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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약간은 찝찝한 표정으로 유미를 보던 은지와 지숙은 옷을 갈아입고 퇴근했고 이어서 인수인계를 마친 현주도 퇴근을 했다.
그 사이 찬미와 유미도 부모님과 통성명을 마쳤다.
“아버님 이제는 괜찮으세요? 시황 오빠에게 아버님께서 다치셨다는 말을 들고 제가 얼마나 놀랬는지 몰라요.”
“시황이가 그런 얘기까지 했어? 이젠 괜찮단다.”
시황의 아빠는 손을 들어 잘렸던 손가락을 보며 말했다. 약간의 흉터가 남아 있지만 잘렸던 손가락이라 믿을 수 없을 만큼 말끔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손가락만 살짝 다쳤다고 생각할 정도.
“정말, 정말 다행이에요. 아버님. 얼마나 아프셨을까…….”
찬미는 은지와 지숙과 다르게 호감을 얻으려고 하는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진심으로 걱정이 돼서 한 행동이었다. 그 모습에 시황의 엄마는 물론 아빠도 호감이 섞인 눈으로 찬미를 본다.
“찬미는 마음씨가 곱네. 그런 걱정도 다 해주고.”
엄마는 호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찬미를 바라봤다. 은지와 지숙이 얻으려했던 호감을 단번에 얻은 모습. 찬미는 그냥 봐도 연예인이라 생각될 정도로 예쁘고 몸매도 좋은데다 마음씨까지 좋으니 호감을 안 가지기가 힘들 정도였다.
“아저씨 그럼 이젠 안 아픈 거에요?”
“그래. 그래. 시황이가 준 약 덕분에 다 나았지.”
그에 비해 유미는 아직 고등학생답게 부모님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찬미도 나중에 나랑 같이 서울에 갈 거야. 고려대 다니는데 이제 복학도 해야 돼서.”
“고려대? 찬미 고려대 다니니?”
찬미와 유미가 일 때문에 자리를 뜨자 시황이 말했다. 그러자 엄마의 눈이 살짝 변한다. 찬미의 마음씀씀이나 행동거지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역시나 명문대생이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교양이 있었다고나 할까?
“응. 유미는 이번에 성균관대 넣었는데 아마 합격 할 거 같아.”
“어머, 그러니? 공부 잘하는 자매네. 부모님이 얼마나 자랑스러울까.”
아까부터 찬미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대학까지 고려대라고 하자 엄마는 살짝 갈등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루만큼이나 찬미가 마음에 든 것이다.
“그래도 아루가 우리한테 해준 게 얼만데. 엄마는 드라마처럼 그런 나쁜 시엄마 아닌 거 시황이도 알지?”
“뭐가?”
시황은 모른다는 표정으로 대답했지만 엄마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뻔히 짐작이 갔다. 말은 저래도 이전 보다 아루에 대한 맹목적인 모습은 약간은 줄어든 듯 했다. 아루는 일단 1군에 놔두고 찬미는 벤치 후보정도로 놔둔 정도?
카페를 끝나고 시황은 호텔까지 부모님을 데려다 주었다.
“우리 시황이 인기 정말 많던데? 엄마가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아니?”
“난 잘 모르겠던데.”
어두운 밤거리를 걸으며 시황이 말했다. 힘든 하루가 끝이 나고 있었다. 하루 카페를 살펴보신 부모님이 운영해 보겠다고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만 가르쳐 주면 여기서의 일도 마무리가 된다.
“시황아 그래도 아루를 가장 먼저 신경 쓰고 잘해줘야 한다. 아루가 우리 가족한테 얼마나 잘 해줬는지 네가 제일 잘 알지 않니.”
“엄마. 갑자기 무슨 말이야. 당연히 아루한테 잘해주지. 내가 누구한테 잘해주겠어.”
시황이 계속해서 그런 게 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휴, 지 애비 닮아서 눈치는 하나도 없어요.”
다행스럽게 엄마가 가볍게 핀잔을 주면서 끝났다. 괜히 아는 척 말해봐야 부모님한테 설교 듣는 시간이 늘어만 날 뿐이다. 이런 적당한 처세술도 필요했다.
“그래도 아빠랑 다르게 여자한테 인기도 많고 공부도 잘하는 거 보면 내가 아들 하나 참 잘 낳았다니까.”
“험험. 나도 옛날에 공부 잘한다는 소리를 얼마나 많이 들었는데.”
“공부는 개뿔. 잘하는 사람이 지금 막노동이나 하고 그래?”
“그땐 집안 형편이 안 좋아서…….”
“그나마 시황이 때문에 내가 당신이랑 산 거지. 어휴.”
말은 이래도 엄마와 아빠는 연신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돈이 있고 여유가 생기니 이런 말도 농담으로 할 수 있는 거였다.
