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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411화 (4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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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개조된 로시,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작고 귀여운 새인 로시는 특수 잠입을 위한 목적으로 기계적 개조를 받았다. 어떠한 종류든 저장장치를 삽입한 뒤 감시대상을 정하면 은신 기능을 이용해 감시대상의 행적을 녹화, 녹음 한다. 통신기술이 존재하는 곳이면 직접 연결해 상황을 바로 확인할 수도 있으며, 수면침을 이용해 적을 잠재울 수도 있다]

전에 파워 블로거에게 당한 게 있다 보니 이게 상당히 끌렸다. 그리고 딱히 감시 용도가 아니더라도 가을에게 붙여 일본 활동 중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는지, 만약 위험하다면 수면침을 이용한다든지 하는 등으로 무궁무진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 애로 할게.”

“알겠습니다.”

시황이 로시를 지정하자 콘즈가 손뼉을 쳤다. 그러자 검은 구멍이 생겨나며 거기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기계 새가 걸어 나왔다.

“로시에게 마력을 흘려 넣으면 계약이 완료돼요.”

콘즈가 가르쳐준 대로 로시를 손에 올리고 약간의 마기을 주입했다. 그러자 시야에 [마력 동기화중]이라는 글이 뜨더니 이내 [계약 완료]로 변했고, 시야에 로시를 조작할 수 있는 메뉴들이 생겨났다.

간편 조작 모드로 들어가자 주의사항으로 시야 내에 있는 대상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는 글이 생겨났다. 하지만 먼저 시야에 보이는 사람에게 붙인 뒤에 로시의 시야로 보이는 사람을 재지정하는 건 가능했다.

대충 사용법을 확인하고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많고 많은 소환수 중에 로시를 고른 건 다른 소환수들의 크기가 너무 큰 것도 있었다.

시황은 빠르게 다음으로 넘어갔다.

“자동화 시스템은 뭐야?”

“간단해요. 시황 님께서 씨를 저장하면 자동으로 심은 뒤에 관리, 수확, 보관을 해줘요. 물론 식물만 가는 한 건 아니에요. 양 같은 동물의 털을 깎고 보관해주는 등 귀찮은 잡일을 자동으로 해주는 시스템이거든요. 각 방에 있는 수많은 요리 재료들도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어요.”

왜 원두가 가득한 방이 있나 했더니 이 자동화 시스템 덕분인 듯 했다. 확실히 이런 대단한 유산을 가진 드래곤이 땀을 흘리면서 원두를 수확하는 건 쉽사리 상상이 가질 않았다.

“양이라든가, 종류 제한이라도 있어?”

“현재 개방된 건 자동화 시스템 하나라서 최대 10종류까지 돼요. 그런데 생산량을 늘리려면 그만큼 종류가 제한 돼요.”

최대 10종류라면 아직은 넉넉했다. 현재 필요한 수확물은 라롤린, 루카론, 카실론, 베노 등이니까. 하지만 생산되는 양이 얼마나 되는지 몰랐기 때문에 그 부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면 그 시스템 좀 보여줄래?”

“네.”

콘즈가 손뼉을 치자 정원처럼 보이는 외부로 이동했다.

비닐하우스와 비슷하게 생긴 투명한 유리로 된 원예시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일정한 땅을 차지하고 있었다. 원예시설 한 개의 넓이는 부모님들이 소소하게 재배하는 밭과 비슷했다. 10개를 다 합하면 꽤나 넓었다.

이 공간으로 오자 시야에 원예시설을 합치거나 분리, 재배치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생겨났다.

“심는 건 직접 해야 돼?”

“씨나 동물을 건물 안에 넣으면 알아서 다 처리해요. 다만 동물은 그냥 넣으시면 되는데 씨는 분석기에 넣어야 해요. 식물도 그렇고 동물도 그렇고 특수 비료와 먹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털이 자라는 속도나 식물의 성장 시간이 1.5배 빨라지는 특성도 있어요.”

“그거 대단한데? 그러면 자동으로 수확된 건 이 건물들 안에 저장되는 거야?”

“아니요. 이미 케즈론 님께서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놓으셨기 때문에 수확을 다 하면 자동으로 보관창고에 저장돼요. 그래서 한번 씨만 넣으면 신경 쓰실 게 전혀 없어요.”

과거 라롤린을 심었던 정원은 직접 심고 수확까지 해야 했지만 이 자동화 시스템은 한번 씨만 투입하면 모든 걸 알아서 다 했다.

라롤린과 같은 화장품 재료는 지나친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극소수의 양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 번씩 와서 씨를 심고 수확하는 게 정말 귀찮았었다. 그런 귀찮음에서 드디어 해방된 것이다.

시황은 곧바로 라롤린과 루카론, 카실론, 베노 씨를 직접 각각의 원예시설 분석기에 넣었다. 이러기만 하면 이제 알아서 재배하고 수확하고, 다시 씨를 심고 수확하는 것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6곳의 건물이 남아 아쉽게만 느껴졌다.

