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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286화 (286/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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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아래에서

은비의 언니는 고통스러운 듯 끙끙 거리는 시황을 사납게 쳐다봤다. 그러다 다시 차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손에 든 책을 다시 휘두르려고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언니 뭐하는 거야!”

“어?”

“갑자기 와서 오빠는 왜 때리는데! 오빠 아프게 힝…….”

은비의 언니는 갑작스런 상황의 변화에 뭔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지으며 은비를 쳐다봤다. 하지만 은비는 울상이 된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잡고 있던 언니의 팔을 떼어내고는 시황에게 바로 달려갔다.

“오빠 괜찮아? 많이 아파?”

“으으……. 괜찮아요.”

시황은 머리가 많이 아픈 척 손으로 맞은 부위를 만지며 비틀비틀 일어났다. 지금 이 상황은 시황으로서도 예상 밖이었기 때문에 일단은 이렇게 피해자인척 하면서 대화를 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했다.

“어, 어떻게 된거야?”

“언니는 왜 집에 있는 건데? 오늘 일한다고 늦게 온다고 했잖아.”

“일 가다가 미팅이 미뤄져서 다시 돌아왔지…….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저 남자는 누구야? 너한테 몹쓸짓 하고 있던데.”

“나랑 친한 오빠거든! 그리고 몹쓸 짓……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때리면 어떡해!”

은비는 살짝 고민을 하다가 몹쓸 짓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그건 언니한테 대놓고 다 말하기 부끄러워서 그런 것일 뿐이었다. 그 부분이 괜히 마음에 찔렸는지 힐끔 시황의 눈치를 살폈다.

“전 괜찮아요. 은비 씨. 일단 옷이랑 팬티부터 입으세요.”

“야! 너 보지 마! 어디서 우리 은비를 그런 쓰레기 같은 눈으로 쳐다보는 거야!”

시황이 은비를 보며 말하자 은비의 언니가 잽싸게 와서는 몸으로 은비를 가려주며 시황에게 험한 말을 했다. 여동생도 새침한데 언니는 그것과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

은비는 아직도 가슴을 그대로 드러내놓은 채였고 팬티는 어떻게 발목에서 빠져 나갔는지 침대 한쪽 구석에 나뒹굴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는 부끄러움보다는 당혹스러움이 앞서서 지금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도 몰랐는데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너무 부끄러워 죽을 거 같았다. 설마 언니한테 시황과 야한 짓 하던 걸 들킬 줄이야!

은비가 옷을 입는 동안 은비의 언니는 시황이 쳐다보지 못하게 은비를 가려주었다.

시황은 나름 생각해서 아픈 척 표정을 지으며 은비의 언니를 쳐다봤다. 키가 작은 은비와 다르게 은비의 언니는 170센티미터는 훌쩍 넘어 보일 정도로 키가 커다랬다. 은비의 언니인 만큼 얼굴이 제법 예뻤는데 몸매가 어찌나 대단한지 그 예쁘장한 얼굴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마치 서양 사람처럼 길게 쭉쭉 뻗은 다리와 팔 등을 가졌는데 신기하게도 가슴은 전형적인 한국 여자였다.

[정루비]

[나이 : 24세]

[키 : 174.9cm]

[몸무게 : 51kg]

[가슴 사이즈 : 75A]

[섹스 횟수 : 22회]

[임신 여부 : 안함]

[성감대 : 유두]

굉장히 말랐다고 생각했더니 몸무게도 51킬로그램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자라 그런지 그 얇고 마른 몸매가 제법 매력적으로 보이기는 했다.

“야! 어디서 그런 눈으로 날 쳐다봐! 너 가만 안 둔다!”

“언니! 오빠한테 그러지마. 언니가 갑자기 들어와 놓고 왜 화내는 거야!”

“저, 저 변태 같은 쓰레기가 너한테 몹쓸 짓을 하니까…….”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언니는 신경 쓰지 마!”

“으, 은비야……. 그 착하던 애가 언니한테 화도 내고……. 다 저 쓰레기 같은 놈 때문이지? 그렇지? 저놈을 아예 그냥 없애버릴까?”

은비의 언니인 루비는 맹렬하게 타오르는 적의로 시황을 쳐다봤다. 눈빛만으로 상처를 입는다면 당장에 오체분시를 당할 만큼 엄청난 기세였다.

“오빠, 일단 우리 밖에 나가자.”

어느새 옷을 다 입은 은비가 시황을 부축하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야! 어딜 도망가려고 해!”

그런데 은비의 언니가 시황을 밀쳐서 침대에 도로 앉혀버렸다.

“언니 뭐하는 거야! 오빠 괜찮아? 안 다쳤어?”

“은비야 넌 남자를 몰라서 그래. 저 쓰레기 같은 놈이 얼마나 음탕한 생각으로 너한테 몹쓸 짓을 했는지 알아?”

“오빠는 그런 생각 안 하거든! 나 가슴 크게 해준다고 마사지 해준거야! 바보.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 상황에서 전혀 도움이 안 될 얘기를 한 은비는 당당한 표정으로 루비를 쳐다봤다.

