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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시황과 황미주가 연습실에 들어가자 다른 관계자 없이 잔뜩 긴장한 표정을 한 6명의 여자애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들은 황미주와 함께 들어오는 시황을 보자 순간 놀래서 얼음이 되다시피 했다.
“강시황 케즈론 대표님이 너희들의 퍼포먼스를 보고 2명 선정할 거야. 선정된 2명은 바로 핑크펫에 합류해서 활동하게 될 거니까 최선을 다하도록 해.”
“네!”
놀람도 잠시, 연습생들은 크게 소리를 내어 대답했다. 그녀들의 눈은 계속해서 시황을 뒤쫓았다.
아진 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인 만큼 그녀들은 소호와 제인 등에게서 시황에 대한 온갖 얘기를 다 들었었다. 매너가 너무 좋고 착하기도 너무 착하다는 얘기부터 수백억 원대의 무대 의상을 줬을 때의 얘기, 비싼 케즈론 화장품을 선물해줬다는 얘기 등, 연습생으로서는 감히 상상지도 못할 꿈만 같은 얘기들뿐이었다.
만약 핑크펫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인기를 얻는 건 물론이고 저 대단하고 능력 있는 시황과도 친밀한 사이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연습생들은 더 의욕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시황은 먼저 얼굴과 몸매부터 눈여겨봤다. 엄선한 연습생이라 그런지 다들 괜찮은 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었지만 처음 보자마자 눈을 사로잡을 만큼 뛰어난 사람은 또 없었다.
오히려 여기 있는 연습생보다 황미주의 딸, 효정을 처음 봤을 때가 훨씬 더 충격적으로 뇌리 파고들었었다. 귀여운 얼굴과 육덕진 몸매의 불균형이 주는 그 특유의 매력이 어찌나 대단한지 아직까지 머릿속에서 사리지지 않았다. 주변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희소성 때문에 더 그런 듯 했다.
황미주는 연습실에 마련된 테이블에 시황을 앉게 하고 그 옆에 자신도 앉았다. 여기서 연습생들의 여러 가지 특기와 노래, 춤 실력 등을 보고 평가를 하기 위해 채점표로 보이는 종이도 놓여 있었다.
새 멤버를 뽑는 건 핑크펫에게도 중요한 일이지만 지금 몸을 떨며 긴장을 하는 연습생들에겐 인생을 바꿀 일이었다.
“자, 시작해봐.”
황미주가 말하자 여자애들 중 한 명이 나와 앞에 섰다. 그리고는 시황을 바라보며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연습생 후보 1번 윤다은입니다. 먼저 핑크펫 선배님들의 널 사랑해를 불러보겠습니다.”
약간은 평범하게 생긴 여자애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시종일관 시선이 시황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연습생들은 최대한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고 조금이라도 시황의 눈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눈으로만 봐도 느껴지는 뜨거운 열정. 그녀들은 열심히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다들 열심히 트레이닝을 했는지 누굴 뽑아도 이상치 않을 만큼 춤도, 노래도 잘하고 미모도 뛰어났다.
시황은 최대한 공정하고 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심사위원을 하기엔 보는 눈과 지식이 일반인 수준이이기는 했지만 핑크펫의 이미지와 케즈론에서 만든 옷을 입혔을 때 누가 더 청순한 아름다움을 지닐지를 중점적으로 판단했다.
이내 모든 연습생들의 테스트가 완료되었다.
다들 간절한 눈빛으로 시황을 바라봤다. 시황의 판단에 따라 자신들의 미래와 인생이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잠깐 나가있어. 회의를 해야 하니까 내가 부를 때까지 아무도 여기 들어오게 하지 마.”
“네!”
황미주가 말하자 연습생들은 큰 목소리로 대답한 후에 연습실을 나갔다.
적막한 공간엔 시황과 황미주 밖에 남지 않았다.
“자기는 누가 마음에 들었어?”
