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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레벨 정복!
세렝게티의 방송 후의 반응을 설명하자면 잠잠하게 끓어오르던 휴화산이 갑자기 뻥하고 폭발한 것과 비슷했다. 시황의 방송을 2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시청을 했고 시황과 관련된 검색어가 포털 사이트의 10위권 안을 도배하듯 올라가있었다.
어제 방송 이후로 조작 논란은 완전히 쏙 들어가 버렸고 시황이 올린 유투브 동영상의 조회수도 당연하다는 듯 증가했다. 거기다 몇몇 언론사에서는 어제 방송을 봤는지 기사까지 써서 냈다.
[노래 본좌의 노래 실력이 어떻기에? 실시간 시청자수 20만 넘겼다.]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시황은 카페 테이블에 앉아 약간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 기사를 클릭했다.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노래 본좌가 어제 오후 7시 인터넷 방송사 세렝게티에서 방송을 해 화제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이 방송에 2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지켜봤고 조작 논란을 단번에 일축시켰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방송에 대해 설명이 이어졌고 마지막에는 유투브 조회수도 2000만에 가까워진다는 걸로 기사를 끝냈다. 아주 만족스럽고 흡족한 기사였다.
세상에 살다 살다 자신이 이렇게 뉴스 기사로까지 나올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나중에 엄마에게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시황은 세렝게티 사이트에 들어가 어제 달풍선을 얼마나 받았는지 확인했다.
[노래 본좌님이 보유하신 환전 가능 달풍선은 24099개입니다.]
달풍선이 한 개에 백 원이니까 어제 2시간 동안 방송해서 240만 9900원을 벌었는데 여기서 환전 받을 때 세렝게티 측에서 수수료 30%를 가져가니까, 실제로 수령하는 금액은 168만 6930원이었다. 한 달도 아니고 단 두시간만에 번 돈이 168만이다. 옛날에는 돈이 없어서 매일 전전긍긍했는데 이제는 하는 것마다 돈이 엄청나게 들어오니, 사람의 능력이 이래서 중요하구나 싶었다. 노래를 잘 부르니까 힘든 일같은 걸 안 해도 세렝게티 방송만으로도 일반 직장인과 비교도 안 되는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시황은 환전 신청을 했다. 이러면 다음 주 목요일에 돈이 들어오게 되는데 말했던 대로 유니세프에 기부할 생각이었다.
“혹시 노래 본좌님 맞으세요?”
“네? 아, 네.”
한참 노트북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보고 있는데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애 두 명이 다가와서 부끄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와, 저 완전 팬이에요. 어제 방송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저도요. 어제 완전 감동했어요.”
“하하. 감사합니다.”
설마 자신에게 직접 찾아와 팬이라고 말할지는 몰랐지만 시황은 당황해하지 않고 밝은 웃음으로 맞아주었다.
“사인해 주세요. 오빠.”
“사인이요?”
“네!”
이번에는 조금 당황했다. 사인을 해달라고 할지 정말 예상치 못했다. 겨우 인터넷 방송 한번 했는데 사인을 해주기에는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인해주기엔 조금 부끄러운데…….”
“아니에요. 오빠 완전 인기 대박이에요.”
“진짜요. 저희반 애들도 오빠 완전 다 좋아해요.”
“그래? 하하. 알았어. 사인해줄게.”
여자 고등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말에 시황은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근처에 있는 A4용지와 펜을 가져왔다. 딱히 사인이라 할 건 없었지만 TV나 사진 등으로 봐온 멋있는 사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대충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는 알고 있었다.
마력 회로를 가동시켜 글자체의 조절바를 최대한으로 올렸다. 그리고 A4용지에 자신의 이름을 흘려 적었다. 보통 사인을 할 때 제대로 연습을 하지 않으면 개발새발이 되기 마련이지만 마력 회로의 힘으로 누가 봐도 폼 나는, 멋있는, 화려한 사인이 자연스럽게 적혀져 나갔다.
강시황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멋진 사인이 될 줄 누가 알았겠냐 싶을 정도였다.
“와, 사인 진짜 멋지다.”
“정말 고맙습니다. 오빠. 가보로 간직할게요.”
시황이 사인을 하고 여고생들에게 나눠주자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 받아들였다.
“고마워요.”
“오빠 또 방송하실 거죠?”
“다음에 시간 나면 할 생각이에요.”
“그때도 토요일 밤에 해주세요. 평일에 하면 학교에 있어서 방송을 못 봐요.”
고등학생 1학년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상큼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감사합니다! 오빠 파이팅! 저희는 이제 가볼게요.”
