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78 ------------------------------------------------------
드래곤 루나모스
신호음이 얼마 울리지 않아 전화를 받는다.
[이팀장님 안녕하세요. 요즘 잘 지내세요?]
눈에서는 악독한 빛이 줄기줄기 뻗어 나왔지만 목소리는 그 어떤 여자보다 상냥하고 다정했다.
[아, 윤미소 씨. 저야 항상 잘 지내죠. 그보다 무슨 일이세요?]
[제가 좋은 정보를 알려드리려고요. 이번 주 시간 되세요? 저희 집에 한 번 방문하세요. 잘 대접해드릴게요.]
이팀장은 윤미소가 의도하는 바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지금 윤미소는 섹스를 조건으로 원하는 기사를 써달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아무리 윤미소가 강시황 때문에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어도 그 아름다움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그럼요. 제가 그러면 일 끝내고 밤에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해요. 기다릴게요.]
전화를 끊은 윤미소는 피치 사의 스마트폰을 옆 좌석에 집어던지듯 거칠게 놓았다.
“두고 봐. 강시황. 절대 이대로 물러나진 않을거니까.”
씹어 먹기라도 할 듯 낮게 중얼거린 윤미소는 차 시동을 켠 뒤에 곧장 시황의 집을 떠나갔다.
검은색의 고급 외제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소리가 나자 방금 전까지 음탕하기 그지없던 짓을 하던 시황과 여자들이 거실 유리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오빠, 정말 이래도 괜찮아요? 윤미소가 또 이상한 짓 할 거 같은데.”
은비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시황이 부탁을 해서 윤미소 앞에서 그러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문제가 될 부분이 너무 많았다. 자신들이야 어차피 시황을 좋아한다고 공개고백을 해서 그런 관계인 거 밝혀져도 상관없었지만 시황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건 정말 싫었다.
“괜찮아. 오히려 더 그래주면 좋으니까. 어쨌든 다들 억지로 연기하느라 고생했지? 내 무리한 부탁 들어줘서 고마워. 이제 편하게 지내도 돼.”
평소와 다르게 시황이 왕처럼 군 건 윤미소를 위한 연극이었다. 저번부터 자신을 유혹해서 뭔가를 해보려는 그 알량한 속셈을 완전히 부서 버리고 싶었다. 성기를 넣기만 하면 자기 게 될 거라는 착각을 허물어 버리기엔 이보다 좋은 게 없었다. 그래서 여자들에게 거짓말이라도 더 음란하고 야한 말을 해달라고 부탁을 한 거였다.
“어머, 시황아 그거 나 진심이었는데? 거짓말이나 연기 같은 건 하나도 안 했어.”
“맞아요. 저희는 그냥 진심 그대로 말을 한 거예요.”
황미주와 가을이 연기나 거짓말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그러자 주변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과장되게 행동한 건 있을지 몰라도 전부 진심이었다. 아까 황미주가 시황에게 효정이 섹스를 하고 싶어 한다거나, 오늘 위험한 날이라는 것도 전부 있는 그대로 말을 한 거였다.
“그래? 그건 몰랐네. 정말 고마워. 다들 너무 고생했고 이제 다들 하고 싶은 거 해.”
“아루는 오빠랑 섹스하고 싶어요.”
“나도 섹스 할래요. 섹스섹스. 섹스 최고.”
아루와 프린이 시황에게 섹스를 하고 싶다면서 달라붙었다. 윤미소가 갔음에도 모두 여전히 옷을 입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시황도 발기한 성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어찌된 게 윤미소가 있든 없든 다들 행동의 변화자체가 없었다.
“아앙, 시황아. 나하고 하다가 말았잖아. 나부터 해줘. 봐, 우리 시황이거 언제 들어오나 누나 구멍이 울면서 계속 기다리고 있잖아.”
황미주가 방금까지 시황의 성기가 들락날락거린 덕에 애액이 흥건한 음부를 보여주며 애교를 떨었다. 생긴 것만 보면 깐깐하고 도도할 것 같은 황미주가 애교를 떨자 효정의 눈이 가늘어졌다. 20년 동안 같이 살아왔지만 시황의 앞일 때와 아닐 때 완전히 다른 엄마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러면 미주 누나랑 하고 있을 테니까 혹시 나랑 하고 싶은 사람 있으면 찬미가 순서 좀 정해줄래?”
