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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뭔가 예뻐졌다. 어디가 예뻐졌는지 콕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었지만 뭔가 예뻐졌다. 아름다움에 민감한 여자라면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미묘한 변화였다.
“어때? 조금 예뻐진 거 같아?”
“정말 예뻐졌어요. 어떻게 하신 거예요?”
“내가 미용 마사지 전문이거든.”
시황은 가볍게 웃었다. 대놓고 눈을 키우고 코를 세우는 거 아닌 이상 다들 신기하다고 느낄 뿐 마법 같은 신비한 힘으로 변화를 시켰다는 건 결코 알지 못했다. 실제로는 불가능한 일이라 해도 주변에 이미 마사지로 살을 빼게 해준다고 하거나 얼굴을 작게 만들어 준다는 가게들이 흔히 있었기 때문에 그런 식일 거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정말 오빠는 못하시는 게 없네요.”
“평범한 거야.”
시황을 보면 볼수록 자신 같은 여자가 어울릴 상대가 아니었다. 그나마 주변에 예쁜 여자들이 많은 덕에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어 다행이었다.
“아, 그리고 소설 말이야.”
“죄송해요. 앞으로 소설 쓰지 않을게요.”
소설 얘기가 나오자 현주는 얼굴을 붉히며 바로 절필을 선언했다. 가까우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시황을 가지고 싶다는 망상을 하며 음란하기 그지 없는 자신의 속내를 쓴 거였는데 시황에게 들킨 이상 미안해서라도 쓸 수가 없었다.
“왜? 재미있는데 계속 써.”
“네? 계속 쓰라고요?”
“응. 그리고 핑크펫 멤버인 혜미도 네 소설 엄청 좋아하거든. 갑자기 안 쓰면 실망할 거야.”
“핑크펫 멤버가 제 소설을 봐요?”
아이돌은 잘 몰라서 혜미가 누군지는 몰랐지만 가을이 있는 핑크펫이란 그룹자체는 알았다. 현주는 아이돌도 자신의 소설을 본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엄청 팬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더 잘 쓸 수 있도록 내가 소재가 되어줄게.”
시황은 그렇게 말하며 현주의 가슴을 다시 핥았다. 어느새 발기한 성기가 현주의 허벅지를 찌르고 있었다.
현주는 시황을 끌어안았다. 평소엔 너무 대단해서 멀게만 느껴지는 시황이었지만 지금처럼 모든 걸 벗고 섹스를 할 때는 그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였다.
“하아... 오빠...”
금세 흥분해서 깊을 숨을 토해낸 현주는 본능에 따라 시황의 입술을 탐했다.
또다시 뜨거운 숨소리가 방을 달구었다.
**
며칠 뒤, 루나모스에게 증폭 마법이 새겨진 마력석 목걸이를 받은 시황은 혜미의 대답을 듣기 위해 약속을 잡았다. 혜미가 어머니가 고마워서 밥을 대접한다고 했지만 처녀와의 섹스를 통해 마력을 증폭하는 의식은 경건하게 치루고 싶었다.
아진 엔터테인먼트로 간 시황은 대표이사실에서 황미주와 섹스를 하며 혜미를 기다렸다. 경건한 의식을 치루기 전에 미리 준비운동을 하는 거였다.
섹스가 끝나고 쉬고 있을 때, 연습을 마친 혜미가 대표이사실 문을 두드렸다. 시황은 황미주에게 가볍게 키스를 해주고 바로 대표이사실을 나가 혜미를 만났다.
그런데 평소와 다르게 혜미는 브래지어가 비치는 시스루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거기다 몸에 딱 달라붙는 스키니 팬츠에 굽 높은 하이힐까지 신어 20살답지 않은 성적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오늘 혜미 예쁘네.”
노출이 있는 옷을 좋아하는 시황은 혜미에게 칭찬을 했다.
“감사합니다. 오늘 오빠 만나는 날이라 신경 써서 왔어요.”
어머니에게 오늘 시황과 만난다고 하자 어떻게든 남자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가라고 해서 전 날 급하게 산 옷이었다. 크게 기대도 안 했는데 시황이 칭찬해주자 혜미는 정말 기뻤다.
혜미와 함께 차에 탄 시황은 저번처럼 바로 예전에 살던 집에 갔다. 중간에 혜미가 먹고 싶어 하는 족발까지 사서 가자 마치 타임슬립이라도 한 것처럼 느껴졌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집에 들어갔다. 아무도 살지 않아서 여기선 어떤 음란한 짓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여자들이 사는 집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음란 짓을 하기는 했지만.
