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유산-444화 (443/629)

0444 ------------------------------------------------------

드래곤 루나모스

효정은 다이어트를 시켜서 이어폰 광고 모델로 내보낼까 하고 생각 중이었다. 이어폰이 메인이기는 했지만 효정의 저 가슴으로 단번에 남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 위해선 어느 정도 노출도 필요했다.

다이어트 방법은 케즈론 성에 있을 각종 도구 등을 살펴본 뒤에 정할 계획이었다. 평범하게 운동과 식단조절을 하며 아름다운 도자기를 빚듯 직접 손으로 몸을 만져 효정의 몸매를 가꿀 수도 있었지만 그래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도구의 도움은 케즈론을 위해서도 필수였다.

잠시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황미주와 효정이 옷을 다 입었다. 황미주는 스스로 몸매가 좋은 걸 알아서인지 항상 몸에 달라붙는 육감적인 스타일의 옷을 입는 반면 효정은 살들을 숨기기 위해 약간은 여유가 있는 옷을 입었다.

“오늘 볼일은 다 끝났으니까 전 이만 돌아가 볼게요.”

조금 더 놀아도 되지만 집에 가서 생각한 것들이 있는지 케즈론 성에서 확인을 해봐야했다.

“벌써? 같이 저녁이라도 먹고 가. 특별히 와준 건데 내가 뭐라도 해줘야지.”

“맞아요. 오늘 저희 때문에 고생 많이 했는데 그냥 돌아가시면 너무 죄송한 걸요! 엄마가 맛있는 거 사줄 거니까 저녁 먹고 가세요. 제발요.”

황미주와 효정, 모녀가 다가와서는 시황에게 저녁을 먹고 가라고 말했다. 특히 효정은 팔을 잡더니 가볍게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 비록 살은 좀 쪘지만 귀엽게 생긴 것만큼이나 애교가 많은 성격인 듯 했다.

“음... 그럴까요?”

“그래. 맛있는 거 사줄 테니까 꼭 먹고 가. 그리고 아까처럼 부탁할 거 있으면 부담 갖지 말고 말해. 원하는 거 있으면 다 들어줄 테니까.”

왠지 모르게 황미주는 시황을 끈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고마워요. 그러면 밥 먹고 갈게요.”

“히힛. 뭐 좋아하세요? 전 아무거나 다 잘 먹어요. 고기를 제일 좋아하긴 하지만요. 오늘은 오빠 있으니까 엄마가 소고기 사줄려나? 기대된다.”

효정은 아까 전에 다이어트를 한다고 말해놓고는 벌써부터 소고기를 사줄까 기대를 하고 있었다.

“아까 다이어트 한다고 하지 않았어?”

“앗! 맞다! 그러면 조금만 먹을게요. 케즈론 모델이 되기 위해서라면 꾹 참을 수 있어요. 정말 오늘부터 밥 조금만 먹고 열심히 다이어트 할 거에요!”

시황의 지적에 효정이 순간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생각해보니까 오늘부터 식단 조절하면서 다이어트를 해야 했다. 방금까지 워낙 긴장을 하고 있어서인지 가장 중요한 사실을 까먹을 뻔 했다.

“하하. 오늘은 편한대로 먹어. 천천히 하면 되니까.”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감사합니다. 그래도 적당히 먹을게요. 제가 아무리 먹을 걸 좋아해도 오빠를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못 참고 먹다가 살이 안 빠지면 스스로가 실망할 것 같아요.”

시황의 앞에서 속옷만 입고 볼품없는 몸매를 보여줄 만큼이나 효정의 각오도 대단했다. 시황이라면 옷을 다 벗어보래도 벗을 자신도 있었다. 동경하고 좋아하는데다 자신을 모델로 만들어줄 꿈에서나 상상했을 법한 남자였으니까.

“그러면 이제 나가자.”

황미주의 말에 시황과 효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다 같이 대표이사실을 나와 주차된 황미주의 차에 타고 소고기 구이 전문점으로 갔다.

시황을 배려해 황미주는 일부러 룸으로 된 곳으로 갔다. 고기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자 금세 식탁이 다 차려졌다. 시황이 오다 보니 일부러 사장까지 와서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벽에 걸어두기 위해 하얀 종이에 사인을 받아갔다.

약간의 소란스러움은 사라졌다. 문을 닫고 본격적으로 소고기를 구워서 먹기 시작했다.

효정은 식탐 가득한 눈으로 황미주가 굽고 있는 고기를 바라봤지만 꾹 참으며 자제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평소에 잘 먹지 않는 야채에다 다 구워진 고기를 올려서 먹으며 최대한 고기를 덜 먹도록 노력했다.

