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66 ------------------------------------------------------
도서관
“그, 글쎄.”
어떻게 하면 남자에게 사랑을 받을까 하는 걱정은 자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부분이라 뭐라 마땅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
“이제 들어와.”
갑자기 나타난 문이 열리면서 시황의 말소리가 들렸다. 시황의 말소리를 들은 수란은 본능적으로 가슴을 손으로 가렸다.
“가자. 수란아.”
아루가 수란의 손을 잡고 문안으로 들어갔다.
“호오…….”
수란의 입에서 감탄사가 나왔다. 이곳은 자신의 성에 있는 목욕탕과 비교해도 압도적일 정도로 화려하고 커다랬다. 신기하게도 바닥은 말랑말랑하면서 따듯했고 금과 보석으로 치장되어 있어 너무나 아름다웠다.
“들어와.”
이미 엘프주 탕에 들어간 시황이 아루와 수란에게 말했다.
“아, 네.”
수란은 손으로 가슴부분을 가리고 조심스럽게 탕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 뜨겁지도 그렇다고 미지근하지도 않은, 몸을 나른하게 만드는 매우 적절한 온도의 탕이다.
“하아…….”
나른함에 기분이 좋아 입에서 절로 신음이 나온다.
수란은 시황과 약간 떨어져서 앉았는데 물이 너무 맑다보니 대충 봐도 시황의 성기가 일렁이는 물결 아래로 확연히 보였다. 아직까지 저런 남성의 성기를 자연스럽게 보는 게 적응이 안돼서 슬쩍 눈을 피했다.
“오빠.”
그런데 아루는 그런 시황을 껴안고는 아까처럼 키스를 한다. 혀와 혀가 질척하고 오가고 시황의 손이 아루의 가슴을 더듬거린다.
서로 좋아죽는 건 알겠지만 좀 자제를 했으면 하는 바램까지 생길 지경이다.
수란은 이 세계를 책으로 통해서 대략적으로 파악하기는 했지만 직접 격어보지 못한 것들뿐이라 선뜻 와 닿지가 않는 것들이 많았다. 차니 비행기니 하는 것들 말이다. 어떻게 아무런 마법적 장치가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
옆에서 시황과 아루가 보기 민망할 정도의 애무를 하든 말든 수란은 톨레이만에게 강제 소환돼서 앞으로 뭘 해야 할지에 대한 것들을 고민했다. 딱히 불안한 건 아니었지만 끝이 어딘지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이 조금 문제였다. 어쩌면 영원히 이 세계에서 정착해서 살아야 할 수도 있지만 그다지 나쁘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오히려 좋을지도?
“수란아 이제 씻자.”
시황과 아루는 할 거 다 했는지 탕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아루와 애무를 하기는 했지만 질에 삽입을 하고 사정을 못해서 그런지 시황의 성기가 엄청난 기세로 발기해있었다.
“아, 네.”
시황의 큰 성기를 슬쩍 보고는 고개를 돌린 수란이 대답했다.
수란이 탕에서 일어나서 나오자 시황은 샴푸와 바디 클렌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가르쳐 주고는 아루를 직접 씻겨주었다.
시황과 아루가 서로를 씻겨주는 동안 수란은 약간 신기한 표정으로 샴푸를 짜서 머리를 감고 바디 클렌저를 문질러 거품을 내서 몸에 발랐다. 향긋한 향기가 나는 게 은근히 기분이 좋다.
샤워기를 틀어 따스한 물로 몸을 적시자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는 느낌이다.
“아…….”
한창 좋은 기분을 만끽하고 있는데 옆에서 쩝쩝거리는 소리와 시황의 낮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수란이 슬쩍 옆을 바라보자 아루가 무릎을 꿇는 시황의 성기를 빨아주고 있었다.
수란의 얼굴이 단번에 붉어지다 못해 터질 듯이 빨개졌다. 여자가 남자의 성기를 빨아주는 건 처음 봤다. 너무나 음란한 그 모습에 자신의 기분까지 이상해지는 거 같았다.
“하아…….”
수란은 어쩔까 고민을 하면서 계속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듯한 물에 몸을 적셨다. 시황과 아루의 저 성행위에 익숙해져야 할 텐데, 생각보다 익숙해지기가 너무 힘들다. 그렇다고 이해를 못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 부끄러운 건 아니니까.
“윽……. 쌀게 아루야.”
다행스럽게도 슬슬 그 행위가 끝나가는 거 같았다. 수란은 슬쩍 옆을 쳐다봤다. 왠지 호기심이 생겨서 안 볼 수가 없었다.
그곳에는 아루가 시황의 성기를 오른손으로 재빠르게 문지르면서 혀를 내밀어 요도구 부분에 갖다 대고 있었다. 시황의 성기가 부풀어 오른다고 생각되는 순간 흰 정액이 아루의 입속으로 전부 빨려 들어가 버렸다. 아루의 입과 혀에 시황의 끈적해 보이는 정액으로 가득 차 있다.