“알겠어요. 오빠랑 하고 싶은 분들 이쪽으로 오세요. 제가 순서 정해드릴게요.”
효정과 황미주를 제외한 여자들 전부가 찬미를 쫓아갔다. 이제 이런 일은 찬미가 하는 걸로 완전히 정해진 듯 했다.
순서를 정하는 사이 시황은 소파에 황미주를 앉히고 다시 성기를 삽입해 허리를 흔들었다. 이미 몸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르다가 윤미소 때문에 멈춘 거라 황미주는 금세 다시 큰 신음을 내며 몸을 비틀었다.
“엄마, 기분 좋아?”
“으, 응... 너무 좋아... 하윽...”
소파 옆에 앉은 효정은 쾌감에 신음을 흘리는 엄마를 바라봤다. 어쩐지 엄마의 구멍으로 시황의 성기가 들락날락 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히 신비로웠다. 저렇게 큰 게 거침 없이 왔다갔다 하는 게 너무 신기해서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시황은 멍하니 결합부위를 보고 있는 그 효정의 손을 잡고 끌고 와서는 커다란 가슴을 만지며 키스를 했다. 성기는 엄마인 황미주의 구멍을 끊임없이 오고갔고, 손과 입은 딸인 효정의 가슴과 입술을 희롱했다. 위 아래가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한참 이렇게 황미주와 효정을 희롱하고 있는데, 순서가 정해졌는지 유미와 아루 등이 와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놀고 있었다.
윤미소처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너무나 충격적이라 말이 나오지 않는 모습이지만, 시황의 집에서는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다.
**
며칠 뒤, 약속한 대로 윤미소는 저번에 전화했던 이팀장과 섹스를 했다. 시황의 성기에 비하면 대단히 작고, 평범하게 못생긴 중년의 남자라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지만 지금 자신의 얘기를 듣고 기사를 써줄 사람이 이 남자뿐이었다.
섹스를 끝낸 윤미소는 아까 시황의 집에서 봤던 얘기를 했다. 연예인보다 예쁜 가정부가 시황을 왕처럼 대해주고, 은비와 가을이 성기를 핥아주는가 하면, 시황이 모녀의 질에 그대로 사정을 해서 둘 다 임신을 시키려고 한 일 등,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일을 주절주절 늘여놨다.
그러자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이팀장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윤미소가 최근 시황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허위로 신고를 했다가 거짓임이 밝혀져서 엄청나게 욕을 먹은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평범한 연예인도 아니고 어린애들부터 노년층까지 국가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강시황이라는 존재를 건드린 덕에 윤미소의 이미지는 이 이상 떨어지기 힘들 정도로 추락한 상태였다.
어쩐지 어떤 기사를 부탁하는지 말부터 하지 않고 섹스를 하더라니, 이런 허황된 얘기일 줄이야.
“미소 씨, 그런 걸 기사로 쓰기는 힘들어요. 어느 정도 사실 같아야 기사로 쓰지 여자들 10명쯤이 강시황 대표의 성노리개에다 심지어 모녀까지 있다는 건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어요. 억울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런 허위기사를 썼다간 저도 좀 위험해요.”
이팀장은 윤미소를 설득했다. 웬만한 성추문이어야 기사로 써주지,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윤미소의 망상일 뿐이었다. 심지어 그 상대가 평범한 연예인도 아니고 강시황이었다. 성폭행 파문 뒤로 요즘 더 성실하고 착한이미지로 각인된 데다 인기까지 대단한 만큼 괜히 건드렸다 큰일 나는 수가 있었다.
