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5 ------------------------------------------------------
드래곤 루나모스
“대표님, 저 잔 거예요?”
눈을 비비며 정신을 차린 혜미가 시황에게 물었다.
그런데 별 거 아닌 그 모습이 침침한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 외모 자체는 변함이 없었지만 백옥처럼 투명한 피부는 그 어떤 남자라도 끌어안아서 핥고 싶을 만큼 윤기가 흘렀고 별 생각 없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도 우아함과 매력이 흘러넘쳐서 터져 나오다 시피 했다.
수없이 많은 여아이돌 사이에 서 있어도 단연 눈에 보일만큼 뿜어져 나오는 매력 자체가 이전과 전혀 달랐다.
“어제 많이 피곤했나봐? 섹스하고 나서 바로 자더라.”
시황은 적당히 거짓말을 했다.
“정말요? 그렇게 피곤하진 않았는데 왜 잤지, 정말... 아...”
혜미는 뭔가 제대로 느낄 새도 없이 잠이 들었다는 사실에 매우 분해했다. 섹스를 하고 나서도 시황과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 잠이 들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몇날 며칠을 기다렸는데 허무하게 잠자는 걸로 끝이 나버리자 갑자기 혜미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또 시황과 만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다 보니 오늘 일이 너무 아쉽기만 했다.
평범하게 우는 모습인데도 말없이 눈물만 흘리는 게 어찌나 청순하고 아름다운지 시황조차 감탄하고 말았다. 분명 피부 외에 외형자체는 변한 게 없는데도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거 보면 매력이 증가한 게 크긴 큰 듯 했다.
“왜 우는 거야?”
시황은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혜미는 가볍게 끌어안아 주었다.
“죄송해요. 흑... 울려고 한 거 아닌데... 정말 울려고 한 게 아닌데... 대표님하고 또 언제 만날지 모르니까 제가 잔 게 너무 아쉽고 분해서... 흑...”
“그렇게 나하고 놀고 싶은 거야?”
“네...”
혜미는 시황의 품에 안겨서 눈물을 계속 흘리면서도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러면 오늘 연습은 쉬고 나랑 놀면 되지.”
“네? 그러면 회사에서 혼날 텐데...”
마음대로 연습에 빠졌다가는 회사 사람들에게 크게 혼날게 분명했다. 특히 깐깐한 황미주가 무서웠다. 평소에도 지적을 많이 당하는데 시황과 논다고 연습을 마음대로 빼먹은 걸 들키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지 안 보고도 느낌이 왔다. 너무 두려웠다.
“그건 내가 미주 누나한테 전화해서 오늘 쉰다고 하면 되니까 걱정 마.”
“앗, 정말요?”
방금까지 눈물을 뚝뚝 흘리던 혜미의 표정이 급격하게 밝아졌다. 시황이 황미주에게 말해준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회사 사람들 전부 황미주가 시황한테만 잘해준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잘해줘도 보통 잘해주는 게 아니다 보니 공인 연인이다시피 한 가을이나 은비 아니었으면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고 뒷담화를 해도 이상치 않을 정도였다.
“그럼. 당연히 그 정도는 해줘야지.”
“감사합니다. 대표님. 아...”
시황은 드레스가 살짝 내려가 빼꼼히 드러난 혜미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우웅.
그때 저 멀리서 아련하게 핑크펫의 노래와 함께 진동소리가 들려왔다. 혜미의 폰에서 나는 소리인 듯 했다.
“전화 온 거 같은데.”
“전화요? 아, 엄마인가? 어쩌지.”
전화 왔다는 말에 어리둥절해하던 혜미는 순간 시황과 함께 밤을 지새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나마나 어머니에게 한 소리를 들을 것만 같아 전화 받기가 무서웠다.
“걱정하실 테니까 일단 받아봐.”
“네...”
내려간 드레스 위로 삐져나온 야릇한 가슴을 가리지도 않고 혜미는 곧바로 거실에 가서 전화를 받았다. 시황도 상황을 지켜볼 겸 성기를 덜렁거리며 뒤따라갔다.
[너 뭐한다고 밤새도록 전화 안 받고 이제 받는 거야?]
예상대로 어머니는 상당히 화가 나 있었다. 아무런 연락도 안 하고 외박을 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게 대표님하고 있다가 너무 피곤해서 나도 모르게 자버렸어.]
당연하게도 혜미는 시황과 섹스를 하고 오르가즘을 느끼다가 갑자기 잤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뭐? 대표님하고?]
갑자기 어머니의 목소리가 변했다.