아무도 없자 황미주는 다시 끈적한 목소리로 시황의 의견을 물었다. 방금 연습생들에게 말하던 권위 있고 냉정한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시황의 앞에서 교태를 부리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음, 2번과 5번이 좋았어요. 2번은 얼굴과 행동이 귀여워서 인기를 많이 끌 수 있을 것 같고 5번은 예쁜데다 독특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어요.”
대충 고른 건 아니고 나름 심사숙고를 해서 케즈론의 이미지와 핑크펫의 이미지에 최대한 잘 어울릴 여자애 둘을 선택했다. 딱히 의도치는 않았지만 여자애 둘 다 내년에 20살이 되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그래? 그러면 2번하고 5번으로 하자.”
시황이 두 명을 고르자 황미주는 고민도 하지 않고 결정을 했다. 분명 연습생들에게는 오랫동안 회의를 할 것처럼 말했지만 1분도 채 되지 않아 운명이 결정났다.
“그보다 다른 할 얘기가 있는데요.”
연습생은 뽑았으니 그보다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시황은 얘기하기로 했다.
“다른 얘기? 뭐?”
“따님인 효정이를 저에게 주시면 안 될까요?”
“뭐? 효, 효정이를? 자기 우리 효정이 마음에 들었어? 자기가 원하는 부탁이니까 당연히 들어주고는 싶은데...”
닭 쫓던 개가 지붕을 쳐다보는 것 마냥 황미주는 허탈함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시황과 깊은 사이가 되고 싶은 건 자신이지 오늘 소개시켜준 딸이 아니었다. 질투심이 끝없이 생겨났지만 시황이 원하는 부탁인지라 황미주는 딸조차도 주려고 했다. 이정도면 사이비 종교를 믿는 신도 못지 않은 믿음과 신뢰였다.
“하하, 어휘 선택이 조금 잘못 됐네요. 케즈론 모델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물어본다는 게 너무 직접적으로 말해버렸네요.”
시황은 실수했다는 듯 민망하게 웃었다. 실수로 그런 건지 의도적인건지는 시황만 알겠지만 어쨌든 사귀게 해달라는 부탁이 아니라서 황미주는 안도 가득한 한숨을 쉬었다.
“어머, 자기도 참, 깜짝 놀랐잖아. 그런데 우리 효정이 살이 많이 쪄서 케즈론 모델로는 힘들지 않을까?”
“조금만 살을 빼면 될 것 같아요. 너무 빼면 오히려 매력이 감소할 것 같고요.”
효정 같은 인재를 도저히 놔둘 수 없었다. 그 귀여운 얼굴과 커다란 가슴은 남자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건 물론이고, 케즈론의 이미지도 한층 상승시켜줄만한 어마어마한 매력이었다.
“그래? 자기가 그렇게 예쁘게 봐줘서 고맙기는 한데... 일단 효정이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아.”
보통의 부모라면 케즈론 모델이 된다는 사실에 당연히 기뻐하며 좋아하는 게 맞겠지만, 황미주는 딸을 달라는 시황의 말이 왠지 찝찝하게 느껴졌다. 괜히 둘이 가까이 있다가 사귀거나 결혼이라도 해버리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 생겼던 것이다.
“그러면 지금 물어봐요.”
“으, 응.”
황미주는 시황이 체크한 채점표를 자신의 명품 가방에 넣고 함께 연습실을 나갔다. 그리고 연습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연습생들에게는 차후에 결과를 알려준다 하고는 딸인 효정을 데리고 대표이사실로 왔다.
효정은 아직도 시황의 성기를 만진 그 충격에 시황만 보면 부끄러워서 몸을 배배꼬고 있었다.
“효정 씨,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시황은 소파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효정을 바라봤다.
“오, 오빠 말씀 편하게 하세요. 저한테 존댓말 하니까 제가 부끄러워요.”
민망해하면서도 효정은 시황에게 말을 놓으라고 했다.