“진짜라니까요! 왜 내 말을 못 믿는 거예요? 제가 직접 강시황 집에 가서 다 보고 왔어요. 저 보는 앞에서 여자들이 소파에 앉아서 직접 자기 걸 벌리니까 강시황이 하나하나 맛 보듯이 넣었다니까요? 거기에다 모녀까지 와서는 엄마가 직접 딸 걸 벌려주고는 넣으면 기분 좋으니까 안에 사정하고 임신 시키라고 얘기해줬단 말이에요.”
“하아...”
어느 정도 말이 돼야 믿지. 삼류 저질 소설을 듣고 있자니 벌써부터 피곤함이 몰려와 이팀장은 한숨을 쉬었다. 원한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걸 기사로 쓰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안 해주신다는 거예요?”
윤미소의 눈이 변했다. 그 눈빛에 이팀장이 움찔했다. 자기같은 유명치 않은 인터넷 기사 기자에게까지 몸까지 주며 기사 부탁을 하는 여자인데 그 성깔이 오죽하겠는가? 원한을 품으면 어떻게 해서든 복수를 할 게 분명했다.
추락하긴 했어도 인기 배우였던 만큼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에 정신 못 차리고 먹었는데, 막상 먹고 보니 독사과였다.
“아니, 안 써주겠다는 게 아니라 그 정도 기사를 이거 한 번으로 쓰기엔 내가 좀 어렵다는 거죠.”
“흥, 좋아요. 다음에 한 번 더 해드릴 테니까. 기사 안 쓰면 각오하세요.”
“하아, 알겠어요.”
이팀장은 이렇게 된 거 조금 현실적으로 바꿔서 기사를 쓰기로 했다. 항의 전화나 비난을 받기는 하겠지만 윤미소와 한 번 더 섹스를 하는 거라면 그럭저럭 견디고 넘어갈만한 리스크이기는 했다. 어차피 이런 가십거리로 먹고 사는 인터넷 사이트기도 했고.
윤미소의 집을 나와 자신의 집에 간 이팀장은 조금 내용을 바꾸었다. 지나치게 말도 안 되는 망상에서 그나마 그럭저럭 루머라고 받아들일 수준으로는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성추문 기사를 올리려고 할 때, 시황 측에서 윤미소를 무고죄로 고소했다는 기사가 연달아 올라왔다. 괜히 이 타이밍에 올렸다간 조금 위험할 듯 했는데, 윤미소에게 빨리 올리라는 말에 이팀장은 하는 수 없이 시황의 성추문 기사를 올렸다.
[최근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A대표의 은밀한 사생활이 유출됐다. 궁궐 같은 집에서 평소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여자들을 모아놓고 섹스파티를 벌인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중에는 한 가정의 모녀와 인기 배우, 아이돌도 있어 큰 파문이 예상된다. 그녀들은 A대표의 말이라면 그 어떤 음란한 짓이라도...]
평소 연예인들의 각종 루머들을 A씨, B양 하면서 올리는 뉴스 사이트인지라 이것도 특별할 것 없는 흔한 루머 기사 중 하나이기는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기서 설명하는 A대표가 단번에 강시황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특별한 정보는 없었지만 남녀노소에게 인기를 구가한다는 것과 무고죄로 고소했다는 기사 직후에 올라왔다는 점에 아예 확정을 짓고 있었다.
바로 이 루머 기사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퍼져나갔다.
[와, 기사 미쳤네요. 저런 걸 루머랍시고 쓰는 쓰레기는 뭡니까? 강시황 대표가 집에서 섹스파티를 벌인다고요? 살다가 이런 개소리는 처음 보네요.]
[지금 모태 솔로에 동정설까지 도는 사람한테 섹스파티라니... 이거 쓴 기자 누굽니까? 가서 항의라도 해야겠네요.]
[윤미소한테 성상납받고 기사를 썼나... 하필이면 무고죄로 고소한다니까 딱 올라오네. 이거 엄청 의심가지 않음?]
[강시황 쪽은 물론이고 은비랑 가을 소속사 쪽에서 고소해야 하지 않나요? 둘이 아무리 시상식 때 고백을 했더라도 뭐가 아쉬워서 다른 여자들도 있는 곳에서 섹스파티를 합니까?]