“시황아, 이거 맛있겠다. 이거 먹어.”

황미주는 고기를 구우며 효정은 신경 쓰지도 않고 가장 맛있어 보이는 걸 계속 시황에게 건네주었다.

먹을 거에 민감한 효정은 엄마인 황미주가 시황에게 호감이 가득하다는 걸 금세 그걸 알아차렸다. 평소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표정하고 사무적인 모습만 보다가 마치 남자 친구에게 하는 것처럼 애정 가득한 엄마의 모습이 약간은 어색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그 시황이었다. 현재 호감도로 치자면 그 어떤 배우보다 높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존재말이다. 만약 엄마가 시황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저랬다면 상당한 충격을 받았겠지만 시황이니까 이해할 수 있었다.

“효정이 다이어트 때문에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응? 부탁? 무슨 부탁?”

어느 정도 배가 차자 시황은 황미주에게 다이어트 얘기를 꺼냈다. 먼저 허락을 받아야할 게 있었다.

“누나 집에서 가서 효정이와 다이어트 운동해도 될까요? 뛰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 아파트라도 괜찮아요.”

“당연히 괜찮지. 비밀번호 알려줄 테니까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올 때 혹시 미리 알려주면 내가 맛있는 것도 해줄게.”

황미주는 허락을 넘어 기뻐하고 있었다. 왠지 효정이를 기다린다고 단 둘이 있게 되는 야릇한 상상이 떠올랐다.

“하하. 그렇게 부담 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그, 그래? 난 괜찮은데.”

괜찮은 수준이 아니라 가능하면 효정이 없이 단둘이만 있고 싶었지만 상황을 보니 그건 힘들어보였다. 황미주는 조금 실망했다.

“그러면 다이어트는 저희 집에서 하는 거예요?”

“응. 아마 그럴 거야. 갈 때 미리 연락할게.”

“네. 히힛. 엄마는 일 때문에 바쁘니까 낮에는 거의 못 오실 거예요. 그래도 저도 엄마만큼은 아니라도 요리는 조금 할 줄 아니까 맛있는 거 해드릴 수 있어요.”

효정은 벌써부터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 없는 집에 효정이 시황과 단 둘이 있다고 생각하니 황미주는 질투심에 표정이 살짝 찡그렸다. 그래도 시황이 집에 자주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기회였기 때문에 효정의 다이어트를 빌미삼아 함께 있을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식사를 다 마치고 룸을 나가자 다시 한 번 사장이 나와서 시황과 악수를 하며 사진도 찍었다. 소고기집 사장은 시황에게 샴푸 잘 쓰고 있다는 말까지 하며 정말 기뻐했다. 심지어 가게에 있던 중장년층이 모여들어 사진을 찍기도 했다.

배우나 아이돌도 아님에도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준 시황은 황미진의 차를 타고 다시 아진 엔터테인먼트로 돌아왔다. 대표이사실에서 황미주가 주는 커피를 한잔 마시고 효정과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효정에게는 나중에 연락을 준다 하고 시황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황미주가 상당히 아쉬워하기는 했지만 할 일이 있었다.

제법 늦은 밤이 되어 이미 다들 자신의 방으로 자러 들어간 듯 집이 고요했다. 시황이 들어오는 소리가 났는지 찬미가 잠옷 차림으로 나와 졸린 눈으로 맞아주었다.

시황은 가볍게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바로 케즈론의 성으로 갔다.

그리고 콘즈를 불러 다이어트와 피부 탄력을 증가 시켜주는 도구가 있으면 가르쳐 달라고 했다.

“여성 미용과 관련된 건 상당히 많아요. 시황 님께서 5레벨이 되면서 열린 약제실에 다이어트 약도 존재해요. 그 약은 먹으면 단번에 지방이 분해되어 3킬로그램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요. 다만 단번에 많이 섭취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보통 3일에 한 알 정도를 권하고 있어요.”

“음... 다이어트 약이라...”

먹는 즉시 3킬로그램이 빠지는 다이어트 약은 지나치게 효과가 좋았다. 서서히도 아니고 먹자마자 3킬로그램이 빠지는 건 설명하기도 곤란했고 케즈론 브랜드 콘셉트와 맞지도 않아 차후에 대중적으로 팔기도 어려웠다.

“다른 건 없어?”

“살이 빠지는 마법 안마기, 엘프들이 주로 먹는 과일을 이용한 다이어트 탕, 피부 탄력을 증가시켜주는 건 물론이고 뼈까지 튼튼해지는 치유수 등 종류는 많아요.”

“마법 안마기는 어떤 거야.”

“이거에요.”

짝!

