그래서인지 시황의 아름다운 연인들 모습에 질투를 한 네티즌들이 의미 없는 악플을 달아댔다.
[여자들 너무 성형 티 난다. 시황은 여자들 성형 쩔 게 한 거 모르고 같이 다니는 건가?]
[솔직히 가슴 수술 안 하고 저런 크기 불가능하지. ㅡㅡ]
[시황도 변태 같은데 여자들이 돈 많은 시황 유혹하려고 꼬리 치는 거 나만 별론가?]
[쟤들 시황이 케즈론 옷 선물한 거 입어서 몸매 예뻐 보이는 거임.]
반대로 서양에서는 저런 게 평범한 거라고 비난 하는 게 이상하다는 글이 없는 건 아니었다. 물론 그런 글은 보통 욕만 먹고 사라졌지만.
이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시황의 연애 사정에 대한 관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을 때, 정작 시황은 매일 데이트를 하면서도 새로운 +1 마력 은실을 이용한 신제품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많은 고민을 한 시황은 +1 마력 은실로 가방이 조금 더 고급스럽게 보이는 마법과 쉽게 더러워지거나 해어지지 않는 마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무게를 줄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이쪽이 첫인상이나 사용상의 만족감이 더 클 것 같았다.
가방 디자인은 진아가 맡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몇 개의 시제품이 나왔다. 최고급 소가죽을 사용하고 +1 마력 은실로 복합마법진을 구현해낸 그 가방은 잘 모르는 시황이 보더라도 고급스러움과 아름다움이 그 어떤 명품백보다 뛰어났다.
그저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인의 가치마저 높여줄 만큼, 극상의 품격을 가진 아름다운 가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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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