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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393화 (39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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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

말도 안 나올 정도로 어이없는 말이기는 했지만 수란은 묘하게 수긍이 갔다. 분명 입으로 받았다가 곧바로 뱉으면 그만이었다. 휴지에 싸는 게 제일 처리하는 게 편하긴 하겠지만 시황이 그걸 할 리가 없었다. 그런 걸 할 사람이었으면 애초에 이런 짓을 시킬 리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사실 시황의 정액을 머금는 것 정도는 큰 거부감이 없었다.

“……알겠어요. 꼭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으니까 해드리도록 하죠. 어차피 안 된다고 해도 계속 조를 테니까요.”

수란은 시황의 위에서 내려오며 대답했다. 안 된다고 해봐야 어떻게든 하려고 할 게 분명했다. 차라리 빨리 입에 사정하게 하고 정액을 뱉어 버리는 게 편해지는 길이었다.

“정말? 고마워. 정말 사랑해. 수란아.”

사랑한다는 시황의 말에 수란의 얼굴이 순간 움찔했지만 최대한 무표정하게 표정을 유지했다.

“그거보다 어디에 있으면 되죠?”

“침대에 이렇게 앉아봐.”

시황은 수란의 자세를 직접 정해주었다. 마치 모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처럼 성기를 바라보며 입을 벌리게 한 뒤에 수란의 손으로 계속 성기를 문지르게 했다.

수란은 시황이 시키는 대로 했다. 입을 벌리고 쿠퍼액 때문에 미끌미끌해진 손으로 성기를 문질러줬다. 슬쩍 위를 쳐다보니 시황이 기분 좋은 표정을 지으며 헐떡이고 있었다. 어쩐지 한심해 보이면서도 이상하게 그 표정이 귀여워서 마음에 들었다.

“윽, 나온다.”

서투른 수란 때문에 약한 자극이기는 했지만 어떻게 결국 시황은 사정을 하고 말았다. 수란의 입에 성기를 넣어 정확하게 입 안에 모든 정액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어쩐지 퓻퓻이라는 소리가 날 것만 같이 시황의 정액이 세차게 쏘아져 나갔다.

수란의 입 안이 금세 진득한 액체로 가득 찼다. 양이 대단히 많아 입 밖으로 조금 흘러내리자 수란은 본능적으로 손가락으로 흘러내리는 정액을 입 안으로 다시 넣었다.

“하아…….”

수란의 입 안에 사정을 했다는 거에 시황은 큰 만족감을 느꼈다. 사정을 했기 때문에 시황은 수란에게 휴지를 바로 건네주었다.

휴지를 받아든 수란은 바로 정액을 뱉으려고 했다. 그런데 정액에서 의외로 달콤한 맛이 났다. 분명 좀 더 역겨운 맛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빵 속에 든 달콤한 크림 같았다. 수란은 이 정액을 삼켜서 제대로 맛을 느껴보고 싶다는 이상한 충동이 생겨났다. 그만큼 맛과 풍미가 대단했다.

“뱉어도 돼. 먹어주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런 건 무리잖아.”

시황의 말을 듣고 잠깐 머뭇거리던 수란은 일단 정액을 휴지에 뱉어냈다. 정액의 양이 상당해서 휴지에 흡수되고도 침대에 흘러내리려고 했다. 수란은 재빨리 휴지를 몇 장 더 뽑아서 정액이 가득한 휴지를 감쌌다.

정액을 뱉었는데도 입 안에서 달콤함이 남아 있었다. 정액의 맛뿐만이 아니라 향 또한 대단히 좋았다. 수란은 조금 혼란스러웠다. 상상했던 맛과 달라도 지나치게 달랐다.

“있잖아. 여기에 조금 정액 남았잖아. 입으로 처리해주면 안 돼?”

시황은 사정을 하고 이후에 요도구에서 조금 흘러나온 정액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아……. 끝이 없군요.”

수란은 귀찮다는 듯 말을 하기는 했지만 다시 정액의 맛을 느끼고 싶어 혀로 정액이 나온 시황의 귀두 끝 부분을 살짝 핥았다. 계속 성기를 봐서 그런지 의외로 귀엽게 느껴져서 이전처럼 큰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량의 정액이 아니라 약간의 정액만 혀에 담고 있으니 확실히 맛이 느껴졌다. 수란은 조심스럽게 입 안에서 그 정액을 굴려 맛을 판별했다. 마치 셰프의 음식을 먹는 듯 수란의 표정이 상당히 신중했다.

“왜? 뭐가 이상해?”

시황의 말에 수란이 맛을 음미하던 걸 멈추고 그냥 삼켜버렸다. 얼마 안 되는 양이지만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아니에요. 이제 끝난 거죠?”