아무리 이팀장이 고쳤다 하더라도 기본 내용 자체가 너무 터무니없어서 믿는 사람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기사를 올린 뉴스 사이트와 기자에 대한 비난이 상상이상으로 엄청났다.
심지어 여자들 중엔 기사를 보고 너무 화가 나고 분해서 우는 사람까지 있었다.
[우리 시황 오빠 그런 짓 할 사람 절대 아닌데... 또 이 기사보고 사람들이 우리 오빠 의심할까 너무 무섭다... 나 지금 자꾸 눈물만 나...]
[나도 너무 놀라서 막 손이 떨려. 도대체 왜 얌전히 있는 우리 오빠한테 이러는 거야 ㅠㅠㅠㅠㅠ 세상에 오빠만큼 착한 사람이 어디있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여자 손도 못잡고 윤미소 같은 애가 유혹해도 절대 안 넘어 가는 사람인데... 섹스파티라니 기자 제정신인가? 도저히 안 되겠어. 내가 이 기사 링크해서 케즈론 쪽에 알리고 기사 올린 곳에 항의 전화라도 해야겠어.]
[이거 윤미소 짓 아닐까? 우리 오빠한테 원한 가진 건 윤미소 뿐이잖아? 진짜 생긴 거부터 엄청 역겹더니 하는 짓도 개더러워. ㅡㅡ 미친년 그냥 죽어라]
여자들의 행동력은 엄청 났다. 순식간에 시황의 선행과 윤미소의 유혹을 거절했던 자료와 이 기사를 이어 붙여 자료를 만들어 온 사이트에 뿌렸고, 집단적으로 기사를 올린 곳에 항의전화까지 했다.
섹스 파티 루머는 시황의 이미지만 안 좋게 만들 긴커녕 오히려 윤미소의 이미지만 더욱 더 엉망이 되었다. 다들 이 기사의 배후로 윤미소를 지적했기 때문이다.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차지할 정도로 인터넷 상에서 큰 논란이 된 이 루머는 생각지도 못한 일로 더 크게 회자 되며 9시 뉴스에까지 오르락 내렸다.
바로 대통령까지 회의 중에 이 일을 언급한 것이다.
수많은 기자들과 고위 관계자들이 모여든 청와대 회의실에서 60대 중반의 김종하 대통령은 나라의 미래 발전에 대해 얘기하다가 시황의 얘기를 꺼냈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강시황 대표 같은 능력 있고 뛰어난 인재를 육성하는데 달렸어요. 보세요. 세계 어디서도 못 만든 탈모 샴푸로 극찬까지 받고 명품 브랜드로 세계에서 알아주는 연예인들도 우리나라까지 와서 옷을 사가잖아요. 얼마나 자랑스럽습니까? 이런 게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증가 시키는 거예요. 그리고 사실 저도 케즈론 샴푸 도움 좀 받았습니다. 갑자기 제 머리카락이 나서 다들 놀라지 않았나 모르겠어요.”
가벼운 대통령의 농담에 주변에서 크게 웃음소리가 났다.
“그런데 말이에요. 이런 인재를 우리가 아끼고 보호를 해야 하는데, 최근에 보면 어떻게 해서든 있지도 않은 사실로 험담을 하고 인생을 망치려고 안달이란 말이에요. 사실도 아닌 거짓말을 기사랍시고 올리면 안 되는 거예요. 강시황 대표의 업적을 어린아이들에게 알리고 목표로 하게 해도 부족할 판에 이래서 되겠습니까?”
이후에도 강시황처럼 세계에도 통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기 위해 국가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등의 말이 이어졌다.
대통령이 한 얘기는 곧바로 인터넷 뉴스는 물론 9시 뉴스에까지 등장했다. 최근 강시황을 노린 각종 루머와 범죄 행위가 증가한다는 얘기와 함께 대통령이 언급한 부분이 자료 화면으로 나갔다.
수많은 중장년층은 뉴스를 보면서 시황을 음해하는 무리들을 보고 화를 내거나 혀를 차기도 했다.
이렇게 대통령까지 비난을 하고 9시 뉴스에도 등장하자 설마 일이 이렇게 커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이팀장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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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