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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즈론 런칭
그리고는 다시 한 번 피를 토해냈다. 얼마나 기가 센지 피를 토하면서도 눈을 부라리며 시황을 당장이라도 찢어죽일 듯 쳐다봤다.
시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이렇게 욕먹을 정도로 잘못한 게 없었다. 물론 힘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큰 부상을 입히기는 했지만 이건 위험에 대한 방어적인 행위였을 뿐이었다.
비밀 창고에 들어와서 도둑질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죽이려고 다가오는데 어느 누가 죽여 달라고 가만히 있겠는가? 욕을 하는 마음을 아주 이해 못하는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안 나쁜 건 전혀 아니었다.
입에서 피까지 흘리는 걸 보고 미안한 마음에 부축했던 건데 계속 욕을 먹자 시황의 표정이 조금 변했다.
“며칠만 더하면 되는데 좆같은 놈 만나서……. 내가 너 지옥까지라도 쫓아가서 반드시 죽이고 만다. 못 믿겠다고? 기다려봐 반드시 죽여줄 테니까.”
“안 되겠다. 그냥 치료해주려고 했는데 버릇을 고쳐놔야겠어.”
“푸하하. 버릇을 고쳐놓는다고? 좆같은 놈. 개좆같은 놈. 해보라지? 나한테 고문을 하면 할수록 널 더 고통스럽게 죽여줄 테니까. 이것만 알아두라고. 개새끼야.”
입에서 피까지 흘리며 곧 죽을 것처럼 얼굴이 파리한데도 여자애는 끝까지 욕을 하고 시황을 노려봤다.
계속이러니 포션을 먹여서 치료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점점 사라지고 수란이 오면 그냥 밖에 있는 병사에게 도둑이라 말하고 넘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일단 치료는 해야지.”
어찌됐든 자신 때문에 다친 거니 시황은 일단 치료부터 해주기로 했다. 일단 조금 나아야 혼을 내든 수란에게 부탁해 병사들에게 넘기든 할 수 있었으니까.
그냥 치료해줬다가 상태가 좀 호전되면 다시 죽이려고 달려들 수가 있었기 때문에 시황은 일단 아공간에서 티와 스타킹을 꺼냈다.
왜 아공간에 스타킹이 있는지는 몰랐지만 시황은 꺼낸 티와 스타킹으로 여자애의 팔과 다리를 단단히 동여매었다. 기다란 노끈이 있었다면 군대에서 배운 팔자매듭법을 이용해 완전히 포박을 했겠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팔과 다리를 못 움직이게 단단히 묶는 걸로 만족했다.
“사악하고 역겨운 마법사였구만? 변태새끼……. 보나마나 좆만한 좆이나 가지고 있겠지. 너같이 좆 작은 놈은 역겨워서 창녀도 안 받아줘. 좆만아.”
아까부터 계속 남자의 성기를 지칭하는 비속어로 된 욕을 하자 시황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프로필을 확인했다.
[프린]
[나이 : 20세]
[키 : 161.1cm]
[몸무게 : 42kg]
[가슴 사이즈 : 70C]
[섹스 횟수 : 없음]
[임신 여부 : 안함]
기껏해야 10대 후반인 줄 알았던 여자애의 나이가 20살이나 되자 약간 놀라긴 했지만 그보다 섹스 횟수가 없다는 게 더 충격적이었다. 저렇게 남자 성기를 가지고 욕을 하는데 처녀라니? 그런데 생각해보면 중, 고등학생들도 특별히 뜻을 생각하지 않고 욕을 많이 하기는 했다. 욕이라는 건 어차피 의미를 생각하고 한다기보단 입에 붙은 걸 내뱉는다는 느낌이 강하지 않나 라는 생각까지 사고가 확장되었지만 시황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어 쓸데없는 생각을 털어내었다. 그건 아무래도 좋았다.
어쨌든 성기를 직접 보여줄 수는 없었지만 성기가 작다고 욕해봐야 전혀 작지 않으니 욕으로 들리지도 않았다.
“큭. 시발. 좆나 아파.”
계속해서 욕을 퍼붓다 이젠 너무 아파서 도저히 못 견디겠는지 프린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는데 그 순간에도 욕을 하는 걸 잊지 않았다.
시황은 프린이 하는 욕을 가볍게 무시하고 아공간에서 포션을 꺼냈다.
“웁!”
손으로 입을 벌리게 만들고 대충 포션을 갖다 부었다. 여자든 뭐든 이런 욕만 하는 도둑한테까지 상냥하게 해주고 싶지 않았다.
