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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162화 (16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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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아, 그래? 그러면 소파에 앉아서 아루랑 같이 놀고 있어. 오빠는 일 좀 할게.”

“힝, 저랑 놀아요. 오빠.”

유미가 시황의 팔을 흔들며 말했다. 집에 늦게 가려는 이유가 시황이랑 놀고 싶어서인데 그것도 모르고 아루랑 놀라고 하다니!

“일 해야 하는데…….”

“아잉, 오빠아…….”

유미가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말하자 시황이 피식 웃었다. 지금 당장 인터넷으로 아루에 대한 여론을 살펴보고 악플을 쓴 악플러들의 자료를 모아야 하는데 유미가 이렇게 애교를 부리자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었다.

“알았어.”

“오예.”

시황이 웃으면서 말하자 유미가 기쁜 표정을 지었다. 생각해보면 어차피 아루에 대한 반응이 나오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했고 고소에 관한 자료도 일요일인 내일 모아도 별 상관없었다.

시황이 소파에 앉자 유미와 아루가 단번에 옆에 앉는다. 이른바 양손의 꽃이다. 유미의 얼굴이 아루보다는 조금 떨어지기는 해도 일반인 중에서는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예쁘다. 아직 고등학생이고 화장을 전혀 안 하다보니까 그 아름다움 자체는 조금 부족했지만 그래서인지 오히려 청초하면서 풋풋한 느낌이 가득했다.

“유미야, 공부는 잘 돼?”

“힘들어요. 맨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그래도 이제 수능까지 100일 정도 남았으니까 열심히 해야죠.”

시황의 말만 들어도 피곤하다는 듯 유미가 말했다. 고등학생 때 시황은 수능 공부를 전혀 안 하고 놀기만 했는데도 수능이라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는데 고려대생 언니를 둔 유미는 오죽 하겠는가?

“유미는 대학 어디로 가고 싶어?”

“오빠랑 같은데요.”

유미는 당연하다는 듯이 바로 대답했다.

“오빠는 서울대 갈 생각인데?”

“지, 진짜요? 그, 그건 힘든데.”

살짝 웃으며 시황이 말하자 유미가 당황했다. 지금 자신의 실력으로는 서울에 있는 중위권 대학도 간당간당했는데 서울대는 간다는 건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음, 그래?”

유미의 말에 시황은 턱을 쓰다듬었다. 사실 서울대 간다는 건 약간 농담이 섞인 얘기였다. 아직까지 그 정도의 성적은 안 나왔고 하루에 겨우 2~3시간 공부하는 걸로 성적을 그만큼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서울대는 아니더라도 서울에 있는 대학은 꼭 가야했다. 그래야 다음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될 테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유미도 꼭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야한다.

“여, 열심히 해볼게요. 혹시 알아요. 하하…….”

“농담이야. 농담. 오빠는 서울에 있는 대학 가는 게 목표야.”

“아, 그래요? 다, 다행이다. 저도 노력하면 서울에 있는 대학 갈 수도 있으니까, 앞으로 진짜 열심히 공부할게요.”

유미의 말에 시황은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선후가 약간 바뀐 거 같긴 하지만 어쨌든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일이기도 했고 꼭 같이 서울에 가야하기도 했다. 그래서 유미에게 조금 도움을 줘야할 거 같다.

“잠깐만. 오빠 화장실에 좀 갔다 올게.”

“네.”

시황은 화장실에 가서 문을 잠그고 케즈론의 문을 소환했다. 고급스러운 목재로 만들어진 문이 불투명하게 생겨났고 손잡이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콘즈야.”

서재에 들어온 시황은 바로 콘즈를 찾았다.

“네. 시황님.”

“혹시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는 차 있어? 공부할 때 도움이 되는 거.”

“그럼요.”

시황의 말에 콘즈가 호주머니에서 차 한 통을 꺼내어 시황에게 건네주었다.

[룸머 차. 향이 향긋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차. 룸머 잎은 머리를 맑게 해주고 기억력을 향상 시켜주는 효능이 있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건 시황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차였다.

“한통 더 줄래?”

“네.”

콘즈가 주머니에서 같은 차 한 통을 더 꺼내서 준다. 두 통을 받아든 시황은 다시 오피스텔의 화장실로 왔다. 그리고는 아공간에 차를 집어넣고 화장실을 나오자 유미가 아루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시황은 유미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하며 부엌에 가서 차를 꺼내는 척 하며 룸머 차를 아공간에서 꺼냈다. 귀찮기는 해도 유미와 같은 일반인에게는 이런 마법적 이능력을 들켰다가는 크게 곤란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유미야, 이 차 마셔.”

시황은 룸머 차 통을 유미에게 건네주며 소파에 앉았다.

“이게 뭐에요?”

