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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316화 (316/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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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즈론 런칭

“2.2센티미터나 커졌네요. 루비 씨도 확실히 보이죠?”

“그, 그러게.”

루비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까지 이게 현실인가 싶을 정도로 믿겨지지 않았다. 마사지만으로 가슴이 순식간에 뿅하고 커지다니. 주변 친구들한테 말해주면 농담하지 말라고 웃을 게 분명했다.

“그러면 아까 했던 말대로 이제 루비 씨 가슴 언제든지 만져도 되죠? 지금 만져도 괜찮아요?”

“…….”

시황의 말에 루비는 주저했다. 설마 이렇게 커질 거라 생각도 못하고 말도 안 되는 약속을 해버렸다. 그냥 안 된다고 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해서 생겨났지만 약속을 한 건데 싫다는 이유만으로 거절할 수가 없었다.

“안 돼요?”

“아, 알았어.”

루비가 침대에 앉자 시황은 이젠 느긋한 표정으로 가슴을 만졌다. 그야 말로 승리자의 얼굴이었다.

“이제 은비랑 만나도 괜찮죠?”

“휴……. 그래.”

루비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가슴이 커진 건 정말 기뻤지만 시황과 앞으로 계속 볼 걸 생각하니 자꾸 한숨만 나왔다.

“그래도 은비는 한창 인기 많은 연예인이니까 조심 좀 해줘. 스캔들이라도 나면 은비가 힘들어 하니까.”

“알겠어요.”

시황이 간단히 대답하자 루비는 못미덥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아…….”

시황이 유두를 꼬집어주자 루비는 기분 좋은 쾌감에 가볍게 숨을 몰아쉬었다. 어째서인지 시황이 유두를 만질 때마다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쾌감이 느껴졌다. 남자랑 사귀어보지 않은 것도 아니었고 심지어 섹스를 안 해본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시황의 애무는 이때까지의 남자 경험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쾌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시황은 루비의 기분을 좋아지게 하기 위해 가슴을 만져주는 건 아니었다. 루비의 가슴을 만지며 어떤 식으로 마사지를 해야 좋을지 고민을 하기도 하고 아까 전에 한 생각을 좀 더 확장해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루비 씨 만약 이렇게 가슴을 커지는데 돈을 지불한다면 얼마까지 하실 수 있어요?”

“나한테 돈 받으려고 그런 말 하는 거야?”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 생각 중인 게 있어서요.”

“하……. 진짜 이상하다니까. 나도 잘은 모르는데 한 컵 이상 키우는 가슴 수술이 대충 600만 원 이상이니까 못해도 그 정도는 줘야겠지.”

루비도 가슴 수술에 대해 안 찾아본 게 아니었다. 은비도 그렇고 자신도 그렇고 가슴이 워낙 작다보니 나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시황이 은비의 가슴을 키워준다 하고 만지고 있으니 루비가 시황을 보고 사기꾼이라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면 만약 다리부터 해서 허리, 배, 팔뚝 살까지 빼주고 가슴은 키워주는 곳이 있으면 여자들이 많이 올까요?”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감당 못할 걸? 수술 부작용도 없이 마사지만으로 다리랑 뱃살까지 빼주고 가슴은 크게 해주면 당장 나부터 가고 싶은데.”

“그 코스를 다 받는데 1억이라도요?”

“1억? 비, 비싸기는 한데……. 그래도 돈 있는 사람은 꼭 가지 않을까? 양악 수술 같은 것도 그렇게 위험한데도 몇 천만 원씩 내고 받으니까. 내 생각엔 비싸서 안 가야지가 아니라 비싸더라도 돈 모아서 꼭 받아야지 라고 생각할 거 같거든”

루비는 크게 확신은 못한다는 표정으로 말했지만 이정도만으로도 얼추 대답이 되기는 했다. 어찌됐든 여자들이 염원하는 것인 만큼 가격이 얼마든 마사지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까.

“대답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러면 전 이제 슬슬 가도록 할게요. 다음에 또 언젠가는 보겠지요?”

“자, 잠깐만 벌써 가게?”

가슴을 주무르던 시황이 벌써 간다고 하자 루비는 당황한 표정으로 시황을 바라봤다.

“네. 루비 씨 가슴도 약속대로 키워드렸으니 이제 가봐야지요.”

“아, 아직 가슴 내가 원하는 만큼 안 커졌단 말이야. 이래도 A컵인데 못해도 B컵은 만들어 줘야지.”

