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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준비했던 럭키백이 다 팔리고 이후에 은비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이어졌다. 럭키백 행사에 참여한 사람만 가능했기 때문에 대부분 여자였지만 간혹 남자가 은비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와, 정은비 진심 예쁘지 않냐? 얼굴 저렇게 작은 여자 처음 본다. 진짜.”
사진을 찍고 있는 은비를 보며 남자들이 얘기를 했고 그 말이 고스라니 시황과 은비의 귓속으로 들어갔다.
“은비 언니. 저 정말 팬이에요. 이거 드세요.”
사진을 다 찍고 마무리를 하려고 할 시점에 중학생 정도 돼 보이는 여자애가 오더니 은비에게 상자를 건네주었다. 아마도 과자 같은 게 들어 있는 듯 했다.
“고마워요.”
“은비 언니 진짜 진짜 예뻐요.”
여자애는 연신 은비를 칭찬했다. 케즈론 유니폰을 입고 찍은 사진 이후로 이렇게 종종 여자들이 팬이라면서 은비에게 무언가를 건네주며 칭찬을 하는 일이 늘어났다. 은비 특유의 표정이 여자들의 매력을 끈 것일까? 시황으로서는 전혀 알 수가 없었지만 남자팬 못지않게 여자팬이 증가는 추세였다.
포토타임이 끝나고 모든 행사가 마무리 되었다. 행사로 번 수익은 기부를 하기 위해 미리미리 정리해두고 있었다. 그 돈은 대략 2500만 원 정도. 큰돈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기부라도 해야 사람들에게서 비난을 조금이라도 덜 들을 수 있었다.
케즈론 화장품의 가격대비 제조 원가를 본다면 뒷목 잡고 쓰러질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제조 원가는 만 원 정도. 이것도 병을 비싼 걸 써서 그런 거지 줄이려면 더 줄일 수 있었다. 거기다 시황이 만든 케즈론 화장품은 개발비는 물론이고 광고와 판촉비 등이 전혀 들지 않아 더 큰 이익을 올릴 수가 있었다.
단순히 말하자면 백화점 수수료 등 뺄 거 다 빼고 화장품 하나 팔아서 시황에게 남는 돈이 7백만 원 이상이었다. 화장품 하나 파는 것만으로 평범한 직장인이 한 달에 버는 돈의 두세 배를 버는 것이다.
모든 마무리를 하고 시황은 은비와 함께 차를 탔다. 아침에 한 행사라 아직까지 해가 훤하게 떠 있었지만 백화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있어 밤이라도 된 듯 차 안이 어둑어둑 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은비 씨 조금 피곤해 보이는데 집에 데려다 드릴까요?”
“하나도 안 피곤하거든? 너 말이야. 나 자꾸 집에 보내고 싶어 하는 거 같단 말이야. 의심스러워.”
은비가 눈을 가늘게 뜨고는 시황을 쳐다봤다. 어째서인지 은비는 시황을 의심하고 있었다.
“제가 은비 씨를 왜 집에 보내고 싶겠어요. 오히려 계속 같이 있고 싶은 걸요.”
시황이 케즈론 유니폼을 아직까지 입고 있는 은비의 치마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려 했다. 그런데 평소라면 가만히 있을 은비가 시황의 손을 쳐냈다.
“내가 아까 일부러 말 안 했는데 너 이거 뭐야?”
은비가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시황에게 사진을 하나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어제 밤 행사 때 노을과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시황의 모습이 실사만큼이나 선명한 화질로 찍혀 있었다.
“노을이랑 아는 사이라 얘기했던 것뿐이에요. 노을이는 은비 씨가 소개 시켜줬잖아요?”
“그래도 엄청 친하게 얘기하잖아. 보라구. 댓글에서 뭐라고 하는지.”
은비가 스크롤을 내려서 시황에게 보여주었다. 거기엔 은비 말대로 시황과 노을에 대한 글이 제법 있었다.
[저 노을이랑 친해 보이는 남자는 누구죠? 매니저인가요?]
[부럽다. 나도 매니저 하고 싶다. 그럼 노을이랑 친해져서 저렇게 웃으면서 얘기할 텐데. ㅠㅠ]
[매니저가 아니라 케즈론 화장품 사장이에여.]
[저 둘이 왠지 심상치 않은 거 같지 않아요? 설마 사귀나?]
특별한 글은 없었다. 인터넷에 흔히 나오는 평범한 반응들. 하지만 평범한 반응임에도 노을과 친하게 지내면서 사귀는지 의심하는 댓글이 생기는 그 과정이 은비의 심기를 건드린 거 같았다.
“이래도 변명할 수 있어? 너 나 집에 보내고 노을이 만나러 가려고 하는 거지?”
“하하. 아니에요. 노을이와는 친구 사이일 뿐이에요. 하지만 은비 씨는 노을이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저한테 소중한 사람인 거 아시잖아요.”