처음엔 소소한 잡담을 하면서 족발을 먹었다. 혜미는 빨리 자신의 대답을 가르쳐 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시황은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족발까지 다 먹었음에도 시황은 전혀 야한 짓을 하지 않았고, 저번에 만나서 한 얘기 또한 일절 꺼내지 않았다. 이쯤 되니 혜미가 시황의 마음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빨리 야한 짓을 하고 싶었다. 평소에는 시황과 만나서 찍은 음란한 사진들을 보며 자위를 했지만 시황이 만져주는 것에 비하면 별로 기분 좋은 것도 아니었다.
“대표님!”
결국 참지 못한 혜미가 얘기를 꺼내기로 했다.
“응? 왜?”
“저, 그때 대답 정했어요.”
사실 답은 시황이 말을 꺼낼 때부터 정해져있었다.
“대답? 무슨 대답?”
“있잖아요. 대표님 마음 받아줄지 말지 다음번에 만날 때까지 결정하기로 한 거요.”
“그런 약속을 했던가?”
“네? 하셨잖아요...”
시황이 어리둥절해하며 말하자 혜미는 불안해졌다. 혹시 까먹기라도 한 걸까? 혜미는 어떻게 해서라도 시황의 것이 되고 싶었다. 이 날을 위해서 얼마나 기다렸는데...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하하. 농담이야. 농담.”
어느새 혜미의 눈이 빨갛게 변하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자 시황은 가볍게 웃었다.
“대표님. 바보. 까먹은 줄 알고 정말 놀랐잖아요.”
혜미는 그제야 안도했다. 흔한 소설에서는 시황처럼 돈 많은 남자의 여자가 되기 싫어서 울어야 하는데 혜미는 시황의 여자가 되지 못할까봐 울었다. 빨리 시황의 여자가 되어서 잔뜩 야한 짓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답은 정했어?”
“네. 대표님의 마음을 받아들일게요.”
혜미는 또다시 곧바로 대답했다. 이건 영원히 변할 리 없는 답변이었다.
“정말? 정말 고민해보고 내린 결정이야? 혹시 시간이 더 필요하면...”
“제 진심이에요. 절대로 이건 변하지 않아요. 전 세상에서 대표님을 가장 좋아한단 말이에요. 제발 제 마음을 받아주세요. 그 날 이후로 제 머릿속엔 대표님 밖에 없단 말이에요.”
왠지 또 시황이 자기를 생각해준다고 결정을 못내리고 질질 끌 것만 같자 혜미는 제발 마음을 받아 달라고 외쳤다.
“그렇게나 날 좋아했던 거야? 고마워. 그러면 이제 혜미의 마음을 거부하지 않을게. 아직까지 미안하지만 그래도 내가 있는 힘을 다해서 혜미를 좋아해주고 기분 좋게 해줄게.”
“흑... 정말 감사합니다.”
드디어 시황이 마음을 받아주자 혜미는 정말 기뻐서 저절로 눈물이 나왔다. 이로서 자신도 드디어 당당한 시황의 여자 중 한 명이 되었다. 가을, 은비 등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여자들 사이에 끼게 된 것이다. 질투보다는 시황의 여자가 되었다는 자부심만 생겨났다.
“그러면 내가 선물을 줄게.”
“선물이요?”
시황은 가방에서 자그마한 상자를 꺼냈다. 화려한 문양이 그려진 상자는 그 자체로도 하나의 예술작품 같았다. 너무 고급스러워 고고한 기품마저 느껴졌다.
“자, 이거. 열어봐.”
척 봐도 비싸 보이는 상자에 혜미는 가볍게 긴장을 하며 열었다. 그러자 마치 광채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아름다움을 가진 목걸이가 하나 나왔다. 파도치는 바다처럼 신비한 빛을 내는 보석이 달린 목걸이는 그 섬세함이 얼마나 대단한지 자세히 보면 볼수록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런 걸 잘 모르는 혜미가 보기에도 몇 백만 원 정도 할 수준의 목걸이가 아니었다. 보석의 가치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천만 원은 우습게 넘을 듯 했다.
“이거 비싼 거 아니에요? 전에 화장품도 주셨는데 이걸 제가 받아도 될까요?”
혜미는 손까지 떨렸다. 시황을 만나고 벌써 수천만 원 이상의 선물을 받았다. 시황의 여자로 받아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 이런 선물들까지 받아도 될지 몰랐다.
“가격이야 어떻든 혜미를 위해서 일부러 만든 목걸이야. 내 마음이 담겨 있는 거니까 꼭 하고 다녀.”
“감사합니다. 정말 절대로 제 몸에서 떨어트리지 않을게요.”