“켁! 켁!”
중간에 사례라도 들렸는지 프린은 기침을 했지만 시황은 무시하고 하녀복의 배 부분을 찢었다. 내상을 입은 걸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몰라 포션을 먹이고 배 부분에 직접 포션을 발라줄 생각이었다.
가슴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찢으려고 했는데 힘을 과하게 줬는지 하녀복의 상당부분이 찢어지며 조약하고 더러운 가슴 가리개가 드러났다. 하녀복도 그다지 깨끗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게 흰색의 천으로 된 가슴 가리개가 더 꼬질꼬질했다.
“쓰레기 새끼. 강간이라도 하려고 그러냐? 어차피 넣어봐야 네 좆이 작아서 아무 느낌 없거든? 병신 크크.”
나중에 반드시 되갚아 준다는 생각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며 시황은 포션을 프린의 배 부분에 갖다 부은 뒤에 손으로 문질렀다. 그런데 얼마나 안 씻었는지 포션을 손으로 문질렀다고 검고 더러운 때가 밀려나오며 시황의 손이 시커멓게 변했다.
거기다 프린이 옷을 입고 있을 땐 그나마 덜 하던 냄새가 옷을 찢자 그 틈으로 역겨운 냄새가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끼이익.
이 꼬질꼬질한 모습에 시황이 어이가 없어 피식 웃는 순간 닫혀져 있던 보물 창고의 문이 열리며 손에 책을 몇 개 든 수란이 들어왔다.
“뭐하시는 거죠?”
하녀복을 입은 여자애의 손과 다리가 묶여있는데다 옷까지 상당하게 찢어진 상태. 여기에 시황이 음흉하게 웃으며 여자애의 몸을 만지고 있는 모습에 수란은 얼굴을 찌푸렸다.
“사, 살려주세요. 이 남자가 갑자기 절 여기로 끌어오더니 강간을 하려고 해요. 제발 살려주세요. 흑흑.”
프린은 방금 전까지 그렇게 기세 좋게 욕을 하더니 수란이 오자 갑자기 표정이 싹 변하며 정말 시황에게 끌려와 강간을 당할 뻔 했다는 표정으로 애원을 하고 있었다.
“이 애는 누구죠?”
하지만 수란도 보통은 아니었다. 보통사람이라면 크게 당황할 법도 한데 수란은 미묘한 표정으로 프린을 잠깐 쳐다봤을 뿐이었다.
“도둑이야. 금화를 훔치다가 걸리니까 나한테 칼을 들고 달려들어서 혼 좀 내줬지.”
“그런가요? 주세요. 제가 바로 기사들한테 넘기고 올게요.”
“거, 거짓말이에요. 제발 살려주세요. 이 남자가 절 칼로 위협해서 여기로 끌고 온 거예요. 정말이에요. 흑…… 엄마…….”
순식간에 프린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정상급 연기자들도 감정을 잡고 해야 하는 눈물 연기를 프린은 마음먹는 순간 바로 해버린 것이다.
“조잡한 거짓말은 집어치우거라.”
무표정하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평소의 수란과 다르게 어떠한 기세 같은 게 느껴졌다. 저게 바로 공주의 위엄인가?
“그러면 이건 뭐지?”
간단하게 프린의 품에서 돈 주머니를 찾아낸 수란은 뒤로 뒤집었다.
금화와 금화가 부딪히며 무수히 쏟아진다. 얼마나 공간 확장이 큰 주머니였는지 금화가 작은 봉우리를 이루고서야 끝이 났다.
“시발. 갈보년.”
그 모습을 본 프린이 수란에게 욕을 퍼부었다. 연기가 통하지 않는 걸 깨닫자마자 순식간에 태세변환을 한 것이다.
펑!
“끄악! 우웩!”
욕을 먹으며 참은 시황과 다르게 수란은 욕을 먹자 바로 손을 휘둘렀다. 마법이라도 쓴 건지 둔탁한 소리가 들리며 프린이 멀리 날아갔고 입으로 피를 뿜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기사들에게 보내서 9족을 멸하고 능지처참을 시키도록 하고 올게요.”
프린에게 다가간 수란은 머리채를 잡고 밖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
“자, 잠깐만.”
평소의 수란과 너무나 다른 모습에 시황은 살짝 당황했지만 이대로 프린을 능지처참 당하게 할 수는 없어 수란을 불러 세웠다.
당장이라도 때리고 싶을 만큼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애였지만 그렇다고 능지처참을 해서야 되겠는가? 21세기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시황은 비록 남의 손이긴 하나 살인에 해당하는 그런 행위를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프린을 죽여서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도 한 가지 있었다.