수란은 그 장면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아루는 시황의 정액을 당연하다는 듯 전부 꿀꺽 삼키고는 시황의 성기에 남은 정액까지 입으로 빨아서 처리해준다.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 수란으로서는 정말 상상조차 못한 행위였다. 단순히 아이를 낳기 위해서가 아니라 쾌락을 위해 섹스를 하는 거까지는 알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입으로 남자의 성기를 자극해 정액을 토해내게 하다니…….
수란의 얼굴이며 목이며 할 거 없이 시뻘게졌다. 그런데 그 순간 멍하니 그 장면을 계속 보고 있던 수란의 눈과 시황의 눈이 마주쳤다. 시황이 살짝 웃는다.
수란은 당황해서 바로 고개를 돌렸다. 왠지 너무 민망하고 부끄러워 죽을 거 같은 기분이었다.
“수란아, 다 씻었으면 이제 가자.”
“아, 그, 그러죠.”
시황의 말에 수란이 당황해서 대답했다. 시황을 보기만 해도 이상하게 얼굴이 붉어진다. 방금 전의 아루와 했던 그 음란한 행위가 반복재생 해둔 것처럼 계속해서 떠올랐기 때문이다.
수건으로 몸을 닦고 오피스텔에 온 시황은 수란이 입을 무난한 슬립과 팬티를 건네주었다.
“잠시만 소파에서 쉬고 있어.”
“아, 네.”
재빠르게 팬티와 슬립을 입은 수란이 대답했다.
그런 수란을 보며 피식 웃은 시황이 2층으로 올라갔다. 처음에 조금 걱정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계획이 잘 먹혀들어가고 있는 거 같았다. 이런 식으로 하다보면 수란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아루와 그 외 다른 여자들과 섹스할 수 있게 될 게 분명했다. 물론 수란과 섹스를 하는 것도 목표이긴 했지만 그건 급하게 진행할 생각은 없었다.
2층에 온 시황은 베개 옆에 내려두고 마기를 끌어올렸다. 전신 혈맥에 마기가 돌아다니자 거대한 힘이 꿈틀거리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 응축된 힘으로 침대를 들었다. 마치 깃털마냥 가볍게 침대가 번쩍 들린다.
시황은 그 침대를 아공간에 집어 넣었다. 4레벨이 되면서 확장된 아공간은 침대를 넣어도 공간이 엄청나게 넉넉했다.
문을 소환해 케즈론의 성으로 건너간 시황은 침실을 돌아다니면서 커다란 침대를 찾았다. 아무래도 지금 침대는 3명이서 자기에는 너무 좁아서 불편하기는 했다.
어떤 침실인지는 모르겠는데 다른 곳보다 2배가량 커다란 침실에 놓인 고풍스러운 침대가 눈에 띈다. 이때까지 써오던 침대보다 1.5배는 더 크면서 고급스럽고 고풍스러움이 잔뜩 풍기는 침대다.
시황은 다시 마기를 끌어 올려 그 침대를 아공간에 집어넣고 원래 쓰던 침대는 여기에 대충 내려두었다. 그런데 살 때는 제법 고급스럽고 예뻐 보였는데 이 고급스러운 침실에 놓이자 너무나 허름하고 추레해보였다. 제법 비싼 침대인데 이런 꼴이 되다니…….
“으흠…….”
시황은 순간 뭔가 느껴지는 바가 있어서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일반적인 곳에 있을 때는 고급스럽던 침대가 그보다 고급스러운 곳에 놓이자 볼품이 없어졌다는 사실.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 건 사람만이 아닌 듯 했다.
왠지 이걸 써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든다.
생각을 정리한 시황은 문을 나와서 2층 침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아공간에서 침대를 꺼내 내려놓았다. 30년의 마기가 있는 자신에게는 더 없이 가벼운 침대이지만 그렇다고 원래의 무게가 사라진 건 아니니까.
너무나 고풍스럽고 고급스러운 침대를 침실에 비치하자 집의 품격이 한 단계 상승한 느낌이다. 단순히 가구만 고급스럽게 바뀌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 침대의 매트리스는 더없이 푹신했고 이불은 부비적 거리고 싶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이게 바로 진정한 고급 침대라는 느낌.
“아루야, 수란아. 올라와. 이제 자자.”
시황의 말에 아루는 뛰어올라오다시피 하며 왔고 수란은 살짝 어색한 표정으로 계단을 올라왔다.
“와, 침대가 커졌다.”
아루가 신기해 하면서 침대에 드러누웠다.
“오빠, 엄청 푹신푹신해요.”
“이정도면 3명이서 자도 문제 없겠지?”
시황이 수란을 보면서 말했다.
“그, 그러게요.”
