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95 ------------------------------------------------------
케즈론 런칭
평범한 토요일.
시황은 카페에 앉아 책을 읽으며 느긋하게 여유를 만끽했다. 조금 있으면 중간고사이기는 했지만 전공 수업은 딱히 공부할 필요가 없었고 교양만 조금 봐주면 충분한 정도였다.
“호오…….”
방금 현주가 타준 커피를 음미한 시황은 짧게 감탄했다. 딱히 커피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자주 마시진 않았지만 입 안을 가득 채우는 산뜻한 커피의 풍미는 그 어디서도 맛 볼 수 없을 정도도 대단했다.
“댓글은 달렸을까?”
가져온 노트북을 열어 카페 케즈론에 대한 악평을 한 블로그에 들어가서 확인을 했다.
“지워졌네?”
어떤 댓글이 달렸을까 상당히 궁금했는데 글을 아예 지워버렸다. 댓글을 놔두면 글에 대한 진정성이 상당히 떨어지니 지워버린 거 같은데,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왜 글을 지웠냐고 시황이 정중하게 댓글을 하나 더 달고는 나른함에 기지개를 켰다.
화창한 햇살과 따스한 봄 날씨는 시황도 나른하게 만들 정도였다. 오늘은 딱히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보단 그저 이렇게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드르륵!
그런데 여유롭게 지내고 있는데 루비에게서 문자가 왔다.
[내기는 포기했나봐? 며칠 동안 문자도 하나 없이 엄청 여유롭네? 그냥 포기하고 다시는 은비 안 보면 나야 좋지. 이참에 은비랑 내 번호 휴대폰에서 영원히 지워줄래?]
주말엔 좀 쉬고 월요일부터 문자를 보내서 루비와 약속을 잡으려고 했는데 뜬금없이 토요일 이른 오후에 문자가 왔다.
약간은 도발하는 듯한 문자에 시황은 가볍게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
[카페에서 책 읽고 있었어요. 토요일엔 시간이 안 되실 거 같아 일부러 연락을 안했는데 지금 시간 되세요? 지금 가도 될까요?]
[흥, 오려면 오든가. 그래도 남자라고 포기는 안 했나보네?]
[지금 갈게요. 그런데 집에 은비하고 부모님 계세요?]
[없거든! 은비하고 부모님 있는데 그런 부끄러운 짓을 어떻게 하냐? 너 바보 아니야? 완전 멍청하네. 그러니까 가슴이 커진다는 거짓말 따위나 했겠지.]
은비의 언니라서 그런지 은비보다 한결 더 강한 새침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집에 오는 건 순순히 허락을 해주었다. 약간 이상하기는 했지만 별 문제될 건 없었기 때문에 바로 은비의 집으로 갔다.
카페와 그렇게 먼 곳은 아니라 얼마 걸리지 않아 은비의 집에 도착한 시황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는 아공간에서 선물용 초콜릿 상자를 꺼낸 뒤에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탔다.
띵동.
능숙하게 집을 찾은 시황이 벨을 누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루비가 문을 열어줬다.
“쳇, 진짜 왔네.”
오라는 듯 문자를 보내놓고 시황이 들어오자 루비가 혀를 차며 말했다. 그런데 전처럼 그렇게 독이 잔뜩 모습은 아니었다.
집에서 쉬고 있었던 건지 루비는 간편한 티와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둘 다 길이가 제법 짧고 은근히 속옷까지 살짝 비쳤다. 몸매가 워낙 좋다보니 겨우 티와 반바지만으로도 아름다움이 물씬 묻어났다.
“이거 드세요.”
“뭔데? 이런 거 준다고 변하는 거 있을 줄 알아?”
시황이 상자를 건네주자 루비가 낚아채듯 가져가 놓고는 대충 옆에 있는 탁자위에 올려두었다. 전처럼 독을 잔뜩 머금지 않을 뿐 태도 하나하나에 쌀쌀함이 가득했다.
“빨리 하고 가라고. 귀찮으니까.”
“하하. 알겠습니다.”
루비를 뒤따라서 루비의 방에 들어간 시황은 두리번거리며 방을 살폈다. 은비의 방보다 조금 더 알록달록한 느낌이 가득한 방이었다.
“야! 그런 거 보지 말라고!”
“그런데 루비 씨도 대학생이세요?”
루비의 옆에 앉은 시황이 묻자 루비가 살짝 뒤로 물러났다.
“아닌데. 졸업한지가 언젠데. 그런 거 궁금해 하지 말고 빨리 가슴이나 만지고 가라고. 오늘 기분 좋았는데 네 얼굴 보고 완전 기분 나빠졌으니까. 아, 짜증나.”
