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유산-408화 (407/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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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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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카페 케즈론은 인기에 비해 매장이 겨우 3곳밖에 없다보니 가맹점 문의가 끊임없이 들어왔다. 카페 케즈론을 오픈만 한다면 주변 카페가 있든 없든 엄청난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인간이라면 탐이 안 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시황은 아직까지 다른 곳에 매장을 낼 생각이 별로 없었다. 케즈론에 쓰는 원두가 특별해서 비밀 유지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다. 어차피 원두만 보고 다른 행성의 것이라는 걸 알 사람은 없었으니까.

일본 진출과 궤를 같이 하는 문제인데, 매장이 늘면 신경 써야할 일이 증가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납품이었다.

지금은 매장 수가 많지 않아 시황이 한 번씩 케즈론 성에 가서 원두를 가져오면 됐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매장 수를 늘리게 되면 시황이 매일 신경 써서 원두를 가져와야 했다. 거기다 카페 일만 하는 것도 아니라 화장품 납품을 위해 라롤린과 기타 재료도 빈번하게 가져와야 돼서 쓸데없는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해졌다.

시황이 하는 일이 원두와 화장품 재료만을 갖고 오는 게 아니다 보니 시간이 아까운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나중에 패션 브랜드까지 만든다 생각하면 더 많은 재료들을 케즈론의 성에서 수급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무리였다.

이 문제만 해결 된다면 직영점을 오픈해 각 도시에 케즈론 카페를 하나씩 만드는 건 물론이고 일본 진출도 충분히 가능했다.

방에 있는 침대에 누워 잠시 고민하던 시황은 이참에 아예 이 귀찮을 일을 해결해버리기로 했다.

케즈론에서 원두와 화장품 재료를 옮겨와야 하는 큰 중책이었기 때문에 이 일을 맡으려면 케즈론의 성에 와본 존재여야 했다. 그러면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한 사람밖에 없었다.

바로 프린이었다.

프린이 케즈론의 성에서 원두와 화장품 재료 등을 가지고 나와 물류센터로 옮겨 줄 직원에게 건네면 그걸 받아든 직원이 물류센터로 옮기고, 그러면 그걸 다시 각 도시나 일본으로 배송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물류센터 자체가 없었다. 카페도 그렇고 화장품도 그렇고 매장이래 봤자 그 수가 극히 적어서 필요성 자체를 못 느꼈었다. 하지만 카페 직영점을 내기 위해서, 시황이 더 이상 원두와 각종 재료에 신경을 쓰지 않기 위해서는 물류센터가 꼭 필요했다.

안 그래도 매번 원두를 가지러 가기 귀찮았던지라 시황은 이 일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여러 가지 현실 여건 상 단번에 처리되기는 어려운 문제였으니까.

먼저 시황은 진아에게 연락해서 물류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좀 알아봐달라고 했다. 물류센터라고 단순히 물건만 보관하는 게 아니라 보관방법이나 재고관리, 입출하관리 등 노하우가 필요했기 때문에 진아의 도움이 꼭 필요했다.

이어서 시황은 브로커를 찾아 프린의 신분증을 만들었다. 프린의 모습이 한국인이라고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이가 비슷한 혼혈인 여자애의 신분증으로 구했는데 아무리 봐도 신분증과 얼굴이 너무 달랐다. 이 문제는 미나가 마법을 걸어 신분증에 있는 얼굴을 프린의 얼굴로 변경하는 걸로 해결이 되었다.

그리고 매일 TV보고 빈둥거리는 프린을 데리고 시황이 직접 집 정원에서 간단하게 운전 연습을 시켜주었다. 의외로 프린의 운동신경이 좋아서인지 시황의 생각과 다르게 어렵지 않게 운전에 익숙해졌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평범한 성인이 보면 크게 어렵지 않은 필기시험문제가 프린에겐 정체불명의 단어들로 이루어진 난해한 전문 서적처럼 느껴진 것이다.

시황은 자신의 방 테이블에 프린을 앉히고 하나하나 열심히 설명을 하며 프린에게 운전면허 필기시험 문제집을 가르쳐 줬다.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리거나 못 쓰게 됐을 때 재발급권자는 1.대통령, 2.시장, 3.도지사,  4.지방경찰청장 중 누구일까?”

“우웅....”

시황이 문제를 내자 프린이 절망감에 어린 표정으로 끙끙거렸다.

“....대통령이요.”

“큭...”

