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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488화 (487/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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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관객들은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모습에 순간적으로 방송 사고인지 알고 깜짝 놀라 가벼운 비명을 질렀다. 정체불명의 남자가 핑크펫 멤버들을 끌고나가는 건가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내 관객들도 천천히 기울어지고 있는 지지대를 인식했고 방금 전과 비교도 되지 않는 커다란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지듯 퍼져나갔다.

평범하게 노래에 맞춰 춤을 추던 핑크펫 멤버들도 갑자기 시황이 무대에 뛰어들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무리 시황이라도 전 세계에 생중계 되는 무대라 이러는 건 곤란했다. 소호가 내려가라고 다급하게 손을 흔들었지만 시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대로 올라가면서 크게 외쳤다.

“빨리 무대 밖으로 도망가!”

“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가을과 소호는 그제야 주변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관객석에서는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들리고 다급한 표정을 짓고 있는 보안업체 직원들과 행사 관계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당황한 멤버들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그제야 점점 기울어지고 있는 지지대를 발견했다. 거대한 구조물이 자신들을 향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자 순식간에 멤버들의 얼굴에 공포가 휩싸였다.

“꺄악!”

찢어지는 비명이 곧바로 튀어나왔지만 다리가 굳어버리기라도 한 듯 다들 주춤거리기만 할 뿐 전혀 도망치지 못하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느긋하게 기울어지는 것 같아도 막상 당사자가 되면 바로 발견하고 도망가기 어려울 만큼 위압감 넘치는 모습과 속도였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옆에 달려있던 연결부위가 차례로 끊어지면서 무너져 내리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시황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발견하자마자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지만 거리가 있다 보니 이대로라면 도착하는 순간 핑크펫 멤버들이 깔려 죽게 될지도 몰랐다. 전 세계로 생중계 되고 있다고 해서 더 이상 힘을 숨길 여유가 없었다.

마기를 단번에 끌어올려 바닥을 박찼다. 경공과 관련된 무공을 익히지는 않았지만 무대 바닥이 내려앉을 만큼 강한 힘 덕분에 인간을 한계를 아득히 넘어선 속도로 쏘아지듯 나아갔다.

순식간에 가을과 소호에게 도달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둘의 몸을 감아서는 지지대가 쓰러지는 곳에서 안전한 곳으로 집어던졌다. 지지대를 붙잡아 세우는 게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겠지만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모두를 가장 안전한 위치로 옮긴 것이다.

곧바로 이어서 번개 같은 속도로 제인도 몸을 팔로 휘감아 마찬가지로 집어던졌다. 떨어질 때 쓸리는 상처가 날 수는 있겠지만 목숨에 비하면 그 정도는 매우 싼 값이었다.

끼익!

강렬한 금속음이 귀를 찢을 듯 파고들었다. 어느 순간 노래는 멈추고 사방에서 비명소리밖에 나지 않았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민첩함으로 세 명을 집어던졌음에도 지지대가 순식간에 머리 바로 위까지 당도해있었다.

혜미와 장미를 옮길 시간이 부족했다. 아무리 마기를 끌어올린다 해도 불가능한 건 불가능한 거였다.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시황은 곧바로 혜미와 장미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둘을 품에 감싸고 바닥에 쓰러졌다.

동시에 알루미늄으로 된 거대한 구조대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시황을 덮쳤다.

으득!

뼈가 부러지는 기괴한 소리가 났다.

“큭!”

마기를 끌어올려 신체의 방어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렸음에도 거대한 구조물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는 없었다. 어깨를 그대로 강타한 구조물에 뼈가 부러졌다. 끔찍한 고통에 순간에 몸이 휘청였지만 곧바로 남은 팔로 구조물을 지탱했다.

어디를 덮칠지 몰라 방어 부위를 진신으로 넓힌 점이나 드래곤의 비늘로 된 갑옷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부상을 입고 말았다. 그나마 요 근래 엄청난 섹스를 통해 마기를 부쩍 늘린 덕에 이 정도로 그친 거지 이전이라면 더 큰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괜찮아?”

시황이 밀착하다시피 아래에 깔려 있는 혜미와 장미에게 물었다. 부러지지 않은 팔로 땅을 지탱하고 구조물을 등으로 받친 덕에 혜미와 장미는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 강철조차 단번에 우그러질만한 충격에 한쪽 어깨가 부러지긴 했지만 이 상태로 지지하고 있는 건 큰 문제가 없었다. 2갑자가 넘는 마기를 가진 덕에 인간을 아득히 초월한 존재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흐윽... 저는 괜찮아요...”

“흑... 저도요...”

아이돌에 데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무대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를 겪게 된 혜미와 장미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있었다.

한창 혜미와 장미가 울고 있을 때 밖에서 분주한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가 빨리 구조대를 부르고 관객을 내보내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가을과 찬미가 흐느끼면서 달려왔다.

