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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400화 (399/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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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노을은 침대에 앉아 있었고 시황은 컴퓨터 책상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냥 본다면 별로 이상할 건 없었지만 방금 얘기를 몰래 들어서인지 왠지 모르게 위화감이 있었다. 특히 알고 봐서 그런지 얼굴이 붉어진 노을의 표정이 특히 더 이상했다. 설마 방금까지 키스라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왜? 무슨 일이야?”

평소와 다르게 노을의 목소리가 약간 끈적했다.

“저녁 어떻게 할 건가 해서. 내가 방해한 건가?”

“아니. 전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언니가 방해하고 말 것도 없지.”

아무리 봐도 이상했지만 어차피 연인 사이니까 겨우 키스 가지고 소호도 뭐라고 할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그런 거에 참견하는 거 자체가 이상했고.

“오빠도 저녁 드시고 가실 거죠? 저번 행사 때도 말했지만 우리 노을이 요리 정말 잘하거든요. 꼭 드시고 가세요.”

소호는 시황과 노을이 더 잘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저런 완벽한 남자와 사귀게 되는 노을이 배가 아플 정도로 부럽긴 했지만 노을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만은 가득했다.

“노을이 요리를 잘한다니까 먹고 가야겠네."

“기대하셔도 돼요. 진짜 맛있거든요.”

“그 정도는 아닌데...”

소호가 너무 과장되게 말하는 거 같아 노을이 조금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난 밖에 나가서 준비하고 있을 테니까 바로 나와. 오빠는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밥 다 되면 부를게요.”

“응 알았어.”

소호가 저녁 준비를 위해 나갔다.

“오빠 저도 나가서 저녁 준비 할게요. 좋아하시는 거 있어요?”

“나야 아무거나 잘 먹지라고 하면 만드는데 고민 되겠지? 고기든 생선이든 괜찮으니까 있는 걸로 간단히 만들어줘.”

“최대한 맛있게 만들어볼게요.”

노을도 저녁을 만들기 위해 방을 나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시황이 손을 붙잡았다. 마치 안을 듯 가까이 노을을 끌어당기더니 조용히 귓가에 속삭였다.

“팬티는 벗고 가. 그게 연습에 도움이 될 테니까.”

섹시 훈련은 아직까지 진행 중이었다. 끝난 줄 알고 방심하고 있던 노을은 당황스러워 어찌할 줄 몰라 했다. 하지만 시황이 시킨 일이었기에 노을은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문을 닫고 팬츠와 팬티를 벗었다.

“긴 바지 입어도 될까요?”

아랫도리를 다 벗은 노을이 다시금 살짝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노출을 하거나 야한 걸 할 때 드러나는 저 끈적하면서도 섹시한 표정이 시황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당연히 반바지만 입어야지. 잠깐 내가 골라줄게.”

시황은 노을의 옷장에서 마음에 드는 반바지를 찾았다. 훈련이 될 만큼 짧은 반바지가 필요했다.

“노을아, 뭐해? 밥 안치고 있으니까 빨리 나와.”

“으, 응. 바로 나갈게.”

부엌에서 소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노을은 깜짝 놀라며 문에 기대어 섰다. 바지를 다 벗고 있는데 소호가 들어오기라도 큰일이었다.

“자, 이걸로 하자.”

손바닥 정도 크기밖에 안 되는 트레이닝팬츠를 시황이 건네주었다. 그나마 움직일 때마다 가랑이 사이가 다 보이는 헐렁한 반바지가 아니라 몸에 달라붙는 반바지라 다행이었다.

조금 안심한 노을은 트레이닝 반바지를 바로 입었다. 그런데 엉덩이와 골반이 커지다보니 전과 다르게 바지가 너무 달라붙어 라인이 그대로 드러났다. 엉덩이의 밑살이 보이는 건 물론이고 얇은 소재의 옷이라 좀만 움직여도 가랑이부분이 음부를 파고들어 흔히 말하는 도끼자국을 만들어 냈다.