“잠깐만. 잠깐만 우리 같이 누워있자. 어쩐지 마음이 쓸쓸해서…….”

시황은 이젠 수란의 대답도 듣지 않고 침대에 눕히고 자신도 그 옆에 누웠다. 수란이 들고 있던 정액이 가득한 휴지는 대충 옆에 던져 놨다.

시황은 수란을 안았다. 가슴을 만진다든가 은근슬쩍 성기를 음부에 갖다 댄다든가 하는 등의 음란한 행위를 일부러 하지는 않았다. 정말 안고 싶었을 뿐이었다.

수란의 따스한 살결이 느껴진다. 허리를 감싸 전신을 밀착시켰다. 성기가 수란의 가랑이 사이로 파고들었지만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그저 이 따스함을 느끼고 싶었다. 시황은 수란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왜 그러시죠?”

“그냥 이렇게 있고 싶어서.”

수란을 안고 있으니 마음에 안정이 찾아들었다. 어쩐지 몸에 나른해진다. 기분 좋은 향기가 코끝을 감돈다. 수란의 몸은 만지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수란도 시황의 분위기를 느껴서인지 별다른 말없이 등만 쓰다듬어 주었다.

어느새 시황이 잠이 들었다.

가슴에 묻혀 있던 시황의 얼굴이 빠져나왔다. 허리를 감고 있던 손도 풀렸다. 눈을 감고 자는 시황의 모습을 수란은 가만히 쳐다봤다. 자고 있는 모습이 이상하게 귀엽고 사랑스러워보였다. 시황이 부탁하는 일들을 귀찮다는 듯 말하기는 했지만 의외로 나쁘지 않았었다.

가만히 시황을 응시하기만 하던 수란이 시황의 코를 건드렸다.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흉측한 성기를 드러내며 자고 있는 시황의 옆에서 큰 거부감 없이 같이 누워있는 스스로가 신기했다.

혹시 방금 전 시황의 정액에 뭔가 좋지 못한 게 들었나 해서 마법으로 확인해봤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지금 이 감정이 순수한 마음이라는 증거였다. 애초에 아무런 감정도 없고 싫어하는 남자의 정액을 입으로 받아 줄 리가 있겠는가? 이때까지 아닌 척 했지만 시황과 같이 지내면서 점점 호감이 생겼고 어느 순간 그 호감 이상을 감정을 느끼게 된 것 같았다.

수란은 스스로를 분석했다. 자신이 가진 이 혼란스러운 감정이 점점 풀려나간다. 이제까지 말로는 싫다고 하면서 시황이 원하는 건 다 들어줬다. 애초에 정말 싫었으면 그런 부탁을 들어줄 리가 없었다. 결국 고민하다가도 들어줬다는 건 그만큼 시황을 좋아하게 됐다는 말과 다름없었다.

시황이 한심한 남자이기는 해도 수란은 자신의 마음을 속일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원래 살았던 곳이 일부다처제였기 때문에 집에 있는 다른 여자들보다 더 거부감 없이 시황을 좋아할 수 있었다.

시황을 좋아하게 됐다고 생각하니 확실히 시황이 사랑스러웠다. 이건 감출 수 없는 진실이었다. 시황의 얼굴을 보니 키스를 하고 싶어 참기가 힘들다.

“하아……. 결국 이렇게 된 건가.”

수란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될 운명이었을까? 시황을 보며 항상 한심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한심한 남자를 좋아하게 된 자신은 뭘까 싶었다.

수란은 시황의 가슴을 쓰다듬다가 괜히 시황의 젖꼭지를 손으로 꾹 눌렀다.

“으음…….”

그 자극을 느껴서일까? 시황이 몸을 뒤척이며 눈을 떴다. 하지만 수란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계속 시황의 가슴만 매만질 뿐이었다.

“일어났어요?”

“갑자기 피곤해서 나도 모르게 좀 잤네.”

시황이 자기 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수란의 말투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하지만 시황은 아무런 눈치를 못 채고 눈을 비비다가 곧바로 수란의 가슴만 만지작거렸다.

시황이 가슴을 주무르는데도 수란은 얌전히 누워서 시황의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자신의 감정을 명확하게 알았으니 그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했다. 만화에 나오는 여자 캐릭터들처럼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는 행동은 수란이 싫어했다. 부끄러움이라는 감정까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것도 자연스러운 마음의 흐름이니까.

“가슴 만지니까 기분 좋은가요?”

“어? 어. 좋은데.”

“원하는 만큼 만지세요. 오빠가 만지는 만큼 저도 기분 좋으니까요.”

“왜 그래? 무슨 일라도 있었어?”

이쯤 되니 시황도 수란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걸 알아차렸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져서 시황은 슬쩍 수란의 가슴에서 손을 땠다. 가슴을 만져서 화가 난 걸까 싶어 얼굴을 봤지만 화가 난 표정은 아니었다.