돈이 세상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살아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도구다. 돈 때문에 살인, 자살은 물론이고 친구끼리의 싸움, 집안의 불화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마당에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외쳐봐야 공허한 울림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돈에 사로잡힌 망령처럼 하는 것 마다 돈에 연관 짓는 것도 문제다. 항상 그 중간을 유지할 수 있는 밸런스가 중요한데, 이게 간단해 보여도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돈이란 건 있든 없든 사람을 먹어치우는 악마와도 같은 존재니까.
부모님을 호텔에 데려다 준 시황은 집에 돌아가서 수란이 새로 올린 그림의 댓글을 확인했다. 어제 올렸을 때보다 더 엄청난 호평. 벌써 만화를 그리면 당장 구입하겠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여자의 성향상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소비를 아끼지 않고 마음에 들면 팬덤화가 되는 만큼 벌써 작으나마 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건 남녀 아이돌만 봐도 열정적이 팬이 많은 건 압도적으로 남자 아이돌 쪽이라는 것만 봐도 쉽게 확인이 가능한 사실이다.
수란은 그런 사람들의 반응에 종일 컴퓨터를 끼고 댓글을 달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나라의 공주였는데 인터넷 폐인이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샤워를 한 시황은 옷을 가볍게 입고 은지가 사는 오피스텔로 갔다.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치려고 하는데 은지와 지숙이 싸우는지 복도에까지 소리가 울린다. 시황은 빠르게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갔다.
“난 아까 전에 네가 가사를 도맡아서 한다고 할 때도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이건 너무 심하지 않아? 이런 거 준비할 거면 말이라도 하고 하던가.”
거실에 선 은지가 소파에 앉아있는 지숙에게 화를 버럭 낸다.
“내가 왜 말해야 되는데? 너한테 말해줬으면 너도 이런 비슷한 거 준비했을 거잖아. 준비 못한 네가 잘못한 거지. 일부러 몰래 준비한 건데 미리 말했어야 한다는 게 말이 돼? 별꼴이야 정말.”
지숙도 지지 않고 은지에게 소리쳤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소파 옆에 놓인 정체불명의 검은색 옷을 가지고 싸우는 듯 했다. 그런데 이렇게 싸우는 게 하루이틀이 아니다 보니 이제는 무덤덤하다.
“무슨 일이야?”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별 거 아니에요. 오빠.”
시황이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싸우던 은지와 지숙은 시황의 말에 화들짝 놀라 대충 얼버무렸다.
“그래? 그러면 잠깐 얘기 좀 하자.”
“아, 네. 오빠 여기 앉으세요.”
지숙이 옷 치우며 말했다.
시황이 앉자 은지도 따라서 소파에 앉는다.
“오늘 부모님도 오셨고 서울에 카페 계약도 했거든. 이제 슬슬 서울로 갈 준비를 해야 돼.”
시황은 은지와 지숙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전 언제든지 서울에 가도 괜찮아요.”
은지가 대답한다.
“그럼 서울에 가면 저희는 새로운 카페에서 일하는 거예요?”
지숙이 궁금한 점을 물었다.
“응. 은지랑 지숙이 둘이서 카페를 맡아줘. 바리스타나 아르바이트생 관리는 현주가 하고 은지랑 지숙이는 오전, 오후로 나눠서 매장 관리를 해줘. 서울에 있는 카페는 여기랑 다르게 2층짜리에다 상당히 넓어서 관리하려면 좀 더 힘들 거야.”
“저희가 매장 관리를요? 잘 할 수 있을까…….”
시황의 말에 은지가 살짝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오빠 맡겨주세요. 제가 운영하는 카페라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할게요.”
“고마워. 거기 위치가 연예인들이 많이 오는 청담동 샵 근처라서 좀 더 신경을 써야하거든. 은지랑 지숙이만 믿고 있을게.”
“저만 믿으세요. 그러면 찬미 언니랑 유미는 카페에서 일 안하는 거예요?”
“찬미랑 유미는 아마 학교에 복학하지 않을까 싶네.”
지숙의 말에 시황이 확실하게 대답하지는 않았다. 대충 생각해둔 일은 있지만 이게 어떻게 변동될지는 모르니 말이다.
이후로 어떻게 카페를 운영했으면 좋을지에 대해서 은지, 지숙과 얘기를 나눴다. 단순히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카페의 전반적인 운영을 믿고 맡겨주니 은지와 지숙이 열의에 차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스탬프 찍는 건 카페면 보통 다 하는 거라 별 특색이 없으니까 우리 카페는 좀 더 좋은 혜택을 주는 게 어떨까요?”
은지가 아이디어를 하나 내놨다.
“혜택? 어떤 게 좋을까?”
“음……. 손님들이 우리 카페 컵 예쁘다고 엄청 칭찬하고 살 수 없냐고 물어보시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스탬프 100개에 컵이나 텀블러를 준다든지 하는 식은 어떨까요?”