갑자기 루비가 억지를 쓰기 시작했다. 앞으로 시황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어째서인지 아쉽고 서운한 마음에 그대로 보낼 수가 없었다.

“B컵이요? 지금도 예전에 비하면 훨씬 보기 좋은데요?”

“꺅! 변태. 보지 말라고.”

시황이 가슴을 훑자 루비가 팔로 가슴을 가렸다. 만지는 건 되는데 보는 건 안 된다?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를 루비의 마음이었다.

“가슴을 마사지로 더 키워드리는 건 상관이 없지만 저한테 딱히 이득이 되는 건 없잖아요? 은비 씨도 싫어할 테고요.”

“그, 그게…….”

루비가 별다른 대꾸를 못하고 주저주저했다. 아까 전 자신의 입으로 직접 말하기도 했지만 가슴 성형이 600만 원인데 그걸 무료로 해달라고는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뭔가를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가슴이 커지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었다. 물론 그런 이유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여기서 시황과의 인연이 완전히 끊어지는 건 이상하게 찝찝하고 서운해서 어떻게 해서든 인연을 이어두고 싶었다.

“뭐, 알겠어요. 제가 은비 씨 없을 때 틈틈이 와서 마사지해드릴게요. 대신에 가슴 마사지 해준 뒤에 제가 하고 싶은 곳을 마사지 해봐도 되죠?”

“벼, 변태. 어딜 만지려고 그러는 거야?”

“싫으면 저도 어쩔 수 없고요.”

“으으……. 아, 알았어. 일단 그렇게 하도록 해. 이상한데 만지면 가만 안 둘 거야.”

“이상한데 안 만져요. 그러면 다음에 시간 되면 연락주세요. 전 이만 가볼게요.”

루비의 가슴을 더 키워주기로 약속을 한 시황은 루비의 집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도착한 시황은 자신의 방에 가서 바로 노트북을 켜고 전에 올린 진상 블로거의 영상이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확인을 했다.

게시판에서 하나하나 글을 찾아서 읽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케즈론이라는 단어를 넣어 검색을 했다. 이런저런 주제에 대해 다양하게 올라오는 사이트라 그런지 카페 케즈론에 갔다 왔다는 글이 다수 존재했는데 그 사이로 시황이 올린 진상 블로거에 대한 글도 있었다.

[대박 블로거지 영상입니다. ㄷㄷ]

[카페 케즈론의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영상인데 정말 대박입니다. 블로거지들은 이런 식으로 음식점 가서 얻어먹나요? 자기들이 무슨 대단한 권력이라도 가진 줄 아나 봐요. 지금 카페 케즈론 불매운동하고 있던데 미친 게 아닌가 싶어요. 자기가 잘못해놓고는 피해자 코스프레 하면서 이런 짓거리나 하고요. 만약 카페 케즈론 쪽에서 동영상 안 올렸으면 사람들은 저 여자가 무슨 짓 했는지 절대 몰랐을 거 아니에요?]

마치 자기 일처럼 화를 내는 글이었다. 글의 아래부분에 불매운동 중인 블로그 사이트와 시황이 올렸던 영상의 링크가 걸려있었다. 잘 나오나 확인할 겸 재생 버튼을 눌리자 시황이 편집했던 그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한다.

“후우…….”

다시 봐도 어이가 없는 그 모습에 시황은 괜히 한숨이 흘러나왔다. 여기가 만약 지구가 아니라 로 하임 제국 같은 곳이었다면 좀 더 강한 징벌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사회적 비난을 받게 하고 수입원에 타격을 주는 것 말고는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이 상당히 제약적이었다. 괜히 폭력이라도 행사했다간 범죄자가 되기 십상이었으니까. 그렇다고 범죄자가 되기 싫어 국가를 상대할 수도 없었고, 그럴 힘도 없었다.

현재 시황이 능력으로는 그 흔한 총으로 쏘는 탄알조차 피할 방법이 없었다. 총구의 방향과 손의 움직임을 보고 피한다는 것 애초에 말이 되지 않았고 만약 그게 가능하더라도 여러 명이 총을 쏘면 그저 총알받이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총알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힘 자체가 필요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현재로선 방법이 아예 없었다.

뭐, 국가를 전복할 계획을 세우는 것도 아니니 애초에 이런 생각 자체가 무의미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잠시 엉뚱한 생각을 하던 시황은 댓글을 읽었다.

