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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222화 (22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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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새벽5시.

항상 음양공생공으로 기를 받아들이다 보니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아직 해가 뜨려면 한참 남은 시간이라 창밖은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방에는 스탠드의 은은한 불빛덕분에 큰 불편함 없이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침대 옆에 있는 테이블에서 물을 한잔 따라 마신 시황은 조용하게 자고 있는 은비를 바라봤다.

옆으로 누운 채로 딱히 몸부림을 치지도 않고 코를 골지도 않는다. 이미지처럼 정갈한 모습으로 자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어제 워낙 격렬하게 밤을 보내서 침대 시트가 더러워졌지만 어떻게 다른 이불을 사용해서 자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시황은 은비의 옆에 누워 살짝 끌어안았다. 옷을 입지도 않고 알몸인 그대로 자고 있었기 때문에 매끈하고 부들부들한 살결의 감촉이 느껴진다. 뱃살을 만지다 엉덩이를 쓰다듬는다. 온몸 구석구석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다 만질 수 있다.

“우웅…….”

은비가 조그만 소리를 내며 위를 보고 눕는다. 더 만지기 좋은 자세. 은비의 조그만 가슴을 쥐어 보기도 하고 다리 사이의 은밀한 부위를 쓰다듬기도 한다. 음모의 까끌까끌한 느낌도 제법 좋다.

한참 은비를 만지고 놀던 시황은 해가 뜰 때쯤 되자 해가 보이는 2층 방에 올라가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음양공생공으로 기를 모았다. 기가 순환하며 몸이 깨어난다. 활력이 샘솟고 정신이 맑아진다.

해가 뜨는 짧은 시간의 호흡이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이때까지 상당한 양의 기를 모았다.

해가 다 떠오르자 자리에서 일어난 시황은 샤워를 하고 방으로 돌아갔다. 8시 30분이 넘은 시간인데도 은비는 아직까지 일어날 기미가 안 보였다.

시황은 다시 은비의 옆에 누워 이불을 살짝 벗겨내었다. 가슴과 둔부 아래쪽까지 아름다운 나신이 햇살에 비친다. 슬렌더 체형이라 팔다리가 얇은 건 물론이고 전체적으로 몸매가 야리야리하다.

괜히 심심해서 가슴이나 조금 더 만지다가 문뜩 드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은비의 다리 사이로 가서 음부를 살펴보았다. 프로필에 나와 있던 질염이라는 단어가 사라져서 어떤지 한번 보고 싶었던 것이다.

손가락으로 대음순을 벌리자 분홍빛의 꽃잎과도 같은 아름다운 모양의 소음순이 나타난다. 더러움이 전혀 묻지 않은 순수하고도 청순한 모습이 정말 일품이다. 확실히 질염이 다 나았는지 손가락으로 음순을 벌리고 여기저기 확인 해봐도 깨끗하고 아름답기만 할 뿐 기분 나쁜 분비물은 전혀 없다.

“우웅……. 너…… 왜…….”

시황이 여기저기 세심하게 만져보고 확인해서인지 은비가 잠이 깨버렸다. 반쯤은 졸린 눈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시황을 보며 말하는데 이제 막 잠에서 깬 참이라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

“일어 나셨어요?”

“하아……. 어? 너,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다리를 벌린 채로 눈을 비비며 기지개를 켜던 은비는 순간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는 다리를 시황에게서 빼내어 오므린 다음에 부끄러운 표정으로 손으로 음부를 가린다.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확인만 하고 끝이었을 텐데 저렇게 감추고 부끄러워하니까 순간적으로 급격히 흥분된다. 방금 전까지 잠잠하던 성기가 순식간에 커져버렸다.

“벼, 변태야. 갑자기 그건 왜 커지는 거야. 오, 오지 마.”

은비가 주춤 거리며 물러났지만 벽에 등이 닿는 순간 시황이 덮쳐들었다.

“꺅, 간지럽잖아.”

처음엔 부끄러워하면서 싫은 척하던 은비도 시황의 애무에 금세 몸이 달아올라 거친 호흡만 내뱉었다. 평소 아침 8시에 일어나면 너무 피곤하고 만사가 귀찮아서 누가 건드리면 짜증이 났는데 어째서인지 오늘은 어제 시황과 그렇게 격렬한 밤을 보내고도 이상할 정도로 몸이 활기차고 상쾌했다.

은비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시황의 손길에 따라 다리를 벌리기도 하고 키스를 하기도 했다. 어제 처음 해본 섹스라 여전히 어색하고 민망하기는 했지만 시황과 사랑을 나누고 절정에 다다른 쾌감을 느끼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었다.

“어휴, 변태. 일어나자마자 뭐하는 거야.”

은비는 휴지로 자신의 음부에 묻은 시황의 정액을 닦아내며 말했다. 부끄러워서 뒤돌아서 닦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느껴지는 쾌감에 호흡이 가쁘다.

