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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아, 윤미소 씨. 오래간만이에요]
그런데 화를 내거나 뭐라고 비아냥거릴 줄 알았던 시황이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반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1년 만에 연락한 친구로 착각할 정도였다.
[저기... 죄송해요. 제가 해서는 안 될 짓을 했어요. 정말 죄송해요. 흑...]
윤미소는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다. 진심이라기보다는 남자는 보통 눈물에 약하니까 합의를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눈물을 흘리는 척 하는 거였다. 잠시 숨어만 있을 뿐 가슴 속에는 시황에 대한 복수심이 진득하게 남아 있었다.
[저런...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하셨을까... 저도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돼 버렸네요. 죄송해요. 많이 힘드셨죠?]
생각 외로 너무 쉽게 용서해줄 것처럼 하자 오히려 윤미소는 마음이 편안해지면서도 조금 의심이 들었다. 시황이 바보처럼 착한 건 맞지만 그래도 녹음 파일로 뒤통수 친 것도 있어서 도저히 쉽사리 믿을 수가 없었다.
[흑...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만나서 꼭 사과 드리고 깊게 드리고 싶은 얘기도 있거든요. 저희 집에서 다시 얘기할 수 있을까요? 꼭 만나서 사과드리고 싶어요.]
[음, 죄송해요. 다시 윤미소 씨 집에 가는 건 조금 힘들 거 같아요. 대신 저희 집에 오셔서 얘기하실 수 있으세요?]
[아, 괜찮아요. 정말 감사드려요. 약속시간 정해주시면 바로 그쪽으로 갈게요.]
자신의 집이든, 카페든 전혀 상관없었다. 만나서 마음에도 없는 눈물을 흘리면서 용서를 빌고 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만 받아내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되면 충분히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재기할 희망이 있었다.
내일 오후에 만나기로 약속을 정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바로 집주소가 문자로 도착했다.
전화를 걸기 전에는 긴장감으로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는데, 막상 시황이 쉽게 용서해줄 것처럼 친절하게 대해주자 숨어있던 복수심이 가장 먼저 슬금슬금 피어올랐다. 자신이 느꼈던 절망과 좌절감을 시황에게도 어떻게 해서든 맛보여주고 싶었다.
바보처럼 착한 시황의 특성상 이미 합의 보는 건 확정난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벌써 윤미소는 머릿속으로 시황에게 복수할 방법을 그리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번에는 너무 직접적으로 음부까지 벌려가며 넣으라고 지나치게 강요를 했다. 다른 평범한 남자와 다를 바 없다 판단하고 음부를 벌려서 구멍을 보여주기만 하면 바로 넣고 싶어 안달날 거라는 착각을 해버린 게 큰 패인이었다.
여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손끝하나 대지 못하는 시황의 특성상 차근차근 호감을 얻어가야 했다. 비록 지금은 무고죄로 고소당할 위기이기는 했지만 어차피 바보같이 착한 시황이 고소할 리가 없었다. 이 점을 오히려 적극 활용해 눈물을 흘리며 사죄를 하면서 접점을 만들어 나간다면 큰 호감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점점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었다.
처음에 울면서 사과를 한 뒤에 진심으로 사죄를 하겠다는 핑계로 집안일이라도 해주면서 온갖 정성을 다 한다면 자신에게 빠져들 게 분명했다. 이걸 토대로 해서 최대한 시황의 재산으로 호화스럽게 생활하다가 비참하게 차버릴 것이다. 그러면 자신에게 울고 불며 다시 만나달라고 사정할테고, 만나 줄 듯 말 듯 하다가 더 비참하게 만들어 버리는 게 첫 번째 방법이었다.
두 번째는 결혼까지 한 뒤에 여자를 고용하든 해서 시황에게 접근하게 하고, 그걸 빌미로 거액의 재산을 뜯어내는 방법까지, 머릿속에 시황에게 복수하고 비참한 인생으로 만들어 줄 온갖 방법이 떠올랐다.
일단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모태솔로인 시황에게 호감만 얻는다면 복수하는 거야 어떤 식이든 전혀 어렵지 않았다.
복수를 하는 상상만으로도 통쾌함이 밀려들자 윤미소의 입가에 섬뜩한 미소가 어렸다.
다음날이 되자 윤미소는 최대한 예쁘게 옷을 차려입었다. 이전 여자에게 손 하나 대지도 못하는 시황의 특성을 모르고 지나치게 야한 옷을 입었다. 그래서 이번엔 최대한 단정하면서 청순함이 물씬 느껴지는 코디를 했다.
검은 스타킹에 명품 코트까지 걸쳐 최대한 깔끔하게 입은 뒤, 자신의 고급 외제차로 시황이 보낸 주소로 향했다. 강남이라 어렵지 않게 시황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정원을 걷는 윤미소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 당연히 좋은 집에 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사진이나 TV에서나 보던 세련되면서도 마치 성과 같이 웅장한 집을 땅값 비싼 강남에 지어놨을지는 몰랐다.
윤미소는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나중에 이 모든 걸 다 빼앗고 시황을 차버릴 생각을 하니 희열이 느껴졌다.
