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유산-406화 (40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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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이어서 시황은 여자들이 많이 가는 아이돌 팬 사이트를 둘러봤다.

[핑크펫이 입은 옷 예쁘긴 예쁘다. 500억 원까지 갈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히 예쁘긴 예뻐.]

[가을이 신은 하이힐 완전 취향 저격임 ㅠㅠ]

[솔직히 저 옷에 500억 원 가치는 없어 보이는데... 아무리 케즈론이라도 저런 뻥튀기 가격을 쓰면 좋은 이미지 다 까먹지 않나?]

[있잖아, 그냥 내 추측인데, 전에 케즈론 대표가 가을하고 사귄다는 글도 좀 있었잖아. 그래서 저런 비싼 옷 지원해준 거 아닐까?]

[맞음. 진짜 스폰일지도 모름. 왜 여자 연예인들 몸 팔아서 스폰 한다잖아? 가을도 그렇게 인기 끌려고 옷 받아낸 거 같은데.]

시황이 옷을 지원해준 이유는 가을과 친해서가 맞았다. 이젠 몸까지 섞은 사이이긴 했지만 스폰 같은 개념은 아니었다. 하지만 핑크펫과 500억 원의 무대 의상이 워낙 어울리지 않다 보니 온갖 말이 다 나오고 있었다.

기사가 새로 나올 때마다 인터넷 반응이 들썩거렸다.

[아진 엔터테인먼트, 500억 무대 의상위해 24시간 철통 보안하기로]

500억 원이나 하는 무대 의상을 지키기 위해 보안 업체와 계약을 했고 24시간 지킨다는 평범한 내용이었다.

[500억 무대 의상의 정체는 10캐럿 블루 다이아몬드?]

[500억 원 무대 의상에 달린 보석의 정체는 10캐럿 블루 다이아몬드로 밝혀졌다. 특히 케즈론이 제공한 무대 의상의 블루 다이아몬드는 세계에서도 극희 희귀한 ‘플로리스(Flawless, FL) 투명도 등급을 받았다. 내외에 아무런 결점이 없는 완벽한 상태로 유럽 보석감정연구소에 따르면 “10캐럿 FL등급의 블루 다이아몬드는 세계에서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희귀해, 경매에 나온다면 최소 3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몇몇 기사는 무대 의상에 달린 보석을 집중 조명하고 있었다.

시황이 대충 괜찮아 보이는 보석을 아무렇게나 들고 왔는데 그 가치가 하나당 몇 백억 원은 우스웠다.

왜 가격이 비싼지 기사가 뜨자 여론은 또 바뀌었다. 단순히 옷 가격에 500억 원을 매긴게 아니라 그에 합당한 가치가 어느 정도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헉! 무대 의상에 달린 보석 가격이 300억 원이 넘는 다네요. 근데 저거 입고 춤추다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혹시 못 찾기라도 하면...]

[케즈론 미쳤다. 어떻게 저런 보석을 겨우 무대 의상에 달지. 그것도 핑크펫한테. 정신줄 놓은 듯.]

[근데 뜬금없이 케즈론이 왜 무대 의상을 제작 제공할까요? 혹시 패션 업계에 진출하려고? 가을이랑 사귀는 거라서?]

이제는 옷 가격에 대한 욕보단 무대 의상에 저렇게 비싼 보석을 달아서 아깝다는 말이 더 많았다. 간혹 가을에게 저거보다 더 비싼 보석도 스폰비로 주지 않았을까 하는 글도 있었지만 스폰비로 몇 백억 원이나 하는 보석을 준다는 게 말자체가 안 됐기 때문에 다들 가볍게 무시했다.

[핑크펫, 500억 무대 의상 입고 명동 한가운데서 춤춘다!]

그리고 시황이 원했던 대로 케즈론 카페 행사에 나온다는 홍보 기사도 연달아 나왔다. 옷으로 관심을 끄는 건 케즈론이 새로 런칭할 패션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와 핑크펫을 알리기 위한 것도 있지만 케즈론 명동점 홍보 목적도 있었다.

이미 진아가 행사 허가도 받았고 최고의 무대를 꾸미기 위해 실력 있는 무대 업체를 선정해 많은 돈을 쏟아 부었다.

수많은 글들을 읽으며 시황은 다음 주에 있을 행사에 어떤 반응이 또 생겨날지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

**

핑크펫의 명동 행사가 있는 날이 되었다.

인터넷에서 슈퍼샷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직캠러 조석민은 오후에 시작하는 행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500억 원 무대 의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몰릴 건 뻔한 일이었다. 사람이 많은 행사장에서는 방해가 되지 않게 뒷자리에서 직캠을 찍기는 하지만 화면이 잘 나오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미리 가서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비싼 카메라와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고급 카메라 렌즈를 챙겨 집을 나섰다.