“오, 괜찮은 걸? 오히려 돈주고 파는 식보다 그게 나아 보이네.”
시황의 칭찬에 은지가 지숙을 보며 웃었다.
“연예인도 올 수 있다고 했으니까 두세 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방 같은 걸 만드는 건 어때요?”
그러자 지숙도 지지 않으려고 아이디어를 바로 내놨다.
“지숙이 아이디어도 좋네. 혹시라도 나중에 또 아이디어 생각나면 바로바로 말해줘.”
카페 케즈론의 가장 큰 경쟁력은 커피 맛 그 자체였지만 그래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건 나쁘지 않았다. 진보를 하지 않으면 유지가 되는 게 아니라 경쟁에 밀려 도태되어 버릴 테니까.
대충 얘기가 마무리 되고 2층에 올라가 은지부터 마사지를 해줬다. 오늘은 지숙이 먼저 마사지를 받는데도 평소와 다르게 은지에게 양보를 한 것이다.
약간 의아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시황은 평소처럼 은비의 발부터 차근차근 마사지를 해주었다. 그 뒤로 허리, 어깨까지 마사지를 해주고 팬티와 브래지어를 벗겨 마사지와 애무가 산쯤 섞인 손길로 쓰다듬다 축축하게 젖은 은비의 질에 성기를 집어넣었다.
약간 심심한 느낌이 들 정도로 평범한 섹스였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해온데다 쾌감도 항상 저릿저릿할 정도로 오르가즘을 느껴 은지는 특별히 뭔가를 더 원하지 않았다. 거기다 시황도 은지하고만 섹스하는 게 아닌지라 딱히 은지에게 다양한 체위나 시도는 하지 않았다.
“윽!”
“하윽…….”
시황은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고 엄습해오는 사정감에 참지 못하고 은지의 질 안에 정액을 가득 쏟아내었다.
이어서 은지를 껴안고 키스를 하며 쾌감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데 약간 이상한 느낌에 시황은 주변을 둘러봤다.
“지숙이 없네?”
그렇다. 평소라면 질투심이 가득한 눈으로 은지와 섹스하는 걸 옆 침대에 앉아서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볼 텐데 오늘은 어디로 갔는지 아예 보이지가 않았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약간 새롭다.
“알아서 오겠죠.”
은지는 지숙이 있든 말든 건성으로 말한 뒤에 질에 가득한 정액을 닦아내고 밑에 깐 수건을 치웠다. 지숙이 무슨 짓을 할지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빠. 힘드셨죠? 음료수 드실래요?”
검은색 망사 스타킹에 낯익은 원피스를 입은 지숙이 차가운 오렌지 주스를 가지고 와서 시황에게 건네주었다.
“예쁜 옷이네.”
“정말요? 오빠가 좋아하실 거 같아서 인터넷에서 샀어요.”
지숙이 인터넷에서 산 메이드복의 치맛단을 자고 한 바퀴 빙글 돌았다. 어떻게 하면 은지보다 더 시황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고민을 한 끝에 인터넷에 질문 글을 올렸고 거기서 나온 답변 중 하나가 남자라면 누구나 제복 페티시가 있기 마련이라 메이드나 간호사복, 스튜어디스 제복, 차이나 드레스 등에 엄청 흥분할 거라는 거였다.
그래서 답변에 언급한 옷들은 전부 다 구입했고 아까 전에 시황이 오기 전에 입고 있으려고 했다. 그런데 꺼내놓은 메이드 복을 은지가 발견하고 위기감을 느꼈는지 엄청 화를 냈던 것이다.
안 그래도 지금 은지는 짜증이 가득한 눈으로 지숙을 쳐다봤다. 설마 저런 옷까지 사 입으면서 시황을 유혹할 줄은 상상치도 못했다. 저런 메이드 복을 넘어서는 옷이……. 은지의 머리가 복잡하다.
“오늘은 제가 메이드니까 아무거나 시켜주세요. 다 해드릴게요. 주인님!”
“하하. 그렇게 까진 안 해도 괜찮아.”
시황은 지숙을 보며 말했다. 무릎 위로 오는 짧은 메이드 복에 망사 스타킹은 평소에 볼 수 없는 모습이라 그런지 상당히 아름답고 자극적이었다. 특히 웬만한 연예인보다 아름다운 각선미와 몸매 라인이 조합되니 자신이 딱히 저런 옷에 페티시가 있다고는 못 느꼈는데도 단번에 성기가 발기해버렸다.
“어머, 주인님! 여기가 커졌어요. 제가 빨아서 낫게 해드릴게요.”
지숙은 시황 옆에 앉은 은지가 노려보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고 유독 주인님이란 단어를 강조하며 말했다. 그리고는 메이드 복을 입은 채로 침대 위로 올라와서 시황의 성기를 입에 물었다. 방금 은지의 질 안에 들어가서 사정까지 했음에도 조금도 불쾌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