가볍게 심호흡을 하며 흥분을 참고 나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시황 오빠가 기다리고 있어요.”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케즈론 카페의 유니폼 비슷한 걸 입은 여자가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잠시 봤을 뿐이지만 그 미모가 어찌나 대단한지 웬만한 연예인과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키가 조금 작기는 했지만 가정부 일을 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아, 네.”
윤미소는 아루가 안내하는 대로 거실로 갔다. 밖에서 보고 상상한 것 이상으로 집 내부가 아름답고 고급스러웠고 척 봐도 진귀한 장식품들과 그림들이 곳곳에 있었다.
마치 호텔처럼 잠시 걷고 나서야 시황이 여유롭게 앉아 있는 거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 앉으시면 돼요.”
“감사합니다.”
윤미소는 시황의 앞인지라 최대한 공손하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아루가 가리킨 곳에 앉았다. 눈앞에 막상 시황을 보자 다시 긴장이 되어 가슴이 터질 듯 세차게 뛰었다. 혹시 화라도 낼까 두려워 쉽사리 말도 나오지 않았다.
“저, 저기...”
“오느라 고생하셨어요. 헤매진 않으셨죠?”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시황이 전화했을 때처럼 온화하고 따스한 미소로 다정하게 반겨주었다. 화를 내지 않고 용서해줄 것만 같은 분위기에 윤미소는 조금 긴장이 풀렸다. 그러자 반사적으로 어제 밤새 생각했던 복수 방법들이 머릿속에 무수히 돌아다녔다.
죄를 저질렀음에도 상대방이 용서를 해주면 더 죄를 뉘우치고 반성을 해야 할테지만 윤미소에겐 그런 개념 따윈 존재치 않았다.
“정말 죄송해요. 강시황 대표님께서 절 그렇게 배려해주고 다정하게 해주셨는데, 순간 욱하는 마음에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어요.”
“이해합니다. 화가 나면 그런 실수를 할 수도 있지요.”
그 실수가 시황을 사회적으로 매장을 시키고 케즈론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주어 엄청난 손해를 입힐 법했지만, 어쨌든 시황은 화조차 내지 않고 전부 이해한다는 듯 다정하게 말해주었다.
이에 완전히 마음을 놓은 윤미소는 빨리 용서를 받고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시황에게 본격적으로 호감을 얻기로 했다. 어차피 사과야 시황이면 당연히 해주는 거니 시간 오래 끌 필요도 없었다.
“정말 죄송해요. 흑... 한 번만 용서해주시면 정말 다시는 안 그럴게요. 그동안 제가 얼마나 잘못하고 나쁜 짓을 했는지 계속 반성했어요.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윤미소는 눈물과 더불어 정말이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쓰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속마음은 내뱉는 말과 전혀 달랐지만 연기자답게 그런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
“저런... 얼마나 힘드셨을까. 울지 말고 이걸로 눈물 닦으세요. 그렇게 우시니까 제가 다 죄송하네요. 과거의 일은 다 잊으세요. 그런 괴로운 기억 할 필요 없잖아요?”
시황이 휴지를 뽑아 건네주자 윤미소가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이쯤되면 뭐 용서 받은 거나 다름없었다.
“흑,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죄송해서 앞으로 매일 대표님 집에 와서 밥하고 청소라도 해드릴게요. 용서도 해주셨는데 미약하지만 이런 거라도 해서 제 사과가 진심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먼저 시황과 접촉을 자주해서 밥과 청소를 하며 호감을 이끌어 낸 뒤, 차근 차근 진도를 나갈 계획이었다. 어느 정도 진도만 나간다면 이전에 못한 섹스까지 해서 모태 솔로에다 바보처럼 순진하기 그지없는 시황에게 여자의 맛이 어떤지 보여주고 손 위에서 마음대로 가지고 놀다 최대한 잔인하게 버릴 작정이었다. 처음 여자의 구멍에 넣기가 어려운 거지 한 번 여자 맛을 보면 그 짜릿한 쾌감에 매일 섹스를 해달라고 매달릴 게 뻔했다.
“아, 그렇게나 하실 필요는 없어요. 괜찮습니다. 별로 큰일도 아닌데 너무 무리하시지 않으셔도 돼요.”
“아니에요. 저도 제가 크게 잘못했다는 걸 아는 걸요. 그래서 대표님의 용서가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서 꼭 그런 거라도 해드리고 싶어요.”
아직 용서한다는 말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윤미소는 이미 용서해준 거라고 확정을 짓고 있었다. 바보 같은 시황은 인생이 망할 뻔했으면서도 자신이 우니까 쩔쩔매면서 도리어 위로해주기 바빴다.
“음... 그건...”
“이거 드시면서 얘기 나누세요.”
시황이 뭐라고 하려는데 마침 아루처럼 케즈론 유니폼을 입은 찬미가 디저트와 과일 등을 가지고 와서 테이블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윤미소는 그 모습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까 안내를 해줬던 가정부 말고 또 다른 미녀 가정부가 호화로운 디저트와 예쁘게 담은 과일 등을 가지고 와서 테이블에 조심스럽게 올려놓는 모습에 깜짝 놀란 것이다.