여고생들은 커피는 비싼지 사마시지 않고 사인만 받아갔다. 저런 여고생이 직접 와서 사인을 받아갈 정도로 인기가 생긴 건 기뻤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자신이 연예인처럼 인기가 생긴다면 밖에 돌아다니기도 힘들고 사람들이 알아봐서 피곤해질 게 뻔했다. 4레벨이 되면 그런 걸 방비하는 아이템이나 마력 회로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황은 다시 테이블에 앉아 타블렛을 꺼내 퀘스트를 확인했다.
[인터넷 방송을 하세요.][완료][경험치 100]
[인터넷 방송 시청인원수가 20만 명을 넘기세요.][완료][경험치 400]
[뉴스 기사에 자신이나 자신과 관련 된 것이 나가세요.][완료][경험치 700]
[자신이나 자신과 관련 된 것이 유투브에서 조회수 2000만을 넘기세요.][완료][경험치 2000]
“응? 뭐야?”
유투브 조회수를 확인하려고 본 거였는데 오늘 뜬 자신에 대한 뉴스는 물론이고 어제 인터넷 방송을 한 것에 대한 퀘스트도 완료되어 있었다. 인터넷 방송의 경험치 자체는 엄청난 수준은 아니었지만 유투브처럼 5만 명이 시청할 때마다 경험치 100을 주는 적립식이었다. 덕분에 단번에 1200이라는 경험치를 얻었다.
밑으로 쭉 내리자 방송과 관련된 퀘스트가 보였다.
[공중파 방송의 자료화면으로 나가세요. 경험치 500]
[공중파 방송의 예능이나 드라마에 출연하세요. 경험치 1000]
[공중파 방송의 뉴스에 출연하거나 자료화면으로 나가세요. 경험치 1000]
[공중파 음악 방송에 출연해 노래를 부르세요. 경험치 1000]
방송에 인터넷 방송을 한다든가 방송에 출연하는 건 전혀 염두에 두지도 않고 옛날에 한번 쓱 보고 넘겨서 기억을 못한 거 같았다.
옛날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이 어쩌면 이제는 가능하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저런 방송에 나갈 수 있냐는 둘째 치고 나가면 그 리스크가 너무나 컸다. 자신은 연예인들처럼 길을 걷기만 해도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그런 불편한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 방송국에서 섭외가 들어오더라도 그것에 관한 해결책이 생기지 않는 이상 출연할 생각 따윈 전혀 없었다.
시황은 유투브 동영상의 조회수를 확인했다.
저번에 올렸던 외로운 밤이 2천 만을 돌파했고 어제 올렸던 팝송도 벌써 조회수가 300만이 넘었다. 단 하루만에 300만이라는 어마어마한 조회수를 찍은 것이다. 댓글을 보자 대부분 영어였다. 지역별 조회수를 눌러보자 예상대로 한국보다 해외의 조회수가 대부분이었다. 한국만이 아니라 해외를 노려야 한다는 예상이 적중했다.
이제 4레벨의 경험치까지 3000도 남지 않았다.
인터넷 방송덕분인지 대학교가 방학을 했음에도 카페는 이전보다 더 장사가 잘됐고 간혹 저번에 왔던 여자 고등학생처럼 사인해 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유투브도 폭발적으로 조회수가 증가해서 6일전에 올렸던 자신의 팝송 영상이 벌써 조회수 2300만을 찍었고 외로운 밤의 조회수는 2400만을 찍었다. 외로운 밤의 조회수는 한국 사람이 상당부분을 차지했다면 팝송은 외국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누가 많이 보든 간에 어찌됐든 경험치는 잘 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긍적적이었다.
처음에는 5000만이라는 어마어마한 조회수를 찍어야 4레벨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 방송과 다른 경험치 덕분에 대략 3000만 정도만 찍어도 될듯 했다.
시황은 오전 9시가 됐지만 카페에 나가지 않고 컴퓨터에 앉아 인터넷을 했다. 아빠의 잘렸던 손가락이 다행히 깔끔하게 붙어서 어제 퇴원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아루가 일어나는 대로 집에 한번 찾아가 볼 생각이었다.
시황은 어제 환전됐을 달풍선을 체크했다. 168만 6930원이 깔끔하게 들어와 있었다. 돈이 들어왔는데 괜히 어영부영하면 또 나중에 까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시황은 바로 유니세프 사이트에 가서 후원하기를 눌렀다. 그리고 일시후원으로 168만 6930을 깔끔하게 후원하고 그 내역을 캡처해서 자신의 세렝게티 사이트에 올렸다.
처음으로 해보는 후원인데 왠지 뿌듯한 감정이 생겼다.
9시가 조금 지나자 아루가 눈을 비비면서 1층으로 내려왔다. 매일 밤늦게까지 자신을 기다리고 새벽까지 같이 논다고 조금 늦게 일어난 것이다.
“오빠……. 오늘 일하러 안 가요?”