“오호라, 이 쓰레기가 가슴 키워준다는 거짓말로 우리 순진한 은비를 꼬드겼구나? 너 오늘 죽어봐라!”

“아! 하지 말라고!”

시황에게 달려드는 루비를 은비가 밀쳐내었다.

“일단 대화부터 해보죠. 지금 많이 오해를 하고 계신 거 같군요.”

“대화는 무슨 대화! 도대체 어떻게 은비를 꼬드겨서 우리 집에서 그딴 짓거리를 할 생각을 한 거지? 진짜 어이없다.”

시황이 침대에 앉아서 대화로 풀어보자고 말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아니라고! 내가 그런 거 구별도 못할 줄 알아? 아! 진짜!”

“은비야 넌 가만히 있어. 엄마랑 아빠가 이 사실 알면 진짜 뒷목 잡고 쓰러지니까. 내가 다시는 저 쓰레기가 너한테 접근을 못하게 해줄게.”

아픈 표정을 지어도, 은비가 상황을 대충이나마 설명을 해줘도 여전히 악의와 화가 가득차서 노려보는 루비를 보니 이 일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에 시황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약간 오해하시는데 은비 씨랑 저 만난 지 좀 오래 되었습니다. 어떻게 꼬드겨서 오늘만 이런 게 아니라는 거죠.”

“뭐, 뭐라고? 은비야 진짜야?”

“으, 응. 오빠랑 나 옛날부터 만났어. 미리 말 못한 건 미안한데 그래도 오빠한테 자꾸 화내면 어떡해. 나도 20살 넘은 성인이란 말이야.”

예전부터 이런 야한 짓을 했다는 사실을 살짝 돌려 말하자 루비가 도저히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은비를 쳐다보자 은비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살짝 붉히며 대답했다.

“은비 씨와의 조그만 인연이 발전한 거지 제가 어떻게 거짓말로 속이고 그런 건 아닙니다. 언니 분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지나친 오해는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맞아. 오빠가 나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 전에 언니가 예쁘다고 엄청 칭찬했던 보석이랑 드레스 있지? 그것도 사실 오빠가 빌려준 거야.”

“그때 은비 씨가 참 예뻤죠. 다른 드레스도 있는데 입어보실래요? 다음에 가져와 볼게요.”

“진짜? 흐, 흥. 드레스 갖다 줘도 너한테 안 보여줄 거니까 착각하지 말라고 바보야.”

“보고 싶은데 보여주면 안 돼요?”

“싫거든. 바보.”

마치 연인 사이처럼 웃고 떠드는 시황과 은비를 보자 루비는 약간은 진정되었던 화가 다시 끓어올랐다. 도저히 인정을 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봐도 저 시황이라는 놈은 순진한 얼굴로 우리 은비를 속인 게 틀림없었다. 안 그러면 은비가 어떻게 자기 몰래 남자를 사귀었겠는가? 저 남자의 음흉한 속내는 안 봐도 어떨지 뻔했다. 분명 쥐뿔도 없는 놈이 연예인이라고 은비를 유혹해서 재미로 사귀다가 차버릴 게 분명했다. 그러면 은비는 큰 상처를 받고 남자 불신에 빠져버릴 테고…….

“인정 못해…….”

“어? 뭐가?”

“너희 둘 인정 못한다고. 솔직히 말이 안 되잖아. 오래전부터 만났다면서 가슴 키워준다는 이상한 헛소리를 해서 은비 방에서 가슴하고 그, 그 소중한 곳을 만져? 아무리 봐도 이상하잖아? 저 쓰레기 같은 게 분명 거짓말로 은비, 너를 속이는 거야. 세상에 마사지로 가슴이 커지면 우리나라 여자 전부다 C컵이게?”

“내 가슴이 커지든 말든 언니가 무슨 상관이야.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이제 나가라고! 난 오빠랑 좀 더 내 방에서 놀 거니까.”

“안 돼! 절대 안 돼! 앞으로 저런 음흉한 쓰레기 같은 남자 절대 만나지 마!”

“아! 또 왜 그래! 언니가 오빠에 대해서 뭘 안다고 자꾸 그러는 거야!”

“척보면 알지. 왜 몰라? 너 가슴 만지려고 저 쓰레기가 거짓말 한 거야. 은비야 언니가 엄마, 아빠한테 말 안 할 테니까 다시는 저놈 만나지 마 알겠지?”

루비는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은비를 설득했다.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저 사기꾼 같은 놈이 은비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은비의 미래를 위해서 절대 저놈과 만나게 해서는 안 됐다.

“그 가슴 마사지에 대해서 약간 오해 하시는데,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하, 가슴 만져서 가슴을 크게 해준다는 게 사실이라고?”

시황의 당당한 말에 루비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해서 가슴이 커질 거면 자신이 왜 아직 A컵이겠는가? 정말 말도 안 되는 헛소리였다.

“네. 가슴은 물론이고 다리까지 예쁘게 만들어주죠.”