“제 마음을 속이지 않기로 했어요. 오빠는 평소에 하는 대로 하셔도 돼요.”

“미안한데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겠거든. 분위기가 너무 달라져서……. 혹시 내가 자고 일어난 사이에 세상이 바뀌기라도 한 건가?”

그만큼 충격적인 일이라 시황은 방을 두리번거렸다. 평소 안 자는 잠을 잠깐 잔 것도 이상했다. 혹시 수란이 자신을 좋아하는 평행 세계로 이동이라도 했나 싶었던 것이다.

“그런 일이 생길 리가 없잖아요. 그렇게 이상하게 안 쳐다보셔도 돼요. 저도 원래는 상냥한 여자니까요.”

“으으……. 어색하네.”

정말 어색했다. 시황은 수란과 이런 어색한 관계가 되고 싶지 않았다. 분명 아까 정액을 입에 사정한 것에 불만이 있었던 걸까?

“후훗. 귀엽네요. 그런 표정.”

수란의 말에 시황은 놀라서 입을 벌렸다. 수란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다니. 시황은 고심했다. 이전처럼 그 한심하다는 눈빛을 받으며 혼나고 싶었다. 마조히스트라서 그런 게 아니 지금 이 상황이 지나치게 어색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랑 섹스 할래?”

시황은 고심을 하다 수란을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말을 내뱉었다. 섹스하자고 하면 기겁하며 싫다고 할 게 분명했다.

“좋아요.”

“봐. 역시…… 응? 좋다고? 싫은 게 아니라?”

시황은 뭔가 잘못 들은 것 같아 수란에게 다시 물었다.

“좋아요. 오빠가 하고 싶어 하니까. 그런데 한 가지 약속은 해주셔야 돼요.”

“진짜 좋다고? 도대체 이게 무슨……. 그런데 약속은 무슨 약속?”

갑자기 변해도 너무 변한 수란 때문에 아직까지 시황은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옛날에 만나서 지금까지 자신을 탐탁치 못하게 여기던 수란이 자고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사랑에 빠진 여자처럼 변한 게 말이나 되는가?

“섹스를 하면 저랑 결혼하셔야 돼요.”

“겨, 결혼? 너랑? 그건 좀 그런데…….”

수란이 좋기는 했지만 섹스 한 번하고 결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좀 더 자유로운 생활을 보내고 싶기도 했고 다른 여자들과 이대로 헤어지고 싶지도 않았다.

“다른 여자들 걱정하는 건가요?”

“그런 것도 있고, 결혼 이야기가 너무 갑작스럽기도 해서.”

시황은 아니라고 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제가 살던 나라는 일부다처제가 당연한 곳이었어요. 오빠가 다른 여자들하고 사귀거나 결혼하는 건 상관없어요. 다만 저를 계속 사랑해주시기만 하면 돼요. 지금처럼.”

“그래? 난 네가 그런 거 싫어하는지 알았는데.”

“이제까지 오빠를 한심하게 생각한 건 맞아요. 하지만 제가 그런 한심한 사람을 좋아하게 됐으니 다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으음……. 근데 왜 갑자기 그러는 거야? 아까 전까지는 날 여전히 싫어했었잖아?”

수란이 자신을 좋아하고 비록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섹스까지 허락해주자 시황은 다시 수란의 가슴을 만지기 시작했다. 상황이 대충 이해가 되니 여유가 생긴 것이다. 이 말랑한 감촉을 참을 수 없기도 했고.

“사실 정말 싫었으면 애초에 오빠의 부탁 자체를 안 들어줬겠죠. 그래서 오빠가 자는 사이에 제가 가졌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결국 오빠를 좋아한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지금도 오빠가 제 가슴을 계속 만지고 있지만 싫다 라는 감정은 느껴지지 않거든요.”

“분석적이네. 그런데 그런 건 보통 부끄러워서 말 못하지 않나?”

“부끄럽지만 제 감정을 속이지 않기 위해서 말하는 것뿐이에요. 기왕 말 나온 김에 더 부끄러운 얘기하자면…… 사실 지금 오빠하고 키스하고 싶어요. 부끄러워서 아까부터 생각했지만 참고 있었어요.”

“그런 부탁이라면 언제든지 들어줄 수 있지.”

시황은 수란을 끌어안아 키스를 했다. 조금 쑥스러워하면서 얘기하는 수란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갑자기 상황이 변해 얼떨떨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수란이 좋아한다고 고백을 한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시황도 그 마음에 보답해주기로 했다.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글 쓰는 속도가 정말 느려서 빨리 쓰고 싶어도 잘 안 써지네요.  그래도 열심히 써서 신작하고 드래곤의 유산하고 꾸준히 연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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