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유산-397화 (396/629)

0397 ------------------------------------------------------

드래곤 루나모스

“저도 그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절 좋아해줄지 잘 모르겠어요. 오빠 덕분에 그나마 요즘 인지도가 오르긴 했는데, 아직 갈 길이 먼 거 같아요.”

계속된 시황의 도움으로 노을의 인기가 비약적으로 오르기는 했다. 인터넷에는 골수팬도 제법 생겨서 커뮤니티의 게시판에 ‘오늘의 노을.jpg'등의 글을 올리는 사람이 있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멤버 중에서 가장 인지도가 떨어지고 인기도 부족하다보니 자신감 자체를 상실한 듯 했다.

분명 초반에는 두각을 나타낸다고 표현할 정도로 그룹 자체의 인기가 상당했는데 어째서인지 그 인기가 점점 오르지 못하고 정체만 하다 결국엔 후속으로 나오는 걸그룹들에게 점차 밀리는 중이었다. 소속사에서 괜히 일본 진출을 선택한 게 아니었다.

“전에도 이런 얘기 같이 했었잖아.”

카페에서 노을과 만났을 때, 그때도 노을은 인기가 없어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아, 죄송해요. 자꾸 제 불평만 말하고. 정말 죄송해요. 오빠.”

노을은 너무 자신이 불평만 하는 것 같다는 걸 깨닫고 시황에게 사과를 했다. 시황이 너무 의지되고 편해지다 보니 주변 동료에게조차 하지 못하는 말을 해버렸다.

“하하. 듣기 싫어서 꺼낸 말이 아니야.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할까? 내가 생각을 좀 해본 게 있거든.”

“아...”

듣기 싫어서 한 말이 아니라는 거에 노을은 안심했다. 그리고 생각을 해봤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뭘 생각을 해봤다는 걸까?

“내가 그때 매력이 중요하다고 했잖아? 단순히 얼굴이 예쁘거나 노래를 잘 부르는 게 아닌 조금 더 사람의 마음에 새겨질 수 있는 그런 매력 말이야. 그래서 노을이 가졌는데 미처 발견을 못했거나, 아니면 가질 수 있는 그 매력이 뭘까 곰곰이 생각을 해봤거든.”

설마 자신을 위해 그 정도까지 생각을 해줄지는 몰랐기에 노을은 약간 감동하고 말았다. 은비와 깊은 관계인 건 알지만 그럼에도 시황의 깊은 매력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수많은 생각을 거치고 거쳐서 나온 결론이 바로....”

노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어쩐지 생각지도 못한 자신의 매력을 시황이 찾아줄 것만 같았다.

“가슴이야.”

“네?”

노을은 반사적으로 반문했다. 분명 가슴이라는 단어가 나올 상황이 아닌데 가슴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하하.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신체 특징과 그것을 표현하는 표현력, 풍기는 분위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남성의 욕망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하는 것 정도? 그 중에 가슴도 포함이 되는 거지.”

“아...”

이해하는 척 했지만 사실 그것들과 가슴이 도대체 무슨 상관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노을은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그러면 일단 TV에 나왔을 때 노을의 모습부터 볼까?”

방에 있는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유투브에서 노을이 나오는 영상을 검색해 하나하나 재생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아이돌이라지만 자신이 나오는 영상을 보는 건 상당히 부끄러웠기 때문에 노을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영상을 확인했다.

처음은 예능 영상이었다. 멤버들과 같이 예능에 나온 노을은 다른 멤버와 다르게 혼자만 리액션이 약하고 대화에 잘 치고 들어오지도 못했다. 그 다음 나오는 영상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시황이 마력회로를 새겨주기 전의 음악방송 무대는 노래도 댄스도 미흡함이 느껴졌다.

“리액션도 별로고, 얘기도 잘 못하고, 그렇다고 춤도 노래도 잘하는 것도 아니네요. 제가 봐도 인기 없을 만해요.”

직접 모든 걸 지켜본 노을은 처음의 부끄러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과 한심함밖에 남지 않았다. 나름 최대한 노력한 건데 아이돌이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노래와 춤이야 아이돌의 기본이니까 중요하다고는 해도 리액션이나 얘기를 못하는 건 사실 그렇게 중요하진 않아. 리액션을 못하더라도 매력 있게 못하고, 말을 못하더라도 매력 있게 못하면 되거든.”

시황은 말로만 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는 게 나을 것 같아 노을에게 물어 현재 인기가 많은 걸그룹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멤버의 영상을 같이 확인했다.

소녀들이라는 걸그룹의 멤버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멤버는 지민이라는 애였는데, 노을처럼 리액션이 크지 않았지만 행동에 귀여움이 흘러넘쳤다. 그래서인지 그 리액션만 모은 영상도 조회수가 수십만이 넘을 정도였다. 거기다 말도 잘하지 못하는 편이라 말을 더듬거나 실수할 때 혀를 살짝 내밀며 순진하게 웃었는데, 그 모습이 시황조차 흐뭇한 웃음을 짓게 할 정도로 귀엽고 매력적이었다.