“네?”
“죽이기보다는 잘못을 가르쳐주자. 그리고 걔한테 배우고 싶은 것도 있고.”
“욕이라도 배우시게요?”
“아니 아니. 몸놀림을 좀 배우고 싶어서. 나랑 다르게 엄청 민첩하던데 그 요령을 알고 싶거든.”
“뭐, 알겠습니다. 오빠가 잡은 여자니 마음대로 처분하세요.”
수란은 잡고 있던 프린의 머리채를 놓아주었다.
“우웩!”
아까보다 훨씬 창백해진 표정으로 프린이 피를 토해내자 시황은 다시 입을 벌리게 하고 포션을 먹였다.
“이…… 조…….”
뭐라 말하려고 웅얼웅얼 거리던 프란은 결국 아무런 욕도 내뱉지 못하고 결국 기절을 하고 말았다.
기절은 했지만 포션을 먹였으니 아마 죽지는 않을 거였다. 아마지만 말이다.
“책은 여기 있어요. 왕족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배울 수 있는 검법서에요.”
“아, 고마워.”
수란이 책을 건네주자 시황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책을 살폈다. 책에는 기초적인 설명부터 어떤 동작을 취해야 하는지 그림으로 상세히 나타나 있었다. 이정도라면 시황도 보고 익힐 수 있을 거 같았다.
“아, 그리고 이 검 좀 들고 가도 돼? 돈이나 이런 건 내가 줄게.”
아까 싸운다고 대충 집어던진 루나스의 파편을 가지고 온 시황이 수란에게 말했다.
“검 말고도 가지고 가고 싶은 거 있으면 마음대로 가지고 가세요. 어차피 이런 비밀 창고는 썩어날 정도로 많으니까요.”
“하하. 그래? 그러면 사양하지 않고 기념으로 금화하고 보석 좀 가져갈게. 어차피 수란이 거가 내 거고 내게 수란이 거잖아?”
“글쎄요.”
“하하.”
가볍게 웃은 시황은 수란이 대충 땅바닥에 던진 프린의 주머니를 주워 거기에 금화 상당량과 프린이 열심히 모은 보석의 일부를 담은 뒤에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프린 덕분에 제법 괜찮은 주머니를 얻었다.
“이제 돌아가자. 프린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수란은 신경 안 써도 돼.”
기절한 프린을 집어든 시황은 수란과 함께 케즈론의 성으로 건너갔다.
“고생 많았어. 먼저 쉬고 있어.”
“네.”
수란을 먼저 집으로 돌려보낸 시황은 프린을 서재에 있는 소파위에 대충 올려두었다.
“콘즈야.”
“네. 시황 님.”
“저 여자애가 좀 많이 다쳤는데 치료할 수 있는 곳 있어?”
“네. 치료실이 있어요. 그쪽으로 안내해드릴까요?”
“음, 잠시만. 일단 구속구부터 좀 찾고.”
콘즈에게 부탁해 서재를 최하급 마법 물품이 가득한 방으로 바꾸었다. 그리고는 프린을 구속해둘 수 있는 장비를 찾기 시작했다.
[사랑의 수갑. 속박 플레이를 좋아하는 연인들을 위한 야릇한 수갑. 격렬한 움직임에도 살이 달아오르거나 다치지 않는다.]
이상하게 성과 관련된 물건들이 많았지만 시황은 SM쪽으로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전부 무시하고 제법 괜찮은 구속 물품을 찾았다.
[범죄자용 구속구. 범죄자가 쉽사리 반항하거나 도망가지 못하게 근력을 제한한다. 100룸을 추가할 때마다 제한할 수 있는 근력의 범위가 커진다.]
최하급 마법 물품들이다 보니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는 물건들이 없었기 때문에 이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응? 이것도 쓸까?”
[사랑의 공자갈. 속박 플레이를 좋아하는 연인들을 위한 야릇한 공자갈. 오랫동안 물고 있어도 턱이 아프지 않고 침이 흐르는 걸 막아준다.]
어덜트 비디오, 즉 AV에서나 보던 동그란 공이 달린 구속구였다. 생긴 게 너무 성인용품스러워서 그렇지 입을 다물게 하는 데는 최고일 거 같았다.
야한 의미로 쓰겠다는 게 아니라 하도 욕을 많이 하니 정말 입을 다물게 하려는 의도일 뿐이었다. 다른 건 범죄자들한테나 쓰는 과격한 재갈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고. 정말이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