“그럼 바로 할게요.”
더 물어봐야 대답도 안 해줄 거 같아서 시황은 바로 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루비의 가슴을 만졌다.
“야! 뭐하는 거야! 쓰레기야! 손부터 씻고 제대로 옷부터 벗겨야지! 더러운 손으로 어딜 만져! 너 여자 친구 사귀어 본 적도 없지? 한심하다 한심해.”
갑자기 시황이 가슴을 만지자 루비가 화가 났는지 시황을 밀쳐내며 소리를 쳤다.
“아, 죄송해요. 손부터 씻고 올게요.”
화가 난 루비의 말에 시황은 화장실에 가서 손부터 깨끗하게 씻으며 거울을 보며 히죽 웃었다. 어쩌면 저렇게 자매끼리 하는 행동이 똑같은지 모르겠다. 그나마 찬미와 유미는 성격이 좀 다른 편인데 루비와 은비는 생김새는 물론이고 성격, 심지어 가슴 크기까지 안 닮은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방으로 돌아간 시황은 아까 루비가 말해준 대로 일단 티부터 조심스럽게 벗겨냈다. 그런데 딱히 가슴에 귀를 갖다 대지 않았음에도 루비의 심장이 터질듯이 뛰고 있다는 게 손가락으로 전해질 정도였다.
티를 벗기자 나온 브래지어는 전과 다르게 화려한 꽃무늬가 그려진 게 제법 신경을 좀 써서 입은 느낌이었다. 그래봐야 가슴이 작아서 브래지어가 큰 의미는 없었지만.
“뭐, 뭐하는 거야! 빨리 좀 하라고!”
브래지어까지 벗겨내자 루비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더니 갑자기 화를 냈다. 딱히 천천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속도로 하고 있었음에도 부끄러움에 괜히 화를 낸 듯 했다.
“누워 봐요.”
“쳇, 짜증나.”
순순히 침대에 누운 루비는 부끄러움과 화가 섞인 이상한 얼굴로 시황을 응시했다.
하지만 시황은 전혀 당황치 않고 로션을 꺼내 손에 짠 뒤에 가슴을 문질문질했다. 마사지라기 보단 애무에 가까운 동작으로 루비의 유두를 자극시키자 금세 루비의 유두가 딱딱해지며 커졌다.
그런데 이 로션은 전에 썼던 그 기적의 로션이 아니라 시중에 구할 수 있는 평범한 로션이었다. 여성의 신체를 보정해주는 마력 회로를 얻었기 때문에 언제든 가슴을 키울 수 있어 한동안은 루비의 가슴을 그냥 만지기만 할 생각이었다.
“은비 씨는 언제 들어와요?”
“몰라. 내가 은비 스케쥴을 어떻게 알아.”
가슴을 만져주자 이상하게 루비가 점점 얌전해졌다. 방금 전에는 뭘 물어보기만 해도 그렇게 화를 내더니 가슴을 만져주자 약간 들뜬 목소리로 순순히 대답하는 게 뭔가 이상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윽…….”
루비는 억지로 신음을 참아내었다. 전에도 그랬지만 도대체 어떻게 마사지를 하는지 도무지 쾌감을 견딜 수가 없었다. 특히 시황의 손이 유두를 만지거나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발가락이 오그라들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이 쾌감 때문인지 시황을 만난 이후로 자꾸만 생각이 났다. 그 파렴치하고 역겨운 얼굴을 보기만 해도 분노가 끓어올라야 하는데 정반대의 감정이 가슴을 채우자 도저히 참지 못하고 먼저 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은비 씨 요즘 바쁘죠? 은비 씨 가슴도 만져줘야 하는데 스케줄이 바빠서 통 만나기가 어렵네요.”
“그, 그런 걸 왜 나한테 아흑…….”
“자, 끝났습니다.”
“뭐, 뭐? 벌써?”
겨우 5분이나 했을까 싶은데 벌써 마사지가 끝났다고 하자 루비는 화들짝 놀라서 반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네?”
“버, 벌써 끝낸 거 보면 내기에서 이기고 싶은 생각이 없나보네? 나야 좋지만. 마사지도 잘 못하는 게 거짓말이나 하고.”
루비는 쾌감으로 잔뜩 상기된 얼굴로 시황을 도발했다. 말과 얼굴이 전혀 딴판이었지만 루비는 그런 걸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이 마사지를 받아보고 싶다는 열망만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이기고 싶죠! 그러면 다른 마사지 기술을 써도 되겠습니까? 이건 좀 부끄러운 거라 은비 씨한테만 해주려고 했던 건데.”