“대충 알겠지?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렇게 어떤 식으로든 매력이 있냐 없냐가 중요한 거야. 저런 귀여운 모습이나 섹시한 모습, 발랄한 모습 등을 보고 남자들은 ‘저런 애랑 사귀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을 하거든. 그런 욕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게 난 매력이라고 생각해.”

“아... 그렇구나.”

노을은 시황이 말하는 게 뭔지 확실히 느껴졌다.

“그러면 방금 봤던 것처럼 한 번 귀여운 행동 해볼래? 애교처럼 억지로 귀엽게 하는 거 말고 행동 자체에 귀여움이 묻어 나오게.”

시황은 마치 심사위원처럼 의자에 앉아서 노을을 바라봤다. 딱히 이런 쪽의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일반인 남성 수준의 눈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 지금요?”

“응. 생각나는 게 없으면 간단하게 ‘오빠, 좋아해요’를 귀엽게 말해봐.”

노을은 부끄러워했다. 갑자기 귀여운 척을 하라니까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언제나 같을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노을은 마음을 굳게 먹고 최대한 자연스럽고 귀엽게 말해보기로 했다.

“오빠, 좋아해요!”

양손을 붙잡고 목소리 톤을 높여 초롱한 눈빛으로 시황을 바라봤다. 하고 나니 급격하게 민망해 노을의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음... 이런 말해서 미안한데 이쪽은 좀 아닌 것 같다.”

얼굴이 예쁘다 보니 귀엽기는 했지만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 본능적인 행동에서 나타나는 귀여움이 아닌 억지로 하는 컨셉이라는 느낌이 짙게 풍긴다고 할까?

“그렇구나...”

노을은 가볍게 실망했다.

“흠흠, 뭐 어쨌든 노을이도 해봐서 알겠지만 의도적으로 그런 매력을 어필하기가 매우 어려워. 거기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 다수의 대중이 가진 입맛을 맞추기가 매우 어려운 거지. 그래서 중요한 건 바로 가슴이라는 거지.”

“가, 가슴이요?”

잘 나가다가 갑자기 또 가슴 얘기가 나오자 노을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매력적인 행동으로 남자의 욕망을 이끌어 내기만 하면 가장 좋은데... 사실 그게 의도적으로 하기는 좀 힘들거든. 그런데 가슴을 싫어하는 남자는 없단 말이야. 그것도 큰 가슴을.”

“큰 가슴이요?”

노을은 그제야 시황이 하는 말이 대충 이해가 갔다. 행동으로 매력을 나타내기 어려우니 가슴 등의 신체로 매력을 부가시키고자 하는 듯 했다. 그렇다면 가슴 보정 속옷이라도 입으라는 말일까?

“응. 가슴. 그런데 또 가슴만 크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니 참 어려운 거지. 어쨌든 어떤 행동으로 매력을 자아내야 할지 전체적인 부분을 확인해봐야 하니까 잠깐 옷 좀 전부 벗을 수 있어?”

“네? 옷을요?”

갑자기 옷을 벗으라는 말에 노을은 크게 당황했다. 전에 펜션에 가서 알몸을 내보이거나 시황과 은비가 섹스하는 장면을 몰래 본 적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 이렇게 밝은 낮에 가릴 것 하나 없이 옷을 다 벗는 건 또 다른 얘기였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만큼 성적으로 흥분한 상태도 아니라서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에 몸이 절로 움츠려들었다.

부끄러움, 당혹스러움에 이어 당황까지 짧은 시간에 롤러코스터를 타듯 감정이 요동쳤다.

“응. 혹시 민망하면 나도 같이 옷을 다 벗을까? 그러면 마음이 좀 편해지려나?”

“아, 아니요. 괜찮아요.”

시황이 옷을 벗는 건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더 상황을 이상하게 만드는 결과가 될 게 뻔했기 때문에 노을은 적극 사양했다.

잠깐 주춤하던 노을은 결국 등을 돌아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시황이 한 말 중에서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다. 분명 이대로라면 평생 인기를 끌지 못하고 쓸쓸하게 은퇴할 게 분명했다. 그렇기에 노을은 스스로의 껍질을 깨고 변화시키기 위해 시황이 하는 요구를 가능하다면 최대한 따를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나마 이미 시황에게 속옷만 입은 모습을 보인적도 있고 비록 허세이긴 하지만 시황과 알몸으로 같이 스파를 한 적도 있다 보니 마음먹기가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조용한 실내에 노을이 옷을 벗는 소리와 시계 초침 소리만 들려왔다. 의자에 앉아 시황은 옷을 벗는 노을의 뒷모습을 여유롭게 감상했다.