증폭 마법이 걸린 목걸이를 몸에서 떨어트리면 안 된다는 문제점은 간단히 해결했다. 시황이 마음이 담긴 거니까 하고 다니라는 말에 혜미는 절대 떨어트려 놓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시황은 직접 그 목걸이를 혜미의 목에 걸어주었다. 마력석의 마력을 조금 끌어내 도난 방지 마법도 만든 사람이 걸어줘서 누군가 훔쳐가거나 잃어버릴 일 자체가 없었다.
“잠시만 방에서 뭐 좀 가져올게.”
시황이 뭔가를 가지러 간 사이, 혜미는 목걸이를 계속 바라봤다. 절제된 미를 가진 목걸이는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았다. 특히 파도가 치듯 아름답게 흔들리는 푸른 보석을 보니 아름다움에 넋이 나갈 것만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황이 뭔가를 가지고 나왔다. 옷과 하이힐처럼 보였다.
“그건 뭐에요?”
“혜미 주려고 준비한 선물.”
“또요?”
그저 시황의 여자가 된 걸로도 충분한데 계속 값비싼, 그것도 몇 천만 원은 우스워 보이는 것들만 가져오자 혜미는 무섭기까지 했다.
“오늘 혜미와 처음으로 섹스 하는 기념이라고 생각해줘.”
“헤...”
섹스라는 표현에 혜미의 얼굴이 단번에 밝아졌다. 드디어 시황의 탐스러운 성기를 삽입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기뻐서 웃음만 자꾸 나왔다.
시황은 철저히 자신의 취향에 맞춘 우아한 드레스와 높은 굽의 하이힐을 혜미에게 건네주었다. 보이쉬한 옷보다는 이런 여성스러운 옷이 시황의 취향이었다. 특히 굽 높은 하이힐은 여자들만이 낼 수 있는 매력의 극한을 보여줬기에 가장 선호하는 패션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이유 외에도 옷에는 몇 가지 안전 마법이 걸려있어서 혹시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나도 혜미가 고통을 느낄 일은 없었다. 취향도 취향이지만 안전 때문에 입히는 거였다.
“지금 갈아입을래? 속옷까지 다 벗고 입어줘.”
“알겠어요.”
혜미는 입고 있던 시스루 블라우스와 스키니 팬츠, 속옷까지 다 벗고 시황이 준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었다. 너무 우아한 옷이라 아직 20살 밖에 안 된 자신이 어울릴지 자신은 없었지만 시황이 예쁘다 해주니 그런 걱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이거 먹어 줄래?”
옷을 다 입은 혜미에게 시황은 설련나무의 열매를 주었다. 한입에 쏙 들어갈 것 같은 조그마한 크기였다. 화음수의 내단은 방금 방에 들어가서 시황이 먹고 나와 설련나무의 열매만 혜미가 먹으면 모든 준비를 끝마치는 거였다.
“이게 뭐에요?”
자그마한 열매를 보고 혜미가 물었다. 시황이 주니까 먹기야 하겠지만 뭔지 조금 궁금했다.
“케즈론 화장품의 원료 같은 거라고 할까? 먹으면 피부가 단번에 깨끗하고 투명해지는 귀한 열매야. 원료가 매우 드문 귀한 약재라서 화장품 가격이 그렇게 비싼 거야.”
이건 조금 거짓말을 섞었다. 케즈론 화장품과 전혀 상관이 없었지만 피부가 깨끗하고 아름다워지는 효과는 비슷했다.
“아... 그렇구나.”
워낙 케즈론에서 만드는 것들이 상식을 초월하다 보니 혜미는 쉽게 수긍했다. 어차피 시황이 뭐라고 하든 의심할 마음이 하나도 없기도 했고.
피부가 좋아진다는 말에 혜미는 곧바로 열매를 입에 넣었다. 그런데 씹으려고 했더니 입에 들어가는 순간 차가운 액체가 되어 식도로 흘러들어갔다. 왠지 몸이 서늘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입 안에 넣으니까 사라졌어요.”
“신기하지? 그런 열매야.”
별 거 아닌 듯 시황이 말하자 혜미도 조금 신기하긴 했지만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 그 어디에도 입에 넣자마자 차가운 액체로 변하는 열매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섹스를 하기만 하면 시황은 거대한 마기를 얻을 수 있었다. 왠지 혜미를 이용하는 듯해서 미안한 마음에 계속 마음을 받아줄 건지 되물었던 거지 혜미가 싫어서 되물었던 게 아니었다.
“이제, 야한 거 할까? 오늘은 끝까지 할 거야. 괜찮지?”
“네...”
혜미는 수줍게 대답했다. 드디어 시황과 하나로 이어진다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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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