분명 방금 설명을 했는데도 대통령이라고 하자 시황은 신음을 흘리고 말았다. 이런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가르칠 때마다 프린은 마치 어린애들처럼 이해 자체를 하지 못해 시황의 속에서 크나큰 화가 끓어올랐다.

분노를 꾹꾹 참는 듯한 시황의 표정을 보고 움찔한 프린은 빠르게 상의의 단추를 풀어 가슴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가슴으로 시황의 얼굴을 덮었다. 화난 시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행동이었다.

가슴이 얼굴이 닿자 시황은 가슴속의 분노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반면 다른 부위에서 갑자기 분노를 하는 게 느껴졌다.

“휴, 다시 해보자.”

“헤헷, 이번엔 다 맞출게요.”

시황의 화가 풀린 듯하자 프린은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공부가 순조로울 리가 없었다. 프린에게 여러 번 위기가 닥쳤지만 그때마다 시황의 성기를 만져준다든가, 빨아주는 식으로 어떻게 겨우 헤쳐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평생 다른 행성에서 산데다 무식하기로는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프린이었기 때문에 결국 시황은 어마어마한 숙제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프린이 운전면허를 따는 건 아무래도 단 시일 내에는 힘들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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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인기가 상승하는 핑크펫은 시황만큼이나 정신없이 바빴다.

일본 진출을 위해 핑크펫이 새로운 뮤직촬영을 하는 날, 시황도 시간을 내서 촬영 현장을 지켜봤다.

핑크펫은 블루 다이아몬드가 달린 드레스 말고도 2종류의 의상을 더 입었는데, 그 의상은 시황이 전에 약속한대로 새로 만든 의상이었다.

또 케즈론의 성에 가서 고른 건 아니고, 무대 의상을 정할 때 시황이 마음에 들어서 같이 투표했던 옷을 진아가 포인트를 줘서 같은 디자인으로 만든 거였다. 물론 새로운 무대 의상에도 마력 은실을 통한 보정 마법과 값비싼 보석이 달려있었다.

보석으로 흥행에 성공한 만큼 뮤직비디오 촬영 세트도 여러 종류의 보석 느낌이 나도록 꾸며져 있었다.

주변엔 수많은 관계자들이 있었는데 남자건 여자건 세트장에서 춤을 추는 가을의 아름다운 모습에 정신을 놓다시피 하고 쳐다보고 있었다.

시황은 가을이 쉬는 시간 틈틈이 다가가서 귓가에 음란한 말을 속삭여 뮤직비디오에 좀 더 섹시함이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

한참 촬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특별히 고생하는 스태프와 핑크펫을 위해 시황이 직접 밥차를 불렀다. 당연히 시황이 부른 만큼 평범한 메뉴가 아니라 고급 뷔페에 온 듯 초밥과 스테이크 등 비싼 음식들이 한가득이었다.

스태프들이 먼저 스테이크와 초밥 등 음식을 골라가고 이어서 핑크펫과 시황이 쟁반에 음식을 채워 마련된 테이블에 앉았다.

“힘들지 않아?”

밥을 먹으며 시황이 피곤한 얼굴의 가을에게 물었다.

“조금 힘들긴 한데, 그렇게 피곤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다들 고생하는데 제가 피곤해 할 수는 없죠.”

가을은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

말은 그렇지만 요즘 바쁜 스케줄로 피곤에 절어있다는 게 눈에 보였다. 저 피곤함은 시황과 섹스를 해서 정액을 받아들인다면 한 번에 해소될 테지만 여기서 섹스를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시황은 나중에 라민 차나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이구, 여기 앉아도 되겠습니까?”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촬영 감독인 김진규가 음식이 가득 든 쟁반을 갖고와서 시황에게 물었다.

“괜찮습니다. 편하게 앉으세요.”

“하하. 감사합니다.”

김진규는 시황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시황에게 말을 계속 걸었다.

“오늘 뮤직비디오 촬영 괜찮은 거 같았습니까?”

“실력 있는 감독님답게 무대 연출 같은 게 상당히 좋던데요. 이번 일본 뮤직비디오 정말 큰 기대가 됩니다.”

“아이고, 아닙니다. 제가 뭐 한 게 있습니까. 대표님께서 지원해준 옷하고 여기 멤버들 비주얼이 워낙 뛰어난 건데요. 저야 다 된 밥에 그저 숟가락만 올린 것뿐입니다.”