“뭔 말만 하면 은비야. 짜증나게. 자꾸 네 더러운 입에서 우리 은비 얘기 꺼낼래? 짜증나게 말 그만하고 그 다른 기술인가 뭔가 하는 거나 해봐. 보나마나 별 하찮은 걸 또 번드르르하게 말만 하는 거겠지.”
“좋습니다. 부끄러운 기술이니까 각오하세요.”
시황은 물티슈를 꺼내 루비의 가슴에 묻은 로션을 닦아내고는 그대로 유두를 입에 집어넣어 쪼옥하고 빨아들였다. 말만 마사지지 그냥 대놓고 유두를 빨아주는 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뭐, 뭐하는 거야! 변태 쓰레기야!”
“제가 부끄러운 기술이라고 했잖아요. 이것만 하면 가슴이 상당히 커진다니까요.”
“아, 안 커지면 너 진짜 절대 가만 안 둘 거야!”
루비가 뭐라고 화를 내든 말든 시황은 처음엔 유두만 쪼옥 빨아들이다가 나중엔 가슴 여기저기를 입에 집어넣어 빨아들이며 남은 손으로는 다른 가슴을 만져주었다.
“으윽…….”
뜨거운 시황의 혀가 유두에 감겨오고 가슴을 애무 당하자 아까보다 더한 쾌감에 루비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쾌감을 참으려 해도 신음이 계속해서 흘러나왔고 이젠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까지 들어버렸다.
“휴, 힘들다.”
양쪽 가슴을 있는 대로 빨아준 시황이 정말 힘들다는 표정으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런데 시황이 어떻게 가슴을 빨았는지 마치 키스마크마냥 붉은 흔적들이 루비의 가슴 여기저기에 생겼는데, 심지어 쇄골 살짝 아래에는 상당히 선명한 키스 마크가 남아있었다.
“아흑……. 도대체 뭐야 이게…….”
시황의 마사지가 끝나자 루비는 겨우 숨을 내쉬며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기분이 좋기는 했지만 가슴 마사지 해준다 해놓고 설마 입으로 빨 거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다.
“어땠어요?”
“이, 이런 짓 하고도 내가 가만히 있을 줄 알아?”
“어? 근데 방금 마사지 때문에 진짜 가슴이 좀 커진 거 같은데요?”
“진짜? 야! 이거하면 가슴 커진다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농담이에요. 농담. 줄자 가지고 왔으니까 한번 재 봐요.”
시황은 화를 내는 루비를 진정시킨 다음에 침대에 앉혀 줄자로 가슴을 쟀다.
윗가슴 둘레 84센티미터, 밑가슴 둘레 76.3센티미터
“오, 커졌어요. 겨우 마사지 두 번째인데 0.1센티미터나 증가했는데요?”
부풀어 오른 유두 때문에 0.1센티미터가 증가했다. 애초에 가슴을 키워주는 로션을 꾸준히 바른 것도 아니고 그저 되는 대로 가슴만 만지고 빨았기 때문에 커지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0.1센티미터 가지고 될 거 같아! 그리고 이 자국들 어떻게 할 거야? 어? 어떻게 할 거냐고! 모레 일해야 하는데 너 때문에 큰일 났잖아!”
시황이 가슴을 잰다고 쳐다 본 덕분에 붉게 달아오른 가슴과 쇄골 아래에 선명한 키스마크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 루비가 시황을 보며 화를 냈다.
“죄송해요. 조금 지나면 사라지지 않을까요?”
“진짜 어이없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거야?”
“하하…….”
화를 내는 루비를 보며 시황은 멋쩍게 웃었다.
그런데 생각 외로 루비가 크게 화를 내거나 싫어하는 게 아니라서 앞으로도 이런 장난을 조금 더 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가슴이야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키울 수 있으니 한동안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았다.
시황은 루비를 보며 약간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
카페 케즈론에 대한 악담을 가득 늘여놓은 블로그에 쓴 시황의 댓글이 또 지워진데다 이번엔 아예 글까지 못쓰게 막혀버렸다. 생각했던 대로 나오자 시황은 좀 더 과격한 수를 쓰기 위해 그날 있었던 CCTV 녹화 영상을 찾기 시작했다.
언제 있었던 일인지 명확하지 않아 약간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파워블로거로 추정되는 CCTV에 나온 여자는 흔히 진상이라 부르는 수준에 조금도 미달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