“나중에 갈 거야. 오늘 아루랑 엄마, 아빠 보러 가게. 그러니까 샤워하고 와.”
“와! 빨리 샤워하고 올게요.”
아루는 시황이 보는데도 당연하다는 듯 잠옷을 벗고 빨래통에 넣은 뒤에 알몸으로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했다.
간만에 느긋하게 인터넷을 하며 시황은 경험치가 이제 얼마나 남았는지 타블렛으로 확인했다. 오늘 가게 오픈한지 딱 한 달이 되는 날이니 월매출액 경험치도 얻었을 게 분명했다.
[유니세프에 100만 원 이상을 기부하세요.][완료][경험치 200]
[가게의 월 매출액 4000만 원을 넘기세요.][완료][경험치 1600]
“아, 월 매출액이 4000만 원을 넘었구나.”
처음에는 3000만 원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손님이 찾아준 데다 은비와 소진 덕분에 카페 홍보가 되면서 4000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다. 여기서 뺄 거 다 빼도 순이익만 3000만 원이 넘는다. 이렇게 1년만 벌면 3억 6천인데 옛날에는 정말 상상도 못한 말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거기다 1800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경험치를 얻어서 오늘 발표 나는 토익 점수에 따라서 4레벨을 찍냐 마느냐가 갈렸다. 토익 만점이라면 4레벨을 찍는 것이고 만점이 아니라면 유투브 조회수가 오느길 또 며칠 기다려야했다.
“하하.”
경험치과 월매출을 보자 시황은 기분이 좋아져 크게 웃었다.
“오빠 왜요? 재미있는 거 있어요?”
시황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욕실을 나온 아루가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옷 입어. 아루야.”
“네. 오빠.”
감탄이 나올 정도로 희고 고운 피부를 가진 아루가 몸을 닦은 수건을 빨래통에 집어넣고 옷장에서 팬티와 옷을 꺼내 입었다.
아루가 옷을 입는 동안 시황은 고생한 현주와 찬미, 그 외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월급을 부쳐주었다.
할 일을 다 끝내고 컴퓨터를 끈 시황은 옷장에서 말끔하고 단정해 보이는 옷을 꺼내 입었다. 면바지와, 셔츠, 블레이저를 입었는데 시황의 몸매가 좋다보니 옷 태가 모델처럼 아름다웠다.
“오빠, 저도 옷 다 입었어요.”
시황의 엄마와 아빠를 만나러 간다는 말에 아루도 신경을 써서 귀여운 원피스와 검은색의 스타킹을 신었다. 매일 보는 아루인데도 이렇게 잘 차려 입으면 시황조차도 감탄해서 한동안 아루를 쳐다볼 정도였다.
“가자. 아루야.”
“네! 오빠.”
준비를 다 끝내자 시황은 미리 준비해둔 로 하임의 원기회복 나무 가지가 심어져 있는 화분을 가지고 아루와 함께 오피스텔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주차장에는 수많은 차들이 있었지만 자신의 BMW M6의 우아한 자태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시황은 문을 열어 아루를 태워주고 자신은 운전석에 앉았다.
“이거 오빠 차에요?”
“응. 멋있지?”
“네! 정말 멋있어요. 이거 매일 타고 오빠랑 놀고 싶다. 헤헤.”
아루는 기분이 좋은지 계속 웃음을 지으면서 차의 여기저기를 훑어봤다.
아루가 차를 구경하고 노는 동안 시황의 차는 부드럽게 주차장을 빠져나와 창녕에 있는 부모님의 집으로 향했다.
이렇게 멀리 나가보는 건 처음임에도 별다른 어려움이나 떨림 없이 운전했다. 몇 번 운전을 하지도 않았음에도 완연한 숙련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버스를 타면 1시간이 넘게 걸려야 도착할 거리를 40분 만에 도착했다. 시황은 허름하고 낡은 대문 앞에 자신의 차를 세웠는데 너무나 대비되는 이 광경에 가슴이 약간 아파왔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좋은 집으로 이사해 드리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많았다.
시황은 아루에게 로 하임의 원기회복 나무가 있는 화분을 건네주고 집으로 들어갔다.
“엄마, 나왔어.”
“어머님, 저도 왔어요.”
시황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소리를 치자 아루가 같이 예쁜 목소리로 말했다.
“시황아 왔어?”
“어머, 너 시황이니? 많이 변했네?”
“아……. 숙모 오셨어요?”
아빠와 엄마만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집에 숙모도 와있었다. 아마도 아빠가 퇴원을 했다고 해서 온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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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야우로님께서 지구의 얘기가 주가 될거냐고 물어보셨는데, 지구의 얘기가 주 맞습니다~ 아마 다른 행성 얘기는 별로 안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