“그냥 은비 씨가 너무 예뻐서요.”

“마, 만지지 말라고.”

시황이 와서 가슴을 만지자 은비가 몸을 비틀며 말했지만 예쁘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서 얼굴이 사르르 붉어진다.

“간단히 밥 먹고 나가요.”

“응? 왜? 나 오후까지 청담동에 가면 되는데.”

갑작스런 시황의 말에 뒤돌아 있던 은비가 동그란 눈으로 시황을 쳐다본다. 방금처럼 좀 더 같이 몸을 만지기도 하고 사랑을 나누기도 하면서 놀고 싶었는데 갑자기 나가자고 말하니 짙은 아쉬움이 느껴졌다.

“은비 씨가 청담동에 가니까 미리 가서 시내도 돌아보고 카페도 가보려고요.”

“카페? 거긴 왜? 너희 가게 커피가 훨씬 맛있어. 거기 안 가봐도 되는데…….”

은비가 아쉬운지 그냥 집에 같이 있고 싶다는 투로 말했다. 나가서 쇼핑하고 카페에 가는 것도 즐겁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대로 키스하고 놀 수 있는 집이 더 좋았다.

“잠깐만 둘러봐요. 제가 거기 지리를 몰라서 은비 씨 도움 좀 받고 싶어요.”

“흥,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구나.”

“서울은 거의 안 와봤는 걸요.”

“흥흥, 그럼 어쩔 수 없지.”

시황의 부탁에 은비가 조금은 기분이 풀린 표정으로 말했다. 자신이 그렇게 도와주길 바라니 어쩔 수가 있겠는가?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시황은 드레스와 하이힐, 보석이 담긴 가방을 차에 싣고 집을 나왔다. 될 수 있으면 빠르게 카페를 열기 위해 적당한 위치를 알아봐야 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준비가 끝나야 생각한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번 시상식에 드레스를 입고 나올 은비와 인적 사항만 알고 있는 삼강그룹의 유필도 회장의 막내딸 유진아가 있었다. 그런데 은비와는 어떻게 사이가 좋아지기는 했는데 유필도 회장의 막내딸 유진아가 문제였다. 만나기도 힘들고 친해지기는 더 힘들 텐데 조금 걱정되기는 한다.

“저기가 나중에 내가 갈 곳이니까 잘 봐둬.”

“걱정 마세요.”

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모자를 눌러쓴 은비가 어디론가 손을 가리킨다. 헤어와 메이크업을 해주는 이상한 프랑스어로 된 샵인데 청담동에 있는 곳이라 그런지 그냥 봐도 비싸보였다.

“저기는 갤러리아 백화점.”

“한번 가볼까요?”

“응? 그래도 되고.”

일종의 사전 조사였다. 명품을 판다는 럭셔리 백화점에 있는 상품의 질과 구조 등을 보고 싶었다. 시황이 원하는 건 평범한 명품을 파는 게 아니라 초고가 명품을 파는 거니까. 그것도 한정 수량으로 말이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은비와 함께 1층으로 올라갔다. 수많은 명품 매장과 화장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아까 전에 나오기 싫어서 약간 뚱한 표정을 짓던 은비가 어느새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쇼핑을 한다.

시황도 은비를 쫓아다니며 화장품들을 살펴봤다. 향기로운 냄새가 풍기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케즈론의 화장품처럼 고풍스럽고 고급스러우면서 자연스럽게 감기는 느낌이 전혀 없다.

“우와, 가방 예쁘다.”

시황이 화장품들을 살펴보는 사이에 은비가 샤넬 매장 밖에서 가방을 쳐다보며 말한다.

“들어가서 구경해요.”

“그냥 잠깐 본거야. 안 들어가도 돼. 어차피 비싸서 사지도 않을 건데.”

“괜찮아요. 구경만 하는 건데요.”

시황은 은비의 손을 잡고 샤넬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손을 잡아서 그런지 얼굴을 살짝 붉힌 은비가 고개를 숙인 채 고분고분 따라온다.

“어서 오세요.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시황이 들어가자 170cm는 돼 보이는 키가 큰 여자 직원이 매력적으로 웃으면서 인사한다.

“잠깐 살펴보려고요.”

“아, 네. 고객님. 이쪽에는 일반적인…….”

직원이 잽싸게 시황에게 붙으며 설명을 한다. 예전이라면 이런 직원의 친절이 너무 부담스러워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겠지만 지금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건을 살펴볼 여유가 생겼다.

“아까 어떤 게 예쁘다고 하셨어요?”

“저, 저기 있는 거.”

시황은 은비의 손을 잡은 채로 은비가 예쁘다한 가방을 살펴봤다. 가죽의 질감, 디자인, 마감 등 명품답게 어디 하나 떨어지는 게 없다. 잘 모르는 시황이 보기에도 확실히 좋아 보인다. 그런데 또 따지고 보면 결국 평범한 가방이기도 했다. 케즈론의 최하급 단계에도 못 미치는 그저 그런 가방 말이다.