“오, 오빠 너무 달라붙어요.”

설마 이 정도일지 몰랐던 노을은 당황했다.

“그 정도면 딱 좋네. 아, 그리고 혹시라도 애액을 흘리면 젖은 게 보일지 모르니까 조심하도록 해.”

일부러 음란한 충고까지 하고 나서 시황은 노을은 방밖으로 내보냈다.

노을은 가랑이를 파고드는 바지를 살짝 내리고 천천히 부엌으로 갔다. 사람 많은 길거리는 아니었지만 멤버인 소호에게 팬티를 안 입었다는 걸 들키는 것도 만만치 않게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라 최대한 조심해야 했다.

“야, 뭐하느라 그렇게 늦게 나와. 무슨 요리할지 미리 말을 해야 내가 준비라도 하지.”

밥을 안치고 냉장고를 뒤적이던 소호가 노을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 지금 바로 준비하자.”

“어?”

노을을 본 소호가 갑자기 고개를 갸웃했다. 이제껏 봐왔던 노을과 다르게 오를 따라 왠지 모르게 섹시함이 몸 전신에서 풍겼다. 여자의 본능이라고 할까? 직감적으로 분위기의 변화가 느껴졌다.

소호는 노을을 체크했다. 아까 방에 들어갔을 땐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분명 시황이 오기전과 지금 옷이 완전히 바뀌어있었다. 왜 옷을 바꿔 입었는지 모르겠지만 바지가 마치 팬티로 보일 정도로 지나치게 짧고 야했다. 그러고 보니 몸매도 이전과 다르게 에로하게 변했다고 해야 할까? 성적인 매력이 짙게 풍기고 있었다.

“너 오늘따라 좀 이상한데. 그리고 바지는 왜 그렇게 야한 걸로 입은 거야? 오빠한테 다리 보여주면서 매력 어필이라도 하는 거야?”

“아, 아니. 바, 바지에 뭐 흘려서 아무거나 갈아입다 보니까.... 우연히....”

누가 봐도 느껴질 정도로 노을이 당황하며 대답했다.

물론 당황한다고 해서 노을과 시황이 음란한 말을 하며 섹스를 했다는 걸 소호가 알 리는 없었기 때문에 뭔가가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게 뭔지는 몰랐다.

“남자들은 여자 친구가 그렇게 노출 있는 거 입으면 싫어한다더라. 네가 그런 거 입으면 싫어할 수도 있으니까 은근슬쩍 물어보고 입어.”

“남자 친구 아니야. 그냥 친한 동생이지.”

소호는 모르겠지만 시황이 골라준 바지였다. 그래서 노을은 남자 친구가 아닌데 자꾸 오해하는 소호에게 단어를 정정하는 걸 더 신경 썼다.

“네네. 알겠습니다. 그래서 뭐 만들 건데?”

친한 동생 사이인데 키스해달라고 조른다? 말도 안 되는 일었다. 그래서 소호는 아직까지 사이를 밝히고 싶지 않은가 보다 라고 적당히 생각했다.

“돼지고기 구워먹고 남은 거 있지? 그거 양념해서 제육볶음하고 남은 야채로 샐러드도 하고 계란말이도 하고...”

“역시 서방님이 있으니까 반찬의 질이 달라지네. 평소엔 해달라고 해도 귀찮아서 안 해주더니.”

“서, 서방님 아니야.”

노을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서방님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마음에 들기는 했다.

“네네. 그러면 전 재료 씻고 준비할게요.”

이번에도 적당히 대답한 소호는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 씻었다. 노을은 능숙하게 요리를 했다. 옛날 집에서도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직접 재료를 사다가 다양한 음식을 해먹고는 했다.

“하, 너 정말 부럽다. 어떻게 저런 대단한 분이랑 사귄 거야?”

