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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시황이가 그렇게 좋은 차를 보내줬는데 힘들 리가 없지. 비싼 차라 그런가 참 좋고 편하더라.”
“우리집 침대보다 더 편해서 완전 숙면을 취했다니까. 그런데 시황이는 TV에서 보던 것보다 더 멋지네. 대단한 분이 된 시황이한테 악수 받아볼 수 있나 모르겠네.”
은지와 지숙의 어머니가 시황을 보며 차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다가 악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거야 당연히 해드려야지요. 제가 별로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요.”
시황은 은지와 지숙의 어머니와 간단하게 악수를 했다.
“한번 시황이 안아나 보자.”
악수를 하던 지숙의 어머니가 이것만으로는 부족한지 시황을 가볍게 안아보기도 했다. 그러자 은지의 어머니도 덩달아 안았는데, 딸의 남편감이라 생각하는 남자를 보러 온 건지 시황을 만나러 온 건지 구별조차 가지 않을 만큼 크게 기뻐하고 있었다.
“엄마! 뭐하는 거야! 부끄럽게.”
“진짜, 오자마자 뭐 하는 거야!”
그러자 지숙과 은지가 민망함에 빠르게 어머니를 떼어냈지만 그럼에도 딸은 안중에도 없이 시황만 바라봤다.
가벼운 소란 뒤에 시황은 이어서 찬미의 부모님에게도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그럼 잘 지냈지. 시황이 바쁜데 폐 좀 끼칠게. 우리 찬미하고 유미 어떻게 사는지 보고 싶기도 하고 시황이도 만나고 싶어서 왔어.”
“아닙니다. 폐라니요.”
남편이 있어서인지 찬미의 어머니는 악수만 하며 연신 미소를 지었고 시황은 이어서 찬미의 아버지와도 악수를 나누었다.
“항상 고맙네.”
찬미의 아버지는 별다르게 많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진심이 담긴 감사를 표하며 악수를 나누었다. 부족한 딸인 유미를 케즈론이라는 대단한 기업의 모델을 시켜주는 것도 고마울 따름인데,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런 좋은 집에서 돈 한 푼 내지 않고 살게 해주는 저 포부는 비록 나이는 한참 어리지만 존경심까지 들 지경이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느껴지더니 결국은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대단한 남자가 되었다.
믿음과 호감을 물씬 드러내며 찬미의 아버지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간단히 인사를 끝내고 시황은 부모님들이 직접 만든 각종 밑반찬과 김치 등을 받은 뒤에 직접 집 구경을 시켜주었다.
지나치지 않지만 눈이 휘둥그레지는 호화스러움을 가진 집이었다. 물론 다 예쁘고 좋았지만 부모님들이 가장 감탄한 건 실내에 존재하는 수영장과 마치 고급 온천처럼 꾸며진 커다란 목욕탕이었다.
“나중에 여기 들어가 봐도 될까? 요즘 일을 안 쉬고 해서 그런지 몸이 뻐근해서 말이야.”
들어가기만 해도 피로했던 몸이 풀리고 기분 좋을 것만 같은 여러 종류의 탕을 보자 도저히 참지 못하고 은지 어머니가 물었다.
“당연히 괜찮습니다. 나중에 가족들끼리 같이 들어가세요. 갈아입을 옷하고는 다 준비해놓을게요.”
“시황이는 그렇게 돈 많이 벌고 인기가 많은데도 참 한결같이 어른 공경할 줄 알고 심성이 곱다니까. 세상에 너 같은 애가 복을 안 받으면 누가 받겠어?”
돈을 많이 벌고 인기가 생기면 급격히 거만해지는 사례는 매우 흔하다. 시황 정도면 충분히 그럴만한데도 귀찮은 거 하나 없이 항상 공손하면서 예의를 차리고 어른들을 공경했다.