한참을 살펴본 시황은 그냥 매장을 나왔다. 널린 게 가방인데 저런 거에 돈 쓰기는 아까웠다.

“나중에 더 좋은 가방 선물해 드릴게요.”

“진짜? 더 안 좋으면 어떻게 할 건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며 은비가 짓궂은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면 밤새도록 은비 씨랑 놀아드릴게요.”

“변태!”

시황이 웃으며 말하자 은비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시황의 손을 살짝 때린다. 아플까봐 그냥 때리는 흉내만 낸 수준. 누가 봐도 연인 같은 이 모습은 은비가 만약 시황이 준 모자를 쓰지 않았다면 단번에 스포츠 뉴스 1면을 장식할 만큼 빼도 박도 못할 정도로 다정했다.

위층에 올라가서 이번엔 명품 옷들을 살폈다. 예전이라면 압도될 만큼 비싼 가격과 멋스러움이 이젠 시황에게 아무런 감흥조차 주지 못했다.

눈으로 직접 본고 만져본다면 그 어떤 여자라도 케즈론의 옷장에 있는 옷을 선택하겠지만 물건의 가치가 그런 본질적인 것만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마케팅과 브랜드 가치, 갖고 싶다는 이미지 등이다.

대충 살펴볼 대로 다 살펴 본 시황은 갤러리아 백화점을 나와서 주변 카페를 돌아다녔다. 옆에서 은비가 어디에 사람이 많이 다니고 장사가 잘 되는지 상세히 설명해준다. 그 중 몇 군데 가서 커피를 마셔봤지만 그 어느 곳보다 자신의 카페가 더 맛있다.

“이제 이런데서 커피 못 마시겠다.”

“왜요?”

고급스러운 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은비가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말한다.

“너희 집 카페 때문에 입만 높아졌잖아. 다 너 때문이야. 어떡할 거야.”

“키스라도 하면 좀 맛있어 지려나요?”

갑자기 시황이 은비에게 키스를 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키스에 은비는 반응조차 못했고 카페 안에 있는 손님 몇몇은 직접적으로 키스하는 장면을 보기도 했다.

“바, 바보야. 사람 많은데 뭐 하는 거야.”

짧은 입맞춤에 은비가 화들짝 놀라서 얼굴을 가린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거라 생각하니 너무 부끄러워서 죽을 것만 같았다.

“맛있어졌어요?”

“맛있어 지긴 뭐가 맛있어져. 아, 부끄러워.”

주변을 슬쩍 둘러본 은비가 주변에 별 반응이 없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아무리 자기가 좋다고 해도 저렇게 대담하게 키스를 할 줄은 몰랐다.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지만 괜히 부끄러워 시황의 옆으로 가서 배를 꼬집었다.

“아, 이제 시간 됐다.”

시황하고 앉아서 놀다보니 어느새 가야할 시간이 됐다. 은비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오늘 시상식 하는 거 잘 볼게요.”

“나중에 전화할 거니까 안 받으면 가만 안 둘 줄 알아.”

“걱정 마세요. 새벽에 전화해도 받을게요.”

“하, 피곤하고 힘들다. 너랑 너무 많이 걸어 다녔잖아. 난 그냥 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하하. 미안해요. 이제 시간 다 됐는데 슬슬 일어나요.”

조금 더 시황에게 툴툴거리던 은비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자 억지로 카페에서 나와 시황의 차에 탔다. 그런데 헤어지기 싫은지 차가 헤어숍으로 가는 동안 계속 툴툴거린다.

“다 왔어요.”

시황은 아까 은비가 가리켰던 헤어숍 앞에 차를 세웠다.

“아, 가기 싫다.”

“이제 가야죠. 이리와요. 마지막으로 키스해드릴게요.”

“바보.”

새침한 표정을 지은 은비가 입술을 살짝 내밀고 눈을 감는다. 시황은 새침하게 행동하면서도 자신의 말대로 하는 은비가 귀여워 머리를 한번 쓰다듬은 다음에 입을 맞추어 주었다. 그렇게 길지 않은 키스지만 은비의 얼굴이 발그레 졌다.

“나중에 꼭 시상식 봐야 돼. 알겠지?”

“네. 걱정 마세요. 그럼 잘 가요.”

시황이 준 드레스와 보석이 담긴 가방을 꼭 쥔 채 은비는 안 떨어지는 발을 억지로 떼어내 차에서 내렸다. 눈물이 살짝 글썽이는 게 정말 헤어지기 싫긴 싫었나 보다.

은비가 헤어숍에 들어가는 거까지 지켜본 시황은 청담동에 있는 부동산에 들러서 아까 봐둔 몇몇 장소를 확인하고 계약을 맺었다.

본격적인 사업의 서막을 알리는 출발이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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