요리 재료를 씻고 자르던 소호가 정말 부럽다는 표정으로 노을에게 말했다. 아이돌 생활을 하며 소호도 비슷한 남자 아이돌을 몰래 사귄 적은 있었지만 성격적으로 안 맞기도 했고 인기가 있다 보니 너무 안하무인인 성격이라 헤어진 게 대다수였다.

“그냥 은비랑 케즈론 카페에 갔다가 만났어. 그 뒤에 커피가 맛있어서 케즈론 카페에 자주 가다 보니까 조금 친해지게 됐고.”

계속 아니라고 해도 이미 소호는 시황과 사귄다는 걸 아예 확정지어놨기 때문에 노을도 정정하는 걸 그만뒀다.

“내가 웬만하면 안 부러워하는데 지금 너무 배 아프다. 정말.... 재산도 많지, 키 크지, 훈남이지, 매너 좋지, 여자한테 잘해주지. 생각할수록 진짜 대박이라니까. 너 다른 여자가 못 채가게 조심해야 된다. 오빠 정도면 인기 여배우가 너 모르게 유혹할 수도 있어.”

“오빠는 그런 여자들이 유혹해도 안 넘어가니까 난 신경 안 써.”

노을은 대답을 하면서 은비가 자동적으로 떠올랐다. 선후로 치자면 자기가 은비에게서 시황을 유혹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어쩐지 은비에게 미안해졌다.

“아, 예. 그렇습니까? 어디 좋은 남자 없나... 하아... 부럽다. 부러워.”

정말 너무 부러워 소호는 한숨을 쉬었다.

평범한 남성은 아이돌과 사귀는 남자를 보고 배 아파한다면 아이돌인 소호는 시황과 사귀는 노을을 보고 부러워했다. 정말 시황 같은 남자만 있다면 해달라는 거 다 해줄 수 있을 자신이 있었다.

현재의 시황은 그야말로 배아픔 계의 피라미드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었다. 남자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남자는 예쁜 여자와 사귀는 남자였는데, 그 부분에 있어 시황을 이길 존재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밥이 다 되고 요리도 준비가 다 되었다. 마치 잔치라도 열리는 듯 부엌에 있는 식탁에 음식이 한가득 차려졌다.

노을이 직접 가서 시황을 불러왔다. 노을과 시황이 같은 줄에 앉고 노을의 맞은편에 소호가 앉았다.

“둘 다 고생 많이 했어.”

“요리는 노을이 다했는걸요. 저 말고 노을이한테 칭찬해주세요.”

소호는 자연스럽게 칭찬을 노을에게 넘겼다.

“고생했어.”

시황은 노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며 아까 입힌 반바지를 슬쩍 봤다. 자리에 앉으면서 살짝 위로 올라간 바지는 엉덩이를 거의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고 가랑이 부분은 확실한 도끼자국을 만들고 있었다.

“아니에요. 요리하는 거 원래 좋아해서요. 많이 드세요. 오빠.”

“잘 먹을게.”

시황은 노을이 준비한 제육볶음을 먹었다. 매콤하면서도 적당히 달달한 맛이 일품이다.

“정말 맛있네.”

“헤헤...”

시황의 칭찬에 노을은 정말 기뻐했다. 소호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너무 부러웠다.

본격적으로 식사가 시작되었다. 가만히 밥을 먹던 시황은 섹시 훈련을 위해 노을의 귓가에 아주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노을이 엉덩이하고 도끼 자국이 너무 적나라해서 나 지금 발기했어.”

마치 변태들이 하는 것만 같은 음란한 말이었다.

한참 밥을 먹고 있던 중에 들려온 갑작스런 귓속말에 순간 움찔했다. 일시적으로 숟가락질이 멈추며 미묘한 공백이 생겼다.

당혹스러워하던 노을은 소호의 눈치를 슬쩍 봤다. 다행스럽게 소호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밥만 계속 먹었다. 얼굴이 붉어지자 다시 노을의 얼굴이 색기가 넘쳐흘렀다. 노을은 조심스럽게 시황의 귓가에 속삭였다.