이런 예의 있는 시황의 모습을 본 부모님들은 더 이상 오를 수도 없을 만큼 극한으로 오른 호감도의 벽이 깨어지며 무한한 신뢰와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신에게 빌어서라도 꼭 시황을 자신의 사위로 삼고 싶다는 공통된 생각이 품게 되었다.
집을 다 둘러보고 다 같이 모여 점심 식사를 했다. 찬미와 아루가 만들고 프린이 도와준 수십 종류의 한식이 식탁에 차려졌다.
식사를 마치고 부모님들은 딸의 방을 둘러보며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지숙의 어머니는 케즈론 카페 관련 용품들로 예쁘게 꾸며진 방을 둘러보고는 고풍스러운 탁자에 앉았다.
“너도 참 호강한다. 이렇게 좋은 집에서 시황이랑 같이 살고.”
“헤헷. 진짜 오빠 만난 게 내 평생의 가장 큰 행운이라니까. 오빠를 못 만났으면... 휴, 끔찍해라. 상상을 말아야지. 근데 내 눈도 대박인 게 오빠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니까. 그때는 그냥 대학생이었는데 말이야.”
지숙은 처음 시황을 보고 호감을 느꼈던 과거의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엄마처럼 너도 보는 눈은 있다니까. 근데 너 시황이한테 잘 하고 있니? 보니까 다들 연예인처럼 예쁘던데 너는 얼굴이 제일 별로잖아.”
“엄마가 이렇게 낳아준 걸 내가 어떻게 해. 그래도 오빠 덕분에 많이 예뻐진 거란 말이야.”
갑자기 자신의 엄마가 얼굴을 가지고 뭐라고 하자 지숙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너는 다른 애들 이상으로 강하게 나가야 한다니까. 일단 어떻게든 유혹해서 임신부터 해. 남자는 몸으로 유혹하면 다 넘어오게 돼 있어.”
“몸으로 유혹하는 건 다른 애들도 다 하거든? 여기 있는 애들 말고도 오빠 차지하고 싶어서 연예인들하고 대기업 회장 딸도 엄청 난리란 말이야.”
“시황이 같은 애들은 부인을 여러 명 두도록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니까. 시황이처럼 대단한 남자를 여자 혼자 독점하는 게 말이 돼? 그 씨를 최대한 여자들이 많이 받도록 나라에서 장려를 해야지.”
“맞아. 맞아.”
“어떻게 시황이 능력으로 원하는 여자들 다 데리고 사는 법 같은 거 못 만들어? 옛날에는 첩도 두고 그랬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그 대단한 미녀들과 능력 있는 여자들 사이에서 지숙으로는 도저히 답이 없어 보이자 지숙의 어머니는 차라리 일부다처제를 시황의 능력으로 만들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 만약 지숙이 시황과 결혼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면 정반대의 얘기를 했겠지만 아무래도 가망성이 없어 보이자 답답한 마음에 이런 허황된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사실 지숙 정도면 얼굴도 예쁘고 몸매는 모델 이상으로 뛰어나 충분히 괜찮은 남자를 찾을 수 있겠지만 모녀에게는 시황이 아닌 다른 남자를 선택한다는 선택지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리 오빠가 대단해도 그건 힘들지... 에휴...”
“어쨌든 엄마가 몇 가지 방법 가르쳐 줄 테니까 엄청 야한 옷 입고 최대한 강하게 나가봐. 혹시 성공해서 시황이가 콘돔 끼고 하자고 해도 절대 끼지 말고 무조건 안전한 날이라고 말해서 안에 싸게 만들어. 그렇게 안에 싸게 만들었으면 바보처럼 바로 닦지 말고 베개를 허리에 끼우든 다리를 들든 최대한 임신을 할 수 있게 해봐. 알겠어?”
“으, 응. 알았어. 노력해볼게.”
차마 시황에게 항상 질내사정을 받고 있다고는 말하지 못하고 지숙은 어색하게 대답을 했다.
이런 얘기는 지숙만이 아니라 은지의 어머니도 비슷하게 하고 있었다.