방금 전까지 스태프에게 불같이 소리치던 남자가 시황의 앞에서는 온순한 양처럼 행동했다. 당연히 케즈론 대표와 친해서 나쁠 게, 아니 이득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런 거였다. 만약 시황이 27살의 백수로 여기서 어슬렁거렸다면 촬영감독까지 안 가고 주변 스태프들한테 욕만 먹고 쫓겨났을 것이다.

한창 시황과 촬영감독이 얘기하는 사이, 테이블 구석에서 밥을 먹던 20~30대 여자 스태프들이 뭔가를 은밀하게 얘기했다.

“가을하고 케즈론 대표하고 사귄다는데 진짜야? 언니?”

20대로 보이는 스태프가 30대로 보이는 스태프에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야, 안 그러면 그 바쁜 케즈론 대표가 여기 왜 오겠냐? 그리고 아까 뮤비 찍을 때도 쉴 때마다 가을의 귀에 뭔가 속삭이는 거 봤지? 그때 가을 표정 봤어?”

“못 봤는데 왜? 가을이 뭐라고 했어?”

“야, 부끄러워 죽으려고 하더라. 뻔하지. 이런 사람 많은데서 좋아한다고 말했을 걸?”

“대박이다.”

30대의 여자 스태프가 그저 추측으로 하는 걸 사실인양 말했고 그걸 또 20대의 여자 스태프는 그대로 믿었다.

실제로는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라 감히 상상치도 못할 음란한 말이었는데 관심법을 쓰는 게 아니다 보니 그걸 알 수는 없었다.

“그리고 내가 그쪽에서 들은 건데...”

30대의 여자 스태프가 아주 낮게 얘기하자 20대의 여자 스태프가 귀를 가까이 댔다.

“케즈론 대표가 옷 지원하기 전부터 아진 엔터테인먼트에 가서 맨날 차에 가을 태우고 같이 돌아갔다고 하더라. 분명 둘이서 뭔가가 있었으니까 저 비싼 500억 원짜리 옷을 지원해주기로 했겠지.”

“하, 부럽다. 나도 저런 남자 어디 못 구하나.”

20대 여자 스태프는 진심으로 부러워했다.

“야, 너 결혼할 남자 친구 있잖아.”

“언니, 걔 완전 대박인 거 알아? 요즘 인터넷에서 글 보더니 자꾸 집 사는데 돈을 보태 달라는 거야. 누구는 500억 원짜리 옷을 선물로 받는데 난 이때까지 명품 가방도 한번 선물로 못 받아봤거든? 내가 그거 때문에 요즘 완전 짜증이라니까.”

“진짜? 대박이다. 야, 헤어져버려. 요즘 누가 집사는데 여자가 돈을 보태. 네 남자친구도 장난 아니다.”

나중 되니 시황과 가을의 연애얘기에서 남자친구에 대한 불만으로 넘어갔다.

단순 방금 얘기를 나눈 스태프들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스태프들도 그렇고 인터넷에서도 가을과 시황이 사귀는 게 아닌가 하는 글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실제로는 사귀는 수준이 아니라 시황이 가을에게 노출을 시키며 음란한 교육을 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 정도까지 상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어쨌든 아직까지 확실한 증거는 없었기 때문에 그저 루머에 머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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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비디오 촬영을 마치고 일본 쇼케이스가 다가왔다.

이번에도 시황은 핑크펫과 함께 일본으로 가 쇼케이스를 직접 감상했다. 원래라면 일본에서 핑크펫의 인기가 전무하다 될 정도였겠지만 케즈론 카페에서 한 행사 직캠 이후 한류 팬들 사이에서 관심도가 크게 늘었다. 그래서 원래는 작은 곳에서 하려고 했던 쇼케이스를 제법 큰 규모로 옮겼고 성공적으로 3천 명의 팬들이 모일 수 있었다.

한국에서 핑크펫의 500억 원의 무대 의상이 상당히 화제가 되었기 때문에 일본의 각종 방송사와 신문사, 잡지사에서 나와 삼엄한 경비 속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처음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나온 사람들은 500억 원의 무대 의상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는데 막상 가을의 압도적인 아름다움, 그것도 일본인들의 취향에 맞는 여리고 가냘픈 소녀의 모습을 보자 방송 내용을 어느 정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쇼케이스가 완료되고 다음날 새벽부터 일본 방송에서 핑크펫의 모습이 나왔다. 간단한 소식들을 전해주는 정보방송에서 핑크펫의 쇼케이스 현장과 500억 원의 무대 의상, 가을의 모습을 전면적으로 보여주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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