상의가 벗겨지고 이내 브래지어도 풀렸다. 하의는 고무줄로 간편한 바지였기 때문에 순식간에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약간 평평한 엉덩이가 보였고 그 엉덩이를 감싼 핑크색의 팬티가 순식간에 노을의 손에 의해 벗겨져 나갔다.

옷은 다 벗었지만 잠시 마음의 정리를 한 노을은 가슴과 음부를 손으로 가린 채 뒤로 돌아 시황을 마주봤다.

“손도 떼 볼래? 그렇게 가리니까 확인하기가 조금 어렵네.”

“아으... 네.”

노을은 천천히 손을 내렸다. A컵의 작은 가슴과 함몰되어 있는 옅은 갈색의 유두, 그리고 제모가 전혀 되지 않은 음모가 드러났다. 털의 양이 크게 많지 않은데다 항상 속바지를 입다 보니 제모를 하지 않은 듯 했다.

전에 오다리를 교정하고 발목을 얇게 해서 조금 괜찮아 지긴 했지만 벗겨놓고 보면 크게 매력 있는 몸은 아니었다. 여자 아이돌의 알몸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시황은 바로 발기를 하기는 했지만 객관적으로 따지고 보면 개선할 부분이 많았다.

“전에 내가 만져준 부위 효과가 있지 않았어?”

발기를 했지만 시황은 전혀 내색하지 않고 진중한 표정으로 노을에게 물었다.

“오빠가 만져주고 나니까 오다리가 펴지고 발목도 얇아져서 주변에서 다리가 예뻐졌다는 소리를 좀 들었어요.”

옷을 벗은 채로 이러고 있으니 민망하기는 했지만 노을은 최대한 침착하게 말을 했다.

시황이 만져 준 곳은 주변에서도 느낄 정도로 확연히 나아졌다. 플라시보 효과 같은 게 아니었다. 노을은 스스로 보고도 놀랐으니까.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런 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시황은 평범한 사람과 조금 달랐다.

“내가 처음 몸매 교정시켜줄 때 4부분 고칠 거라고 했지? 기억 나?”

“아, 기억나요. 골반이랑 엉덩이랑, 오다리, 발목이라고 하셨어요.”

확실히 떠올랐다. 아니, 잊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처음 남자 방에 누워서 몸을 만져졌는데 잊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옷을 벗고 시황이 바라보는 것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그때 네가 효과가 있으면 엉덩이나 골반 부분도 받는다고 했는데 어때? 받아볼래?”

“해주시면 저는 감사한데... 혹시 옷을 다 벗고 받나요?”

노을은 최대한 침착한 척 있었지만 그래도 민망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응. 벗은 상태로 할 게 있거든. 그리고 가슴도 좀 키워볼 생각인데 어때? 가슴도 받아볼래? 내가 지금 계획하는 건 가슴이 작은 것보단 큰 게 훨씬 어필하기 쉬워서 필수적으로 하는 게 좋을 거야.”

“가슴을요?”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가슴이 단순 마사지로 커진다면 누가 성형외과 가서 가슴에 보형물을 넣겠는가? 하지만 노을은 평범한 생각으로는 시황을 판단할 수 없다는 걸 이때까지의 일로 겪어 왔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면 침대에 누워봐.”

이미 각오한 바이기 때문에 노을은 침대에 가서 다소곳하게 드러누웠다. 자신의 아주 은밀한 곳까지 그대로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움에 몸이 살짝 떨렸다.

의자에서 일어난 천천히 걸어와 시황이 침대에 올라와 앉자 노을은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데 시황은 바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다시 몇 가지 설명을 시작했다.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해봤는데 노을이는 섹시 노선을 가는 게 제일 괜찮아 보여. 그래서 단순히 내가 교정 마사지만 하는 게 아니라 노을이를 섹시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트레이닝을 같이 할 거야.”

“트레이닝이요?”

섹시하게 만드는 트레이닝이라니? 그런 건 들어 본 적도 없었다.

“응. 사실 섹시함이라는 건 사람에게 감추어진 음란함에서 나오는 거거든. 남자가 정말 유혹당하는 듯한 눈빛이나 포즈 같은 건 스스로 그런 걸 알지 못하면 하기 불가능해. 그런데 지금 노을을 보면 지나치게 순진하게만 느껴져서 그런 색기 같은 게 전혀 안 느껴져. 그래서 색기를 가지기 위한 연습의 일환으로 내가 마사지할 동안 노을이는 계속 음란한 말을 하면 돼.”

“네?”

너무 황당한 말에 노을은 또다시 반사적으로 되묻고 말았다.

“이런 거 있잖아. ‘오빠, 섹스하고 싶어요.’, ‘오빠, 빨리 넣어주세요.’ 같은 말들. 지금 한번 해볼래?”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