“오빠 앞에 소호 언니 있어요. 나중에 제 방에 가서 해요. 사람 앞에선 너무 부끄러워요.”

“소호 앞에 있을 때 이런 말 하니까 더 흥분 되지 않아? 나중에 방에 가서 소호 몰래 제대로 섹스 할까? 아까 전엔 그냥 넣기만 하고 끝났잖아.”

계속해서 귓가에 대고 시황과 노을이 속삭이자 결국 소호가 한마디를 했다.

“어허, 솔로는 서러워서 살겠나. 밥 먹을 때는 밥만 먹어요. 둘이서 꽁냥 대는 걸 보고 있으니까 제 배가 너무 아파서 못 참겠어요.”

“하하. 미안. 이제 다 했어.”

소호는 시황과 노을이 음란한 말을 주고받았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하고 그냥 서로 좋아죽는 걸로만 생각했다.

“아, 맞다. 우리 케즈론 카페 명동에도 오픈했거든. 혹시 알고 있어?”

노을에 대한 훈련은 이쯤하고 시황은 가볍게 일에 관한 얘기를 시작했다.

“네. 알고 있어요.”

소호가 대답했다. 연예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를 뽑자면 단연 케즈론 카페의 커피였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여기저기 얘기가 들려와서 알기 싫어도 알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한번 행사했으면 하는데 언제 시간 돼? 돈은 넉넉하게 줄게.”

“오, 행사요? 그건 매니저한테 물어봐야 알 거 같은데 아마 괜찮을 거예요. 안 돼도 제가 어떻게든 되게 만들게요.”

방금까지 배 아파 죽으려고 하던 소호의 얼굴이 급격하게 펴졌다. 소호가 노을에게서 원한 게 바로 이런 거였다. 시황과 사귀면서 생기는 떡고물 말이다.

“그러면 나도 말해둘게. 아, 그리고 옷하고 이런 건 우리 쪽에서 준비하고 싶은데 괜찮지?”

“당연히 괜찮죠. 아니, 전 그게 더 좋아요. 저희 무대의상보다 케즈론 카페 유니폼이 더 예뻐서 그거 입고 춤추는 게 더 낫겠다고 말한 적도 있거든요.”

소호는 웃으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컨셉도 옷도 노래도 다 어중간하다 보니 멤버들 사이에서도 그런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듯 했다.

“그래? 그러면 우리 새로 나올 유니폼 입어보고 괜찮으면 그걸로 일본진출 하는 것도 가능하려나?”

만약 그게 된다면 노래가 어떻든 핑크펫의 인기를 어느 정도 생기게 만들 자신이 조금 있었다. 시황에겐 드래곤의 유산은 물론이고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까지 있었으니까.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건 저도 될지 안 될지 잘은 모르겠어요. 옷만 예쁘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을 거 같은데...”

무대의상을 선택하고 만드는 자세한 과정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계약 관계도 있고 소속사의 컨셉, 생각등도 여러 가지 것들이 있을 테니 무조건 하고 싶다 해도 되는 일은 아닌 듯 했다. 아무래도 소속사 대표를 만나 봐야 할 것 같았다.

============================ 작품 후기 ============================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노을의 이름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인가 이틀전엔가 별 생각 없이 TV를 보는데 노을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돌이 나와서 순간 '어?'했거든요.

맨 처음 이름 지을 때 별 생각없이 적당한 거 그냥 갖다 쓴 건데 쓰고 나니까 그 아이돌이 떠오르긴 했습니다. 그냥 고칠까 하다 이름 새로 정하기도 귀찮고 쓴 것도 있고 해서 계속 썼었는데, 아이돌이라는 것도 같다보니 아무래도 고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새로 바꿀 이름은 노을->가을입니다.

진작 바꿀 걸 이제서야 바꾸게 되어 죄송합니다.

내일 연재분부터 바꾸고 그 뒤에 그 전에 썼던 것도 다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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