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유산-138화 (138/629)

0138 ------------------------------------------------------

도서관

그런데 생각한 것과 다르게 해외 디자이너가 대부분이었고 한국인 디자이너는 별로 나오질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유명한 한국 디자이너도 4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다.

“흐음…….”

시황은 턱을 만지며 휠을 돌렸다. 페이지가 쭉쭉 내려갔지만 여전히 원하는 종류의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없네.”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자 시황은 다른 단어로 검색을 했다.

[영국 왕실]

카페가 정상궤도에 올랐고 현금 20억까지 생겼다. 이정도의 돈이라면 초창기에 생각했던 케즈론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자본금이 될 거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케즈론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초고가 명품을 지향하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인지도도, 뛰어난 명성도, 오래된 역사도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화장품과 하이힐을 몇 천만 원에 팔아봐야 누가 사겠는가?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영국 왕실이라는 명성이었고, 유명 디자이너의 인지도였다. 예전에 화장품을 팔아먹을 때 괜히 영국 왕실을 들먹인 것이 아니었다.

“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니 윌리엄 왕자의 결혼이니 하는 글들 사이에서 한 가지 뉴스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삼강 그룹의 유진아 영국 왕실 방문, 왜?]

삼강 그룹이라 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하고 규모가 제일 큰 기업이었다. 삼강이라는 이름을 단 전자부터, 생명보험, 자동차는 물론이고 범 삼강가에 속하는 하나 모직, 큰세계 백화점 등 삼강 그룹의 손길이 한국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그 중에서 유진아라하면 삼강 그룹 유필도 회장의 막내딸이었는데, 그 존재만으로도 이렇게 간간히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하였다.

시황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 뉴스를 클릭했다.

[삼강 그룹 유필도 회장의 막내딸인 유진아 양이 영국 왕실에 방문해 화제다. 평소 아이린 윈저 공주와 친분이 있던 유진아 양은…….]

기사 자체는 별 거 아니었다. 그저 아이린 윈저 공주의 생일 파티에 초대돼서 갔다는 내용이 다였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영국 왕실과 친분을 쌓아야하는 시황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나 다름이 없었다.

맨몸으로 영국에 가서 왕실의 사람들과 친분을 쌓기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저 유진아라는 여자와는 어떻게든 친분을 쌓을 수 있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삼강 그룹 유필도 회장의 막내딸이니 만큼 보디가드도 있을 테고 자신 같은 서민하고 어울리려고 하지도 않겠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시황은 바로 유진아에 대해서 검색했다. 그러자 몇 가지 기사가 나왔지만 특별히 읽을 내용은 없었다. 그런데 기사에 첨부된 사진을 보니 은근히 지적이고 귀티가 나는 게 과연 재벌의 딸이다 싶은 느낌이었다. 아루처럼 압도적이게 예쁘거나, 찬미처럼 몸매부터 얼굴까지 완벽한 건 아니었지만 날카로운 눈과 꼭 다문 입매는 그녀를 가시 돋친 장미로 보이게끔 만들었다. 은근히 매력이 가득하다.

바로 프로필을 체크했다.

[유진아]

[나이 : 24세]

[키 : 163.1cm]

[몸무게 : 46kg]

[가슴 사이즈 : 75B]

[섹스 횟수 : 없음]

[임신 여부 : 안함]

[성감대 : 항문]

몸매는 나쁘지 않았고 가슴도 B컵이면 한국 여자치고는 상당히 큰 축에 속했다. 거기다 성감대가 항문이라……. 그러고 보니 지숙이와 항문 섹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까지 시도도 못해봤다. 퀘스트에 항문 섹스에 관한 것도 있으니까, 조만간 준비를 해서 지숙이와 항문 섹스를 해야겠다.

이 프로필 외에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다른 정보는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3학년 재학중]이라는 것 정도였다.

“서울대학교란 말이지.”

중간에 휴학을 했는지 24살인데도 아직 3학년이었으니 조급한 마음을 먹을 필요는 없었다. 나중에 수능을 치고 서울대학교에 합격했을 때부터 공략해도 충분한 상대였다. 대신 그 전에 자신의 인지도를 충분히 올릴 필요성은 있었다. 그래야 무시를 당하질 않을 테니까. 아, 물론 그 전에 서울대학교에 합격하는 게 문제이긴 했지만 말이다.

시황은 유진아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았지만 별다른 게 없자 자신의 유투브 조회수를 확인했다.

팝송이 3400만을 넘은 반면에 외로운 밤은 2600만으로 좀 지지부진했다. 한국인이 많다고 해봐야 66억의 세계 인구 중에서 5000만 명밖에 되질 않으니 한국인만으로는 높은 조회수를 얻기가 힘든 건 당연해도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팝송을 눌러 댓글을 보자 온통 영어뿐이었다. 대부분의 댓글이 자신의 노래 실력을 칭찬하거나 감탄하는 종류였다. 외국에는 정말 뛰어나고 대단한 가수들이 많아 조금 걱정하기는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자신의 가창력이 충분히 먹히는 듯 했다.