어쩐지 낯이 조금 익은 그 가정부는 방금 전 봤던 가정부와 전혀 몸매와 외모를 가졌지만 웬만한 연예인을 압도할 정도로 아름다운 건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시황 밑에서 일하는 가정부들이 자기보다 더 예쁜 건 아닌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아까 안내를 해준 가정부도 케즈론 매장에서나 파는 디저트와 음료 등을 가지고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아무리 다시 봐도 귀엽다는 아이돌 따윈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앙증맞고 예뻤다.
금세 테이블에 먹음직한 디저트와 과일, 음료가 차려졌다.
그런데 디저트를 차리고 당연히 다시 돌아갈 거라 생각한 그 가정부들은 자연스럽게 시황에게 다가가더니 어깨와 다리를 아주 정성스럽게 마사지를 해주기 시작했다.
당연히 여자 가정부들이 저렇게 예뻐도 손 하나 댈 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익숙한 듯 마사지를 받는 모습에 윤미소는 약간 당황했다.
“드세요. 다 맛있는 것들이에요.”
아루와 찬미에게서 마사지를 받으며 시황이 권했다.
“아, 네. 가, 감사합니다.”
당황스러움에 가볍게 말을 더듬은 윤미소는 시황이 권해준 디저트를 먹었다. 입이 녹아내릴 것만 같은 달콤함과 부드러움은 이제껏 맛본 그 어떤 디저트들 보다 맛있었다.
“오빠, 자 드세요. 앙~”
그리고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아이돌보다 귀엽게 생긴 가정부가 포크로 과일을 하나 찍어서 직접 입에 먹여주는 것이 아닌가?
모태솔로라기엔 너무 이질적인 모습이라 윤미소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렇게 되니 시황이 진짜 여자 맛을 한 번도 못 본 모태솔로가 맞나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그리고 갑자기 뒤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꺄아, 재밌다.”
“너 수영 왜 그렇게 잘해? 언제 배운 거야?”
“옛날에. 초등학생 때 수영교실 다녔거든.”
윤미소가 뒤를 돌아보자 뒤쪽의 문에서 여자 두 명이 들어왔다. 그 여자들은 벗는 거나 거의 다름없는 수영복을 입고 있었는데, 교묘하게 갈라진 부분에선 유두는 물론이고 음부도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런 충격적인 수영복을 입은 것도 놀라운데 시황이 거실에 있었음에도 신경조차 쓰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행동을 했다.
“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윤미소는 너무 놀라 그 여자들의 얼굴을 반사적으로 바라봤다. 그런데 엄청난 몸매와 미모는 둘째 치고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이라 뚫어져라 쳐다봤다. 수치조차 모르는 그 여자들은 아무리 봐도 분명 은비와 가을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자 윤미소는 너무 놀라 입을 벌리고 말았다. 압도적인 미모로 수많은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여배우 은비와 한일 양국에서 국민적 인기를 끄는 대세 아이돌 가을이 시황의 앞에서 유두와 음부를 드러낸 채로 돌아다니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일어나자 윤미소는 이게 꿈인가 싶은 마음에 볼까지 꼬집어 봤다.
“저희는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얘기 나누세요.”
“아, 네...”
은비의 말에 윤미소는 수많은 의문이 있었음에도 도저히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속마음이야 어떻든 사죄를 하러 와서는 경쟁 사이나 다름없는 은비와 가을이 왜 유두와 음부를 드러내고 돌아다니냐고 어떻게 물어보겠는가?
그런데 보통 남자라면 은비와 가을의 유두라도 보고 싶어 안달이 날 텐데 시황은 아주 익숙하다는 듯 계속해서 말을 이어서 했다.
“그건 괜찮아요. 이미 집안일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요.”
“아... 그, 그러면 다른 방법으로나마 사죄를...”
윤미소는 혼란스러운 정신을 차리며 다시 어떻게든 접점을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은비와 가을이 자연스럽게 시황에게 다가오더니 갑자기 바지를 끌어내리고 성기를 꺼냈다. 이전에 봤던 거대한 성기가 툭 튀어나왔다. 그리고는 은비와 가을이 무릎을 꿇고는 정성스럽게 혀로 핥아주기 시작했다.
키가 큰 가정부는 계속 어깨를 주무르고 앙증맞은 게 생긴 가정부는 시황의 입에 디저트와 과일을 먹여주었다. 거기에 누구나 인정하는 배우와 아이돌인 은비와 가을이 소파 아래에 무릎을 꿇고 시황의 성기를 정성껏 핥아주고 있었다.
직접 보면서도 말도 안 되는 광경에 너무 놀라 윤미소는 눈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음... 그런데 있잖아요.”
그 대단한 배우와 아이돌인 은비와 가을이 성기를 핥아줌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은 시황이 말을 꺼냈다.
“네?”
“제가 아직 용서해드린 것도 아닌데 왜 자꾸 용서했다고 하시는 걸까요?”
갑작스러운 시황의 반문에 윤미소의 눈이 혼란으로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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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