[대박이네요. 저런 짓까지 하면서 공짜로 먹고 싶을까요?]

[망하게 하기는 개뿔. 아예 저 블로거지를 망하게 해버리고 싶네요.]

[헐. 저 블로그 글 보고 카페 케즈론이라는 데가 엄청 안 좋은 곳이라 생각 했는데 아니네요. 이래서 한쪽 말만 들으면 안 돼요.]

역시 댓글도 진상 블로거를 비난하고 있었고 개중에는 저 블로그의 글만 보고 카페 케즈론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가 반성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미지라는 게 이렇게 중요했다. 자신이 특별히 당한 게 없어도 이미지가 안 좋으면 뭔가 마음에 안 들고 기분이 나빠 꺼려지게 되는 것이다. 그에 비해 이미지가 좋으면 남들과 똑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해도 훨씬 호감이 가고 잘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괜히 기업들이 자사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 게 아니었다.

시황은 이어서 그 진상 블로거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동영상이 제법 많이 퍼졌는지 불매운동을 한다는 글에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려있었다.

[여기가 공짜로 음식을 얻어먹는 거지 블로그인가요?]

[성지순례왔습니다.]

이정도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어떤 식으로 동영상이 퍼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이걸로 블로그의 이미지가 상당히 깎였을 테니 앞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상당히 힘들 것이다.

공중파 뉴스까지 타면 더 좋을 테지만 그건 원한다고 되는 건 또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은 진상 블로거에 대한 신경은 여기까지만 쓰기로 했다. 안 그래도 이것저것 때문에 바쁜데 더 이상 신경 쓰기도 귀찮았다.

시황은 몇가지 정보를 찾기 얻기 케즈론의 성으로 건너갔다. 오후에 케즈론의 성에 가는 건 요 근래 없던 일이었기 때문에 프린이 일을 잘하고 있나 먼저 살펴보기로 했다.

성을 나가자 마법의 불빛으로 환하게 밝혀진 정원에서 프린이 쭈그리고 라롤린을 캐고 있었다. 딱히 농땡이를 부리지도 않고 꼬리를 살랑이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기특한 마음이 들었다.

“안 힘들어?”

“어? 주인님.”

라롤린을 캐고 있던 프린이 깜짝 놀라 시황을 쳐다봤다. 아직 캄캄한 밤인데 벌써 시황이 올 줄이야. 평소처럼 시황에 대한 불만을 내뱉으면서 일했으면 큰일 났을 거라는 생각에 프린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쩐지 이상하게 오늘은 욕을 하고 싶지 않더라니. 정말 천만 다행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쉬어. 고생했어.”

“우왕! 감사해요. 주인님.”

프린은 알몸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시황에게 안겼다. 정체를 모르는 이 풀을 뜯는 귀찮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너무 기뻐 프린의 꼬리까지 기분 좋게 흔들거렸다.

“오늘은 왜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뭐 좀 찾을 게 있어서 왔어.”

“히잉, 그러면 바로 돌아가실 거예요? 프린은 좀 더 주인님이랑 같이 있고 싶단 말이에요. 밤에 혼자 있으면 무섭고 심심한 걸요.”

프린은 시황을 보며 투정을 부리듯 말했다. 전과 다르게 이상하게 이 말을 하고 나니 조금 부끄러웠지만 일단 같이 있으면서 시황을 유혹하기로 마음먹었다.

“근데 너 씻은 지 얼마나 됐어? 냄새가 좀 나는 거 같은데.”

묘하게 구린 냄새가 나자 시황은 프린의 몸에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맡았다.

“냄새요? 며칠 전에 씻어서 별로 냄새 안 나요.”

“며칠 전? 그러니까 냄새가 나지. 앞으로는 매일매일 샤워를 하도록 해. 그래야 냄새도 안 나고 청결해지지.”

“매, 매일요? 히잉……. 주인님 너무 자주 씻으면 프린은 힘든 걸요.”

“앞으로 무조건 매일 씻어. 그리고 말 나온 김에 지금 가서 같이 샤워나 하자. 안 그래도 나도 씻어야 하니까.”

매일이라는 말에 인상이 찌푸려진 프린이 이내 울상을 지으며 힘들다고 했지만 시황은 신경도 쓰지 않고 프린을 데리고 목욕탕으로 갔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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