“같이 사는 여자애들 너무 예쁘던데, 너 시황이랑 결혼할 수 있겠어?”
“모르지... 오빠 마음이 어떤지.”
“그렇게 있지 말고 시황이 애라도 가져봐. 시황이처럼 예의 바르고 착한 애들은 애가 생기면 바로 결혼하자고 한다니까.”
한참동안 어머니의 얘기를 듣던 은지가 약간 머뭇하더니 조심스럽게 숨겨진 얘기를 했다.
“저기... 솔직히 나 오빠하고 그거... 해봤거든. 안에서 사정하기도 했고...”
“정말? 어머, 세상에. 우리 은지가 제일 마음에 들었나봐.”
보통이라면 결혼 약속도 안 된 남자와 질내사정까지 했다는 얘기에 크게 화를 내야겠지만 은지의 어머니는 혹시 시황의 애라도 생겼을까 해서 크게 기뻐하고 있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니야. 그냥 내가 좋아서 해달라고 하는 거니까... 하여튼 오빠가 위험한 날에 안에 사정을 했는데도 임신이 안 돼. 혹시 나한테 문제 있는 걸까?”
은지의 얘기를 들은 어머니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교제가 아닌 그저 놀이 목적으로 섹스를 하고 질내사정을 하는 거야 시황이니까 전혀 문제될 건 없었다. 오히려 그런 식으로 섹스를 하며 놀다 보면 서로 더욱 깊은 정이 생길 테고, 혹시 임신이라도 되면 결혼할 가능성이 생기니 오히려 칭찬을 해줘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 위험한 날에 수시로 질내사정을 했는데도 임신이 안 됐다는 건 상당히 걱정스러운 일이었다.
“병원은 가 봤어?”
“아직 안 가봤어. 오빠한테 말하기도 좀 그렇고 해서... 혹시 내 몸에 문제 있는 거면 어떻게 하지?”
은지가 고민하면서 얘기를 꺼낸 이유가 이거였다. 위험한 날 그렇게 질내사정을 하는데도 임신이 전혀 되지 않았다. 처음엔 별 생각 없었는데 어느 순간 불현 듯 혹시 자신의 몸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혹시 모르니까 일단 네가 병원부터 가봐. 그런데 원래 위험한 날 해도 임신이 안 되는 일은 많으니까 너무 걱정은 안 해도 돼. 임신이 그렇게 잘 되면 왜 사람들이 옛날부터 삼신할매한테 빌었겠어? 아마 둘 다 별 문제 없을 거야.”
은지의 어머니는 조금 걱정스러웠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은지와 얘기를 나누었다. 고민을 풀어놔서인지 은지의 표정도 처음보다 훨씬 밝아졌다.
은지가 부모님과 이렇게 심각한 얘기를 하고 있을 때 찬미와 유미도 방에서 부모님에게서 시황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유미 너도 시황이 좋아한다고?”
“그래. 난 오빠랑 결혼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잖아.”
“그래도 엄마가 보기에는 찬미가 시황이랑 잘 어울릴 거 같은데... 유미 넌 요리, 빨래 같은 거 전혀 못하잖아. 시황처럼 큰 사람은 아내가 뒷바라지를 잘 해줘야 하거든.”
“그런 거야 배우면 되지! 내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 한단 말이야!”
찬미의 어머니는 찬미가 시황하고 이어지길 바랬지만 유미가 상당히 강경하게 나오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허허. 그래. 우리 유미도 그런 거 하면 잘 할 거야. 시황이도 유미 같은 귀엽고 활기찬 애가 좋으니까 모델로 뽑은 거겠지. 유미도 충분히 시황이랑 잘 어울리니까 그만 뭐라고 해.”
“역시 아빠가 최고라니까!”
어머니 쪽은 뒷바라지를 잘하는 찬미를 밀고 있는 반면 아버지는 은근히 유미를 시황의 배우자로 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자매가 동시에 시황을 좋아한다는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다른 남자면 모를까 시황이었기에 충분히 용인되고도 남는 일이었다.
