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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367화 (366/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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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식사를 끝내고 다들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 TV를 봤다. 아까 마트에서 사 온 과일도 같이 먹었는데 은비가 직접 깎은 과일이었다.

“오빠. 자, 이거.”

“어?”

은비가 갑작스럽게 과일을 포크로 하나 집어 시황에게 먹여주려고 했다. 그러면서 슬쩍 노을을 쳐다봤지만 노을은 크게 관심 있어 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저게 더 열 받았다. 노을도 자기처럼 안절부절못해야 하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 게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빨리. 먹어.”

“그, 그래.”

갑자기 은비가 잘해주자 시황도 조금 당황했다. 먹여줘서 일단 과일을 먹기는 했는데 평소와 다른 은비의 모습이 조금, 아니 많이 어색했다.

“너희들 이제 스파에 들어갈 거지?”

“당연하지. 여기 왔으면 들어가 봐야지. 근데 왜?”

은비는 시황에게 그걸 왜 묻냐는 듯 물었다.

“이번에 새로 출시할 제품을 미리 너희들한테 테스트 해보려고.”

“신제품?”

“신제품이요?”

시황의 말에 은비와 노을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여자 자체가 그런 미용에 관심이 많았는데 연예인은 오죽하겠는가?

“응. 피부 미용을 도와주는 입욕제인데 한번 해볼래?”

“당연히 해봐야지. 그거 엄청 비싼 거지?”

은비가 먼저 나서서 대답했다.

“가격은 아직 안 정했는데 비싸긴 비싸겠지.”

가격이야 어차피 시황이 마음대로 붙이는데 이걸 얼마로 할지 아직 정하지는 않았다. 피부를 하얗고 매끈하게 만들어주면서 각질까지 제거해주니 케즈론 화장품만큼의 가격은 돼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 준비할게.”

시황은 욕실에 가서 스파 욕조에 물을 받았다. 물이 다 차면 가지고 온 엘프주 탕과 베노 꽃잎만 뿌리면 끝이었다.

시황이 욕조에 물을 받는 동안 은비는 노을과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은비는 노을에게 시황과의 관계를 확실히 표현해서 노을이 더 이상 시황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너 먼저 할래?”

“응? 나 먼저? 따로 하게?”

스파가 커서 2~3명은 들어가고도 남을 크기였는데 은비가 갑자기 노을에게 먼저 들어가겠냐고 말했다.

“아니. 너 먼저 하고 난 오빠랑 같이 하게.”

원래라면 이 정도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노을에게 시황과 이정도 관계라는 걸 직접적으로 보여줄 생각이었다.

“오빠하고 같이? 정말? 설마 같이 씻은 적도 있어?”

“응. 원래 같이 씻었어. 몰랐구나. 나랑 오빠 원래 같이 씻고 그러는데.”

말을 안 해줬는데 모르는 게 당연하거였지만 노을이 조금 당황하자 은비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원하던 게 바로 이런 거였다. 압도적인 격차. 노을은 감히 상상치도 못할 차이인 것이다.

“옷 다 벗고 같이 씻는다고? 그러면 서로 이것저것 다 봤겠네.”

노을의 얼굴이 약간 상기돼서는 다시 캐물었다.

“어? 그, 그렇지.”

너무 직접적으로 묻자 이번엔 은비가 조금 당황했다. 노을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엄청 부끄러웠다.

“난 괜찮아. 오빠도 같이 들어가면 되지. 귀찮게 뭐하러 나눠서 들어가.”

“어?”

방금까지 분명 상기된 얼굴로 물어보던 노을의 표정이 금방 아무렇지도 않게 변했다.

“같이 들어가자고. 괜찮지? 넌 항상 같이 들어간다면서?”

“그, 그래. 괜찮지. 별 것도 아닌데 뭐.”

여기서 안 된다 하면 지는 거였기 때문에 은비가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하지만 겉으로만 그렇지 상당히 당황해 하고 있었다. 시황과 단 둘이 들어가는 거야 재미도 있고 괜찮았지만 노을이 거기에 끼면 얘기가 많이 달라졌다. 루비도 그렇고 노을도 그렇고 중요한 곳을 보이는 걸 왜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세상이 이렇게 변한 건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은비와 노을이 미묘한 싸움을 하는 사이에 준비를 마쳤는지 욕실에서 시황이 나왔다.

“준비 다 했어. 들어가서 써보고 감상을 말해줘.”