“오빠, 이거 드세요!”

한참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아루가 커피를 하나 가져다주었다. 시황이 가장 좋아하는 카페 모카였다. 시황은 너무 단 커피 보다 이렇게 적당히 달달한 걸 좋아했다.

“고마워.”

“어때요? 맛있어요?”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아루가 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눈을 반짝 거리면서 물어보았다. 대충 보아하니 아루가 만든 커피인 듯 했다.

“음…….”

“맛없어요?”

시황이 잠시 고민하는 듯 하자 아루가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맛있어. 이때까지 먹은 커피 중에 제일 맛있어.”

“와, 정말요?”

“응.”

시황의 말에 아루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시황의 품에 꼭 안긴다.

그런 아루가 너무 귀여워 시황은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주었다.

카페라는 개방된 공간에서 아루가 시황에게 안기자 사람들이 슬쩍 쳐다보긴 했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수 진의 백금 팔찌 덕분이었다.

“언니, 오빠가 제가 만든 커피가 제일 맛있대요.”

“그렇지? 내가 맛있다고 했잖아.”

“헤헤.”

현주가 다가오자 아루가 바로 자랑을 했다. 아루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시황도 흐뭇하게 웃었다.

시황은 자신의 옆에 앉은 아루와 현주가 얘기하고 노는 걸 구경하고 있었는데, 손님이 오자 현주가 커피를 만들러 갔고 아루도 뒤따라서 쫓아갔다. 시황이 현주에게 커피 만들라는 걸 배우라고 한 것도 있지만 새롭게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아루에게는 너무나 즐거웠던 것이다.

현주와 아루가 가버리자, 시황은 노트북으로 자신의 세렝게티 방송국에 들어갔다. 한동안 관리를 안 해서 몰랐는데 방송국 사이트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언제 다시 방송을 할 거냐는 글들을 올려놓았다.

시황은 그 글을 보고 잠시 고민했다. 오늘이 토요일이니까 방송하기 적당한 날이기는 한데 이거 말고도 할 게 너무 많았다. 이런 저런 스케쥴을 생각해본 뒤에 다음 주 토요일에 방송을 하겠다고 글을 썼다. 퀘스트를 하는데 있어서 인지도를 올려둬서 나쁠 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인지도가 올라야 가능한 퀘스트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글 몇 개를 보다보니 좀 심하게 욕설을 써놓은 사람이 있었다.

[쓰레기 같은 놈아. 너 엄마 없냐? 진짜 개념 쓰레기네. 왜 사냐? 그냥 죽지. 또라이 같은 놈.]

한 두 개도 아니고 같은 사람이 여러 개의 글을 써놨는데 밑도 끝도 없이 왜 이런 글을 쓰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욕을 먹어 조금 기분이 나쁘긴 했지만 별 신경 쓰지 않고 시황은 그냥 다 지워버렸다.

세상엔 별 희한한 사람이 많은 거 같다.

시황은 공책을 꺼내 앞으로 뭘 할지 계획을 대충 적어 내려갔다. 상세하게 적는 건 아니었고 대충 이러이러한 걸 해야겠다는 식의 정리표였다.

이제 목표는 5레벨이 되는 건데 그러기 위해서는 키도 키워야 했고, 소환단과 공청석유로 마기를 증가시켜 무력을 올릴 필요성도 있었다.

그리고 소설이나 웹툰 같은 걸 그려서 많은 사람들이 사거나 본다면 이것도 제법 괜찮은 경험치가 될 테고, 인지지도 높아질 게 분명했다. 그러고 보니 4레벨이 되면서 하급 정보의 도서관이 개방됐던데 뭔가 아이디어를 얻을 책이 있나 한 번 가봐야 할 거 같았다.

글로만 적었는데도 하루하루가 엄청 바빠보였다. 펜을 톡톡치면서 고민하던 시황은 테이블에서 일어나 아루에게 다가갔다.

“아루야, 오빠 잠깐 나갔다 올 건데 아루는 집에 갈래? 아니면 여기에 있을래?”

“전 현주 언니랑 놀래요.”

“응. 알았어. 그러면 놀고 있어.”

“네.”

시황은 카페를 나와 세워져 있는 자전거를 타고 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줄넘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줄넘기 200만 번은 해야지 키 10cm는 커지는데 이건 그 어떤 편법 없이 꾸준한 노력과 시간을 요구했기 때문에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줄넘기를 해야 했다.