이렇게 다들 각각의 고민과 얘기를 하며 부모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
저녁에는 소고기를 구워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소화를 한 다음, 부모님들은 아까 얘기했던 온천처럼 꾸며진 목욕탕을 들어갔다.
남자라고는 시황과 유미의 아버지뿐이었기에 둘은 놔두고 여자들끼리만 들어갔다. 평소라면 당연히 시황도 성기를 자랑하듯 드러내고는 같이 들어갔겠지만 부모님들이 와 있어 그런 행동은 일절 하지 않았다.
목욕탕에 있는 여러 탕들도 케즈론의 성에게 옮겨온 물들이었다. 그런만큼 피부 미용과 건강 등 다양한 부분에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어머니들도 그걸 느꼈는지 탕에 들어갈 때마다 연신 감탄을 터트렸다.
“나도 그냥 여기서 살까? 너무 좋네.”
지숙의 어머니가 공청석유가 가미된 탕에 들어가서는 피로가 풀리는 그 느낌에 감탄을 하며 말을 했다.
그러자 지숙이 조금 당황해서는 딱 잘라 안 된다 못하고 슬쩍 눈치를 봤다. 당연히 농담인건 알지만 만에하나 정말 같이 살기라도 하면 앞으로 시황과의 행복한 섹스 라이프가 무너지게 된다.
“농담이야. 농담. 얘들 봐. 정말 그럴까봐 아무 말도 안 하고 눈치만 보네.”
“그렇게나 시황이 좋나봐. 좋을 때야. 좋을 때.”
어머니들의 장난에 은지와 지숙은 물론이고 유미도 조금 얼굴이 붉어졌다.
이후로도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한참을 웃으며 즐기다가 1시간이 넘어서야 목욕을 끝낸 여자들이 나왔다.
집이 큰 만큼 손님들이 묵을 수 있는 방도 있어서 찬미의 부모님이 한 방, 지숙과 은지 어머니가 한 방에서 잠을 잤다.
다음날에는 시황과 유미, 은지 등이 직접 부모님들을 데리고 서울 관광을 시켜줬다. 단순 관광지도 갔지만 케즈론 카페와 매장 등을 가며 시황과 함께 수많은 사진을 찍었다.
특히 시황이 매장에 방문할 때마다 깍듯하게 인사를 하는 직원들과 주변에서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고 부모님들은 연신 흐뭇한 웃음을 머금었다.
호텔에서 점심까지 먹고 나서 오후 늦게 되어서야 부모님들은 돌아갈 준비를 했다.
시황은 부모님들에게 미리 준비한 선물 들을 건네주었다. 케즈론 화장품에서 가장 비싼 세트와 입욕제, 그리고 케즈론 브랜드의 옷 등 단순 가격으로 따지자면 억 단위가 넘는 어마어마한 것들이었다.
“이, 이런 거 받아도 될까?”
“하하. 받으세요. 여기까지 오셨는데 그냥 돌아가시면 안 되죠.”
어마어마하게 비싼 선물에 어머니들은 넋을 놓고 있었다. 혹시 화장품 세트 또 줄까 내심 생각은 했지만 설마 가장 비싼 걸 이렇게 턱하니 줄지는 몰랐다. 단순히 착하기만 한 게 아니라 배포도 인물만큼이나 대단했다.
마지막으로 시황은 찬미의 아버지에게 주변에 나눠주라고 탈모 치료 샴푸를 몇개 건네주었다. 이것도 대단히 비싼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찬미의 아버지는 연신 시황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제 갈게. 시황아 우리 은지 잘 부탁해.”
“우리 지숙이도 시황이 정말 좋아하니까, 잘 좀 해줘.”
어머니들이 앞 다퉈서 시황과 작별 인사를 했고 이전에 타고 왔던 고급 외제 밴을 타고 떠났다. 시끌벅적한 사람들이 사라지니 적막감이 찾아온 듯 주변이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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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