[그래.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나중에 집에 들어갈게.]
[지금 안 들어와?]
[오늘 대표님하고 놀기로 했으니까 나중에 갈게.]
[너 정말이니? 다른 애들하고 외박해놓고 거짓말 하는 거 아니야?]
[정말 대표님하고 있다니까.]
뭔가 미심쩍은지 의문을 품는 어머니에게 혜미는 당당하게 사실이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같이 있었으니까.
“잠깐 바꿔줄래?”
그때 시황이 혜미에게 전화기를 건네 달라했다. 그러자 혜미가 조금 당황하다가 전화기를 건네주었다.
[안녕하세요. 강시황이라고 합니다.]
[어머, 대표님 안녕하세요.]
이제 막 해가 뜨는 새벽 6시라는 시간에 맞지 않게 혜미 어머니는 최대한 예쁘게 목소리를 냈다.
[죄송합니다. 제가 어제 혜미를 보냈어야 하는데 피곤했는지 갑자기 자버려서 새벽까지 재웠어요.]
[아니에요. 늦게까지 혜미를 봐주셔서 제가 감사해요. 우리 혜미가 말괄량이 같아도 대표님 앞에만 가면 어쩜 그렇게 조신한 척을 하는지 몰라요.]
갑자기 혜미 어머니가 혜미 듣기 부끄러운 말들을 하기 시작했다. 전혀 뜬금없는 말이었다.
[아, 그런가요? 전 항상 혜미가 참 의젓하고 예뻐서 그런 줄 몰랐네요.]
[그렇죠? 대표님이 보시기에도 우리 혜미가 참 예쁘죠? 어머, 참 내가 중요한 걸 까먹을 뻔 했네. 저번에 화장품 선물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언제 한 번 저희 집에 오시면 식사라도 대접해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시간 되면 한 번 들리도록 하겠습니다.]
뭔가 시황과 어머니가 계속 얘기하자 혜미는 잔뜩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봐도 시황에게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대표님, 이제 제가 받을 게요. 전화 주세요.”
혜미는 거의 강제로 빼앗다시피 시황에게서 전화기를 가져갔다. 그리고는 처음과 다르게 상당히 기분 좋아 보이는 어머니와 얘기를 조금 더 한 다음에 겨우 전화를 끊었다.
“아, 정말.”
예상대로 쓸데없는 말만 잔뜩 한 것 같았다. 혜미는 시황의 항문을 핥을 때보다 더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붉혔다.
“어머니가 혜미는 나 앞에서만 조신한 척 한다던데. 정말이야?”
“아, 아니에요. 그런 거.”
말은 그렇게 하긴 했지만 시황의 앞에서 최대한 조신하고 예쁘게 보이려고 당연히 노력했다. 비록 유혹을 참지 못하고 정신없이 시황의 엉덩이를 벌려 항문을 핥아버리긴 했지만.
“그래? 아, 그리고 혜미 피부 엄청 좋아진 거 알아?”
“네? 피부요?”
의아해 하는 혜미를 데리고 시황은 전신 거울 앞으로 데려갔다. 혜미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을 바라봤다.
“어?”
정말이었다. 어제만 해도 이마와 볼에 잡티가 좀 있었고 피부도 그냥저냥 평범한 수준이었는데 지금 보니 포토샵으로 보정이라도 한 것처럼 피부 자체가 고운 눈처럼 새하얘졌고 생기가 넘쳐 반짝반짝 빛이 났다.
너무나 매력적인 자신의 피부에 놀라서 혜미는 멍하니 거울을 바라봤다. 믿겨지지 않았다. 자신이 이렇게 아름다운 피부를 가지게 될 줄이야. 도대체 하룻밤 만에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상식적으로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죠?”
혜미는 시황에게 어떨떨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제 먹은 열매 있지? 그게 엄청 귀한 거라서 먹으면 피부가 좋아져.”
“그래도...”
“거기다 나랑 섹스를 해서 피부가 탱글탱글 해진 게 아닐까?”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시황은 별 거 아니라는 듯 가볍게 얘기했다. 어차피 마법과 이능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인지라 기적이 일어나도 대충 적당한 이유를 대면 다들 최대한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마련이었다.
“그, 그런가요.”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케즈론 화장품을 만드는 열매를 먹고 정력 넘치는 시황과 섹스를 하면 이런 효과도 생기는구나 하고 혜미는 적당히 이해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평범녀의 시황 길들이기]에서도 섹스를 하고 나서 피부가 점점 좋아진다는 내용이 있기는 했다. 현실성에 바탕을 뒀다더니 정말 시황과 섹스를 하고 피부가 좋아졌다.