시황은 당연히 나중에 간단한 샤워만 할 생각이었다. 은비만 있었으면 이것저것 했겠지만 노을이 있었기 때문에 얌전히 있다 돌아갈 생각이었다.

“오빠, 같이 들어가요. 은비도 괜찮데요.”

“어? 갑자기 무슨 말이야?”

생각지도 못한 노을의 뜬금없는 말에 시황은 노을과 은비를 쳐다봤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은비의 표정이 복잡 미묘했다.

“어차피 씻을 건데 다 같이 한 번에 씻는 게 좋잖아요. 그리고 스파에 들어가서 오빠한테 직접 말하는 게 더 평가하기 편하고요.”

“그,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지지 않으려는 듯 은비도 노을의 말에 동의했다.

“정말 괜찮아? 나 수영복 안 들고 왔는데.”

“에이, 괜찮아요. 일본에서는 모르는 사람끼리도 혼욕하는데 오빠랑 저는 훨씬 친밀한 관계잖아요.”

뭐가 괜찮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노을은 계속 괜찮다고 말했다. 어쩐지 조금 긴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워낙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라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오늘따라 은비와 노을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 것 같아 기분이 찝찝했다.

“그러면 알겠어. 먼저 들어가. 바로 들어갈게.”

뭐가 어찌됐든 시황으로서는 이득이었다. 일반 여성과도 이런 일이 생기기 힘든데 인기 아이돌과 인기 여배우였다. 돈을 천만금 주더라도 하기 힘든 경험이었다.

“네. 은비야 가자.”

“으, 응.”

노을이 은비를 데리고 욕실로 갔다. 노을이 망설임 없이 옷을 벗자 은비도 지기 싫어 바로 옷을 벗었다.

둘의 키는 163센티미터로 거의 똑같았다. 하지만 몸매는 가슴만 빼고 전혀 달랐다. 가슴도 형태가 다르긴 했지만 둘 다 작아서 특별히 뭐라 말할 정도는 아니었다. 어쨌든 가슴만 빼고 보자면 상체의 비율, 하체의 비율, 골격, 몸의 선 등 모든 것이 은비가 노을보다 나았다.

은비의 몸은 여성스러움의 극이었다. 얇은 발목과 기다란 다리, 아담하고 귀여운 엉덩이, 넓은 골반에 비해 얇은 허리. 옷을 입혀도 예뻤지만 시황이 어느 정도 만져 뒤로 벗은 몸은 예술 작품에 가까울 정도였다. 노을의 몸매도 나쁜 편까진 아니었는데 은비와 같이 있으니 매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은비와 노을이 스파에 들어갔다. 따듯한 물 위에는 빨간색의 꽃잎이 둥둥 떠 있었다.

“오, 분위기 있다. 그런데 거품은 안 나네.”

은비가 조금 실망하면서 말했다. 당연히 거품이 가득할 거라 생각했는데 거품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향긋한 냄새는 좋았지만 거품이 있는 게 좋았다. 거품이 없으면 분위기가 안 산다고 할까? 물론 거품이 없는 입욕제도 많았지만 그래도 은비는 거품이 많이 나는 게 좋았다.

“거품 없어도 괜찮지 않아?”

“그래? 난 거품 있는 게 좋은데.”

노을은 거품이 있든 없든 크게 신경을 안 쓴 반면 은비는 상당히 아쉬워했다.

“향기는 확실히 좋다. 하아…….”

노을이 숨을 크게 내쉬었다. 기분이 좋았다. 거품만 빼면 정말 만족스러웠다. 보습이 잘되는지 피부가 매끈해졌고 상큼하고 산뜻한 향기는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피로가 풀리고 몸이 재충전된다.

“정말 좋네.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아. 피부도 엄청 매끈해지고.”

“…….”

은비는 계속 입욕제에 대해 얘기했지만 노을은 시간이 갈수록 그런 걸 평가할 정신이 없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다. 남자와 같이 씻는 게 처음인 건 물론이고 남자의 알몸을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아무리 괜찮은 척 하려고 해도 몸이 저절로 덜덜 떨렸다.

“이거 무슨 향기지? 처음 맡아보는데 산뜻하게 진짜 좋다. 향수로는 없나?”

이미 시황과 상당히 섹스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은비는 별다르게 긴장하지 않고 스파를 즐겼다. 향기가 마음에 들어 향수가 있다면 사고 싶었다.

“들어가도 돼?”

은비와 노을이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황이 밖에서 말했다.

“응. 들어와.”

“…….”