“아! 혹시 여기 누에 같은 것도 넣어도 돼?”

“그럼요.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는 고철을 넣지만 않으면 알아서 다 해줘요.”

그렇다면 누에와 마력 은실을 만드는 거미를 집어넣는다면 재료 수급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된다.

“아! 약제실!”

그리고 동시에 아까 약제실에서 봤던 동물을 길들이는 약도 떠올랐다. 그 약이라면 포악한 몬스터도 길들여 얌전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안 그래도 요즘 드레스나 하이힐 판매 문의가 간혹 들어오는 편이었다. 사람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핑크펫이 케즈론이 지원한 의상을 입으면 더 예뻐지고 아름다워진다는 걸 분명이 느끼고 있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시황은 하늘을 바라봤다. 어느새 해가 서서히 지고 있었다. 그나마 적당히 보상들을 살펴본 건데도 시험 중 게임을 하는 것처럼 시간이 순식간이 흘러갔다.

가슴을 진정시키며 방을 다시 서재로 바꾸었다. 그리고 이번에 열린 잡다한 방 중에 마법 아이템이 있는 방으로 바꿔 동물을 포획할 수 있는 도구를 찾아 아공간에 넣고 약제실로 가서 동물을 길들이는 약도 10개 몽땅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어?”

그런데 평소와 조금 다른 정보가 보여 시황은 다시 동물을 길들이는 약을 꺼내 살폈다.

[루포의 약. 동물학자 루포가 만든 약으로 동물에게 먹이게 되면 친밀도가 향상된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설명이었다. 그런데 그 밑에 또 다른 정보가 새롭게 보였다.

[재료. 라카루시 뿌리(카셀라 행성), 다진 퀘루악 고기(카셀라 행성), 마력의 정수(카셀라 행성)]

이제는 아이템의 중요 재료까지 확인이 되었다. 케즈론의 칩이 5레벨이 되면서 몇 개의 중요 재료를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듯 했다.

혹시 이러면 옷장에 있는 재료도 확인 가능할까 해서 바로 옷장의 옷을 확인했다. 그러자 너무나 당연하게도 어떤 실로, 혹은 어떤 털로 만들어졌는지 재료가 적혀져 있었다.

5레벨이 되면서 드디어 완벽하게 의상 재료를 구하고 그걸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이다. 이전부터 해야지 하면서도 지지부진하게 있었던 건 시스템이 없었던 탓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시황은 곧바로 패션 사업을 시작할 준비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생포할 건 그토록, 정말 한참을 꿈꿔왔던 거대 용암 누에였다.

그렇다면 리스트에 있는 케즈론이 만든 매우 특별한 아이템이 몬스터를 포획할 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시황은 콘즈에게 케즈론이 만든 매우 특별한 아이템이 뭔지 물어봤다. 그러자 콘즈가 카탈로그를 건네주었다.

[죽은 자의 스태프. 마력의 양에 따라 지정된 범위에 있는 죽은 자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자아와 두려움을 상실한 시체들은 살아있는 자에 대한 끝없는 분노를 가지고 있다.]

[파멸의 비를 머금은 잔혹한 검. 검을 치켜들면 마력의 양에 따라 하늘에서 1000도에 달하는 불의 비가 지정된 범위에 뿌려진다.]

[상식을 뒤트는 전파기. 마력의 양에 따라 지정된 범위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의 상식을 뒤틀 수 있다.]

[드래곤 봉인 팔찌. 드래곤의 힘을 두 달간 봉인한다. 한 번 사용되면 팔찌는 완벽하게 파괴된다.]

“하...”

어느 정도여야 써먹지, 도저히 쓸 수가 없는 아이템들뿐이었다. 멀쩡히, 그것도 그 어떤 때보다 만족하며 살고 있는 세상에 뭐하려고 이런 말도 안 되는 도구를 쓰겠는가? 아니, 애초에 5레벨 밖에 안 되는데 이런 과유불급이라도 해도 이상치 않은 아이템을 주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됐어. 이건 쓸 일이 없겠네. 넣어둬.”

시황은 콘즈에게 카탈로그를 돌려줬다. 미치광이가 아니고서야 이런 걸 쓸 리가 없었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시계를 확인하자 새벽 6시였다.

마무리로 신체만 강화하면 적당할 듯 했다.

콘즈에게 말해 신체 변경 인터페이스를 불러냈다. 시야에 홀로그램처럼 자신의 모습이 나타나고 신체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메뉴가 생겨났다.

키는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있었고, 얼굴은 손대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역시 남은 건 성기크기와 정력인데, 5레벨이 돼서 그런지 4레벨 때와는 다른 항목이 몇 개 보였다.

단순히 정력을 강하게 하는 게 아니라 섹스를 할 때 여자가 느끼는 쾌감을 증가시킬 수 있다든가, 다쳤을 때 통증을 감소시킬 수도 있었다. 그런데 통증 감소는 왠지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는 것 같아 성기 크기에 1센티미터, 정력에 4포인트, 쾌감 증가에 5포인트를 사용했다.