“아, 그럴까? 그러면 편하게 말할게.”
“네. 저도 이게 편해요. 히힛.”
시황이 반말을 하니 어쩐지 가까운 사이가 된 것 같아 효정은 기분이 좋아졌다.
“혹시 모델해볼 생각있어?”
“네? 모델이요? 무슨 모델이요?”
갑작스런 모델 제안에 효정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케즈론 모델. 이번에 나올 신제품에 꼭 효정이를 쓰고 싶거든.”
“제, 제가 케즈론 모델이요? 저 같은 게요? 정말요? 에이, 엄마랑 농담하시는 거죠?”
효정은 케즈론 모델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래 시황을 쳐다봤다. 민망함이고 뭐고 온데간데없이 얼굴 가득 놀라움과 흥분이 자리잡고 있었다.
말이야 간단하지만 이때까지 케즈론 모델을 한 사람을 보면 가을이나 은비, 아니면 유미 같은 인간 같지 않은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들이었다. 거기다 케즈론이라함은 단순 명품을 넘어서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한국 유일의 초고가 명품 브랜드였다. 그런 대단한 자리를 자신에게 권유했다는 게 효정은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정말이야. 사실 처음 봤을 때부터 효정의 아름다운 모습을 계속 눈여겨보고 있었거든. 직접적으로 얘기해서 조금 미안하지만, 너처럼 귀여운 얼굴을 가지고 그렇게 매력적인 몸매를 지닌 사람은 아마 한국에 없을 거야.”
한국여자들의 평균 가슴 크기가 A컵인만큼 E컵을 지닌 사람자체가 드문데, 여기에 얼굴까지 귀엽고 몸매 라인이 예쁠 확률은 정확한 통계를 보지 않더라도 매우 낮은 게 당연했다. 괜히 효정처럼 귀엽고 가슴 큰 일본의 한 그라비아 아이돌이 인터넷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게 아니었다.
“제, 제가요? 이상하다. 친구들이 맨날 살쪘다고 엄청 뭐라고 했는데... 가슴 이렇게 커봐야 남자들 별로 안 좋아한다고 친구들이 맨날 그래서 사실 좀 스트레스였거든요. 근데 진짜 제가 봐도 뚱뚱하고 몸매가 별로긴 했어요.”
효정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분명 친구들은 자기를 보고 남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몸매라고 제발 다이어트 좀 하라고 항상 말했었다. 매번 그런 말을 듣다보니 몸매에 자신감 자체가 없었다.
“남자 친구들도 그렇게 말 했어?”
이해가 안 가는 건 시황이었다. 남자라면 보는 순간 뇌리에 깊게 새겨질 정도로 매력적인 몸매인데 저걸 싫어하다니? 약간 살집이 있는 건 맞지만 보기 좋게 살짝 빼주고 자신의 능력으로 보정만 조금 해준다면 세상에 둘도 없을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진 미녀로 탈바꿈할 게 분명했다.
“사, 사실 제가 여중, 여고에다 여자대학교에 가서 아는 남자가 없어서요... 친구들도 남자 친구 있는 애 거의 없고요.”
시황이 남중, 남고에 갔다가 대학교에서 여자하고 제대로 말조차 못했는데 효정은 여기에 더해서 여중, 여고, 여대를 가다 보니 남자와의 접점자체가 전혀 없었던 듯 했다.
그제야 시황은 왜 효정이 처녀인지 이해가 되었다. 평범하게 남녀공학이나 일반 대학을 갔다면 그 어떤 남자도 저렇게 귀엽고 짙은 성적 매력을 풍기는 여자애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시황은 더 그렇고.
어리둥절해하는 효정을 보니 시황은 가볍게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그래? 그렇게 들으니까 좀 별로인 거 같기도 하고...”
“역시 그렇죠? 그러면 저 이제 케즈론 모델 못하는 거예요? 이렇게 뚱뚱하고 살쪘는데 시켜주는 게 이상하다 생각했어요. 아, 괜히 눈물 날 거 같아...”