방학이라 그런지 운동장이 한산했다. 스탠드가 있는 운동장 끝 쪽에 간 시황은 슬쩍 주변을 쳐다보고 가방을 열어 손을 집어넣었었다. 그런데 정작 가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시황이 들고 다니는 가방은 아공간에서 물건을 꺼내는 걸 숨기기 위한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아공간에서 줄넘기를 꺼내고 가방은 옆에 대충 던져 놓았다. 묶여있는 줄넘기의 줄을 풀자 꼬임 없이 부드럽게 줄이 땅바닥으로 떨어진다. 줄넘기는 초등학생 이후로 처음이었지만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었다.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줄을 휘두르고 바닥을 박차 뛰어넘는다. 호흡과 스냅, 발을 박차는 타이밍이 일체화되면서 빠르게 줄을 넘는다.

그런데 케즈론의 칩 덕분인지 한번 줄을 넘을 때마다 시야의 왼쪽 아래에 카운트가 되었기 때문에 힘들게 머릿속으로 숫자를 셀 필요가 없었다.

운동이 목표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많이 넘느냐가 목표였기 때문에 시황은 최대한 빠른 속도로 줄넘기를 했다.

10분이 지나자 줄넘기의 카운트가 1300을 가리켰다. 대략 산술적인 계산으로 10분에 줄넘기 1000번을 뛴다면 1시간 40분이에 만 번 정도가 가능했다. 이 말은 즉, 1시간 40분마다 키가 0.05cm씩 커진다는 것과 같았다.

운동을 할 때보다 더 의욕에 찬 시황은 정신을 바짝 집중해서 최대한 빠르게 줄넘기를 했다. 마치 올림픽을 준비하는 운동선수와 같은 패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그만큼 키가 커진다는 건, 모든 남자들이 꿈꾸는 염원 중에 하나였다.

천 번하고 1분 쉬는 식으로 2시간을 했다.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2시간 만에 1만 7번에 가깝게 뛰었다. 한 시간에 팔천 번을 넘게 뛴 것이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시황은 키가 커졌나 살펴보았다. 하지만 0.1cm도 채 커지지 않아서인지 키가 커졌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2만 번까지 3천 번 밖에 남지 않아 시황은 20분 정도 더 줄넘기를 해서 2만 번을 딱 채웠다. 하루에 0.1cm씩 커지니 100일이면 충분히 10cm를 키울 수 있을 듯했다.

시계를 보니 5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바로 카페에 갈까 하다가 땀을 많이 흘려서 그건 조금 곤란할 거 같았다. 잠깐 고민하던 시황은 찬미에게 문자를 보냈다.

[찬미야, 오빠가 카페까지 자전거 태워줄까?]

잠깐 기다리자 찬미에게서 바로 답변이 왔다.

[자전거요?]

[응. 예쁜 자전거 하나 구했거든.]

[아, 태워주시면 저야 너무 기쁘죠. 지금 오실 거예요?]

[아니, 지금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집에서 씻고 5시 40분쯤에 갈게. 오늘 토요일이라 너희 부모님 계시잖아.]

토요일에는 찬미의 부모님이 일찍 마치고 오시기 때문에 과외를 쉬는 날이기도 했다.

[오늘 부모님이 조금 늦게 오신다고 했거든요. 8시 넘어서 오실 거 같으니까 저희 집에 와서 씻으세요.]

[그럴까? 그러면 바로 갈게!]

찬미는 이제 아무 스스럼없이 시황보고 자신의 집에 와서 샤워를 하라고 했다. 은근한 찬미의 유혹에 시황은 씩 웃으면서 가방을 멘 뒤에, 바로 자전거를 타고 찬미의 집으로 향했다.

휘파람이 절로 나온다.

찬미의 집 앞에 도착한 시황은 자전거는 골목길에 대충 세워두고 계단을 빠르게 올라가 현관을 두드리며 찬미를 불렀다.

“오빠 들어오세요.”

미리 기다리고 있었는지 찬미가 바로 문을 열어줬다.

“유미는 어디 갔어?”

거실에 들어와도 유미가 보이질 않자 시황이 물었다.

“토요일이라 친구들하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온데요. 이제 수능까지 얼마 안 남아서 그런지 유미도 요즘 열심히 공부 중이에요.”

“그래?”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시황은 씩 웃으며 찬미를 끌어당겨 키스를 했다. 아침에 현주와 일곱번 정도 섹스를 했지만 아직도 정력이 넘쳐흘렀다. 그래서인지 첫 키스를 하는 고등학생마냥 입을 맞춘 것 만으로도 바로 발기를 해버렸다.

“오빠, 씻으세요. 이러다 늦겠어요.”

시황이 자신의 가슴을 만지면서 키스를 길게 하자 찬미가 살짝 밀어내며 말했다. 시간만 넉넉하다면 시황이 원하는 걸 다 해주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부족했다.

“키스 더 하고 싶은데…….”

시황이 가슴을 만지면서 투정을 부리자 귀여운지 찬미가 살짝 웃음을 지었다.

“대신에 제가 씻겨드릴게요. 오빠.”

“정말?”

============================ 작품 후기 ============================

추천, 선작, 코멘트, 그리고 쿠폰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수리 보낸 노트북이 와서 조금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앞으로 안 늦도록 노력할게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