명동에 도착한 그는 새로 오픈한 케즈론 카페 앞에 세워지고 있는 무대를 확인했다. 이미 행사장 주변은 직캠을 찍기 위해 온 사람들과 핑크펫의 팬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핑크펫의 무대는 상당히 돈을 들였는지 고급스러움부터가 달랐다. 겨우 하루 쓰고 말건데 마치 콘서트를 하는 것처럼 무대는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보석형태의 유리로 치장된 무대의 뒤에는 거대하면서 선명한 고화질 LED 디스플레이도 존재했다.

케즈론 명동점 행사에 맞춰 카페에서도 뭔가 이벤트를 하는지 사람이 들어갈 수나 있을까 의문이 생길만큼 길게 줄을 서있었다.

카메라 세팅을 하고 한참을 기다리자 서서히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행사가 시작할 때쯤 되니 어디서 몰려왔는지 명동 일대가 사람으로 가득 차서 움직이는 것조차 버거워졌다. 인산인해라는 말이 이보다 적합할 수 없을 정도로 거리가 사람으로 빼곡 들어찼다. 명동에서 놀던 외국인들도 무슨 행사인지 궁금해서 모여들다보니 주변에선 몇 종류의 언어가 들려왔다.

명동에 원래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핑크펫에 이정도 관객 동원력은 없었다. 아무래도 수백억짜리 블루 다이아몬드를 단 무대를 보고 싶은 사람이 몰려든 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인지 무대 주변으로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이 벽을 두르고 있었다. 철저한 보안을 한다더니 정말 역대급 규모였다.

무대에 불이 켜지고 사회자가 나왔다. 사회를 보는 개그맨도 요즘 한창 인기가 많은 유명인이었다. 사회자의 가벼운 농담과 케즈론 명동점 오픈에 관한 말을 하고 나서야 드디어 핑크펫의 무대 차례가 되었다.

대충 사회자를 찍고 있던 조석민은 슬슬 제대로 자세를 취하고 몸을 긴장시켰다. 슈퍼샷이라는 닉네임이 수많은 직캠러들 사이에서 괜히 인정을 받은 게 아니었다. 그만큼 아름답고 완벽한 직캠을 찍었기 때문인 것이다.

“자, 그럼 나와 주세요. 핑크펫입니다!”

사회자가 말하자 무대의 뒤에 있던 핑크펫이 걸어 나왔다.

조민석은 기다란 망원렌즈를 단 카메라로 핑크펫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

그런데 엄청난 사람이 몰렸던 명동 거리가 일순 조용해졌다. 심지어 수년 동안 직캠을 찍어온 베테랑 조민석조차 핑크펫의 모습을 놓칠 정도로 경악에 빠져버렸다.

그것은 천사가 강림한 듯 했다. 고결한 다리. 우아한 어깨선,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가녀리고 순수한 느낌. 마치 화사한 꽃에 둘러쌓인 듯한 청초한 분위기까지. 이렇게 아름다운 인간은 처음이었다. 아름다워도 너무 아름다워 핑크펫, 그 중 가을의 모습을 찍던 조민석의 손이 덜덜거렸다.

그 충격적인 아름다움에 조용하던 사람들이 일순 크게 소리를 내질렀다. 마치 천둥처럼 귀가 멎을 만큼 커다란 소리가 명동을 채웠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희는 상큼귀염 핑크펫이에요!”

평범한 포즈조차 가을이 너무 아름다워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조민석은 가을의 행동을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바쁘게 손을 놀렸다.

간단한 멘트가 끝나고 핑크펫의 데뷔곡으로 무대를 시작했다. 가을의 가슴에 달린 블루 다이아몬드와 수많은 보석들이 완벽하게 조화되어 영롱하고 사치스러운 빛을 내뿜고 있었다.

한참을 찍던 도중 갑자기 가을이 다리를 살짝 벌리고 엉덩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앙탈을 부리듯 그 엉덩이를 부드럽게 흔들며 춤을 췄는데, 가을의 표정이 너무 감미롭고 색기가 가득해 보는 것만으로 조민석은 발기를 해버렸다.

한번 가을의 얼굴에 꽂히니까 그 색기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마치 사랑에 빠진듯 가슴이 터질 듯 뛰었다. 크게 야하지도 않은 안무인데 그 약간의 섹시함을 내보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멎고 쿠퍼액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고 야했다.

가을에게 혼을 놓다시피 찍다 보니 어느새 행사가 끝나버렸다. 노래를 세곡 정도 부르고 마지막 앙코르 곡까지 불렀음에도, 그 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1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조민석은 쿠퍼액을 얼마나 흘렸는지 팬티가 축축하게 젖은 느낌마저 들었다. 혹시 자기만 그런가 싶어 조민석이 주변을 슬쩍 둘러봤는데, 다행스럽게 수많은 남자들이 바지를 불룩하게 만들고 있었다.