장난을 친다고 시황이 가볍게 농담을 했더니 효정은 금세 울 것처럼 눈이 빨개졌다. 그냥 그런 말 하지 말고 알겠다고 할 걸, 괜히 쓸데없는 말 했다가 케즈론 모델이 될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생각에 이내 눈물이 떨어졌다. 스스로의 바보 같음과 살찐 몸이 너무 한심스러웠다.
“하하. 미안. 가볍게 농담한 거야. 자, 울지 말고 이걸로 닦아.”
시황은 주머니에서 케즈론 옷장에서 가지고 온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고급스럽게 보이는 이 손수건은 더러움을 정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코를 풀더라도 금세 깨끗해진다.
“정말요? 그러면 저 케즈론 모델 될 수 있는 거예요?”
“응. 효정이처럼 예쁜 애가 안 하면 누가 하겠어.”
“흑, 고맙습니다...”
이번엔 너무 기뻐서 울었다. 자기에게 예쁘다고 이렇게 칭찬을 해준 건 시황 밖에 없었다. 친구들은 항상 뚱뚱하다고 살 빼라고만 했으니까.
효정은 시황이 건네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시황의 체취가 묻어서 그런지 손수건에서는 대단히 향긋하고 기분 좋은 향기가 났다.
시황과 효정이 친한 듯 울고 웃으며 농담을 하는 걸 보고 황미주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딸이 케즈론 모델이 된 건 정말 기쁘지만 자기보다 더 시황과 가까워지는 모습은 이상하게 보기가 싫었다. 가을과 은비, 다른 여자들과 시황이 스캔들이 났을 때는 워낙 예쁘고 그래서 자기도 저런 스캔들이 나고 싶다 정도의 부러움만 있었는데, 효정은 딸이라 그런지 시황과 친해지는 모습에 질투심이 생겨났다.
한참을 눈물을 흘리고야 효정이 진정된 듯 했다.
“이런 부탁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지금 어느 정도의 몸매인지 좀 보여줄 수 있어? 아무래도 옷을 입고 있어서 알기가 힘드네. 직접 봐야 얼마나 살을 빼야 할지 판단을 할 수 있을 거 같거든.”
“보, 보여드릴게요.”
효정은 고민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
케즈론 모델이라는 건 곧 여자가 가진 아름다움과 가치의 상징이다. 인터넷만 보더라도 케즈론 모델이라 함은 인간을 넘어선 아름다움을 지닌 미녀들로 인식되고 있었다.
어쩌면 자신도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될지 모르는데 괜히 또 여기서 어물거리다가 시황이 안 될 것 같다고 하면 이번엔 정말 끝일 수도 있었다. 효정은 부끄러움 따윈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누나 괜찮죠?”
시황은 옆에 있는 황미주의 허락을 구했다. 없으면 모를까 옆에 두 눈 뜨고 지켜 보고 있어서 형식적으로나마 물어봤다.
“응. 나야 뭐 당연히 괜찮지... 시황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면 당장 안 된다고 했겠지만 시황이 하는 부탁이었기 때문에 황미주는 고민도 하지 않고 허락을 했다. 아무리 질투가 생기고 부러움이 생겨도 시황이 하는 부탁은 그 어떤 거라도 거절 자체를 할 수 없었다.
“조금 부끄럽겠지만 속옷만 빼고 옷 좀 벗어볼래?”
“네! 바로 벗을게요!”
효정은 부끄러움을 꾹 참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시황을 만난다고 특별하게 고른 예쁜 블라우스와 짧은 치마를 떨리는 손으로 벗었다. 엄마인 황미주가 보는 앞에서 빠르게 옷을 벗어 소파에 올려두고, 시황에게 잘 보이도록 뒤쪽 빈 공간에 가서 섰다.
시황의 눈앞에 효정의 육덕진 몸매가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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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