“자, 그러면 아직 시간도 많으니까 어제 제대로 못한 거나 할까?”
“네...”
혜미는 수줍게 끄덕이며 대답했다. 피부에 대한 것보다 시황과 섹스를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했다.
루나모스와의 섹스로 기력을 되찾은 시황은 혜미와 다시 섹스를 했다. 신기하게도 성기를 삽입할 때마다 체력이 회복되고 마기도 차올랐다. 혜미와 섹스를 하고 끝을 알 수 없는 마기를 얻으면서 음양공생공에 또 진전이 있었던 듯 했다.
오전 내내 지치지 않고 혜미와 섹스를 한 시황은 오후쯤 되자 밥도 먹을 겸 샤워를 하고 혜미와 함께 나갈 준비를 했다. 기왕 날 잡아서 노는 건데 집에만 있으면 섹스 말고는 할 게 없기도 했고 혜미와 밀접한 사이라는 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시황과 다르게 혜미는 계속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대낮에 시황과 함께 나가도 될까 하는 걱정에 근심이 가득했다. 자신은 유명하지 않았지만 세상에 시황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분명 사진이 찍힐 텐데 괜히 시황이나 가을, 은비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됐다.
시황이 건네준 옷과 코트를 입고 혜미는 시황과 함께 주차장에 있는 고급 외제차를 탔다. 오전에 얼마나 섹스를 많이 했는지 질 안에 아직도 시황의 성기가 있는 것만 같았다. 정말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일단 혜미 배고플 테니까 밥부터 먹으러 가자.”
시황은 차를 가지고 혜미가 좋아한다는 부대찌개를 먹으러 갔다. 얼마 가지 않아 깔끔한 인테리어의 부대찌개 집이 있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혜미와 함께 들어갔다.
점심시간이라 가게 안에는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은 시황은 간단하게 부대찌개 2인분을 시켰고 금방 요리가 나와서 간단하게 혜미와 잡담을 하며 밥을 먹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시황이 온지 몰랐던 사람들이 구석 자리에 왠지 시황 같이 보이는 사람이 앉아 있자 웅성웅성 거리며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저기 시황 아니야?”
“어? 진짜. 언제 왔지? 근데 앞에 있는 여자는 누구야? 엄청 예쁜데.”
시황의 존재를 알아차린 사람들이 슬쩍 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혜미는 그걸 보고 매우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살짝 시황에게 그 얘기를 건넸다.
“대표님, 사람들이 사진 찍는 거 같아요.”
“괜찮아. 얼굴 정도는 찍어도. 혜미처럼 나의 가장 은밀하고 중요한 곳을 찍는 것도 아니고. 그런 곳은 혜미처럼 소중한 사람이 아니면 안 보여줄 거거든.”
소중한 사람이라는 표현에 혜미는 수줍어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남자들이 그 모습을 보고 눈을 떼지 못했다. 그냥 봐도 가을이나 은비 같은 미녀인데 수줍은 표정을 짓자 터져 나오는 청순함에 남자 치고 가슴이 떨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쟤 누군지 아냐? 시황이랑 같이 있는 거 보면 평범한 애는 아닌 거 같은데. 너 연예인 잘 알잖아.”
부대찌개를 먹지도 않고 한 남자가 혜미를 바라보며 앞에 앉은 친구에게 물었다.
“혜미인가? 근데 혜미가 저렇게 예뻤나?”
“혜미? 혜미가 누구야?”
“가을이 있는 그룹 핑크펫에 새로 들어간 멤버 있잖아. 저번 콘서트 때 시황이 구해줬던 애일걸?”
“아... 걔구나.”
다들 혜미의 얼굴이나 이름까지는 잘 몰랐어도 콘서트 때 시황이 구해준 애라고 하면 전부 누군지 알았다.
사람들이 시황과 혜미를 보며 둘이 무슨 관계기에 밥을 먹으러 왔는지 한참 추측을 할 때 어느새 밥을 다 먹은 시황과 혜미는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갔다.
사람들의 눈이 전부 시황과 혜미의 뒤를 쫓았다.
이후로도 시황은 혜미와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심지어 가볍게 팔짱까지 끼고 마치 연인처럼 시내 한 복판을 돌아다녔고 사람들은 그 모습을 전부 사진으로 찍었다.
그리고는 당연한 수순으로 SNS에 그 사진이 올라갔는데 시황이 은비, 가을을 차버리고 혜미와 사귀는 거 같다는 자극적인 내용이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