동그란 통을 받아 든 유미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거 끓여서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지거든. 공부할 때 도움이 될 거야.”

“정말요? 오빠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이걸로 공부 열심히 해서 꼭 오빠랑 같은 대학 갈게요!”

시황의 말에 유미가 신기한 표정으로 룸머 차를 보며 말했다. 이때까지 시황이 준 물건치고 좋지 않은 게 없었기 때문에 유미는 기대를 잔뜩 하는 표정을 지었다. 시중에도 그런 효능을 가졌다고 말하는 차들이 많기는 했지만 시황이 준 차는 그런 조잡한 거랑 다를 게 분명했다.

“그래. 오빠랑 같이 대학가야지.”

차를 받고 좋아하는 유미를 보니까 흐뭇하다.

드르륵.

탁자 위에 있던 시황의 휴대폰이 진동을 하면서 화면에 강소진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오빠, 그 강소진이에요?”

유미가 시황의 휴대폰을 바라보다 깜짝 놀라 말한다.

“아, 응. 맞아. 잠깐만. 전화 좀 받을게.”

“와, 오빠 대단하다. 진짜 강소진하고 막 연락하는 사이구나.”

유미는 감탄했다. 강소진하고 시황하고 만난 적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강소진에게 전화까지 오는 사이인지는 몰랐었다. 보통 일반인이라면 질투심이라도 생길 텐데 강소진 같은 유명 연예인이 어차피 시황하고 사귀지 않을 걸 알아서인지 그저 감탄만 나온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시황 씨.]

[네. 안녕하세요.]

[어머, 우리 사이에 너무 어색하게 말씀하시는 거 아니에요?]

[하하. 그런가요? 그러면 그런 사이니까 반말해도 괜찮겠네요?]

소진의 말에 시황이 웃으면서 말했다. 소진은 은비와 다르게 소탈하고 붙임성이 상당히 좋았다. 그러면서 연예인 티도 전혀 안 내고 성격도 좋아 상당히 호감이었다. TV 드라마에서는 강소진이 엄청 비호감이고 정은비는 완전 호감으로 나오는데 실제 성격은 정반대라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면 저도 시황 씨라고 안 하고 오빠라고 할 거에요.]

시황의 말에 소진이 복수라도 하는 것처럼 얘기한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썸타는 사람끼리 얘기한다고 착각할 정도였다.

[소진이처럼 유명한 사람한테 오빠라는 소리 들으니 완전 감동인데?]

[에이, 오빠가 저보다 더 유명하실 걸요?]

[농담은. 그런데 왜 전화했어?]

[그냥 오늘 방송 잘 봤다고 전화한 거에요. 오빠 노래는 들을수록 감탄이 나오던데요. 정말 스타탄생M에 출연 안 하실 거에요?]

소진은 정말 아쉬운지 자꾸 시황에게 스타탄생M에 출연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그냥 인터넷 방송만 하기에는 시황의 실력이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카페 일로도 바쁘고 공부도 해야 돼서 좀 힘들 거 같아.]

[아, 정말 아깝네요. 그런데 오빠 정말 악플러들 다 고소하실 거에요?]

[응. 그러려고.]

[그런데 고소하면 이미지가 안 좋아져서 좀 곤란하지 않을까요? 저도 드라마에서 비호감 캐릭터라서 악플 엄청 많이 받거든요. 그런데 그런 거보고 괜히 뭐라 했다가는 인터넷에 난리가 나서 어떻게 하지도 못해요.]

소진이 조금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괜찮아. 나한테 깎일 이미지도 없는 걸. 그리고 그런 악플러들은 본때를 보여줘야 돼.]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잘 되길 응원할게요.]

[응. 고마워.]

그 뒤로 소소한 얘기를 조금 더 하고 전화를 끊었다. 만나기는 겨우 한번 만났는데 전화로 약간 친해져서인지 말을 놓는 사이가 돼버렸다. 옛날의 시황이라면 소진이라는 존재에 벌벌 떨며 반말은커녕 말도 제대로 못했겠지만 이제는 그런 어리숙하던 시절의 시황이 아니었다.

“와, 오빠 강소진하고 막 반말하는 사이에요? 대박이다. 저 사인 받아주세요. 오빠.”

“사인? 다음에 만나면 받아줄게.”

“우왕, 진짜 신기하다. 오빠가 강소진하고 친하다니.”

유미는 정말 신기한지 연신 감탄을 터트렸다.

이게 보통 사람의 반응이었다.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같은 인간이라는 인격체일 뿐이지만 모든 사람이 알고 유명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남들보다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게 인간 사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황은 그런 연예인을 보고 감탄을 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친해져서 관계를 가질까 하는 생각이 가득했다. 연예인하고 섹스를 하는 것만으로도 제법 경험치를 얻을 수 있으니까.