“오빠! 오빠! 괜찮아요? 제발 괜찮다고 해줘요. 제발요... 흑...”

가을은 시황이 크게 다쳤을 거라는 생각에 이미 눈물을 쉴 새 없이 흘리며 시황을 애타게 부르짖었다.

“이, 이걸 빨리 들어야 해요. 이대로 있으면 오빠가 죽는단 말이에요. 빨리요. 다들 뭐해요! 빨리요!”

찬미는 시황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한시라도 빨리 거대한 구조물을 들어 올리려고 했다. 얼마나 강하게 염원을 했는지 쓸줄도 모르는 내기가 절로 움직이며 찬미의 근력을 증가시켜줬지만 안타깝게도 구조물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사실 시황이라면 여기서 구조물을 어느 정도 밀쳐내고 빠져나올 능력이 있었지만 그런 짓까지 했다간 나중에 상당히 곤란한 일을 겪을 게 분명했기 때문에 얌전히 구조대가 오길 기다리는 중이었다.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시황은 차분한 목소리로 가을과 찬미를 진정시켰다.

“오, 오빠! 정말 괜찮아요? 많이 다친 거 아니죠? 흑... 그렇다고 해주세요. 저 너무 무서워요.”

가을이 시황과 얘기하며 울자 찬미가 재빠르게 다가왔다.

“오, 오빠. 주, 죽으시면 안 돼요. 제가 앞으로 더 잘할 테니까... 제발 제발... 다 제가 잘못했어요. 흐윽...”

평소 어떤 여자와 섹스를 하고 어떤 음란한 행위를 해도 당황조차 하지 않던 찬미가 패닉 상태가 되어 혼이 빠진 표정으로 시황을 부르짖고 있었다.

정작 시황은 어깨뼈만 부러진 거라 목숨엔 아무 지장도 없다 보니 울고불고 하고 있는 찬미와 가을을 보는 게 안쓰러우면서도 저렇게 걱정해준다는 사실이 기분이 좋기도 했다.

“뼈가 좀 부러진 거 같은데 틈이 있어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어.”

틈은커녕 혜미와 장미를 위해 구조물을 그대로 지지하는 중이었지만 찬미와 가을을 안심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저, 정말요? 정말 다행이다... 다행이야. 흑...”

“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흐윽...”

거짓말이 통했는지 가을과 찬미는 울면서 크게 안도했다.

밑에 깔린 혜미와 장미도 그렇고 가을과 찬미까지 어찌나 눈물이 많은지 주변에서 흐느끼는 소리밖에 나지 않았다.

가을과 찬미가 한참 위험하게 무대에 있자 안전 요원과 관계자들이 달려왔다.

“여기는 위험하니까 밑에서 기다려주세요. 지금 구조대가 오고 있는 중이라 금방 구할 수 있을 겁니다.”

관계자들은 가을과 찬미를 데리고 갔고 안전요원들은 시황과 장미, 혜미에게 상황을 계속해서 물었다.

제일 위험한 상황에 처한 건 시황이지만, 정작 그 시황은 한없이 여유로웠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만 다급함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구조대가 오길 기다리고 있자 혜미와 장미는 이제야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는지 걱정되는 눈으로 시황을 바라봤다.

“흐윽... 죄송해요. 저희 때문에...”

“정말 죄송합니다... 흑...”

둘은 자기들 때문에 다친 시황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처음에야 너무 놀라서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이해도 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두려움이 사라지자 상황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가장 먼저 시황에 대한 감사함과 미안한 마음이 생겨났다.

"너희가 잘못한 게 아니니까, 그렇게 미안해 할 건 없어. 나는 괜찮으니까. 봐, 피나는 곳도 없잖아."

"감사합니다 흑... 대표님 아니었으면 저희는 정말..."

"무, 무서웠어요...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흐윽..."

만약 시황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구조물이 깔려서 죽었을지도 모를 위험천만한 상황을 다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에 몸까지 떨려왔다. 그때 얼마나 무서웠던지 혜미와 장미는 자기도 모르게 팬티가 흥건하도록 오줌을 지리고 말았다.

“그런데 자세는 괜찮아? 안 불편해? 나하고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너희가 좀 싫을 거 같은데.”

의도한 바는 전혀 아니지만 몸이 혜미와 장미의 가슴을 짓누를만큼 밀착해있었고, 어쩌다보니 다리는 혜미와 장미의 치마를 파고들어 가랑이 사이의 음부에 딱 붙어있었다. 덕분에 둘이 지린 오줌이 그대로 옷에 묻기도 했다.

“흐윽... 저희는 괜찮아요. 흑... 무서워... 엄마...”

“장미야, 울지 마. 나도 계속 눈물 나잖아. 대표님이 우리 지켜주고 있는데 계속 울면 싫어하실 거야... 흑...”