별다른 고통 없이 곧바로 성기가 커지고 정력이 증가했다. 이제 하루에 10번의 섹스도 너끈히 할 만한 절륜한 정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거기다 쾌감 증가에 5포인트나 투자했기 때문에 효과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커다란 성기, 지치지 않는 정력, 목석인 여자도 단번에 젖게 만들, 그야 말로 시황은 완벽한 섹스 머신이 되어버렸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시황은 신체 변경까지 마무리하고 자신의 방으로 건너갔다.

잠은 자지 못했지만 이제 막 떠오른 햇살은 왠지 모를 상쾌함을 느끼게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찬미와 아루가 밥 만드는 소리가 시황의 방까지 들려왔다. 이 소리만으로 행복함에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가볍게 샤워를 하고 시황은 티와 얇은 반바지를 입고 거실로 나갔다.

“오빠, 일어나셨어요?”

앞치마를 입고 요리를 하던 찬미가 시황을 보며 아침 인사를 했다.

“아루도 찬미 언니하고 요리하고 있어요!”

아루는 요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가볍게 웃은 시황은 찬미와 아루에게 다가가 키스를 해주었다. 칼은 쓰지 않았지만 요리 중이었기 때문에 짧은 입맞춤으로 만족했다.

“하암, 졸려... 언니 오늘 반찬 뭐야? 앗! 오빠.”

2층에서 유미가 비척거리며 내려오다 시황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달려와 품안에 안겨들었다. 이제 막 일어나 부스스한 모습이었지만 오히려 청초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CF에서는 그토록 시크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던 유미였지만 시황의 앞에서는 애처럼 옷 냄새를 살짝 맡더니 이내 얼굴을 비볐다.

“내 옷으로 세수하는 거야?”

“아앙, 아니에요. 오빠가 너무 좋아서 그런 거예요. 아, 오빠랑 영원히 붙어 있고 싶다.”

유미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아루는 유미의 그 모습을 보여 같이 시황의 품에 안기고 싶었지만 요리 중이라 어쩔 수 없이 참았다.

달라붙은 유미를 데리고 소파에 앉자 은지도 내려왔다. 유미가 시황의 무릎에 베고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는 은지도 바로 시황의 옆에 달라붙었다. 이어서 내려온 지숙은 순서를 놓쳤다는 표정과 동시에 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았다.

당장 연예인을 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절세의 미녀들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 서로 보는 앞에서 시황과 스킨십을 했다. 암묵적인 룰이라고 할까? 이미 서로 시황과 어떤 관계인지 다들 알았기 때문에 이런 스킨십을 하더라도 마음속으로 질투는 할지언정 이해는 하고 있었다.

유미와 은지의 스킨십에 시황은 금세 얇은 바지를 불룩하게 만들었다. 소파에 앉은 유미와 은지, 지숙은 그걸 곧바로 캐치했지만 모두가 보는 앞이라 만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내 밥이 다 되고 고풍스럽고 고급스러운 식탁에 요리가 차려졌다.

시황과 이미 내려온 여자들이 자리에 앉고서야 현주가 어색한 표정으로 내려와 같이 밥을 먹었다. 워낙 소심한 성격이다 보니 현주는 다른 사람과 교류 없이 거의 혼자 지내고 있었다.

밥을 먹으며 시황은 얘기를 나누었다. 은지와 지숙에게 카페의 근황을 듣는다든가, 어려운 일은 없는지 등 다양한 얘기가 오갔다. 시황은 새로운 청담점이 곧 오픈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러면 또 핑크펫 오는 거예요? 요즘 인기가 많아서 엄청 바쁜 거 같던데.”

은지가 시황에게 물었다.

“응. 핑크펫이 올 거야. 아, 그리고 새로운 청담점은 옷도 더 예쁘고 고급스러운 걸로 입을 거야.”

“앗! 그거 케즈론에서 만드는 거예요? 안 그래도 요즘 핑크펫이 인기라 그런지 케즈론에서 만든 옷이 엄청 예쁘다고 말이 많더라고요. 손님들이 그런 얘기 하는 거 많이 들었어요.”

이번엔 지숙이 혹시 케즈론에서 만드는 유니폼인가 해서 기대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 핑크펫이 인기가 생기며 당연하게도 여러 가지 무대 의상을 제공하는 케즈론 의상도 같이 조명 받고 있었다.

“당연히 케즈론 카페니까 케즈론에서 만들어야지. 핑크펫 만큼은 아니더라도 은지와 지숙한테도 수천만 원은 하는 상당히 비싼 유니폼을 만들어 줄게.”

“저, 정말요?”

“대, 대박.”

은지와 지숙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여자인지라 당연한 일이었다.

아직 마력 은실이 남아 있어 한 약속이기도 한데, 좀 더 제대로 옷을 만들기 위해선 오늘 반드시 거대 용암 누에와 거대 은빛 독니 거미를 생포해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시황은 바로 미나를 집으로 데리고 왔고 수란도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모험을 떠날 시간이 된 것이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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