시황은 은비를 가볍게 껴안고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는 이런 부끄러운 말도 바로바로 튀어나왔다.
“그, 그런데 왜 자꾸 노을이한테는 반말하고 나한테는 존댓말 하는 거야?”
“그럼 은비한테도 말 놓을게. 이러면 됐지?”
“흥, 의심스럽지만 오늘은 일단 넘어가 줄게. 앞으로 조심하라고. 내가 지켜 볼 거니까.”
시황의 빠른 해결책으로 은비의 기분이 조금은 풀린 듯 했다.
“이렇게 볼 거야?”
시황은 은비와 밀착할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고는 오른손으로 은비의 머릿결 사이에 손을 집어넣어 목을 감쌌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입을 맞춰준 뒤에 남은 왼손으로 여전히 작고 조그만 은비의 가슴을 만지려고 했다.
“아앙, 지금은 안 돼.”
“아직도 화난 거야?”
“원래 화 안 났거든? 네가 너무 바보같이 하고 다니니까 주의를 준 거 뿐인데.”
누가 봐도 질투심에 열이 올라 시황을 추궁한 게 맞았지만 은비가 아니라니까 시황은 딱히 더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러면 지금 가슴 만지게 해줘. 요즘 연예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은비 가슴 만지고 싶어.”
“그,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바보야.”
시황이 은비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지만 이번엔 은비가 제지하지 않았다. 방금 전도 제지할 생각은 없었지만 주차장에 누가 오는 거 같아 못 만지게 한 것뿐이었다.
“진짜 야한 것밖에 모르는 바보라니까. 가슴 그만 만지고 빨리 가자.”
“어디로 갈까?”
“우리 집으로.”
“피곤해서 쉴 거야? 오늘 같이 놀려고 했는데 피곤하면 안 되겠네.”
“아니거든! 오늘 우리 집에 아무도 없으니까 우리 집에서 놀자고. 정말 눈치가 없다니까.”
“아……. 하하.”
어떤 의미의 우리 집인지 확실히 이해한 시황은 가볍게 웃으며 시동을 켰다. 그리고 압구정에 있는 은비의 집으로 갔다.
가는 동안 은비는 쉴 새 없이 얘기를 했다. 주로 케즈론 유니폼을 입고 달라진 사람들의 반응에 관한 것과 특별할 거 없는 평범한 일상에 관한 얘기들이었다.
시황이 은비의 얘기 중간 중간 추임새를 넣고 적절히 반문을 하는 사이에 어느새 은비가 사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은비의 집으로 들어갔다.
부모님과 루비가 없어서인지 거실에는 적막만이 홀로 남겨져 있었다. 평범한 아파트 외관과는 다르게 실내는 상당히 고급스러웠다.
“옷 벗어. 옷걸이에 걸어둘게.”
은비는 시황의 재킷을 받아서 직접 자기 방에 있는 옷장에 넣어두었다. 부모님은 약속 때문에 밤늦게나 올 테고 루비도 일이 있다고 늦는다고 했었다. 왠지 이 집에서 단 둘만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거울을 보며 은비는 얼굴을 살피고 머리를 단정히 했다. 그러고 보니 아직도 케즈론 유니폼을 안 벗고 있었다. 시황이 벗지 말라고 해서 아직도 안 벗고는 있었지만 집에서 이런 옷을 입고 있으니 어색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대충 머리와 옷을 정리한 은비는 거실로 나갔다. 시황은 베란다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집에 별로 먹을 게 없는데 음료수랑 과일이라도 먹을래?”
“응. 난 TV봐도 돼?”
“보고 싶으면 봐. 리모컨은 소파 주변에 있을 거야.”
은비가 부엌에 음료수와 과일을 가지고 오는 동안 시황은 소파에 앉아 TV를 틀었다. 혹시 은비가 나오는 방송이 있나 살폈지만 오후라 그런지 수많은 채널 중 그 어디에도 은비가 나오지 않았다.
“자, 먹어.”
은비가 과일과 음료수를 갖고 와서 탁자에 두고는 시황의 옆에 앉았다.
“옷 어때? 마음에 들어?”
“예쁘긴 한데 계속 입고 있어야 하는 거야? 옷이 좀 불편한데. 그냥 추리닝 입고와도 돼?”
“안 돼. 난 케즈론 유니폼 입은 은비랑 야한 거 하고 싶은 걸.”
“으휴, 변태. 내가 그럴 줄 알았다.”
시황이 은비를 소파에 눕혔다. 은비의 기다란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선을 그리며 소파위에 흩어졌다. 머리카락에서 나는 향기로운 냄새가 시황을 자극했지만 그것보다 윤기 나고 빛나는 머릿결이 시황의 눈을 사로잡았다.
“머리는 항상 관리하는 거야?”