은비는 자연스럽게 대답했고 노을은 아무렇지 않은 척 가만히 있었지만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시황이 들어왔다. 아름다운 육체. 남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표현일 수 있지만 시황의 몸매는 아름답다 표현해도 이상치 않았다. 축 늘어졌음에도 커다란 성기조차 조각상처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바보야. 그래도 수건으로 가려야지. 대놓고 오면 어떡해.”

“아, 미안. 몰랐어.”

은비가 한소리하자 시황이 사과했다. 평소라면 일부러 그랬겠지만 지금은 정말 모르는 척 일부러 그랬다.

“전 괜찮아요.”

노을은 시황의 하체를 절대 보지 않고 눈만 보고 말했다.

“응. 괜찮으니 다행이다. 나도 들어갈게.”

시황이 스파에 들어갔다.

시황의 성기가 물속에 들어가서 보이지 않자 노을의 표정이 그나마 괜찮아졌다. 방금까지만 해도 입대하는 남자처럼 엄청 긴장하고 있는 게 눈에 훤히 보였었다.

“입욕제는 어때?”

“이거 근데 거품은 왜 없어? 거품이 있어야 그 느낌이 사는데.”

시황의 물음에 은비가 거품 얘기를 꺼냈다. 은비는 거품을 정말 중요하게 여겼다. 효과도 효과지만 거품이 가져다주는 그 느낌, 분위기를 매우 좋아했다.

“거품? 아, 그렇구나. 난 잘 몰랐어.”

입욕제를 안 써봤으니 시황이 그런 걸 알 리가 없었다.

“원래 입욕제에는 거품이 다 있는 거야?”

“아니. 오일도 있고 소금도 있고 여러 가지야. 근데 난 어쨌든 거품 나는 게 제일 좋아.”

“흠……. 그렇구나. 고민을 좀 해봐야겠네.”

은비의 말에 시황은 새로운 걸 깨달았다. 이렇게 시험을 안 했으면 어중간한 제품이 될 뻔 했다.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아. 향기도 산뜻한 게 엄청 좋고. 이 향기로 향수 같은 건 안 만들어? 있으면 사고 싶은데.”

“향기가 마음에 들어? 향수도 괜찮을 것 같네. 한번 그건 생각해볼게.”

“응. 꼭 만들어. 대박 날 걸?”

은비 덕분에 여러 가지를 알았다. 이래서 제품을 만들기만 하는 게 아니라 테스트를 해보는 게 중요했다.

“노을은 어때? 괜찮아?”

“네? 네. 전 좋아요. 향기도 좋고요.”

은비에 비해 노을은 이 상황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남자와 알몸으로 같이 있는다는 게 이렇게 부끄러울 줄은 정말 몰랐었다.

은비는 얼어있는 노을을 보고 일부러 시황의 가까이 가서 몸을 만지며 장난을 쳤다. 그러자 노을은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아하면서도 시황에게 다가와 은비처럼 시황의 옆에 붙어 앉았다.

은비의 표정이 조금 험악해졌다.

노을이 없었다면 은비와 아주 야하고 음란한 걸 했겠지만 노을이 있었기 때문에 시황은 얌전히 스파를 즐기며 얘기를 나누었다. 한번씩 노을을 의식한 은비가 시황의 팔을 안으며 가슴을 갖다 대기는 했지만 가슴이 워낙 작아 별다른 파급력은 없었다.

덕분에 노을이 부끄러워 하기는 했지만 시황의 얼굴만 보는 식으로 어떻게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었다. 만약 시황과 은비가 마음을 먹고 야한 짓을 했다면 도중에 뛰쳐나갔을지도 모르지만 이 정도는 견딜 만 했다.

시황은 노을의 몸 구석구석을 다 봤지만 노을은 그것보다 시황의 성기를 보는 걸 더 부끄러워했다.

스파를 마치고 깔끔하게 씻은 다음 거실에 나와 맥주를 마셨다.

시황은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맥주를 별로 안 마셨는데 은비와 노을이 조금 많이 마셨다. 맥주를 많이 마셔서일까? 어느새 노을은 소파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시황은 노을을 들고 2층에 있는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은비와 조금 더 얘기를 나누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갔다.

시황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자 노을은 슬그머니 눈을 떴다. 맥주를 마시고 잠인 든 건 노을의 계책이었다. 일부러 자는 척을 한 것이다. 노을은 이제부터 생길 은밀한 일을 상상하며 귀로 시황과 은비의 얘기를 주의 깊게 듣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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