지금 상황으로 보면 정은비보단 강소진하고 친해져서 섹스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세상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유미와 놀다가 11시쯤에 차를 가지고 유미와 함께 카페에 가서 찬미를 도와 마무리를 지었다. 평소라면 그냥 자전거를 타고 갔겠지만 오늘은 유미도 있어 얼마 되지 않는 거리지만 특별히 차를 가지고 간 것이다.

카페를 닫고 시황은 찬미와 유미를 태우고 집 앞까지 태워주었다.

“오빠, 오늘 재밌었어요.”

“고마워요. 오빠.”

“그래. 이제 집에 들어가. 오늘 다들 고생 많았어.”

차에서 내린 유미와 찬미가 같이 내려서 배웅해 주는 시황에게 말했다.

“언니, 나 오빠랑 뭐 할 거 있으니까 먼저 들어가.”

“할 거?”

“아, 그런 거 있어. 빨리 들어가.”

당연히 같이 집에 들어갈 줄 알았던 유미가 갑자기 할 게 있다고 하자 찬미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빨리 들어와. 엄마 걱정하시니까.”

“알았어.”

유미에게 말한 찬미는 먼저 집으로 들어갔다.

“오빠, 우리 다시 차에 타요.”

“응? 왜?”

“얼른, 얼른. 시간 없어요.”

유미는 시황을 운전석에 밀어 넣고 자신도 조수석에 탔다. 주택가다 보니 띄엄띄엄 늘어선 가로등 말고는 길거리에 빛이 별로 없어 차 안도 어둠으로 가득 찼다.

그런데 그런 어둠 속에서도 유미의 얼굴이 발그레하다는 게 보인다.

“오빠……. 해줘요…….”

부끄러워하며 유미가 말했다. 목적어가 없는 어색한 문장이었다. 키스라는 단어를 말할 용기가 차마 나지 않았던 것이다.

“알았어.”

시황은 유미를 끌어당겨 입을 맞추어주었다. 간만에 키스를 해서인지 유미의 가쁜 숨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게 들린다.

유미의 부드러운 입술과 거칠어진 숨소리에 시황의 성기가 단번에 부풀어 올랐다. 정력에 14라는 엄청난 포인트를 투자한 덕분에 이런 간단한 키스만으로 단번에 발기를 하는 것이다.

혀와 혀과 얽히면서 음란한 소리가 차 안을 채운다. 예전에는 그저 입술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 죽으려던 유미였는데 계속된 키스로 이제는 혀도 제법 잘 사용했고, 키스 도중에 가슴을 만져도 전혀 거부를 하지 않았다.

“오빠, 이제 가야 돼요.”

한참을 키스를 하던 유미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시황과 떨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황의 손은 여전히 유미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여름이다보니 유미의 티와 바지가 짧아 노출이 제법 있는 편이라 만지기가 편하다.

“벌써?”

“그, 그만 만져요. 부끄럽게.”

유미는 말로는 그랬지만 정작 얼굴만 붉힐 뿐 시황의 손을 밀어내거나 하지는 않았다.

“유미를 만지면 기분이 좋은 걸.”

“부, 부끄럽게…….”

시황의 말에 부끄러워하던 유미의 눈에 불룩해진 시황의 바지가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고 저렇게 성기가 커졌다고 생각하니 왠지 기분이 좋으면서도 엄청 민망하다.

시황은 브래지어 안에 손을 넣어서 유미의 가슴을 만질까 고민을 하는 와중에 전화가 왔다.

“어, 엄마다. 오빠 잠깐만요.”

유미가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서 바로 받았다. 유미의 몸을 더 만지고는 싶었지만 부모님 전화를 받고 있는데 만지기에는 약간 그래서 시황은 유미의 몸에서 손을 뗐다.

“응. 이제 다 왔어. 걱정하지 마. 알았어.”

아마 유미가 늦게 온다고 걱정하시는 거 같았다. 잠깐 통화를 하던 유미가 전화를 끊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오빠, 저 이제 갈게요.”

“응. 그래 유미야. 들어가. 한번씩 카페에 놀러와.”

“네. 갈게요.”

마지막으로 시황의 입에 가볍게 입을 맞춘 유미가 차 문을 열고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유미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거 까지 확인한 시황은 차를 몰아 자신의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소파에는 아루가 TV를 보고 있었고 그 옆에 수란이 앉아서 책을 보고 있었다.

잠깐 떨어졌을 뿐이지만 시황이 와서 기쁜지 아루가 달려와서 바로 시황을 껴안았다.

“여기는 일부일처제만 가능한 곳 아닌가요?”

아루와 포옹을 한 뒤에 소파에 앉자 수란이 시황을 보면서 말했다.

“응. 맞는데. 왜?”

============================ 작품 후기 ============================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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