“뭐, 뭐야 갑자기.”
당연히 시황이 옷을 벗기고 가슴을 만지면서 야한 짓을 할 거라는 생각에 은비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혀 뜬금없는 시황의 질문에 조금 당황했다.
“머릿결이 예뻐서. 은비는 안 예쁜 곳이 없네.”
“흐, 흥. 바보. 그런 말 해봐야 소용없거든.”
항상 그런 듯 말과 다르게 은비는 온 몸으로 기쁘다는 듯 몸을 배배꼬며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 이 치명적인 귀여움이란. TV로만 은비를 보는 사람들은 결코 보지 못할 장면이었다.
“그냥 은비가 예뻐 보여서 한 말이야. 특히 조그만 가슴이 얼마나 매력적인데.”
“윽! 너 나 놀리는 거지?”
시황이 가슴 부근을 만지며 말하자 은비가 얼굴을 찌푸렸다. 가슴 작은 게 안 그래도 콤플렉스인데 시황이 놀리고 있는 걸로 밖에 안 들렸기 때문이다.
“난 은비의 가슴을 정말 좋아하는 걸.”
“됐거든.”
시황은 어느새 은비의 유니폼의 윗부분만 풀어내려 브래지어를 나오게 했다. 그리고 그 브래지어의 한쪽을 아래로 잡아당기자 옷을 입었을 때 보이던 볼륨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작고 조그만 가슴이 드러났다. 시황의 지속적인 마사지로 절벽까지는 아니지만 가슴 보정 브래지어의 힘이 사라지다보니 조금 작은 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오히려 난 은비의 가슴이 작아서 모델로 하고 싶은데.”
“모델? 뜬금없이 웬 모델? 설마 여기서 알몸으로 모델 포즈 취해보라는 건 아니지? 바보. 변태.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하는 거야.”
그런 의도가 한 얘기가 아님에도 은비는 무슨 상상을 했는지 얼굴을 잔뜩 붉혔다.
“하하. 그것도 나쁘진 않은데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은 아니야. 나중에 내가 패션 브랜드도 하나 런칭할 건데 그때 은비가 모델을 해줬으면 좋겠거든.”
“으, 응? 패션 브랜드?”
“응. 패션 브랜드.”
“정말? 지어내는 말 아니지?”
“내가 왜 은비한테 거짓말을 하겠어. 어때 할 수 있어?”
시황은 말을 하면서 은비의 아랫도리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팬티를 벗겨내자 은비가 엉덩이를 살짝 들어 팬티를 벗기기 쉽게 도와주었다. 신고 있는 스타킹은 팬티스타킹이 아닌 무릎 위까지 오는 반 스타킹이라 벗겨낼 필요가 없었다. 벗겨낸 팬티는 대충 탁자 위에 던져 놓았다.
은비는 어느새 상체에는 가느다란 어깨선과 조그만 가슴을 내놓고 있었고 팬티를 입지 않은 하체엔 유니폼의 치마로만 살짝 가리고 있을 뿐이었다.
“당연하지. 언제 할 건데?”
“나중에.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어.”
“부탁? 무슨 부탁? 뭐 해야 되는 거 있어?”
“응. 아까 은비가 말한 대로 포즈 좀 취해봐. 그럴 생각 없었는데 은비가 말하고 나니까 보고 싶어 졌어.”
“변태야! 너 일부러 나 놀리는 거지?”
“안 해줄 거야? 은비의 예쁜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런 건데. 하기 싫으면 안 해도 괜찮아.”
시황의 말에 은비가 조금 갈등하는 표정을 지었다. 케즈론 브랜드의 모델이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시황이 부탁을 하니 선뜻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항상 새침하게 굴기는 해도 시황이 시키거나 부탁하는 걸 안 들어준 적은 없었다.
“정말……. 그럼 조금만이다. 어떤 포즈 원하는데?”
“좀 야한 거?”
“윽. 진짜 변태 중의 변태라니까. 에휴. 너 나중에 가만 안 둘거야.”
은비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소파에서 일어나 거실 중간으로 갔다. 화보 찍을 때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해보기는 했지만 시황의 앞에서 야릇한 포즈를 취하려니 부끄러워 죽을 것만 같았다.
============================ 작품 후기 ============================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처음 와우할 때는 글 쓸 때 아무런 영향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게임이다보니 자꾸 정신이 거기에 팔려서 어영부영 글을 못 써버렸네요. 전부 제 불찰입니다 ㅜㅜ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라이트하게 아주 잠깐씩 하는데도 이러네요. 아무래도 와우 삭제하고 글 쓰는데 전념해야 할 거 같습니다. 제 썩어빠진 근성이 저도 한심스럽습니다. ㅠㅠ
좀 더 열심히 글 쓰도록 마음을 다잡겠습니다. 흐윽..ㅠㅠ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