“풉, 다리까지 예쁘게 만든다고? 아주 거짓말을 술술 해대는 거 보니까 전형적인 사기꾼이구만. 야! 꺼져! 꺼지라고! 다시는 은비 앞에 나타나기만 해봐. 바로 경찰에 신고할 거니까.”

“휴, 이렇게 해서는 답이 없겠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제가 은비 씨의 가슴을 일주일 안에 커지게 해보겠습니다. 단, 1센티미터도 커지지 않는다면 다시는 은비 씨를 보지 않겠습니다.”

“이젠 아예 대놓고 우리 은비 가슴을 만지려고 하네? 안 되겠다. 당장에 경찰에 신고해야지.”

“어, 언니! 진짜라니까. 오빠가 마사지 해주고 내 가슴 커졌단 말이야.”

루비가 전화기를 꺼내들자 은비가 말리며 가슴이 커졌다고 거짓말을 했다. 사실 은비조차도 정말 가슴이 커질지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일단 그 사실보다 시황을 언니에게 인정받게 하는 게 더 먼저였다.

“그러면 은비 씨 언니 분께서 대신 그 대상이 되시겠습니까? 만약 일주일 동안 가슴이 1센티미터도 안 커지면 은비 씨를 정말 더 이상 안 만나겠습니다.”

“저기요. 정신줄 놓으셨어요? 완전 막장이시네요. 은비는 이제 못 만날 거 같으니까 마지막으로 제 가슴까지 만지려고 하세요? 경찰에 신고라도 해드릴까요? 어? 미친놈아.”

“경찰에 신고하면 오히려 언니 분께서 더 곤란하실 텐데요. 설마 걱정이라도 되십니까? 정말 가슴이 커지기라도 할까 봐요?”

“내가 그딴 걸 왜 걱정해? 이젠 아주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는구나.”

“언니, 진짜라니까. 오빠 말 좀 제발 믿어줘. 어?”

“그런 식으로 막무가내로 못 만나게 하셔도 저는 몰래 라도 은비 씨를 계속 만날 겁니다. 은비 씨를 사랑하니까요.”

“오, 오빠…….”

은비가 감동을 한 사이에 시황은 루비를 바라보며 절대로 이대로 물러나지 않는 다는 강렬한 눈빛을 보냈다. 은비의 이미지 때문에 루비가 절대 경찰을 부르지 않을 거라는 걸 시황은 잘 알고 있었다. 저 흥분해 있는 루비를 자극해서 어떻게 해서든 내기를 성사시켜야했다.

“하, 이 미친놈을 어떻게 하지?”

“설마 저 같은 놈을 떼어놓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슴이 아깝다는 겁니까? 은비 씨를 위한다고 해놓고 그 정도도 못하는 겁니까?”

“야! 네가 뭘 안다고 개소리하는 거야!”

“자신 있으시면 도전해보시죠? 제가 언니 분의 가슴을 2센티미터 키워드리겠습니다. 만약 거짓말이라면 절 성폭행범으로 신고해도 됩니다. 제가 언니분의 가슴을 만져서 잡힌 거니 은비 씨에게도 아무런 피해가 가지 않을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아까와는 다르게 루비는 약간 끌리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가슴을 만지게 해주고 경찰에 성폭행 당했다고 신고하면 은비에게 피해는 안 주면서 저놈은 인생 끝날 게 분명했으니까. 뭐, 그런데 경찰에 신고하는 건 정말 막장까지 갔을 때 일이고 그쯤 됐으면 저놈도 포기할 게 분명했다. 가슴을 만지게 해준다는 게 정말 찝찝하기는 했지만 저놈 말대로 은비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 못할 건 없었다.

“하, 2센티미터? 너 2센티미터가 얼마나 큰 크기인지는 알고 그래? A컵이 단번에 B컵에 가까워지는 크기가 2센티미터야. 여자 가슴에 대한 이해도 하나 없으면서 그런 헛소리를 할 용기는 어디서 생기셨을까요?”

“그, 그런가요? 그럼 다시 1센티미터로 하죠.”

“아니. 2센티미터로 하자. 네가 일주일동안 내 가슴을 2센티미터 못 키우면 정말 경찰에 신고하게. 보니까 너 너무 악질이라서 그냥 말로는 해서는 안 될 거 같네. 쫄리면 지금이라도 은비 안 만난다고 하던가.”

“흠…….”

“풉, 쫄리나보네? 설마 내가 정말 하자고 할지는 몰랐지? 넌 이제 끝이야. 쓰레기야.”

시황이 고민하는 척하자 이번엔 루비가 내기를 하자고 강하게 권하고 있었다. 아마도 시황이 정말 자기가 수락할지 몰라서 무서워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오, 오빠…….”

“은비야, 저놈 보라고. 거짓말하는 거 뻔히 보이지? 저런 쓰레기 같은 놈들의 습성은 뻔해. 처음엔 정말이라는 듯이 거짓말만 하다가 불리해지면 저렇게 입을 싹 다물거든.”

아무런 말없이 고민하는 시황과 그런 시황을 걱정하는 은비를 보자 루비는 아까와 다르게 기가 살아서 얼굴 가득 비웃음을 띠며 말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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