이렇게까지 했는데 소파에서 잔다고 말하기 그래서 수란은 어쩔 수 없이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그런데 정말 침대가 전보다 엄청 커져서 3명이서 자기에도 충분하다 못해 넘칠 정도였다.
“그러면 자자.”
시황이 드러눕자 수란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시황의 옆에 누웠다.
스탠드 불까지 끄자 방 안이 어둠으로 물든다. 아까 목욕탕에서 그런 음란한 행위를 해서인지 시황과 아루는 금세 잠에 빠져든 거 같았다. 가볍게 한숨을 내쉰 수란은 조금 생각을 정리하고 자려고 했는데 침대가 너무 푹신하고 안락해서 자기도 모르게 단숨에 잠에 빠져 들었다.
아침에 일어난 시황은 평소처럼 수란이 보는데서 아루와 섹스를 하고 카페를 나와 문을 열었다. 월요일은 현주가 쉬는 날인지라 시황이 도와줘야 할 일이 많았다. 다만 평수가 크지 않은 가게라 손님이 한번에 몰아닥치지만 않는다면 아르바이트생 2명이서도 충분히 할만 했기 때문에 바쁜 타임만 잠깐 도와준 시황은 자신이 정리한 악플러 자료를 가지고 지방법원 지점 앞에 몰려 있는 법률 사무소거리를 찾아갔다.
그 거리에는 수많은 변호사와 법무사들의 건물이 있었는데 허름해보이는 건물에 간판만 큼직한 것도 있었고 세련된 건물도 있었다.
시황은 변호사라는 존재와 인연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대충 무난해 보이는 건물에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무슨 일로 오셨어요?”
“고소 때문에 왔거든요.”
법률 사무소에 들어가자 변호사로 보이는 40대 남성이 앉아서 무슨 서류 같은 걸 보고 있었고 그 밑에서 일하는 듯한 여자가 시황을 반겼다.
“아, 그러세요? 그러면 잠시만 여기 앉으세요.”
시황은 직원이 가리키는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변호사로 보이는 남자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맞은편에 앉았고 동시에 여직원이 커피를 내온다.
40대의 변호사는 그렇게 깐깐해 보이지 않았고 약간 후덕해서인지 인자하고 착할 거 같은 인상이다.
“무슨 일로 고소를 하려고 하시나요?”
“아실지 모르겠는데 제가 인터넷에서 노래 본좌라고 나름 인지도가 있습니다.”
“아!”
시황의 말에 옆에 있던 여자 직원이 탄성을 내지른다. 자신의 얼굴은 몰라도 노래 본좌라는 명칭은 들어본 듯 하다.
“우리 혜령이도 아는 거 보니까 상당히 유명하신가 보네요. 하하.”
변호사가 웃으면서 말한다.
“그렇게 유명하진 않습니다. 하하. 그저 약간 인지도가 있는데, 그거 때문인지 누가 허위 루머를 퍼트렸더라구요.”
“아, 허위 루머요?”
“네. 제가 세렝게티라는 곳에서 방송도 하는데 그 허위 루머를 본 사람들이 몰려와서 저를 욕하고, 인격적 모독을 가해서 그런 사람들을 고소할까 하거든요.”
“아하, 그러시군요. 그런데 그런 사람을 고소하려면 그것을 증명할 자료가 필요하거든요. 그 욕설한 걸 캡처했다든지 하는 자료 말이죠.”
“제가 대화 내역을 다 가지고 왔거든요. 잠시 만요.”
시황은 가방에서 프린트한 대화 내역을 변호사에게 건네주었다. 그 내역이 얼마나 많은지 A4용지 두께가 엄청나다.
“허, 상당히 많네요?”
“네. 300명 정도 고소할 거거든요.”
“300명이라……. 허허…….”
시황의 말에 변호사가 살짝 당황했다. 인터넷에서 생긴 분쟁은 경찰서에 직접 가서 고소를 하게 되면 돈도 들지 않고 꽤 간단하게 할 수가 있다. 그런데도 왜 법률 사무소를 찾아왔나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다.
변호사는 시황이 건네준 자료들을 훑어봤다.
“전부 고소 가능하죠?”
“네. 이정도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일단 이건 모욕죄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모욕죄라는 게 나와 상대방, 그리고 제 3자가 있는 공간이어야 하거든요. 보니까 이 방송에 충분히 많은 시청자가 있고 대화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고소가 가능합니다.”
“다행이군요. 그러면 모욕죄로 고소당했을 때 어떤 벌을 받게 되죠?”
“검사가 기소를 하겠다고 결정하면 법원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여기서 미성년자가 초범일 경우에는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가 돼서 사회봉사를 하는 등의 판결이 내려지고, 성인 초범일 경우에 대충 벌금 50만 원 정도가 나오게 됩니다.”
변호사의 말에 시황은 미소를 지었다. 벌금이 좀 약하기는 하지만 어찌됐든 그런 전과가 남고 그로 인해 걱정과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게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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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