콘즈가 손뼉을 치자 이상하게 생긴 도구가 하나 손에 나타났다. 그 도구는 기이하게도 손잡이 위로 문어의 다리처럼 생긴 촉수들이 줄기줄기 나있었다. 아무리 봐도 안마기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도구라고 오해하실 수도 있지만 절대 그런 건 아니에요. 이 안마기의 버튼을 누르게 되면 촉수가 뻗어나가 피로한 몸을 안마해주면서 다이어트 효과도 내기 때문에 상당히 인기가 있어요.”

콘즈가 버튼을 누르자 촉수가 뻗어나가 옆에 있는 탁자에 달라붙었다. 그리고는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탁자를 휘감더니 꿈틀꿈틀거리며 안마를 시작했다. 상당히 보기가 좋지 않았다.

“그건 좀 쓰기 어려울 거 같네.”

굳이 효정을 떠올리며 저 안마기로 다이어트하는 모습을 상상하지 않더라도 쓰기엔 많은 무리가 따르는 아이템이었다.

“그러면 다른 것들 보여드릴게요.”

콘즈는 일일이 방을 바꾸며 다이어트나 피부 탄력 등 여성의 미모와 관련된 도구들을 보여주었다. 어느 행성이든 여자라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게 당연한 일인만큼 미용과 관련 된 것들이 케즈론 성에도 대단히 많았다.

시황은 상당히 많은 것들을 써보기로 했다.

아까 콘즈가 말한 엘프들이 먹는 과일을 이용한 탕과 피부 탄력 증가 치유수, 허기가 사라지는 좌약, 피부가 하얗게 되는 엘프주 탕, 바르면 살결이 더욱 부드러워지는 러브 마사지 젤 등과 더불어 새로 열린 도서관에 애무를 통해 살을 빼거나 섹스를 통해 살을 빼는 색공서도 있어 그것도 챙겼다.

의외로 도서관에 색공과 관련된 책이 많아 시황은 조금 더 살펴봤다. 정액을 바르면 피부가 매끄러워지고 윤기가 나는 색공서와 질내사정을 했을 때 아주 조금씩이지만 육체적으로 젊음을 되찾고 화사한 미모를 갖게 되는 색공서도 뽑아서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어떤 걸 어떻게 사용할지 머릿속에 그린 다음 시황은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먼저 효정에게 사용할 살이 빠지는 2가지의 색공서부터 익혔다.

애무를 통해 살이 빠지는 색공서는 치유력과 비슷하게 손에 마기를 주입해 살을 빼고 싶은 곳을 주물러 지방을 분해하는 식이었고 섹스를 통해 살이 빠지는 색공서는 섹스만으로 마치 장거리 달리기를 한 것처럼 운동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식이었다.

둘 다 고비용 저효율의 무공인지라 효과에 비해 내공을 상당히 많이 요구했다. 그나마 이미 음양공생공과 각종 영약을 통해 만든 마기가 상당했기 때문에 현재로도 크게 부족한 건 아니었지만 좀 더 많은 색공을 다양하게 쓰기 위해서는 마기의 증가가 더 필요하기는 했다.

거기다 색공을 써서 섹스를 할 때 음양공생공을 통해 임신을 하지 않게 하는 것도 신경 써야했다. 만약 자칫 잘못해서 쾌락에 빠져 색공만 신경 쓰느라 정자가 살아있는 정액 그대로를 질안에서 쏘아내게 된다면 임신을 할 위험도 다분히 존재했다.

주의사항을 확실히 가슴에 새긴 시황은 밤이 새도록 색공서를 보며 색공을 익혔다.

벌써부터 성기가 불끈불끈하고 있었다.

**

큐레올 금속 진동판을 이용한 이어폰 생산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매니아들에게서는 나름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호평 받은 이어폰을 제작한 경험이 있던 전문가들이 열정을 불태우며 이어폰을 제작하고 있었다.

그들은 시황이 원하는 요구에 맞춰 최대한 고급스러우면서도 풍부한 음질을 가진 이어폰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다만 큐레올 금속 진동판을 이용해서 이어폰을 만드는 건 처음인지라 원하는 음색과 음질을 갖추기 위해선 수많은 실험과 노력을 요구했다.

이렇게 이어폰이 차근차근 제작되는 중, 시황은 효정과 다이어트를 위해 약속을 잡았다. 쉬는 날은 아니고 수업이 오전 11시쯤 마치는 날이라 단 둘이서 아무도 없는 집에서 만나 다이어트를 하기에 매우 적합했다.

시황은 직접 대학교에 가서 효정을 데리러 가기로 했다.

고급스러운 외제차를 끌고 효정이 다니는 여자대학교 주차장에 차를 세워 효정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