둘 다 최대한 울지 않으려고 눈물을 꾹 참고 있는 모습이 상당히 귀여웠다. 애초에 아이돌이니 기본적으로도 귀여운 게 크기는 했지만.

워낙 밀착을 하고 있어서인지 혜미와 장미의 부드러운 살결과 향기에 시황의 성기가 움찔움찔하더니 슬그머니 발기를 했다. 평소와 다르게 콘서트에 참석한다고 섹스를 얼마 하지 못해 성욕이 끓어올랐다.

그런데 하필 이때 혜미와 장미가 두려움에 조금씩 시황의 품으로 파고들며 엉켜왔고 더듬거리던 혜미의 손에 발기한 성기가 붙잡히고 말았다. 정작 혜미는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그 딱딱한 게 뭔지도 모르고 조금이라도 마음의 안정을 위해 엄마 손을 잡듯 성기를 꼭 부여잡았다.

상당히 당혹스러운 상황이지만 시황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계속 둘을 위로하고 안심을 시켜주었다.

“조금 있으면 사람들이 와서 구해 줄 테니까 아무 문제없이 나갈 수 있을 거야. 그보다 데뷔하고 좀 어때? 익숙해졌어?”

“네... 흑...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저도 대표님께서 뽑아주셔서 항상 감사드리고 있어요...”

시황은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 조금이라도 지금 상황을 잊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온갖 시답잖은 얘기를 하고 있으니 혜미와 장미의 마음이 차분해졌는지 나름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었다. 지금 아픈 건 어깨가 부러진 시황뿐이었고 둘은 다친 곳 하나 없이 오줌만 지린 것뿐이었으니까.

한참 얘기를 하고 있으니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구조대가 도착하고 지지대를 올릴 들어 올릴 차가 도착한 것이다.

대략적인 정보를 듣고 온 구조대는 구조물을 옮길 준비를 하면서 시황에게 상황을 물었다. 크게 다치지 않았는지, 의식은 있는지, 여자 둘은 괜찮은지 등의 질문에 시황은 착실하고 침착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구조대원들이 구조물에 줄을 연결했고 이내 기계음이 울리면서 서서히 지지대가 들려올라가기 시작했다.

애초에 시황이 등으로 지지하고 있었던지라 생각보다 금방 빠져나갈만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여기서가 중요했다. 시황은 최대한 아무런 힘없는 일반인인척 해야 했기 때문에 빠져나갈 공간이 났다고 해서 섣부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구조대들이 보호 장비를 이용해 혜미와 장미를 끌어냈다. 성기를 부여잡고 있던 혜미의 손이 떨어지자 시황은 크게 아픈 듯 바닥에 쓰러지는 척 했다. 그러자 다급해진 구조대원들이 빠르게 시황을 끌어낸 뒤에 혜미와 장미와 함께 응급차에 싣고는 곧바로 콘서트 장을 빠져나갔다.

그러자 이미 사고 소식을 듣고 몰려든 기자들과 방송국 카메라가 콘서트 장을 빠져나가는 응급차를 빠르게 찍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됐다가 일어난 사고인 만큼 벌써 뉴스에 사고 영상이 몇 번이나 흘러나왔다. 그 영상엔 구조물이 기울어지기 시작할 때 모두를 구하기 위해 무대로 뛰어든 시황의 모습도 같이 찍혀있었다.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시황이 진찰을 받는 동안 찬미와 가을이 도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울고 있는 아루와 유미, 은지, 효정 등 시황의 여자들이 병원에 도착했다.

그녀들은 시황이 구조물에 깔려서 크게 다쳤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에 하나같이 눈물만 흘리다가 찬미의 연락에 병원으로 달려온 것이다.

병원 대기실에 연예인들 이상으로 아름다운 여자들이 시황을 기다리며 슬픔에 젖어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광경은 대단히 이질적이면서도 신비로웠다.

그녀들은 주변의 사람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서로 끌어안고 울면서 시황이 무사하길 끊임없이 기원했고 황미주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효정의 몸에 기대어 엉엉 울었다. 그나마 시황의 강력함을 아는 수란과 미나만이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들에게 있어선 시황은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 혹시라도 시황이 죽기라도 한다면 삶의 의미조차 잃을 정도 사랑하는 존재이기에 시황이 크게 다쳤을 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받은 충격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무너진 듯 우는 여자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애초에 시황이 다친 거라곤 어깨가 부러진 곳뿐이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부러진 어깨 외엔 별다른 문제없는 걸로 진찰이 마무리 됐다.

시황에게 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자들은 크게 기뻐했고, 곧바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그녀들에게 있어 시황이란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였으니까.

이렇게 혜미와 장미 또한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시황의 여자들이 안도의 눈물을 흘릴 때, 방송국 기자들은 한창 사고현장을 본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사고현장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시황이 달려들어서 엄청난 괴력으로 핑크펫 멤버들을 구했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하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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