조민석은 직감했다. 핑크펫, 특히 가을이 대세 아이돌이 될 거라는 걸. 그것도 남자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아이돌이 될 거라는 걸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치이며 겨우 집으로 돌아온 조민석은 곧바로 동영상을 편집해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핑크펫 직캠을 올렸다.

과연 사람들도 자신처럼 느낄지 그 반응이 사뭇 기대되었다.

**

수많은 직캠러가 올린 핑크펫 케즈론 행사 무대는 순식간에 전 커뮤니티를 강타했다.

드레스의 효과와 보정 마법의 효과, 그리고 시황의 음란한 손길로 통해 완성된 가을의 아름다움은 가히 충격적이라 할 만큼 대단했다.

값비싼 카메라와 수백만 원의 망원 렌즈로 찍은 가을의 모습은 남자들을 단번에 발기 시킬 정도로 색기있으면서 사랑에 빠질 만큼 청순하고 청초했다. 성인 동영상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듯 가을의 직캠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었다.

유튜브에 올라간 직캠 영상의 조회수가 엄청난 속도로 올라갔다. 각 커뮤니티의 반응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칭찬이 자자했다.

[가을... 몰랐는데 엄청 예쁘네요 후덜덜. 특히 엉덩이 흔들 때 하... 참느라 죽는 줄.]

[힐 때문인지 원래 그런 거지 각선미 말도 안 되게 아름답네요. 피부도 완전 하얗고 잡티 하나 없는 게 포샵 한 줄 알았네요.]

[직캠을 보고 괜히 케즈론에서 수백억 원짜리 의상을 핑크펫이 지원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한두 푼 지원하는 것도 아닌데 사적인 감정으로 했을 리가 없죠. 케즈론 대표만 해도 서울대 수석으로 들어갈 만큼 똑똑한 인재인 만큼 가을의 가치를 알아보고 지원을 결심한 게 아닌가 합니다.]

[300억 원 한다는 보석과 값비싼 드레스가 가을의 청순, 섹시함에 완벽하게 조화되어 어울리는 걸 보고 놀람을 금치 못했습니다. 케즈론의 완벽한 선구안 인정합니다]

인터넷에는 시황의 선구안이 완벽했다고 합성사진까지 만들어져서 돌아다녔다.

[가을의 매끈한 얼굴 핥으면 상큼한 과일맛 날 거 같지 않냐? ㅇㅈ? ㅇㅇㅈ]

[솔직히 가을 보고 발기함. 섹스런 표정 보고 안 꼴리면 남자도 아님. 난 가을 직캠보고 3연딸했음]

[나도 간만에 폭딸함. 완전 정액도둑임]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트에서는 거침없이 자신의 본능을 내뱉었다. 가을이 시황과 함께 색기를 가질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한 그 효과가 드러난 것이다.

그럭저럭 인기 있던 걸그룹이지만 정작 음원 사이트, 음악 방송 1위 한 번 해본 적 없던 핑크펫의 인기가 케즈론 행사 이후 폭등했다. 그 중 특히 가을은 며칠 동안 커뮤니티의 글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 몰이를 하고 있었다.

음원 사이트에서 핑크펫의 데뷔곡 [널 사랑해]가 역주행을 하더니 1위를 찍고 내려오질 않았다. 직캠 동영상도 천만 조회수를 넘길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새로운 대세 아이돌이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남자들이 미친 듯 좋아하자 정작 여자들의 반응이 좀 갈리기 시작했다.

[난 가을 뭐가 예쁜지 모르겠음. 그냥 평범하지 않나?]

[남자들 보고 야한 표정 짓더라. 기가 차서 정말... 인기 끌려고 별짓을 다함. 그러고 싶나?]

[옛날 사진 보니까 성형한 거 같더라. 다리도 그렇고 눈도 커진 게 쉬는 동안 성형 제대로 받은 듯]

[보석 개아까움. 저런 보석달린 비싼 드레스 입고 안 예쁜 여자 존재하기나 함?]

남자들이 좋다고 난리 나서 그런지 여자들은 가을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었다. 거기다 은근히 비난하는 글만 올리는 게 아니라 가을의 과거 사진을 들고 와서 케즈론 행사 사진과 비교하며 성형한 부분을 체크한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난 예쁘기만 하던데...]

[저게 안 예쁜 게 말이 되나? 개존예 아님?]

[저 예쁜 다리 넘나 갖고 싶은 것...]

[나 무대 영상 보고 제대로 치임 ㅠㅠ 날 가져요 언니 ㅠㅠㅠㅠㅠ]

물론 모든 여자들이 다 비판 적인 건 아니었다. 예쁜 걸 좋아하는 여자들의 특성상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가을보고 좋아졌다는 글도 상당히 많았다.

어찌됐든 일본 진출하기 전에 가진 명동 행사로 핑크펫은 뻥하고 떠버렸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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